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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업 : 강화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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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강화길
  • 출판사 : 현대문학
  • 발행 : 2023년 08월 25일
  • 쪽수 : 128
  • ISBN : 9791167902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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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마흔여덟 번째 책 출간!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마흔여덟 번째 소설선, 강화길의 『풀업』이 출간되었다. 2022년 『현대문학』 11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이번 신작은 삶의 방식이 다른 세 모녀 사이의 갈등과 상처로 인한 인간 내면의 어두운 심연을 유려하게 다룬 작품으로 어머니와 동생, 그 사이에서 갈등으로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는 주인공 장녀가 자기 극복을 운동을 통한 자신의 목소리와 존재를 드러내는 과정을 수직 상승 운동 Pull-up이란 메타포로 녹여낸 소설이다.

출판사 서평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기분,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뿌듯함”
마침내 스스로를 인정하고 한걸음 앞으로!

2020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하면서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작가 강화길의 신작 『풀업』이 출간되었다. 첫 소설집 『괜찮은 사람』, 첫 장편 『다른 사람』, 두 번째 소설집 『화이트 호스』 등에서 여성의 삶과 그 안의 부조리와 혐오 등을 치열하게 그려내며 자신의 문학세계를 확고하게 다지고 있는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는 그 부조리와 혐오를 딛고 자신을 향해 나아가는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준다.

운동이라고는 거들떠본 적 없고, 살면서 누구에게 험한 말 한 번 해보지 않은 지수는 전세 사기를 당하고 엄마 집으로 들어온다.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던 지수는 매일 새벽 같은 시간에 러닝을 하는 여자를 눈여겨보고 그 여자가 다니는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시작하며 새로운 활력을 갖게 된다. 늘 같은 시간에 와서 운동하는 성실함에 칭찬까지 받고, 지수는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일들에 집중하며 자신의 삶을 새롭게 가꿔나간다.

좋은 학교를 나오고, 대기업에 취직하고, 결혼도 잘한 미수는 늘 가족의 자랑이다. 미수는 어렸을 적부터 모든 게 늦된 언니 지수를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지수는 힘닿는 대로 자신의 몫을 감당했다 생각하지만, 미수에게는 늘 모자란 언니일 뿐이다. 지수가 PT를 받고 있다고 하자 미수는 놀라고, 미수의 얼굴에서 지수는 미수의 생각을 읽어낸다. “네가 원하는 나의 삶은 뭐야? 언제나 너보다 못난 언니로 살아가는 것. 나를 위한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비루하게 나이 먹어가는 것. 네가 계속 한심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사는 것. 그런 기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 그런 거야?”

엄마 영애 씨는 모든 것을 미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지수는 그런 엄마가 서운하다. 그러나 영애 씨의 속마음은 지수의 짐작과는 달랐고, 자매는 엄마의 진심을 알 길이 없다. 영애 씨는 자매를 똑같이 사랑했고,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키웠다. 정작 딸들만 그 사실을 모를 뿐이다.

지수와 미수가 한 카페에 마주앉았다. 갑작스런 지수의 독립 선언에 미수는 엄마의 안위를 걱정하고, 서로 싸워본 적 없던 둘은 처음으로 격렬하게 말싸움을 벌인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지수는 미수에게 숨겨왔던 자신의 진심을 내비친다.

지수는 가족을 사랑했다. 진심이었다. 그리고 그들을 진심으로 미워했다. 지수는 이런 자신의 마음을 내버려두기로 한다. 월세 집을 계약한 날 지수는 새로운 헬스장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처음 헬스장으로 자신을 이끈 그녀가 하던 풀업 운동 기구를 보게 되고, 풀업 운동에 대한 기대감을 갖는다. 지금보다 더 크고 강하고 편한 몸으로 변할 수 있을까? 그렇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게 된다면 그곳이 자신의 ‘궁전’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는다.

지수는 이제 안다. “가족이란 절대 헤어질 수 없는 관계”라 생각했던 적이 있지만, “꼭 그런 건 아닌 것”이라는 사실을.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면 어느 한쪽이 희생하며 애써 관계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가족이라는 이름과 관계의 유지보다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희생된 한쪽을, 즉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돌보는 일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기에 소설의 말미에서 지수가 풀업에 도전하는 장면은 감동적이다. (……) 지수는 지금의 감각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그간 새롭게 몸의 감각을 익히며 가족 내에서의 소외와 자기혐오를 극복하였듯 지금의 새로운 감각을 발판 삼아 자기 서사를 재구축할 수 있으리라. 자신의 힘으로 사라지는 주체성을, 그것을 표현할 언어를 되찾은 이의 도전은 더없이 아름답다.
-소유정(문학평론가)

목차

풀업 / 9
작품해설 / 118

본문중에서

* 엄마가 어색하다고? 딸이? 그럴 수 있나? 보통 엄마와 딸은 친밀하지 않나? (미수와 영애 씨 사이가 무척 가까웠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기분이 들었다.) 나는 왜 이러나. 문제가 있나. 엄마에게 이런 감정을 갖는 게 맞나? 그래서 지수는 더 수다스러워졌다. (……) 영애 씨와 함께 있으면 지수는 언제나 힘이 들었다.
-29-30쪽

* 영애 씨가 키운 식물들. 시들지 않는 식물들. 항상 싱그러운 향기를 피워내는 식물들. 순간 지수는 말하고 싶었다. 영애 씨의 식물들이 저렇게 파릇파릇할 수 있는 건 애초 시들시들한 식물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 영애 씨는 살아남은 식물들에게만 애정을 품었다! 시들어가는 화분에는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았다. “저건 쟤 운명이야. 어쩔 수 없어.”
올리브 나무 뒤쪽, 영애 씨가 숨겨놓은 작은 화분 하나가 보였다. 시들다 못해 누렇게 말라비틀어져 있는 제라늄.
지수는 컵을 식탁에 내려놓았다. 손에 묻어난 물기를 천천히 매만졌다.
-32쪽

* 언제부터 그 일들이 모두 지수의 몫이었지? 어느새 그렇게 되어버린 거지? 지수는 반발심이 들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돈을 다 갚았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건 틀린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래. 적어도 영애 씨와 미수 앞에서는 그랬다. 두 사람 모두 지수에게 갚을 필요 없다고 했지만, 솔직히 그게 진심일 리 없었다. (지수가 가족을 정말 사랑했다는 이야기를 다시 한번 하고 싶다.) 그러니까, 지수는 깨달았던 것이다. 자신이 여전히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영애 씨와 미수에게.
-58-59쪽

* 운동을 배운 지 겨우 한 달 반이었지만, 지수는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무언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 그 과정이 지루하고 답답하기도 했지만, 지수의 몸이 변화하고 있는 건 분명했다. 매일 새벽 지수를 집 밖으로 나가게 만드는 건 바로 그 감각이었다. 아주 조금이나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기분.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뿌듯함.
삶의 다른 것도 그렇게 변할 수 있을까?
-69쪽

“미수의 눈을 마주하며 지수는 말을 삼켰다. 어쩌면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 아니, 어쩌면 줄곧 해왔을지도 모르는 말. (……) 나는 뭘 좀 배우면 안 되니? 변화를 원하면 안 되는 거야? 네가 원하는 나의 삶은 뭐야? 언제나 너보다 못난 언니로 살아가는 것. 나를 위한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비루하게 나이 먹어가는 것. 네가 계속 한심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사는 것. 그런 기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 그런 거야?
-87-88쪽

지금보다 더 크고 강한 몸. 편안하게 움직이는 팔과 다리. 정말로 그런 날이 올까? 그렇게 변할 수 있을까? 그래 그럴지도 몰랐다. 어쩌면 이곳은 지수의 궁전이 될지도 몰랐다. 그래. 정말 그랬다. 그러자 문득 지수는 스스로가 낯설게 느껴졌다. 이런 기대와 마음, 생각들이 정말로 내 것이었나? 마치 꼭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자기 자신을 지켜보는 기분이었다. 그래, 전혀 다른 라이프스타일.
-116-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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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강화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86

1986년 전주에서 태어났다. 201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방〉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괜찮은 사람》, 《화이트 호스》, 장편소설 《다른 사람》 등을 썼다. 한겨레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백신애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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