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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 없는 남자 1

원제 : Der Mann ohne Eigenschaften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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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을 대표하는 걸작
개인은 해체되고 삶은 추상화된 현대, 그 몰락을 사유하는 한 인간의 서사시적 행보

일차대전 발발 1년 전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카카니엔’)을 무대로 한 『특성 없는 남자』는 세기 전환기에 새로운 세계를 염원하는 이들의 드라마로,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 무질의 역작이다. 기계화된 합리적 이성이 개별 인간을 소외시키는 새 시대 속에서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아나가는 사유의 모험이자, 자연과학자의 분석적인 눈으로 파편화된 인간의 실존을 문제 삼는 한 편의 문학적 사고 실험인 셈이다. 오늘날 『율리시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함께 모더니즘 문학의 3대 정전으로 손꼽히며 쿤데라, 바흐만, 쿳시 등을 비롯한 후대 작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무질이 20여 년 넘게 집필에 매달려 있던 이 미완의 작품은 무엇보다 그 방대한 분량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 유고의 내용을 제하고, 생전에 작가의 손을 거쳐 출간된 3부 38장까지를 완역했다. 맥락을 명쾌하게 짚어낸 세심하고 유려한 번역과 상세한 해설로 작품 속 풍성한 사유에 다가갈 수 있게 도왔다. ★ 〈르몽드〉 선정 ‘20세기 책 100선’ ★ 독문학 전문가 선정 ‘20세기 가장 중요한 독일어 소설’

출판사 서평

‘세계의 정신적 극복’을 꿈꾼 미완의 기획

한 세기가 저물어가던 1999년, 독일에서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독일어 소설을 묻는 설문조사가 있었다. 여기서 토마스 만의 『마의 산』,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을 제치고 첫자리를 차지한 것이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다. 이러한 평가에 걸맞게 무질은 오늘날 더욱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최근 오스트리아에서 전집이 새로 발간되어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접근성도 한결 높아졌다. 작가로서 생전에 충분히 받지 못한 평가와 인정을 이제는 톡톡히 받고 있는 셈이다.
『특성 없는 남자』의 배경은 전통적인 가치가 붕괴하고 새로이 ‘현대’가 도래한 20세기 초 유럽(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일명 ‘카카니엔’)이다. 실증주의 학문이 발달함에 따라 개인은 분해 가능한 요소들의 합으로 해체되어 통계상의 수치로 환원되고, 중요한 일도 더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무언가에 관해 종합적인 인식을 갖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각자 자신의 관점대로만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이 소설은 현대인의 이러한 실존의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한 작가의 정신적 여정이 담긴 작품이다. 무질은 20여 년을 매달려 작품을 구상하고 집필했으나 끝내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1919년부터 ‘스파이’ ‘구원자’ ‘쌍둥이 남매’라는 제목으로 여러 번 집필을 시도한 끝에 1930년 『특성 없는 남자』 1·2부, 이어서 1932년 집필중이던 3부의 앞부분을 출간했고 이때만 해도 머지않아 작품을 끝맺으리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나치의 집권과 잇따른 이차대전이 작가의 삶과 작품의 운명을 크게 바꿔놓았다. 시대의 소요 속에 소설의 방향성은 여러 번 수정될 수밖에 없었고 고민이 깊어지는 사이 정치적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한다. 1938년 3부의 속권을 출간하기로 어렵게 결정하지만 미처 교정쇄를 다 확인하기도 전에 오스트리아가 독일에 병합되고 출판사도 망명길에 오르며 계획도 무산된다. 무질 역시 기존에 작성했던 스케치와 초고를 챙겨 스위스로 망명해 작업을 이어갔으나 출판 금지와 금서 지정으로 작가로서의 입지가 좁아진 탓에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다. 1942년 무질이 뇌졸중으로 사망하면서 『특성 없는 남자』는 1만 1천여 장에 달하는 유고를 남긴 미완의 소설로 남게 되었다.

“이 책은 풍자가 아니라 확실한 공식이다. 고백이 아니라 풍자다. 심리학자를 위한 책이 아니다. 사상가를 위한 책이 아니다. 쉬운 책도 어려운 책도 아니다. 그것은 독자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나열할 필요 없이, 어떤 책인지 알고 싶다면 직접 읽는 것이 최선이다. 작가인 나를 비롯해 타인의 판단에 맡기지 말고, 직접 읽기를 권한다.” _로베르트 무질

무질은 작품을 구상하던 단계에서부터 갖고 있던 아이디어 중 많은 부분을 폐기하지 않고 하나의 가능성으로서 간직했다. 비록 완성된 형태의 결말은 존재하지 않지만 그가 작품에 관해 남긴 방대한 기록을 통해 그 방향성과 의도를 짐작해볼 수 있다. 1926년 로베르트 무질은 “내가 표현하는 대항적 흐름, 세력 그리고 운동의 모든 총합이 바로 전쟁이었고, 전쟁일 수밖에 없었으며 여전히 그렇다”고 언급했다. 끝내 실현되지 못한 소설의 결말에 관해서는 “모든 노선은 전쟁으로 치닫는다”고도 썼다. 『특성 없는 남자』는 기계 이성의 힘이 최고조로 발현된 시대에 일차대전에 이어 이차대전의 전쟁을 불러온, 유럽 정신의 몰락과 문명의 야만을 예고하는 역사적 궤적이 담긴 이야기로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전형적이고 도식적인 개념으로 추상화된 현대의 삶을, 파편화된 이 세계의 무질서를 정신적으로 극복해내기 위한 대담하고 야심찬 기획으로 이 소설을 썼다.

사유하는 주인공, 에세이즘의 탄생

성(姓)도 없이 시종일관 이름으로만 불리는 주인공 울리히에겐 ‘특성 없는 남자’라는 별명이 있다. 언뜻 보기에는 개성이 없다는 말과 같아 보이지만 실제 맥락상의 의미는 정반대에 가까워서, 식별 가능한 특성이 없어 유형화시킬 수 없는 종류의 인간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개별 인간이 여러 속성과 기능의 총합으로 여겨지는 현대사회에서 그런 식으로 분해되고 조립되기를 거부하는 그의 존재는 유별나다고 여겨진다. 사실 울리히는 현대적인 삶에 요구되는 모든 능력을 전부 갖춘 탓에 어떠한 가능성이든 내포하고 있는, 확정되지 않은 존재다. 그 의미도 애매한 ‘위대한 남자’가 되고 싶어 군인, 공학자의 길을 거쳤고 지금은 수학자가 되었다. 무엇보다 수학적 사고에 매혹을 느꼈기 때문인데, 수학의 정밀한 눈으로 삶을 꿰뚫어보고 새롭게 사고할 수 있다면 인간은 지금과 다른 식으로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자기 삶에서 그 가능성을 실험하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이른바 ‘삶으로부터 일 년 동안 휴가’를 얻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목적 없이 사는 듯 보이는 아들을 염려하는 현실적인 아버지 때문에 다른 가능성을 살필 겨를도 없이 여러 유력 인사가 조직한 애국대운동에 관여하게 된다. 이 운동은 소설에서 유일하게 줄거리를 구성하는 사건으로 작용한다. 이웃나라 독일에서 빌헬름 2세의 즉위 삼십 주년 행사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대항적인 의미에서 더욱 성대하게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의 즉위 칠십 주년을 기념하려는 의도를 담은 까닭에 ‘평행운동’으로 불리는 운동이다. 『특성 없는 남자』가 1920년대 들어 집필되기 시작한 작품이고 전쟁의 경험을 계기로 쓰인 작품임을 감안하면, 일차대전으로 1918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붕괴해 이미 존재하지 않게 된 시점에서 제국과 황제의 평화와 영광을 기리는 ‘평행운동’을 서사의 주축으로 삼은 것은 묘한 아이러니를 자아낸다. 이 운동이 추진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작품 속에 담긴 풍자의 의미를 엿볼 수 있다. 온갖 분야의 지식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주장은 실상 비슷비슷한 내용 일색이고, 사람들은 회의를 보람 있게 마무리하기 위해 무엇이 됐든 상관없이 결론 내린다. 어마어마하게 밀려드는 민중의 소망을 정리한 두 개의 서류철에도 지표나 방향이 없이 각각 ‘○○로 돌아가자’와 ‘○○로 나아가자’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시대는 나아가야 할 곳을 잃었고 사람들은 각자의 이해에 따라 옛것으로 회귀하거나 진보로 나아가기를 부르짖는다. 누구도 제대로 된 상이 없는 채로 각자 현상의 일면만 보고 살아가는 세상에서 울리히는 어느 쪽에도 서지 못한다.

“진리를 원하는 사람은 학자가 되고, 주관성의 놀이를 즐기고 싶은 사람은 아마 작가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둘 사이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원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_1권, 제2부 393쪽

그러다 어느 순간,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왔을 때 울리히는 다른 사람들처럼 도달할 수 있는 목표를 추구하며 살아야 할지 아니면 ‘불가능성’을 진지하게 마주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한다. 그리고 3부에서 아버지의 부음 소식을 듣고 다시 찾은 고향에서 잊고 있던 ‘샴쌍둥이’ 여동생 아가테를 만나고 나서는 둘만의 독자적인 목표점인 ‘다른 상태’의 도덕적 삶, ‘천년제국’을 향해 나아가자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특성 없는 남자』은 서사나 사건 위주의 전통적인 소설 구조를 따르지 않는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본질적으로 중요하지 않고 주인공 울리히와 그 주변 인물들의 내적 사유가 이 책의 핵심이 된다. 현실 속에서 사건은 추상적, 간접적, 파편적으로만 경험할 수 있을 뿐인데 작가가 여전히 극적 긴장감을 유발하는 전개나 하나의 단일한 서사에 의존한다면 시대적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생각에서 무질은 새로운 글쓰기 전략을 취한다. 차례에서 보다시피, 장면 단위로 소제목을 상세하게 달아 어떤 내용이 이어질지를 미리 알려주는가 하면, 2부 28장 ‘건너뛰어도 되는 장’이나 68장 ‘여담’에서처럼 뛰어넘고 읽어도 되는 장을 구분해주기도 한다. 다시 말해 서사의 진행에 상관없이 주인공 울리히가 어떻게 행위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주변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이 소설을 진행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로써 이 인물들의 내적 독백이 담긴 문장들에서 작가가 드러내고자 한 세계의 무질서, 유폐당하고 분열된 개인의 실존이 비로소 드러난다. 이런 에세이적 성격은 사건보다 사유의 흐름이 중요한 이른바 ‘사유 소설’에서 독보적인 매력을 발한다. 작품에서 에세이를 “하나의 대상을 여러 절(節)로 나누어 다양한 측면에서 다루는 것”으로 묘사하면서 삶과 세계의 모습도 에세이를 닮아야 한다고 한 대목이 있다. 대상을 하나의 전체로 파악하려고 시도하지 않는 에세이야말로 개별적인 것의 가치를 담보하면서도 총체성에 다가가기를 멈추지 않기 위한 작가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다민족 이중 국가체제였던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카카니엔’)을 배경으로 분절되고 파편화된 세계의 합일을 꿈꾸던 인물들의 여정을 다룬 내용 면에서도, 기존 소설 형식의 한계를 극복한 독창적인 에세이즘적 글쓰기를 택한 구조 면에서도, 내용과 형식 사이의 합일을 도모해나가는 이 과정에서 무질은 오늘날 모더니즘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을 남겼다. 같은 장을 스무 번씩 고쳐 쓸 정도로 자신의 현실과 일치하는 소설을 쓰고자 집요하게 노력한 무질과 여러 갈래의 가능성으로 남게 된 울리히의 지치지 않는 탐구가 겹쳐 보이는 지점이다. 주인공의 입을 빌려 “안타깝게도 사유하는 인간만큼 문학작품 속에서 재현하기 어려운 것은 없다”고 했으나, 무질은 이 소설을 통해 이를 획기적으로 입증해냈다.
마지막으로 150여 권의 책을 한국 독자에게 소개해온 박종대 번역가는 작품의 시간적 공간적 배경, 핵심 인물에 대한 소개를 곁들인 상세한 해설을 3권 말미에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독일에서 ‘무질의 노벨레’로 박사학위논문을 쓰던 중, 1996년 간첩 조작 사건에 연루되어 학업을 중단해야 했는데, 논문을 마저 끝내지 못한 아쉬움을 이 번역으로 갈음하고자 한다. 이제야 학문과 연결된 삶의 한 시기를 갈무리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무질을 떠나보낼 수 있을 듯하다”고 밝힌 개인적 소회에서 보다시피, 번역가는 무질의 대표작 『특성 없는 남자』의 한국어판을 완성도 높은 번역으로 내놓기까지 꼬박 십 년간 이 책 번역에 매진했다.

추천사

밀리언스
이 책의 경이로운 점 중 하나는 추상적 통찰과 문학적 은유를 기가 막히게 엮어냈다는 것이다.

옵서버
『특성 없는 남자』은 유럽 소설이 이뤄낸 독보적인 업적 중 하나다.

도이칠란트풍크
다 해어져가는 현대사회와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의식의 붕괴를 하나의 형식 안에 담아내고자 한 대담한 시도.

잉게보르크 바흐만(시인)
무질은 방향성을 제시해 우리를 오도하려는 것이 아니라, 틀에 박힌 관습적 사고 바깥으로 우리를 이끌려 할 뿐이다. 그가 제시하는 상은 우리를 숙고하게 하고, 정확하게 또 대담하게 사고하게 한다. 언젠가 무질은 울리히에 관해 “잊혀버린, 중요한 발언“이라고 울적하게 표현했다. 중요한 발언, 이 책을 그렇게 칭할 수 있을 것이다. 결코 잊혀서는 안 될 발언이다.

토마스 만(평론가, 소설가)
에세이와 서사극 사이의 어려운 균형을 가장 절묘한 방식으로 잡아내고 있는 이 눈부신 책은 고맙게도 더이상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소설’이 아니다. 괴테가 말했듯 “자기 분야에서 완벽한 모든 것은 그 분야를 뛰어넘어 비교 불가의 다른 것이 되는 것이다.” 그의 아이러니, 지성, 정신성은 가장 종교적이고 가장 유아적인 영역, 바로 시에서 나온다.

밀란 쿤데라(소설가)
나는 인물, 갈등, 줄거리, 심리 묘사, 사상 등 여러 가지를 포기하는 데에서 현대성을 드러내는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무질은 정반대의 노선을 택했다. 그는 소설 안에서 인식의 지평을 넓혔고 자신의 작품을 지적인 종합체로 만들었다. 이러한 종합은 우리 세기의 그 어떤 철학적 학술적 작품에서도 본 적이 없다. 무질은 오직 소설만이 드러내 보일 수 있는 무한함을 발견했다.

목차

제1부 일종의 머리말
1. 여기서는 어떤 일도 주목할 만한 방식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11
2. 특성 없는 남자의 집 15
3. 특성 없는 남자에게도 특성 있는 아버지가 있다 18
4. 현실감각이 있다면 가능성감각도 있어야 한다 21
5. 울리히 25
6. 레오나, 혹은 관점의 이동 30
7. 약한 상태에서 울리히가 새 연인을 끌어들이다 36
8. 카카니엔 44
9. 위대한 남자가 되려는 세 가지 시도 가운데 첫번째 시도 51
10. 두번째 시도. 특성 없는 남자의 도덕적 단초들 53
11. 가장 중요한 시도 56
12. 스포츠와 신비주의에 관한 대화 뒤 울리히를 사랑하게 된 여인 61
13. 천재적인 경주마가 그에게 특성 없는 남자라는 인식을 무르익게 하다 64
14. 어릴 적 친구들 70
15. 정신 혁명 80
16. 비밀스러운 시대병 83
17. 특성 없는 남자가 특성 있는 남자에게 미친 영향 89
18. 모스브루거 102
19. 편지 훈계, 특성을 얻을 기회. 두 왕가의 즉위 기념식 경쟁 117

제2부 비슷비슷한 일이 일어나다
20. 현실과의 접촉. 특성의 결핍에도 울리히는 과단성 있고 열정적으로 행동하다 125
21. 평행운동의 진정한 발명자 라인스도르프 백작 131
22. 평행운동이 형언할 수 없는 정신적 우아함과 정치적 힘을 가진 한 부인의 모습을 하고 울리히를 집어삼킬 태세를 갖추다 139
23. 한 위대한 남자의 첫번째 개입 146
24. 자본과 문화. 디오티마와 라인스도르프 백작의 우정, 그리고 유명한 손님들을 영혼과의 합일로 이끄는 직책 150
25. 어느 결혼한 영혼의 고통 158
26. 영혼과 경제의 결합. 그럴 능력이 있는 남자가 오스트리아 옛 문화의 매력적인 바로크를 즐기려 하고, 그것을 통해 평행운동에 하나의 아이디어가 생성되다 165
27. 위대한 이념의 본질과 내용 169
28. 생각에 관한 문제에 특별한 의견이 없는 사람은 얼마든지 건너뛰어도 되는 장章 171
29. 평범한 의식 상태의 설명과 중단 175
30. 울리히의 귀에 목소리가 들린다 181
31. 당신은 누가 옳다고 생각하는가? 183
32. 잊고 있던, 어느 소령 부인과의 아주 중요한 이야기 186
33. 보나데아와의 결별 194
34. 뜨거운 빛줄기와 차가운 벽들 197
35. 레오 피셸 이사와 불충분한 이유의 원칙 205
36. 앞서 언급한 원칙 덕분에 평행운동은 그것이 무엇인지 밝혀지기도 전에 구체적 현실이 되다 208
37. 한 언론인이 ‘오스트리아의 해’라는 용어를 창안하자 라인스도르프 백작은 심기가 무척 불편해져 급히 울리히를 찾다 212
38. 클라리세와 그녀의 데몬들 219
39. 특성 없는 남자는 남자 없는 특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229
40. 자기 속에 온갖 특성이 존재하지만 그 특성들에 무관심한 남자. 정신의 군주가 체포되고, 평행운동이 명예 사무총장을 얻다 233
41. 라헬과 디오티마 251
42. 창립총회 258
43. 위대한 남자와 울리히의 첫 만남. 세계사에서는 어떤 비이성적인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디오티마는 진정한 오스트리아가 전 세계라고 주장한다 268
44. 총회 속행과 종결. 울리히는 라헬에게 호감을 느끼고, 라헬은 졸리만에게 호감을 느끼다. 평행운동에 견고한 조직이 생기다 275
45. 두 산봉우리의 조용한 만남 283
46. 영혼이라 불리는 커다란 구멍을 채우는 최선의 수단은 이상과 도덕이다 288
47. 분리된 모든 것을 아른하임은 한몸에 갖고 있다 291
48. 아른하임이 유명한 세 가지 이유, 그리고 전체의 비밀 295
49. 구외교와 신외교 사이에 나타나기 시작한 갈등들 301
50. 계속되는 발전. 투치 국장은 아른하임이라는 인물을 좀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마음먹다 308
51. 피셸의 집 314
52. 투치 국장이 부처 업무에서 하나의 결함을 확인하다 323
53. 모스브루거가 다른 감옥으로 이송되다 327
54. 울리히는 발터, 클라리세와의 대화에서 반동적 태도를 취하다 330
55. 졸리만과 아른하임 340
56. 평행운동 위원회들의 활발한 활동. 클라리세가 백작에게 편지를 써 ‘니체의 해’를 제안하다 346
57. 비약적인 발전. 디오티마는 위대한 이념들의 본질에 대해 진기한 경험을 하다 351
58. 평행운동이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에서 자발적인 후퇴는 없다 358
59. 모스브루거가 깊은 생각에 빠지다 363
60. 논리적 도덕적 세계로의 탐사 375
61. 세 논문의 이상 혹은 정확한 삶의 유토피아 379
62. 지구는 물론이고 특히 울리히가 에세이즘의 유토피아에 깊이 허리를 숙이다 383
63. 보나데아가 환상을 보다 399
64. 슈툼 폰 보르트베어 장군이 디오티마를 방문하다 413
65. 아른하임과 디오티마의 대화 415
66. 울리히와 아른하임 사이에 약간 순탄치 않은 기류가 흐르다 419
67. 디오티마와 울리히 427
68. 여담: 인간은 자신의 몸과 일치해야 할까? 439
69. 디오티마와 울리히. 속편 442
70. 클라리세가 이야기를 하러 울리히를 방문하다 450
71. 황제 폐하 즉위 칠십 주년 기념행사와 관련해 주요 결정을 내리기 위한 특별위원회가 열리다 458
72. 수염 뒤에 가려진 과학의 은근한 웃음, 또는 악과의 장황한 첫 만남 466
73. 레오 피셸의 딸 게르다 476
74. 기원전 4세기 대 1797년. 울리히가 다시 아버지의 편지를 받다 489
75. 슈툼 폰 보르트베어 장군은 디오티마 방문을 직무상의 유쾌한 기분전환으로 생각하다 495
76. 라인스도르프 백작이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다 498
77. 언론인들의 친구 아른하임 502
78. 디오티마의 변신 508
79. 졸리만이 사랑에 빠지다 519

본문중에서

우리는 속도에 얽매여 산다. 밤낮으로 빠르게 달리고, 다른 모든 일도 빠르게 처리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마치 우리를 둘러싼 네 벽이 고정돼 있는 것처럼 면도하고 밥 먹고 사랑하고 독서하고 업무를 본다. 섬뜩한 것은 우리가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지만 그 벽들이 움직이고, 어디로 향하는지는 모르지만 길고 굽은 더듬이처럼 벽의 레일이 계속 생겨난다는 사실이다. (1권, 46쪽)

만일 그 시대를 해부해보았다면 목조 철로 만든 모난 원처럼 말도 안 되는 것이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모든 게 하나의 모호한 의미로 용해되었다. 세기 전환기의 마술적인 시기에 구현된 이런 환상은 어찌나 강했던지, 어떤 사람은 아직 살아보지 못한 새로운 세기를 향해 환호성을 올리며 달려갔고, 어떤 사람은 어차피 다시 나오게 될 집으로 들어가듯 옛 세기 속으로 서둘러 걸어갔다. (1권, 82~83쪽)

이례적인 사건을 신문으로 알게 될 가능성은 그것을 직접 체험할 가능성보다 훨씬 크다. 달리 말해 오늘날 매우 중요한 사건은 추상적인 곳에서 일어나고, 현실에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 (1권, 105쪽)

안타깝게도 사유하는 인간만큼 문학작품에서 재현하기 어려운 것은 없다. (1권, 171쪽)

경험이 인간과 무관하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는가? 현대의 경험들은 무대로 옮겨졌고, 책 속으로, 연구소의 보고서 속으로, 탐사 여행 속으로, 그리고 사회적 실험 시도와 같이 남의 비용으로 특정 양태의 경험을 양성하는 이념 공동체와 종교 공동체 속으로 옮겨갔다. 경험들은 업무 영역에 속하지 않는 한 공중에 둥둥 떠 있을 뿐이다. 수많은 타인이 개인의 일에 개입하고 개인보다 개인을 더 잘 아는 오늘날, 자신의 분노가 실제로 자기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이로써 남자 없는 특성의 세계가 생겨났고, 경험하는 주체가 없는 경험의 세계가 생겨났다. (1권, 232쪽)

그러나 대양과 대륙을 손바닥 뒤집듯 연결시키는 현대의 영혼에게도 바로 길 건너 모퉁이에 사는 다른 영혼과 연결점을 찾는 것만큼 불가능한 일은 없다. (1권, 341쪽)

그녀는 위대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위대한 이념들로 가득찬 시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장 위대하고 중요한 이념을 현실로 옮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아마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실현시키기 위한 조건이 다 갖추어져 있더라도 어떤 것이 가장 위대하고 중요한 이념인지는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1권, 355쪽)

하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은 아득하게 느껴졌다. 마치 무언가를 외국어로 유창하게 말하고 나서 행복해했으나 그다음에는 두 번 다시 반복할 수 없게 된 상황처럼. (1권, 375쪽)

“나는 우리의 역사가 하나의 이상에서 그 요소 중 단 몇 가지만 실현해놓고 기뻐할 뿐 나머지는 그냥 방치해두었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조직이라는 것도 대개 서툰 솜씨로 망친 어떤 이상의 초안에 불과합니다. 훌륭한 인물들도 마찬가지죠.” (1권, 426쪽)

삶의 가르침이 되는 말은 어릴 때 부모님의 집에서 배웠다. 모두 엄격한 지혜였지만, 오래된 가재도구처럼 아름답고 단순할 뿐이었다. 그런 걸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 경구는 항상 문장 하나로 표현되었고, 곧 마침표가 찍혔기 때문이다. (1권, 524쪽)

저자소개

로베르트 무질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로베르트 무질은 1880년 오스트리아의 클라겐푸르트에서 출생하였다. 무질은 12세부터 5년간 초급군사학교와 고등군사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후 브륀 공과대학과 슈투트가르트 공과대학을 거쳐 베를린 훔볼트 대학에서 철학, 심리학, 수학, 물리학을 공부, 에른스트 마흐(Ernst Mach)에 관한 자연과학철학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는 베를린에서의 대학 시절 첫 소설을 발표한 후 학자로서의 길을 단념하고 작가의 길에 나선다. 자연과학도로서 소설을 쓰기 시작한 무질은 ‘이야기에 대한 혐오’에서 소설을 썼다고 고백할 만큼 전통적 ‘이야기꾼’이기를 거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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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대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성균관대학교 독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한 뒤 독일 쾰른 대학교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생명과 환경을 중시하는 시민단체 '생명회의'에 몸담고 있다. 환경을 위해 어디까지 생활의 편리함을 포기할 수 있는지 머리와 행동이 따로 노는 것은 아닌지 늘 고민하며 산다. 옮긴 책으로 『위대한 패배자』『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목 매달린 여우의 숲』『운명』『임페리움』『실크로드 견문록』『이야기 파는 남자』『청소년을 위한 정치 이야기』『자연의 재앙 인간』『천마디를 이긴 한마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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