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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독서법 : 김선영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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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베스트셀러 『시간을 파는 상점』 김선영 작가 신작 소설집!
작가가 그동안 쌓아 온 목소리로 전해 주는 다섯 가지 이야기

『시간을 파는 상점』으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은 김선영 작가의 다섯 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집필 활동을 하며 작가가 소중하게 모아 왔던 기억과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바람의 독서법』은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는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청소년기의 기억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해 주고 있다.

소설에는 특정한 글자가 눈에 띄는 신비한 능력이 생긴 아이가 등장하는 표제작 「바람의 독서법」을 비롯하여 친구와 오랜 시간 오해가 쌓여 학교 가는 것이 두려운 아이,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다 난타 반에 들어가고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찾게 된 아이, 이모이자 동생의 죽음 이후 단둘이 떠난 유럽 여행에서 그간 쌓인 마음속 응어리를 푸는 모녀, 어떤 것을 수집하는 데에 중독된 모자 등 다양한 삶 속의 한 과정을 각자의 속도로 살아 내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해가 뜨기 전 밤이 가장 어둡듯, 마음속에 품고 있던 고민이 터지기 직전 그들의 삶은 가장 고될지도 모른다. 다음 발걸음을 뗀 그들이 바라본 하늘에 어슴푸레하게 빛이 밝아 왔던 것처럼 이 책을 읽은 모두에게도 그 빛이 닿길 바란다.

출판사 서평

언젠가는 찾아올 봄날을 기다리며
켜켜이 쌓아 가는 기억과 마음
“바람은 잠깐 머물다 갈 것이다”

『바람의 독서법』은 다섯 편의 소설을 통해 삶에서 가장 큰 변동이 일어나는 시기의 순간을 이야기한다.

그중 표제작 「바람의 독서법」은 작가가 그간 끊임없이 고찰해 왔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주인공은 성적 강박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를 방에 가둔 형을 두었고, 형에게 했던 것과 달리 엄마가 자신을 방임하는 것에 있어서 내심 서운함을 느끼지만, 지금의 자유로움이 좋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초등학생 때부터 줄곧 방문했던 박물관에서 그림이 움직이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그때부터 시험지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문장에 빛이 난다거나, 정답인 글자가 꿈틀거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주인공은 변화한 제 삶이 어쩐지 자신의 것이 아닌 것 같다고 느낀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어 봐도 주인공은 예전처럼 편안하지 않다.

“너, 거기서 뭐 하는 거니?”
나는 그것에 답하기 위해 박차고 나왔을 뿐이다.

다섯 편의 소설 속 살아가는 인물들의 세계는 대부분 평범하다. 다루고 있는 고민 역시도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법한 것들이다. 그런 평범함 속에서 반짝거리고 있는 작가의 상상력이 독자에게 닿는 순간, 이야기는 한 단계 더 깊은 차원으로 독자를 끌고 들어간다. 그때부터 독자는 그들 고유의 삶을 눈이 아닌 마음으로 느끼게 된다. 작가가 들려주는 다섯 편의 이야기는 아주 자연스럽고 내밀한 이야기들로 꾸려져 있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고민을 지나쳐 왔거나, 지나치고 있거나, 앞으로 지나칠 것이다.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비바람이 불면 시냇물이 범람하듯 우리의 삶에도 그런 날들은 분명히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의 우리도 우리였다는 것을, 그때의 치열함과 흔들림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됐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 소설은 그런 모두의 눈부신 청춘을 응원하고, 앞으로 나아갈 바람길을 내어 준다. 바람이 머물고 지나간 곳에 남은 것은 내일을 향한 발걸음이다.

목차

바깥은 준비됐어
바람의 독서법
흔들리는 난타
나는 잘 지내
중독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자기 안의 그림자로 세상을 본다는 말이 있어. 아마 우리 모두 그럴 거야. 누구나 버겁지 않을까 겁도 나고,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 그림, 엄마한테 보여줘도 될까?”
“아뇨.”
난 단박에 안 된다는 말을 붙였다.
“그래? 알았어. 내일도 보초 서러 올 거지?”
“네? 네. 가면 되나요?”
오늘도 별로 한 건 없다. 비둘기 알을 지키면서 알과 박쥐를 그린 게 다였다. 그런데 마음 한구석이 시원해진 것도 같았다. 특히 박쥐를 그릴 때 그랬다.
_32쪽

어쩌면 500년 전에 불었던 야시장의 밤바람이 잠깐 나에게 당도한 건지도 모른다. 바람은 시공간의 경계를 허물며 달려와 잠시 내게 머물렀을 것이다. 밤바람 속에 댕기 머리를 휘날리며 서책 심부름을 하던 소년의 간절한 기원이 나에게 당도한 것일지도 모른다. 까막눈을 면하고 싶던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이 나에게 도착한 것일 수도 있다.
어떤 이의 간절한 기원이 티베트 고원을 넘어 바람을 타고 나에게 닿아 글자 크기가 달라지고 빛이 난 것일 수도 있다.
그때 바람이 나에게 이렇게 물은 건지도 모른다.
“너, 거기서 뭐 하는 거니?”
나는 그것에 답하기 위해 박차고 나왔을 뿐이다.
바람은 잠깐 머물다 갈 것이다.
_69쪽

“다들 궁금하겠지. 이유가 있다. 그건 다른 아이들에서 볼 수 없는 너희들만의 에너지를 보았기 때문이다. 너희 가슴속에 들끓고 있는 활화산 같은 분노라면 충분히 난타반을 이끌고도 남으리라고 믿는다. 그 믿음마저도 무슨 근거냐고 묻는다면 그건 대답 못 한다. 그건 너희들로부터 읽은 나의 직감이니까. 난 죽어도 못 하겠다, 하시는 분은 너희와 똑같은 애를 데려다 놓고 빠지면 된다, 끝.”
순간, 깊이를 알 수 없는 웅덩이 속으로 쑥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어찔했다. 나와 똑같은 애?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나와 똑같은 애는 어디에도 없다. 아마 전 세계를 훑어도 나 같은 애는 없을 것이다.
_77쪽

나는 기어이 꺽꺽거리며 울었다. 삼십여 년 전, 그날 밤 이후 쉬쉬하며 묻어 두었던 언니에 대한 슬픔이 봇물 터지듯 나오는 것 같았다. 결국 슬픔도 내 서러움이었다. 그런 언니를 지켜봐야 했던 힘듦과 설움의 덩어리. 인간은 끝까지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내가 주연에게 여행 내내 툴툴거린 것도 결국 내 문제였던 것처럼.
“엄마.”
주연이 나를 나직이 부르며 감싸 안았다. 나는 주체할 수 없는 울음을 감추느라 주연의 어깨를 꼭 안았다. 작고 가냘프고 여린 어깨였다. 나는 그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_113쪽

나만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 그건 더 이상 비밀이 아니게 된다. 매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나의 유일함도, 애써 지키려는 긴장감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깨진 폰이 들어 있는 서랍을 잠갔다. 책장 뒤로 열쇠를 던졌다. 가슴에 구멍이 나 바람이 휘휘 드나드는 것 같았다. 이불을 뭉쳐 가슴팍을 막듯 한껏 구겨 안았다. 몸은 한없이 웅크려 들었다.
_1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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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김선영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김선영은 아홉 살까지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자연 속에서 사는 행운을 누렸다. 학창 시절 소설 읽기를 가장 재미있는 문화 활동으로 여겼다. 막연히 소설 쓰기와 같은 재미난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십대와 이십대를 보냈다. 2004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작가가 되었다.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했다.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청소년들에게 힘이 되고 힘을 받는 소설을 쓰고 싶어 한다. 지은 책으로 『내일은 내일에게』, 『시간을 파는 상점 1, 2』, 『특별한 배달』, 『열흘간의 낯선 바람』, 『미치도록 가렵다』 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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