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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 헛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아하게 지구를 지키는 법

원제 : Der gruene Hedonist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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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플랜카드를 들고 거리로 나서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그래서 텀블러로 일말의 ‘환경 양심’이라도 달래려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을 위한 환경 에세이. 종말론적인 구호나 무늬만 친환경적인 소비문화를 넘어 인간을 한껏 긍정하면서도 일상에서도 실천 가능한 환경 습관을 풍부한 철학적ㆍ역사적 맥락을 들어가며 소개한다. 전작에 이어 환경 분야에서도 품위 있는 삶의 양식을 고안한 저자 쇤부르크는 특유의 ‘달콤씁쓸한’ 필체로 우리가 먹고, 입고, 누리고, 버리는 기존의 모든 습관을 돌아보며 ‘녹색의 쾌락주의’라는 슬기로운 환경생활로 우리를 안내한다.

출판사 서평

***이 책을 향한 농담, 아니 찬사***

환경친화적인 라이프스타일이 꼭 굉장한 희생을 의미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재미있는 방식으로 보여준다. _《뮌히너 메르쿠어Munchner Merkur》

이토록 재미있고 아이러니한 글을 쓰는 데 있어 쇤부르크보다 더 적합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_《코르프스CORPS》

자기계발을 설교하지 않음으로써, 쇤부르크의 글은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_《벨트 암 존탁Welt am Sonntag》

책임감이 있고 삶을 즐길 줄 아는, 양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유쾌하고 유익한 환경 에세이. 놀랍고 흥미로운 일화들로 가득 차 있다. _《디 타게스포스트Die Tagespost》

세련된 동시에 생태학적으로 올바른 책을 쓴다는 것은 까다로운 일이고, 쇤부르크는 그것을 해내고 있다. _《하노버쉐 알게마이네Hannoversche Allgemeine》

권위주의적 환경주의에 작별을 고하며, ‘생태주의적 쾌락 원칙’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_《갤로어 인터뷰Galore Interviews》

*****

“탄소를 줄이고 싶다면, 다이어트부터 하라.
단, 아보카도는 식단에서 빼고.”

환경운동의 껍데기만 뒤집어쓴 세상에게
쇤부르크가 제안하는 고품격 녹색의 삶

“지구는 암에 걸렸고, 이 암덩어리(인간)는 제거되어야 한다”
‘인간혐오’를 외치는 환경주의자들의 수상한 마케팅
돛을 달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강조했던 툰베리는 이렇게 외쳤다. “나는 당신들이 두려움을 가졌으면 해요!” 그녀의 말은 실제로 지구를 보호하는 데 얼마나 도움을 주었을까? 숱한 전문가들이 탄소 배출로 인한 온도 상승을 막지 못한 결과 이미 종말에 가까운 재난이 닥쳐오고 있고 우리의 삶은 곧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말들에 정말로 ‘두려움’을 느낀 건지, 많은 기업들이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벌였고 에코백, 종이빨대, 텀블러 등의 제품을 대량생산함으로써 ‘친환경적 삶’을 예찬하고 유행시켰다.
그럼에도 지구는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물론 인간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환경운동의 여러 방향 가운데 ‘인간혐오’라는 극약처방은 내 옆의 가난한 이웃보다 북극곰에게 더 공감하기 쉽게 했을 뿐만 아니라, “펀하고, 쿨하고, 섹시하게”를 외치던 어느 무능한 정치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를 너무 거대한 종말론적 위기로만 다루어서 개개인으로서는 ‘어찌할 바 모르는’ 백지 상태로 만들었다. 결국 사람들은 시장에 널린 ‘친환경 제품’들을 손쉽게 구입함으로써 지구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내는 방식을 택했고, ‘그린 워싱(친환경 위장술)’으로 돈을 버는 기업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이처럼 녹색으로 분칠한 구호와 마케팅만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지구를 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이란 무엇일까?

“소박하지만 우아하게 실천하는, 거품을 뺀 환경 습관”
인간을 긍정하면서 지구를 지키는 ‘녹색의 쾌락주의자’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은 플랜카드를 들고 거리로 나서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그래서 텀블러로 일말의 ‘환경 양심’이라도 달래려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을 위한 환경 에세이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텀블러로 일회용품을 능가하는 친환경 효과를 얻으려면 최소 220번 이상 재사용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실질적인 방법보다 우리를 사로잡는 것은 수많은 ‘예쁜 텀블러’이고, 우리는 친환경이라는 사술에 속은 척 ‘힙’해지려는 욕망에 굴복하며 그것을 또 구입한다.
이 책은 이같은 현실을 뒤집어 오히려 텀블러 하나라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힙하고 우아한 삶’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종말론적인 구호나 무늬만 친환경적인 소비문화를 넘어 인간을 한껏 긍정하면서도 일상에서도 실천 가능한 환경 습관을 풍부한 철학적ㆍ역사적 맥락을 들어가며 소개한다. 전작 《어른이라는 진지한 농담》에 이어 환경 분야에서도 품위 있는 삶의 양식을 고안한 저자 쇤부르크는 특유의 ‘달콤씁쓸한’ 필체로 우리가 먹고, 입고, 누리고, 버리는 기존의 모든 습관을 돌아보며 ‘녹색의 쾌락주의’라는 슬기로운 환경생활로 우리를 안내한다.

“마음껏 비행기를 타라, 식습관을 바꿀 수만 있다면”
지구를 망치지 않고도 품위 있는 생활을 즐기는 법
지구를 구하는 일은 체중 관리로부터 시작된다. 과거 부자들이나 일주일에 한번 누리던 육류 소비를 현대인들은 거의 매일 밥 먹듯이 한다. 고기 먹는 양을 줄이고 채소 섭취를 늘리는 것이 지구뿐만 아니라 내 몸을 살리는 효과적인 길이다. 그러나 건강한 채식 식단을 유지한답시고 아보카도가 듬뿍 들은 샐러드를 매일 아침 섭취한다면 수십 번 비행기를 타는 것과 같은 탄소발자국을 남길 수 있으니 주의하자. 흔히들 자연친화적이라 여기는, 먼 거리를 달려온 ‘유기농’ 제품보다 싱싱한 ‘제철 채소’를 먹는 것이 나와 지구에게 더 우아한 식습관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이 외에도 SUV 자가용, 항공, 관광여행, 패스트패션 등 과거 호사스러운 취미생활로 여겨지던 것들이 오늘날 대중적으로 산업화되면서 일으킨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다. 심각하게 자원을 낭비하는 생활이나 여가 활동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용인되면서 지구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품위도 떨어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저자는 오히려 ‘사치’를 포기하는 것이 우아한 삶의 양식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자가용이나 비행기가 아닌 기차를 이용해 이동 시간에도 느긋하게 여행의 낭만을 즐기고,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헌 옷을 교환하면서 아무렇게나 걸쳐도 힙한 패션 스타일을 유지하고, 사용하지 않는데도 돌아가는 전자기기를 끄고 책을 읽는 등 저자는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소박한 환경 습관을 제시하며 삶을 고양시킬 수 있도록 안내한다.

“작지만 원대한 목표를 내가 머문 자리에서부터”
바로 지금 여기서부터 우리 스스로를 바꿔나가는 환경보호
환경보호라는 절체절명의 숙제를 이 책은 시종일관 농담 같은 진담의 화법으로 풀어나간다. 지구를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수치나 목표를 제시하기 이전에, 저자는 자연보호 역시 ‘문화적 개념’임을 지적하며 인간들의 실천 양식에 담긴 모순된 태도나 철학적인 관점을 드러내고자 한다. 수십 번 비행기에 오르내리면서 녹색당에 투표하거나 탄소상쇄기금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윤리적인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은 지구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스스로를 속이는 행위일 뿐이다. 공장식 축산에 반대한다며 단순히 고기를 아보카도로 대체하는 것은 안일할 뿐만 아니라 더욱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절제할 줄 아는 ‘어른다운’ 자세이다. 더 편리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끊임없는 발전을 추구해온 우리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것일지라도 그것이 생활에 필요하다면 신속하게 획득할 수 있도록 갖은 수단을 강구해왔다. 심지어 매일 엄청난 쓰레기를 배출하는 우리의 욕망을 조절하기보다 ‘먹을 수 있는 핸드폰’이나 ‘썩는 플라스틱’ 등의 기술을 개발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수익이나 이득을 ‘더 빨리’ 얻고자 하는 태도는 바꾸지 않은 채 그것을 ‘녹색’으로만 분칠해온 현대인들의 삶에 반성을 촉구하며 저자는 오히려 내 옆의 가난한 이웃을 보살피는 데서 환경보호가 시작된다고 당부한다. 이 책에서 제시한 10가지 분야에서 조금씩 ‘덜’ 편리하고 ‘더’ 절제하는 습관을 들일 수만 있다면,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말이 농담이 아닌 진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목차

들어가는 글: 에메랄드처럼 맑고 아름다운 ‘녹색 쾌락주의자’의 행복에 관하여

1장 음식: ‘자연의 버터’ 아보카도는 인공 버터와 얼마나 다를까?
요양소에서 배운 짜릿한 단식 생활 | 누구나 알고 있지만 지키지 않는 원칙 | 그냥 체중 관리를 했을 뿐인데 | 아보카도보다 친환경적으로 버터를 즐기는 법

2장 자동차: 요란스럽고 뚱뚱한 차를 꼭 가져야만 할까?
돈 많은 허풍선이를 위한 위험한 장난감 | 자동차 없는 미래는 가능할까? | 새로운 이동 수단이 가져올 낙원 같은 세상 | 허황된 꿈에서 현실이 된 모빌리티

3장 여행: 그렇게 빨리 날아갈 필요가 있을까?
퇴폐적 사치가 된 비행기 여행 | 관광여행보다 우아한, 사치의 포기 | 여행을 떠나기 위해 사들이는 수상한 면죄부 | 지구에 미안하지 않은 여행을 하는 방법

4장 패션: 지구를 생각해서 에코백 하나를 더 사야 할까?
마크 제이콥스의 헌 옷 수거함 컬렉션 | 럭셔리 친환경 백화점에서 행복한 쇼핑을 | 패스트패션이 일으키는 참을 수 없는 소유욕 | 답은 간단하다, 적게 구매하라

5장 전자제품: 썩어 없어지는 아이폰을 만들 순 없을까?
이 에어프라이어도 곧 아프리카로 가겠지 | 먹어도 아무 문제 없는 핸드폰 | 비행기 모드를 켜놓고 책을 읽자

6장 주거: 다시 벽난로에 불을 땔 순 없을까?
인간의 품위에 어울리는 인테리어 | 단열 시공이 불러올 탄소 폭탄 | 오래된 삶의 방식 되살리기 | 벽난로, 꽃, 양초라는 골치 아픈 인테리어 | 기후변화 시대의 진정한 사치품

7장 쓰레기와 플라스틱: 좀비보다 질긴 것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종이봉투는 비닐 대용품이 될 수 있을까? | 베이클랜드 일가의 비극적 운명 | 플라스틱에 점령당한 바다와 인체 | 플라스토칼립스에서 벗어날 길은 없을까? | 인간에 대한 예의로서의 분리수거

8장 동물 사랑: 왜 개와 고양이는 되고, 소와 돼지는 안 될까?
개보다 고양이가 지구에 덜 해롭다 | 도축되는 동물들의 끔찍한 비명 | 고등동물 돼지와 친구가 되는 법

9장 스포츠: 자연친화적으로 즐길 만한 품격 있는 운동은 없을까?
우아하고 생태학적인 스포츠, 승마 | 즐기기엔 너무 잔인한 자연 체험 | 유난 떨지 않고 몸을 움직이기

10장 깨끗한 공기: 건물 외벽을 이끼로 채우면 공기 정화가 될까?
옛날보다 좋아졌다지만 | 대기오염의 최대 위험, 미세먼지 | 너무 작아서 위험한 문명병의 주범 | 깨끗하고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곳으로

나오는 글: 거창한 구호 없이, 바로 지금 여기에서부터
용어 설명

본문중에서

들어가는 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또 있다. 기후 위기로 불안감이 커지는 이 시기에 역사나 도덕론 같은 분야에서 일개 아마추어로 떠들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보다는 어떻게 하면 삶을 긍정하고 즐겁게 살면서도 친환경적인 생활을 추구할 수 있는가 하는 삶의 방식의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었다. 나아가 이렇게 말하고 싶다. 생태학적 책임 의식을 갖는 삶은 그것이 금지와 고행을 요구하기보다는 좀 더 즐거운 삶을 약속할 때만 실현될 수 있다.
기후 재앙을 경고하는 이들에게는 대중의 의식을 일깨워준 공로에 감사 인사를 보내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제는 이들이 외치는 종말론적 시나리오 대신 새로운 환경운동가들이 말하는 ‘유토피아적 실용주의’를, 그보다 더 혁신적인 이들 사이에서는 ‘쾌락적 지속가능성Hedonistic Sustainability’이라 불리는 것을 내세울 때가 왔다. 책임 의식을 갖고 자연과 생명체를 대하고, 소비와 오락산업에서 떠드는 장단에 맞추지 않는 삶을 사는 것도 얼마든지 즐겁고 재미있을 수 있다. …
두려움과 자기혐오는 지구라는 별에서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데 결코 훌륭한 안내자가 될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당신이 있어서 좋다!’는 기본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아울러 나 자신과 주변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당장 세상을 구하려고 나설 필요는 없다. 우선은 몇 가지 잘못된 점부터 고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면서 세상을 하나하나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_7쪽, 29쪽

1장 음식
실제로 배출가스와 자원 낭비를 줄이는 데 식습관을 조절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수단도 없다. 다시 말해 우리는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비행기를 타도 상관없다. 우리의 식습관이 남기는 탄소발자국에 비하면 크게 중요한 일도 아니다. 독일인은 개인 소비를 통해 1인당 평균 7.7톤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세계 평균 4.8톤). 만약 가공식품(즉 간편식)과 육류 소비를 끊는다면 벌써 1톤 이상을 줄일 수 있다(이에 비해 국내 항공 여행을 하지 않을 때는 0.28톤을 감소시킬 뿐이다).
육류 소비가 얼마나 황당무계한지를 보여주는 간단한 계산이 있다. 즉 우리가 고기를 통해 섭취하는 1칼로리를 위해 가축은 10칼로리의 사료를 먹는다는 사실이다. 최악의 탄소발자국을 찍는 것은 소고기이며 돼지고기가 그 뒤를 따른다. 단연 기후 친화적인 것은 가금류이다. 독일인은 매일 평균 165그램의 육류를 먹는다. 저마다 3분의 1로 줄인다면 -즉 일요일과 축제일에만 고기를 굽는 전통으로 돌아갈 때- 매년 100킬로그램 넘게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_50~51쪽

3장 여행
탄소 상쇄라는 도덕적으로 수상한 면죄부를 사는 꼴이다. 그 목적은 높은 구매력을 가진 인간의 양심을 달래는 데에 있다. 이제 사람들은 전처럼 끊임없이 세계 곳곳을 제트기로 돌아다닐 수 있다. 면죄부를 산 사람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서둘러 카리브해로 떠나는 다음 비행편을 예약한다. 아트모스페어 같은 단체들은 문명적 전환을 이끌어내기보다는 부유층의 잦은 제트기 여행에 사회적 면죄부를 발행한다. 이런 논리라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헬리콥터나 호화 요트만으로 이동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우림 한 조각을 사들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한 칼럼니스트는 상쇄 비용을 내는 원칙을 일상의 다른 분야로 확대하자는 제안을 한다. 그렇게 되면 나쁜 부모에 대한 ‘상쇄’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자녀를 때릴 때마다 아동보호 프로젝트에 몇 유로씩 기부함으로써 구타를 상쇄하기 때문이다. 유머 넘치는 어느 영국인 둘은 ‘오프셋’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전략인지 보여주고자 외도를 상쇄해주는 인터넷 사이트 www.cheatneutral.com을 개설하기도 했다. 몇 유로만 이체하면 양심의 거리낌 없이 계속 바람을 피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체한 돈이 부부 상담이나 성실한 배우자 관계를 장려하는 프로젝트에 투자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_95~96쪽

4장 패션
파리의 갤러리 라파예트 같은 고급백화점에서는 한 층 전체를 ‘녹색층’으로 정해 친환경 제품만 진열해놓는가 하면, ‘패션을 바꾸자Changeons de mode’는 캠페인 아래 옷장 구석에 처박힌 옷을 꺼내 인스타그램에 소개함으로써 옷을 돌려 입는 습관을 재발견하자고 호소한다. 훌륭한 시도지만 결국 마케팅의 일환일 뿐이다. ‘패션을 바꾸자’라는 말을 정말로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유명한 유리 돔과 7층에 걸쳐 총 7만 제곱미터의 판매 면적을 자랑하는 소비 궁전 갤러리 라파예트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게 뻔하다. 만일 갤러리 라파예트를 비롯한 패션업계에서 그린 워싱 대신 ‘그린 액션 Green Action’을 실천한다면 이는 곧 이들의 사업모델이 끝장남을 뜻한다. 패션이란 끝없이 새로운, 그리하여 결국에는 과도한 소비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로 노선을 바꾼다는 것은 세계 주요 산업 분야가 사라진다는 뜻이 된다(《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의류 판매액은 2조 달러에 이른다).
_110~111쪽

7장 쓰레기와 플라스틱
이제 남은 질문은 우리가 사는 곳에서 쓰레기를 각기 다른 수거함에 분리하는 일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지역마다 다르고 수시로 바뀌는 폐기물 규정과 분리수거 지침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가? 대부분의 쓰레기가 결국에는 소각장으로 향하지 않는가? 간단히 대답하면 이렇다. 도의적 차원에서라도 우리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 이를 무시한 모든 행동은 ‘아프레 무아 르 델루지 apres moi le deluge’, 즉 내가 죽은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알 바 없다는 식의 태도나 다름없다. 유기 폐기물용 갈색 수거함을 세워둔 것은 잘한 일이다. 거기에 ‘이물질’을 집어넣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이 친환경 수거함에 플라스틱 조각을 버리면 결국 방독면을 뒤집어쓴 채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 있는 작업자들이 힘들게 끄집어내야 한다. 그러니 최대한 쓰레기를 줄이고 발생한 쓰레기는 제대로 분리하는 것이 인간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_174~175쪽

10장 깨끗한 공기
해결책이 있을까? 전문가의 말을 빌리면 미세먼지 노출은 ‘완전히 피하기 힘든 환경위험’으로 분류된다. 이는 명명백백한 사실로, 나처럼 차량 통행이 잦은 도로변에 사는 사람들은 나쁜 공기를 들이마실 수밖에 없다. 따라서 특히 국가와 도시 지자체에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소한의 보완 조치로 대기오염물질 필터링 기능을 갖춘 건물 외벽이나 가로시설물 같은 혁신 기술을 적극 장려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이끼가 대기 중의 유해물질을 걸러 준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는데, 국가나 지자체가 건축주라면 건물 외벽을 이끼로 덮도록 의무화하는 건 어떨까? 또 유해물질을 걸러 주는 자재를 쓰는 건설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건 어떨까?
_220쪽

나오는 글
저 바깥세상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기 위해 굳이 열렬한 자연 애호가이거나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 또 정신을 차리고 사고의 전환에 나설 때라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 전문가의 지식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지난 수십 년간 풍요의 세례를 받지 못한 지역의 사람들이 지금 우리가 벗어나려는 소비지향적 생활방식에 매력을 느끼는 현상이 불편하게 느껴지기는 마찬가지다. …
여기 한 가지 비밀이 숨어 있다. 인간의 불행은 - 그 원인이 탐욕이든 과소비이든 또는 중독이든 - 늘 ‘풍요로운 삶’이라는 가면을 쓰고 다가온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행복해지기 위해 모든 걸 즉시 소유해야 한다’는 기대가 거짓임을 폭로하고 진정 향기로운 삶은 절제에서 비롯됨을 깨닫는 것이다.
_239~240쪽

용어 설명
아보카도: 만약 요하네스 마리오 짐멜Johannes Mario Simmel이 지금도 소설을 쓴다면 그의 베스트셀러 소설 제목은 《꼭 캐비어여야 할 필요는 없어》가 아니라 ‘꼭 아보카도여야 할 필요는 없어’가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도 적극 지지를 보내야 할 것이다. 물론 토스트 빵에 아보카도를 얹어 올리브유를 바른 다음 레몬즙을 뿌리고, 거기다 고수까지 얹으면 그 맛은 가히 일품이다. 하지만 지구를 구한답시고 시끄럽게 논쟁을 벌이면서 그 와중에 간식거리를 위해 남극의 거대한 얼음을 녹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보카도는 토스트에 오르기 위해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만약 당신이 그 비행기에 오른다면 당신의 1년치 탄소 배출량의 2배를 소모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아보카도가 자라는 거대한 단종 재배 농지는 주변 지역의 식수를 모조리 빨아들이는 관개시설이 필요하다. 아보카도 1킬로그램을 생산하는 데만 약 2,000리터의 물이 사용된다. 유럽의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고자 불법으로 숲의 나무를 베어낸다. 한마디로 아보카도 과카몰레 요리에 캐비어에 맞먹는 가치를 부여하면서, 아주 가끔씩, 적절하게 품위 있는 자리에서만 그 슈퍼푸드를 음미해야 한다.
_260~261쪽

게 받아들인다면 유명한 유리 돔과 7층에 걸쳐 총 7만 제곱미터의 판매 면적을 자랑하는 소비 궁전 갤러리 라파예트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게 뻔하다. 만일 갤러리 라파예트를 비롯한 패션업계에서 그린 워싱 대신 ‘그린 액션 Green Action’을 실천한다면 이는 곧 이들의 사업모델이 끝장남을 뜻한다. 패션이란 끝없이 새로운, 그리하여 결국에는 과도한 소비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로 노선을 바꾼다는 것은 세계 주요 산업 분야가 사라진다는 뜻이 된다(《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의류 판매액은 2조 달러에 이른다).
_110~111쪽

6장 주거
런던의 중고용품 창고 레트로버스warehouse Retrouvius에서는 철거한 집들에서 나온 가구, 벽판, 문, 창문 등을 수리 후 재판매하거나 그들의 인테리어 프로젝트에 사용한다. 베를린의 업사이클링 브랜드 룩사드 Luxad에서 제작한 액자도 인기가 높다. 안드레아스 다비드Andreas David가 디자인하는 룩사드의 액자들은 개별 주문을 받아 생산된다. 선호하는 재료는 색이 벗겨지고 퇴색한 낡은 현관문이다. 여기서 핵심은 푸른 녹 외에 사회적 양심도 가격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안드레아스 다비드는 현재 남아프리카에 있는 액자 공장과 협업 중이다. 리사이클 목재를 사용하는 현지 공장에서는 흑인 거주지역 젊은이들에게 일정한 소득은 물론 복지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목표로 삼아야 할 벤치마크 대상이고, 이런 제품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사치품이다.
_151쪽

7장 쓰레기와 플라스틱
이제 남은 질문은 우리가 사는 곳에서 쓰레기를 각기 다른 수거함에 분리하는 일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지역마다 다르고 수시로 바뀌는 폐기물 규정과 분리수거 지침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가? 대부분의 쓰레기가 결국에는 소각장으로 향하지 않는가? 간단히 대답하면 이렇다. 도의적 차원에서라도 우리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 이를 무시한 모든 행동은 ‘아프레 무아 르 델루지 apres moi le deluge’, 즉 내가 죽은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알 바 없다는 식의 태도나 다름없다. 유기 폐기물용 갈색 수거함을 세워둔 것은 잘한 일이다. 거기에 ‘이물질’을 집어넣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이 친환경 수거함에 플라스틱 조각을 버리면 결국 방독면을 뒤집어쓴 채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 있는 작업자들이 힘들게 끄집어내야 한다. 그러니 최대한 쓰레기를 줄이고 발생한 쓰레기는 제대로 분리하는 것이 인간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_174~175쪽

10장 깨끗한 공기
해결책이 있을까? 전문가의 말을 빌리면 미세먼지 노출은 ‘완전히 피하기 힘든 환경위험’으로 분류된다. 이는 명명백백한 사실로, 나처럼 차량 통행이 잦은 도로변에 사는 사람들은 나쁜 공기를 들이마실 수밖에 없다. 따라서 특히 국가와 도시 지자체에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소한의 보완 조치로 대기오염물질 필터링 기능을 갖춘 건물 외벽이나 가로시설물 같은 혁신 기술을 적극 장려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이끼가 대기 중의 유해물질을 걸러 준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는데, 국가나 지자체가 건축주라면 건물 외벽을 이끼로 덮도록 의무화하는 건 어떨까? 또 유해물질을 걸러 주는 자재를 쓰는 건설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건 어떨까?
_220쪽

용어 설명
아보카도: 만약 요하네스 마리오 짐멜Johannes Mario Simmel이 지금도 소설을 쓴다면 그의 베스트셀러 소설 제목은 《꼭 캐비어여야 할 필요는 없어》가 아니라 ‘꼭 아보카도여야 할 필요는 없어’가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리도 적극 지지를 보내야 할 것이다. 물론 토스트 빵에 아보카도를 얹어 올리브유를 바른 다음 레몬즙을 뿌리고, 거기다 고수까지 얹으면 그 맛은 가히 일품이다. 하지만 지구를 구한답시고 시끄럽게 논쟁을 벌이면서 그 와중에 간식거리를 위해 남극의 거대한 얼음을 녹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보카도는 토스트에 오르기 위해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만약 당신이 그 비행기에 오른다면 당신의 1년치 탄소 배출량의 2배를 소모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아보카도가 자라는 거대한 단종 재배 농지는 주변 지역의 식수를 모조리 빨아들이는 관개시설이 필요하다. 아보카도 1킬로그램을 생산하는 데만 약 2,000리터의 물이 사용된다. 유럽의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고자 불법으로 숲의 나무를 베어낸다. 한마디로 아보카도 과카몰레 요리에 캐비어에 맞먹는 가치를 부여하면서, 아주 가끔씩, 적절하게 품위 있는 자리에서만 그 슈퍼푸드를 음미해야 한다.
_260~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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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69

1969년에 유서 깊은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베를린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베를린판 편집자와 《쥐트도이체 자이퉁》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지금은 《빌트》에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들 가운데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폰 쇤부르크 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폰 쇤부르크 씨의 쓸데없는 것들의 사전》 등이 한국에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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