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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위로 : 점과 선으로 헤아려본 상실의 조각들[양장]

원제 : Geometry of Gri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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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9일 이후 누적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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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상실과 부재 속에서도 사랑하고, 살아가고, 기억하는 일
점과 선으로 그려낸 마음의 파편들이 세계를 새롭게 보는 문을 열게 한다

“상실을 경험한, 상실을 경험할 우리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허준이 교수


《수학의 위로》는 노년의 수학자가 점과 선으로 부서진 삶의 조각들을 헤아려본 이야기이다. 마이클 프레임은 세인트앨번스에서 예일대, 그리고 고양이가 기다리는 서재에 이르기까지 마주했던 비탄의 순간들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낸다. 은퇴한 예일대 교수이자 수학자인 프레임의 회고가 상실과 부재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위로’다. 수학이 우리에게 어떤 위로를 전할 수 있을까. 평온함이 절실한 이가 이 책을 앞에 두고, 호기심과 낯섦 사이에서 던질 수 있는 질문일 것이다. 숫자와 공식, 그래프에 압도되었던 경험은 수학을 우리 삶에서 밀어내고 그 사이에 쉽게 넘을 수 없는 벽을 쌓도록 만들었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점과 선으로 이뤄진 공간에 놓고, 그것을 들여다보는 것이 무너져내린 삶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수학은 무모순이 용납하는 어떤 정의도 허락한다”는 허준이 교수의 말이 단서가 될지도 모른다. 모순으로 가득한 실제를 무모순의 세계에 비춰보았을 때 우리의 삶, 우리의 아픔은 그 안에서 재구성되고, 새로운 관점으로 세계를 해석할 힘을 얻게 된다. 지혜와 따뜻함을 두루 갖춘 저자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고요함 속에 기억 속을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수학이 위로가 될 수 있을까. 그렇다. 위로의 수학이다.

상실과 부재 속에서도 사랑하고, 살아가고, 기억하는 일
점과 선으로 그려낸 마음의 파편들이 세계를 새롭게 보는 문을 열게 한다

“상실을 경험한, 상실을 경험할 우리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허준이 교수

《수학의 위로》는 노년의 수학자가 점과 선으로 부서진 삶의 조각들을 헤아려본 이야기이다. 마이클 프레임은 세인트앨번스에서 예일대, 그리고 고양이가 기다리는 서재에 이르기까지 마주했던 비탄의 순간들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낸다. 은퇴한 예일대 교수이자 수학자인 프레임의 회고가 상실과 부재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위로’다. 수학이 우리에게 어떤 위로를 전할 수 있을까. 평온함이 절실한 이가 이 책을 앞에 두고, 호기심과 낯섦 사이에서 던질 수 있는 질문일 것이다. 숫자와 공식, 그래프에 압도되었던 경험은 수학을 우리 삶에서 밀어내고 그 사이에 쉽게 넘을 수 없는 벽을 쌓도록 만들었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점과 선으로 이뤄진 공간에 놓고, 그것을 들여다보는 것이 무너져내린 삶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수학은 무모순이 용납하는 어떤 정의도 허락한다”는 허준이 교수의 말이 단서가 될지도 모른다. 모순으로 가득한 실제를 무모순의 세계에 비춰보았을 때 우리의 삶, 우리의 아픔은 그 안에서 재구성되고, 새로운 관점으로 세계를 해석할 힘을 얻게 된다. 지혜와 따뜻함을 두루 갖춘 저자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고요함 속에 기억 속을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수학이 위로가 될 수 있을까. 그렇다. 위로의 수학이다.

출판사 서평

노이만, 망델브로 그리고 프레임

마이클 프레임의 개인사에서 빠질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프랙털(어떤 식으로든 간에 전체를 닮은 조각들로 이루어진 모양)’을 대중에게 알린 브누아 망델브로다. 프레임에게 예일대로 오라고 초청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망델브로는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천재 수학자, 존 폰 노이만과 함께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앨버트 아인슈타인, 앨런 튜링 등 걸출한 학자들이 거쳐간 프린스턴 고등연구소는, 2022년 필즈상을 수상하며 국내에 널리 알려진 허준이 교수가 방문교수로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예일대에 정착한 프레임은 망델브로가 프랙털기하학에 관한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데 동참했다. 《수학의 위로》에서 노이만, 망델브로에 관한 짧고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하기도 한다.

프레임은 2016년 예일대에서 은퇴하기 전까지 수학의 아름다움을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훌륭한 교사다. 특별히 2013년에 그가 수상한 드베인 메달은 1966년부터 매년, 강의와 연구에서 독보적인 활동을 보여준 교수에게 주어지는 것으로서, 예일대 학장을 지낸 윌리엄 클라이드 드베인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이에 더해 맥크레디상, 딜런힉슨상 등을 수상한 그의 경력은 그가 뛰어난 교사이자 수학자로서 살아왔다는 걸 증명해준다.


비탄의 기하학

프레임은 먼저 기하학을 소개한다. 점·선·면의 학문이라고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그가 말하는 기하학은 조금 더 우아하고 본질적이다. 프레임은 기하학이 세계의 모습과 돌아가는 방식을 모형화하는 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프랙털 관점에서 조금 더 일찍 현상들을 이해하려고 시도했었다면,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인류가 발전했을 것이라는 프레임의 생각에서 기하학에 대한 그의 애착을 느낄 수 있다. 해안선, 고사리잎, 허파, 신경계 등 자연에 존재하는 다양한 프랙털은 ‘자기 유사성’을 띈다. 아주 복잡하게 보이는 구조나 체계도 그 안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프레임은 프랙털을 해체, 분석하는 법을 알게 되면 그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관점은 어떤 모양이나 현상에서 느꼈던 아름다움의 일부 혹은 전부를 잃게 만든다. 프레임은 이처럼 ‘다시 느끼지 못할’ 감각의 상실에 비통함을 느꼈다고 고백하며 비탄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비탄의 시작에서부터 그 너머의 삶과 이야기

‘비탄(Grief)’이란 무엇인가. 프레임은 자신이 사랑하고, “60년 동안 머릿속에서 밟고 다닌 길”이라 말한 기하학의 눈을 빌어 비탄을 정의한다. 슬픔(Sadness)과 유사한 감정적 반응이지만 비탄은 단순한 슬픔과 구분된다. 비탄은 돌이킬 수 없고, 엄청난 감정적 무게를 지니며, 초월적인 특성을 가진다. 그리고 자기 유사적이기도 하다. 프레임은 어머니의 죽음과 비 오는 날의 경험을 예로 들어 이 둘을 비교하며 비탄과 슬픔의 차이를 말한다. 맑은 날에 산책을 하고 공원 벤치에서 책을 읽으려 했던 계획이 비로 인해 무산될 수 있다. 아쉽고 슬플 수는 있으나 이런 감정적 반응을 비탄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앞서 프레임이 정의했던 비탄의 여러 특성 중에 들어맞는 것이 없다. 그저 다음을 기약하면 된다. 초월적이지도 않고 감정적 무게를 동반한다고 보기에도 어렵다. 하지만 어머니의 죽음은 다르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건 다른 차원의 경험이다.

비탄은 왜 존재하는가? 프레임은 존 아처, 바버라 킹, 랜돌프 네스 등의 저서를 토대로 비탄의 뿌리에 대해 들여다본다. 요컨대 비탄은 사랑과 결부되어 있으며, 살아가는 존재들에게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이를 통해 프레임이 비탄을 ‘없애는 방법’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프레임은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명확하게 밝힌다. 다만, 상실에 따른 고통을 줄이는 데 본인이 적용했던 방법을 넌지시 전해줄 뿐이다.

프레임은 본격적으로 기하학을 도구로 제시한다. 삶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를 x-y축으로 구성된 공간에 ‘투영’해보라고 제안한다. 이것이 ‘이야기 공간’이다. 예컨대 감정 상태는 두려움-편안함, 화남-차분함 등의 축

노이만, 망델브로 그리고 프레임

마이클 프레임의 개인사에서 빠질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프랙털(어떤 식으로든 간에 전체를 닮은 조각들로 이루어진 모양)’을 대중에게 알린 브누아 망델브로다. 프레임에게 예일대로 오라고 초청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망델브로는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천재 수학자, 존 폰 노이만과 함께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앨버트 아인슈타인, 앨런 튜링 등 걸출한 학자들이 거쳐간 프린스턴 고등연구소는, 2022년 필즈상을 수상하며 국내에 널리 알려진 허준이 교수가 방문교수로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예일대에 정착한 프레임은 망델브로가 프랙털기하학에 관한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데 동참했다. 《수학의 위로》에서 노이만, 망델브로에 관한 짧고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하기도 한다.

프레임은 2016년 예일대에서 은퇴하기 전까지 수학의 아름다움을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훌륭한 교사다. 특별히 2013년에 그가 수상한 드베인 메달은 1966년부터 매년, 강의와 연구에서 독보적인 활동을 보여준 교수에게 주어지는 것으로서, 예일대 학장을 지낸 윌리엄 클라이드 드베인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이에 더해 맥크레디상, 딜런힉슨상 등을 수상한 그의 경력은 그가 뛰어난 교사이자 수학자로서 살아왔다는 걸 증명해준다.

비탄의 기하학

프레임은 먼저 기하학을 소개한다. 점·선·면의 학문이라고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그가 말하는 기하학은 조금 더 우아하고 본질적이다. 프레임은 기하학이 세계의 모습과 돌아가는 방식을 모형화하는 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프랙털 관점에서 조금 더 일찍 현상들을 이해하려고 시도했었다면,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인류가 발전했을 것이라는 프레임의 생각에서 기하학에 대한 그의 애착을 느낄 수 있다. 해안선, 고사리잎, 허파, 신경계 등 자연에 존재하는 다양한 프랙털은 ‘자기 유사성’을 띈다. 아주 복잡하게 보이는 구조나 체계도 그 안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프레임은 프랙털을 해체, 분석하는 법을 알게 되면 그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관점은 어떤 모양이나 현상에서 느꼈던 아름다움의 일부 혹은 전부를 잃게 만든다. 프레임은 이처럼 ‘다시 느끼지 못할’ 감각의 상실에 비통함을 느꼈다고 고백하며 비탄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비탄의 시작에서부터 그 너머의 삶과 이야기

‘비탄(Grief)’이란 무엇인가. 프레임은 자신이 사랑하고, “60년 동안 머릿속에서 밟고 다닌 길”이라 말한 기하학의 눈을 빌어 비탄을 정의한다. 슬픔(Sadness)과 유사한 감정적 반응이지만 비탄은 단순한 슬픔과 구분된다. 비탄은 돌이킬 수 없고, 엄청난 감정적 무게를 지니며, 초월적인 특성을 가진다. 그리고 자기 유사적이기도 하다. 프레임은 어머니의 죽음과 비 오는 날의 경험을 예로 들어 이 둘을 비교하며 비탄과 슬픔의 차이를 말한다. 맑은 날에 산책을 하고 공원 벤치에서 책을 읽으려 했던 계획이 비로 인해 무산될 수 있다. 아쉽고 슬플 수는 있으나 이런 감정적 반응을 비탄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앞서 프레임이 정의했던 비탄의 여러 특성 중에 들어맞는 것이 없다. 그저 다음을 기약하면 된다. 초월적이지도 않고 감정적 무게를 동반한다고 보기에도 어렵다. 하지만 어머니의 죽음은 다르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건 다른 차원의 경험이다.

비탄은 왜 존재하는가? 프레임은 존 아처, 바버라 킹, 랜돌프 네스 등의 저서를 토대로 비탄의 뿌리에 대해 들여다본다. 요컨대 비탄은 사랑과 결부되어 있으며, 살아가는 존재들에게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이를 통해 프레임이 비탄을 ‘없애는 방법’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프레임은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명확하게 밝힌다. 다만, 상실에 따른 고통을 줄이는 데 본인이 적용했던 방법을 넌지시 전해줄 뿐이다.

프레임은 본격적으로 기하학을 도구로 제시한다. 삶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를 x-y축으로 구성된 공간에 ‘투영’해보라고 제안한다. 이것으로 나타낼 수 있다. 프레임은 직관만 있다면 복잡한 수학적 정의를 동원하지 않고서도 이야기 공간의 점과 선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독자를 안심시킨다. 서로 만나지 않도록 그려진 점 혹은 선으로 불가역성, 도약 등의 의미를 전달한다. 프레임은 엄마가 있는 세계와 엄마가 없는 세계를, 사랑하는 반려묘 스크러피와 함께했던 놀이와 다른 고양이들과 함께했던 놀이를 비교하며 자신의 삶을 ‘재조정’한 실마리를 이 공간에서 찾아냈다. 그리고 독자들을 이곳으로 초대한다.

프레임은 꼭 기하학이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가 기하학을 이용한 것은 “친숙해서다”. 독자의 하루가 노래들로 이어진다면, 음악을 가지고도 프레임 자신이 도달한 곳에 닿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소설, 영화, 체스, 요리, 춤 등 가장 친근한 것으로 접근해보라고 전한다. 비탄의 폭력이 잦아들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비탄은 우리에게 대담한 걸음을 뗄 힘을 줄 수 있다

기하학이 비탄의 칼끝을 무디게 할 수 있다는 걸 살펴본 후, 프레임은 ‘행동’을 투영해보라고 제안한다. 아버지와의 추억이 새겨진 작업장이 문을 열 수 없게 되었을 때, 프레임은 감정에서 행동으로 시점의 전환을 시도했다. 아버지와 함께 행동했던 일들, 이웃의 잔디깎기를 수리하거나 아이들에게 조각 그림 퍼즐과 나무 장난감 자동차를 만들어주는 것과 같은 일들이 다른 이웃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프레임은 아버지께서 보여주셨던 행동, ‘이웃을 돕는 이웃’을 이야기 공간에 투영함으로써 비탄을 완화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비탄은 타인을 도울 수 있는 행동으로 자신의 삶을 내어줄 기회를 제공한다. 비탄의 뿌리를 살펴보면서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랑하는 이가 무엇을 하고 싶었을지, 그를 몰랐던 사람들에게 그의 선의가 닿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으며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알고 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의 세계를 닫아버린다. 틈새로 비친 이전의 세계를 희미하게 볼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게 하는 문을 연다. “몇몇 선택은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우리를 이끌곤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죽음뿐만 아니라 삶의 거의 모든 순간이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이다. 닿지 못한, 앞으로 닿지 못할 순간을 흘려보내야만 하는 필연에 우리는 또다시 쓰러지고 힘겨워할 것이다. 상실이 전하는 감각들에 익숙해지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레임이 쓴 것처럼 “고통에 대한 최선의 해답은 이것일 수도 있다. 비탄은 우리에게 대담한 걸음을 뗄 힘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상실에 맞서 자신의 삶을 오롯이 들여다본 한 사람의 믿음이, 어둡고 차가운 시간을 지나고 있을 모든 이에게 위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이야기 공간’이다. 예컨대 감정 상태는 두려움-편안함, 화남-차분함 등의 축으로 나타낼 수 있다. 프레임은 직관만 있다면 복잡한 수학적 정의를 동원하지 않고서도 이야기 공간의 점과 선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독자를 안심시킨다. 서로 만나지 않도록 그려진 점 혹은 선으로 불가역성, 도약 등의 의미를 전달한다. 프레임은 엄마가 있는 세계와 엄마가 없는 세계를, 사랑하는 반려묘 스크러피와 함께했던 놀이와 다른 고양이들과 함께했던 놀이를 비교하며 자신의 삶을 ‘재조정’한 실마리를 이 공간에서 찾아냈다. 그리고 독자들을 이곳으로 초대한다.

프레임은 꼭 기하학이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가 기하학을 이용한 것은 “친숙해서다”. 독자의 하루가 노래들로 이어진다면, 음악을 가지고도 프레임 자신이 도달한 곳에 닿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소설, 영화, 체스, 요리, 춤 등 가장 친근한 것으로 접근해보라고 전한다. 비탄의 폭력이 잦아들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비탄은 우리에게 대담한 걸음을 뗄 힘을 줄 수 있다

기하학이 비탄의 칼끝을 무디게 할 수 있다는 걸 살펴본 후, 프레임은 ‘행동’을 투영해보라고 제안한다. 아버지와의 추억이 새겨진 작업장이 문을 열 수 없게 되었을 때, 프레임은 감정에서 행동으로 시점의 전환을 시도했다. 아버지와 함께 행동했던 일들, 이웃의 잔디깎기를 수리하거나 아이들에게 조각 그림 퍼즐과 나무 장난감 자동차를 만들어주는 것과 같은 일들이 다른 이웃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프레임은 아버지께서 보여주셨던 행동, ‘이웃을 돕는 이웃’을 이야기 공간에 투영함으로써 비탄을 완화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비탄은 타인을 도울 수 있는 행동으로 자신의 삶을 내어줄 기회를 제공한다. 비탄의 뿌리를 살펴보면서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랑하는 이가 무엇을 하고 싶었을지, 그를 몰랐던 사람들에게 그의 선의가 닿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으며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알고 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의 세계를 닫아버린다. 틈새로 비친 이전의 세계를 희미하게 볼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게 하는 문을 연다. “몇몇 선택은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우리를 이끌곤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죽음뿐만 아니라 삶의 거의 모든 순간이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이다. 닿지 못한, 앞으로 닿지 못할 순간을 흘려보내야만 하는 필연에 우리는 또다시 쓰러지고 힘겨워할 것이다. 상실이 전하는 감각들에 익숙해지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레임이 쓴 것처럼 “고통에 대한 최선의 해답은 이것일 수도 있다. 비탄은 우리에게 대담한 걸음을 뗄 힘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상실에 맞서 자신의 삶을 오롯이 들여다본 한 사람의 믿음이, 어둡고 차가운 시간을 지나고 있을 모든 이에게 위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추천사

허준이 (프린스턴대학교 교수, 2022년 필즈상 수상)
젊은 날을 온전히 살아내고 일흔에 다다른 어느 수학자의 내면을 오롯이 살펴볼 수 있는 축복. 그가 바라본 삶과 사랑과 비탄의 기하가 아름답습니다. 상실을 경험한, 상실을 경험할 우리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김겨울 (작가, 《책의 말들》 저자)
깊은 슬픔에 빠져 있을 때 간절한 것은 더 이상 요동치지 않는 삶이다. 그러나 그런 삶은 허락되지 않기에 우리는 계속해서 상실과 비탄을 견뎌나가야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숙명을 기하학의 눈으로 바라볼 때 새로운 세계가 열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 어쩌면 기하학처럼 변함없이, 아름답게, 다른 차원의 눈으로 우리의 감정을 바라볼 수 있다면 끊임없는 슬픔에도 조금은 다른 빛을 비출 수 있지 않을까.

하재영 (작가,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저자)
오랜 세월 사랑과 상실은 문학과 예술의 주제였다. 그러나 수학자 마이클 프레임은 자신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바로 기하학으로 이 주제를 탐구한다. 이 책에서 비탄과 기하학은 상호작용하는 동시에 문학과 교감하면서, 인간의 심연을 헤아리려는 열망에는 경계가 없음을 보여준다. 수학자로서 비탄에 몰두한다는 것은 풀이되지도, 증명되지도 않는 영원한 보물지도와 씨름하는 일일 것이나, 상실의 무게가 몇 그램인지 영영 알지 못해도 상실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여정은 그 자체로 경이롭다. 해박한 지식과 문학적 감수성을 두루 갖춘 어느 수학자의 회고를 통해 우리는 상실을 무릅쓰고 사랑하는 일, 부재 속에서 존재하는 일, 그리고 비탄의 한가운데서 나 자신을 응시하는 일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사유하게 될 것이다.

스티븐 스트로가츠 (코넬대학교 석좌교수, 《미적분의 힘》 《x의 즐거움》 저자)
프레임은 공감과 유머, 명쾌함과 맥락이 제공된다면 누구나 수학과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수학 애호가에게 수학이 어떤 모습으로 비치는지를 묘사한다. 아름다운 정원, 호기심과 기쁨이 가득한 곳이자 인간의 창의성과 자연의 경이에 찬사를 바치는 곳으로서.

바버라 킹 (윌리엄메리대학 인류학과 명예교수·작가, 《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 저자)
기하학의 세계와 그것을 현실 세계의 감정에 적용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수수께끼 같으면서 늘 반갑게 맞이하는 꿈속을 떠다니는 기분을 느끼곤 했다. 우리 모두가 시간을 보낼 만한 멋진 장소다.

프랜시스 수 (하비머드칼리지 교수, 《참회의 수학》 저자)
가슴을 저리게 하면서 대담하다. 프레임은 수학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슬픔을 깊이 살펴보면서, 둘 사이에 예기치 않았던 다리를 놓는다.

벤 올린 (작가, 《이상한 수학책》 저자)
간결하면서 연민이 가득한 이 책은 수학적 사고가 슬픔에 잠긴 마음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독특하면서 사려 깊고 아름다운 책이다.

벤 올린(작가, 《이상한 수학책》 저자)
간결하면서 연민이 가득한 이 책은 수학적 사고가 슬픔에 잠긴 마음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독특하면서 사려 깊고 아름다운 책이다.

프랜시스 수(하비머드칼리지 교수, 《참회의 수학》 저자)
가슴을 저리게 하면서 대담하다. 프레임은 수학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슬픔을 깊이 살펴보면서, 둘 사이에 예기치 않았던 다리를 놓는다.

바버라 킹(윌리엄메리대학 인류학과 명예교수·작가, 《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 저자)
기하학의 세계와 그것을 현실 세계의 감정에 적용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수수께끼 같으면서 늘 반갑게 맞이하는 꿈속을 떠다니는 기분을 느끼곤 했다. 우리 모두가 시간을 보낼 만한 멋진 장소다.

스티븐 스트로가츠(코넬대학교 석좌교수, 《미적분의 힘》 《x의 즐거움》 저자)
프레임은 공감과 유머, 명쾌함과 맥락이 제공된다면 누구나 수학과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수학 애호가에게 수학이 어떤 모습으로 비치는지를 묘사한다. 아름다운 정원, 호기심과 기쁨이 가득한 곳이자 인간의 창의성과 자연의 경이에 찬사를 바치는 곳으로서.

하재영(작가,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저자)
오랜 세월 사랑과 상실은 문학과 예술의 주제였다. 그러나 수학자 마이클 프레임은 자신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바로 기하학으로 이 주제를 탐구한다. 이 책에서 비탄과 기하학은 상호작용하는 동시에 문학과 교감하면서, 인간의 심연을 헤아리려는 열망에는 경계가 없음을 보여준다. 수학자로서 비탄에 몰두한다는 것은 풀이되지도, 증명되지도 않는 영원한 보물지도와 씨름하는 일일 것이나, 상실의 무게가 몇 그램인지 영영 알지 못해도 상실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여정은 그 자체로 경이롭다. 해박한 지식과 문학적 감수성을 두루 갖춘 어느 수학자의 회고를 통해 우리는 상실을 무릅쓰고 사랑하는 일, 부재 속에서 존재하는 일, 그리고 비탄의 한가운데서 나 자신을 응시하는 일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사유하게 될 것이다.

김겨울(작가, 《책의 말들》 저자)
깊은 슬픔에 빠져 있을 때 간절한 것은 더 이상 요동치지 않는 삶이다. 그러나 그런 삶은 허락되지 않기에 우리는 계속해서 상실과 비탄을 견뎌나가야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숙명을 기하학의 눈으로 바라볼 때 새로운 세계가 열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 어쩌면 기하학처럼 변함없이, 아름답게, 다른 차원의 눈으로 우리의 감정을 바라볼 수 있다면 끊임없는 슬픔에도 조금은 다른 빛을 비출 수 있지 않을까.

허준이(프린스턴대학교 교수, 2022년 필즈상 수상)
젊은 날을 온전히 살아내고 일흔에 다다른 어느 수학자의 내면을 오롯이 살펴볼 수 있는 축복. 그가 바라본 삶과 사랑과 비탄의 기하가 아름답습니다. 상실을 경험한, 상실을 경험할 우리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목차

프롤로그

1 기하학
2 비탄
3 아름다움
4 이야기
5 프랙털
6 너머

부록: 간단한 수학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석
찾아보기

프롤로그

1 기하학
2 비탄
3 아름다움
4 이야기
5 프랙털
6 너머

부록: 간단한 수학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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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내 삶이 다른 이들의 삶과 크게 달랐을까? 성격과 관심사가 딱 들어맞아서, 부러울 만치 후회나 재고할 일 없이 흡족한 삶을 사는 이들도 있긴 하다. 그러나 대다수는 자신이 가지 않은 길을 계속 떠올리곤 한다. 몇몇 선택은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우리를 이끌곤 한다. 지금 경로를 바꾸어도, 이후의 삶은 여러 해 전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 펼쳐질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렇듯이 우리가 닿지 못한 곳들이 있었을 수 있으며, 우리는 이 상실을 비통해한다.
_프롤로그, 15쪽

사실 우리의 주된 논지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세계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랐을 수 있을까? 다를까? 세계는 단 하나만 있을까, 아니면 많을 수 있을까? 우리가 세계를 한 가지 방식으로 본다면, 다른 모든 방식으로 보는 관점은 영구히 차단될까? (…) 수학에서 우리가 탐사하는 세계는 우리 마음속에 있다. 그래도 수학에서 우리가 한 세계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다른 세계들과 차단될 때, 다른 세계들의 이 잠재적 상실은 수학에서 비탄의 한 원천이다. 사람이나 동물을 잃는 것에 맞먹는 규모의 상실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풍기는 정서는 똑같다고 본다. 좀 어이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대체 뭘 잃었다는 거야? 원하기만 하면 다른 방향으로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지 않나? 어떤 의미에서는 그럴 수 있지만, 일단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보면, 보지 않은 것으로 되돌릴 수 없다.
_1 기하학, 44∼46쪽

비탄에서의 ‘회복’은 상실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감을 시사하는데, 불가능한 일이다. 죽은 사람은 계속 죽은 채로 있다. ‘재조정’은 그 부재를 포함하도록 우리 세계 모형을 조정하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는 떠난 사람과 관련된 모형의 모든 측면을 수정한다. 삶은 계속될 수 있지만, 전과 같지 않을 것이며, 같을 수도 없다. 나는 비스킷을 볼 때마다 특별한 날 아침을 위해 비스킷을 굽던 엄마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비스킷 냄새로 가득한 따뜻한 주방. 엄마가 돌아가신 뒤 약 1년 동안 잼을 고르고, 식탁을 준비할 때마다 그 기억이 떠올라서 가슴이 아팠다. 지금은 같은 기억이 슬픔과 함께 애틋함도 불러일으킨다. 내가 메리 애로우드의 아들이었다는 것이 대단한 행운이었음을 새삼스럽게 더 깊이 자각하게 해준다. 내게 비스킷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마들렌이다. 이는 회복이 아니다. 재조정이다.
_2 비탄, 98∼99쪽

누구나 마음속으로 상실과 비탄을 견딘다. 우리는 비탄에 젖은 사람이 뭐라고 하는지 듣고, 그들의 세계에서 겪는 고통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할 것이다. 그들에게 말을 걸고, 위로의 말을 건네지는 말라. 매일 도울 수 있는 입장이라면, 위로를 건네도 좋다. 친구들이 유족에게 음식을 갖다주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말을 들어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다.
_2 비탄, 111∼112쪽

아름다움의 초월성은 비탄과 아름다움, 그리고 아름다움과 기하학 사이의 관계를 보고자 할 때 필요한 마지막 조각이다. 우리가 비탄과 아름다움을 경험할 때에는 주변 환경의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지닌 엄청난 정서적 무게를 지각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게다가 비탄과 아름다움의 경험 모두 초월성을 수반한다. 아름다움을 본다는 것은 더 깊은 무언가를 언뜻 본다는 것이다. 비탄에 젖는다는 것은 여러 해 동안, 아니 아마도 결코 떨쳐내지 못할 결과를 낳을 상실을 언뜻 본다는 것이다.
_3 아름다움, 130쪽

내가 아름다운 것을 볼 때 처음으로 느끼는 아름답다라는 깨달음에는 비탄의 분위기가 배어 있다. 그렇게 강한 느낌을 다시는 받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예쁜 것을 볼 때에는 아름다움을 처음 언뜻 볼 때 수반되는 헉 하는 것 같은 최초의 숨 막히는 느낌이 전혀 없다. 똑같은 예쁜 것을 그 뒤에 다시 보아도 동일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만, 비탄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첫 인상이 재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하학의 비탄 중 일부는 여기에서 나온다. 아름다운 기하학 건축물을 처음 보았을 때 우리의 생각들이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재배치된다는 점이다. 두 번째 보았을 때에는 첫 번째 본 느낌을 받을 수 없다.
_3 아름다움, 13

내 삶이 다른 이들의 삶과 크게 달랐을까? 성격과 관심사가 딱 들어맞아서, 부러울 만치 후회나 재고할 일 없이 흡족한 삶을 사는 이들도 있긴 하다. 그러나 대다수는 자신이 가지 않은 길을 계속 떠올리곤 한다. 몇몇 선택은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우리를 이끌곤 한다. 지금 경로를 바꾸어도, 이후의 삶은 여러 해 전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 펼쳐질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렇듯이 우리가 닿지 못한 곳들이 있었을 수 있으며, 우리는 이 상실을 비통해한다.
_프롤로그, 15쪽

사실 우리의 주된 논지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세계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랐을 수 있을까? 다를까? 세계는 단 하나만 있을까, 아니면 많을 수 있을까? 우리가 세계를 한 가지 방식으로 본다면, 다른 모든 방식으로 보는 관점은 영구히 차단될까? (…) 수학에서 우리가 탐사하는 세계는 우리 마음속에 있다. 그래도 수학에서 우리가 한 세계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다른 세계들과 차단될 때, 다른 세계들의 이 잠재적 상실은 수학에서 비탄의 한 원천이다. 사람이나 동물을 잃는 것에 맞먹는 규모의 상실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풍기는 정서는 똑같다고 본다. 좀 어이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대체 뭘 잃었다는 거야? 원하기만 하면 다른 방향으로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지 않나? 어떤 의미에서는 그럴 수 있지만, 일단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보면, 보지 않은 것으로 되돌릴 수 없다.
_1 기하학, 44∼46쪽

비탄에서의 ‘회복’은 상실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감을 시사하는데, 불가능한 일이다. 죽은 사람은 계속 죽은 채로 있다. ‘재조정’은 그 부재를 포함하도록 우리 세계 모형을 조정하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는 떠난 사람과 관련된 모형의 모든 측면을 수정한다. 삶은 계속될 수 있지만, 전과 같지 않을 것이며, 같을 수도 없다. 나는 비스킷을 볼 때마다 특별한 날 아침을 위해 비스킷을 굽던 엄마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비스킷 냄새로 가득한 따뜻한 주방. 엄마가 돌아가신 뒤 약 1년 동안 잼을 고르고, 식탁을 준비할 때마다 그 기억이 떠올라서 가슴이 아팠다. 지금은 같은 기억이 슬픔과 함께 애틋함도 불러일으킨다. 내가 메리 애로우드의 아들이었다는 것이 대단한 행운이었음을 새삼스럽게 더 깊이 자각하게 해준다. 내게 비스킷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마들렌이다. 이는 회복이 아니다. 재조정이다.
_2 비탄, 98∼99쪽

누구나 마음속으로 상실과 비탄을 견딘다. 우리는 비탄에 젖은 사람이 뭐라고 하는지 듣고, 그들의 세계에서 겪는 고통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할 것이다. 그들에게 말을 걸고, 위로의 말을 건네지는 말라. 매일 도울 수 있는 입장이라면, 위로를 건네도 좋다. 친구들이 유족에게 음식을 갖다주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말을 들어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다.
_2 비탄, 111∼112쪽

아름다움의 초월성은 비탄과 아름다움, 그리고 아름다움과 기하학 사이의 관계를 보고자 할 때 필요한 마지막 조각이다. 우리가 비탄과 아름다움을 경험할 때에는 주변 환경의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지닌 엄청난 정서적 무게를 지각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게다가 비탄과 아름다움의 경험 모두 초월성을 수반한다. 아름다움을 본다는 것은 더 깊은 무언가를 언뜻 본다는 것이다. 비탄에 젖는다는 것은 여러 해 동안, 아니 아마도 결코 떨쳐내지 못할 결과를 낳을 상실을 언뜻 본다는 것이다.
_3 아름다움, 130쪽

내가 아름다운 것을 볼 때 처음으로 느끼는 아름답다라는 깨달음에는 비탄의 분위기가 배어 있다. 그렇게 강한 느낌을 다시는 받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예쁜 것을 볼 때에는 아름다움을 처음 언뜻 볼 때 수반되는 헉 하는 것 같은 최초의 숨 막히는 느낌이 전혀 없다. 똑같은 예쁜 것을 그 뒤에 다시 보아도 동일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만, 비탄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첫 인상이 재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하학의 비탄 중 일부는 여기에서 나온다. 아름다운 기하학5∼136쪽

우리가 이야기 공간에서 불연속적 길을 찾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탄은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의 한 표현이다. 이야기 공간 기하학이 함축한 의미를 보여주고자, 나는 엄마의 죽음을 사례로 들고자 한다. 나와 내 가족의 이야기 공간은 서로 만나지 않는 부분공간으로 나눠진다. 엄마가 있는 세계와 엄마가 없는 세계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우리 가족 모두의 길은 엄마가 있는 세계라는 부분공간에서 엄마가 없는 세계라는 부분공간으로 도약했다. 이제 이 작도에 관해 두 가지를 언급해야겠다.

· 엄마가 있는 세계에서 엄마가 없는 세계로의 도약은 돌이킬 수 없다. 삶의 어떤 궤도도 엄마가 없는 세계에서 엄마가 있는 세계로 도약하지 않는다.
· 모두의 이야기 공간에는 어지러울 만치 많은 불연속성이 들어 있다. 하지만 크나큰 감정적 무게를 지닌 사건들과 연관된 불연속성만이 우리 각자의 궤도의 중요한 부분이 된다.
_4 이야기, 157∼158쪽

내가 기하학을 이용한 것은 친숙해서다. 60년 넘게 내 머릿속에서 밟고 다닌 길이어서다. 그래서 모양들의 춤을 지각들의 유용한 조합을 찾아내도록 안내하는 내 접근법의 토대로 삼았다. 다른 경로들도 당신을 같은 목적지로 이끌 수 있다. 당신의 세계 심상이 더 청각적이거나 촉각적일 수도 있다. 당신의 하루가 노래들로 이어지는지? 그렇다면 음악이 이런 투영에 상응하는 것을 찾을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
_4 이야기, 174쪽

각 비탄은 많은 부분집합, 사실 많은 부분비탄으로 이루어진다. 누군가를 잃을 때, 그 사람이 하는 일들의 새로운 사례가 생길 가능성도 잃는다. 각 행동은 많은 조각, 부분행동으로 이루어지고, 우리는 그런 부분행동들의 새로운 사례들이 생길 가능성도 잃는다. 그런 식으로 계속 이어진다. 모든 부분비탄이 비슷하다면, 비탄은 자기 유사성을 띤다. 이런 자기 유사성의 인식은 비탄을 약화시킬 유용한 투영을 찾아내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_5 프랙털, 187쪽

내가 살면서 한 선택들─문제가 크든 작든 중간이든 간에 나는 언제나 안전하고 편안한 선택을 했다─의 자기 유사성은 비탄의 자기 유사성을 생성해왔다. 나는 내가 한 크고 작은 선택들을 후회한다. 작은 규모의 비탄은 이런 것들이다. 왜 유전학 강좌 대신에 천문학 강좌를 들었을까? 이를 대규모 비탄의 전조로 받아들였어야 했다. 질병의 치료제를 발견하거나 환자를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대신에 나는 칠판을 다이어그램과 방정식으로 덮었고, 기하학이 자연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를 설명하려고 시도했다. 당시에는 이 규모 확대에 함축된 의미를 인식하기는커녕 알아보지도 못했다.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상심의 한가운데에 있는 내 자신을 보면 이 고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을까? 그렇다, 조금은. 대체로 이 관점은 취하지 않은 경로들에 절망을 넘김으로써 얼마간 안도감을 제공해왔다. 내가 어떤 선택을 했던 간에, 아무튼 나는 여기까지 왔으며, 40년을 넘긴 교사로서의 삶을 포기하는 것보다 훨씬 더 상심하게 만들 직업들도 있다. 당신은 나보다 자신의 삶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나는 모르지만,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_5 프랙털, 201∼202쪽

죽음은 돌이킬 수 없이 사라진 이들을 더 이상 경험하지 못하게 문을 닫는다. 그러나 비탄은 추억들을 뒤섞고, 행동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볼 수 있게 할 문을 연다. 겨우 빼꼼 열릴 뿐일 수도 있지만. 세상을 떠난 사람이 우리가 어떻게 하기를 원했을지 생각해보자. 친숙한 사례들이 많이 있다. “유족은 꽃 대신에 …에 기부하기를 바란다고 한다.” 좋은 사례이자 탄복할 사례다. 떠난 이를 추모하는 대의는 추억을 증진시킨다. 영향을 여전히 느끼게 한다. 그리고 소수에게는 비탄이 사원의 문들을 활짝 열어젖혀 뒤로 한 걸음 물러서서 놀라운 선행을 할 길을 제공한다. 비탄이 진화적 토대를 지닐까? 사회의 진화라는 수준으로 올라가보자. 비탄은 여러 사람을 도울 수 있는 행동을 촉발할 수 있다. 고통에 대한 최선의 해답은 이것일 수도 있다. 비탄은 우리에게 대담한 걸음을 뗄 힘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_6 너머, 209쪽
건축물을 처음 보았을 때 우리의 생각들이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재배치된다는 점이다. 두 번째 보았을 때에는 첫 번째 본 느낌을 받을 수 없다.
_3 아름다움, 135∼136쪽

우리가 이야기 공간에서 불연속적 길을 찾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탄은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의 한 표현이다. 이야기 공간 기하학이 함축한 의미를 보여주고자, 나는 엄마의 죽음을 사례로 들고자 한다. 나와 내 가족의 이야기 공간은 서로 만나지 않는 부분공간으로 나눠진다. 엄마가 있는 세계와 엄마가 없는 세계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우리 가족 모두의 길은 엄마가 있는 세계라는 부분공간에서 엄마가 없는 세계라는 부분공간으로 도약했다. 이제 이 작도에 관해 두 가지를 언급해야겠다.

· 엄마가 있는 세계에서 엄마가 없는 세계로의 도약은 돌이킬 수 없다. 삶의 어떤 궤도도 엄마가 없는 세계에서 엄마가 있는 세계로 도약하지 않는다.
· 모두의 이야기 공간에는 어지러울 만치 많은 불연속성이 들어 있다. 하지만 크나큰 감정적 무게를 지닌 사건들과 연관된 불연속성만이 우리 각자의 궤도의 중요한 부분이 된다.

_4 이야기, 157∼158쪽

내가 기하학을 이용한 것은 친숙해서다. 60년 넘게 내 머릿속에서 밟고 다닌 길이어서다. 그래서 모양들의 춤을 지각들의 유용한 조합을 찾아내도록 안내하는 내 접근법의 토대로 삼았다. 다른 경로들도 당신을 같은 목적지로 이끌 수 있다. 당신의 세계 심상이 더 청각적이거나 촉각적일 수도 있다. 당신의 하루가 노래들로 이어지는지? 그렇다면 음악이 이런 투영에 상응하는 것을 찾을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
_4 이야기, 174쪽

각 비탄은 많은 부분집합, 사실 많은 부분비탄으로 이루어진다. 누군가를 잃을 때, 그 사람이 하는 일들의 새로운 사례가 생길 가능성도 잃는다. 각 행동은 많은 조각, 부분행동으로 이루어지고, 우리는 그런 부분행동들의 새로운 사례들이 생길 가능성도 잃는다. 그런 식으로 계속 이어진다. 모든 부분비탄이 비슷하다면, 비탄은 자기 유사성을 띤다. 이런 자기 유사성의 인식은 비탄을 약화시킬 유용한 투영을 찾아내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_5 프랙털, 187쪽

내가 살면서 한 선택들─문제가 크든 작든 중간이든 간에 나는 언제나 안전하고 편안한 선택을 했다─의 자기 유사성은 비탄의 자기 유사성을 생성해왔다. 나는 내가 한 크고 작은 선택들을 후회한다. 작은 규모의 비탄은 이런 것들이다. 왜 유전학 강좌 대신에 천문학 강좌를 들었을까? 이를 대규모 비탄의 전조로 받아들였어야 했다. 질병의 치료제를 발견하거나 환자를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대신에 나는 칠판을 다이어그램과 방정식으로 덮었고, 기하학이 자연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를 설명하려고 시도했다. 당시에는 이 규모 확대에 함축된 의미를 인식하기는커녕 알아보지도 못했다.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상심의 한가운데에 있는 내 자신을 보면 이 고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을까? 그렇다, 조금은. 대체로 이 관점은 취하지 않은 경로들에 절망을 넘김으로써 얼마간 안도감을 제공해왔다. 내가 어떤 선택을 했던 간에, 아무튼 나는 여기까지 왔으며, 40년을 넘긴 교사로서의 삶을 포기하는 것보다 훨씬 더 상심하게 만들 직업들도 있다. 당신은 나보다 자신의 삶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나는 모르지만,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_5 프랙털, 201∼202쪽

죽음은 돌이킬 수 없이 사라진 이들을 더 이상 경험하지 못하게 문을 닫는다. 그러나 비탄은 추억들을 뒤섞고, 행동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볼 수 있게 할 문을 연다. 겨우 빼꼼 열릴 뿐일 수도 있지만. 세상을 떠난 사람이 우리가 어떻게 하기를 원했을지 생각해보자. 친숙한 사례들이 많이 있다. “유족은 꽃 대신에 …에 기부하기를 바란다고 한다.” 좋은 사례이자 탄복할 사례다. 떠난 이를 추모하는 대의는 추억을 증진시킨다. 영향을 여전히 느끼게 한다. 그리고 소수에게는 비탄이 사원의 문들을 활짝 열어
젖혀 뒤로 한 걸음 물러서서 놀라운 선행을 할 길을 제공한다. 비탄이 진화적 토대를 지닐까? 사회의 진화라는 수준으로 올라가보자. 비탄은 여러 사람을 도울 수 있는 행동을 촉발할 수 있다. 고통에 대한 최선의 해답은 이것일 수도 있다. 비탄은 우리에게 대담한 걸음을 뗄 힘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_6 너머, 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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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마이클 프레임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1951년 웨스트버지니아주 세인트앨번스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연구실 조건이 “개구리를 죽이는 것과 관련된 생물물리학”이었기 때문에 물리학 전공을 포기한 프레임은, 유니언칼리지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1978년 툴레인대학교에서 수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랙털기하학의 창시자로 알려진 브누아 망델브로Benoit Mandelbrot의 초청으로 예일대학교에 온 이후 망델브로의 커리큘럼 개발을 도우며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쳤다. 드베인메달DeVane medal, 맥크레디상McCredie Prize, 딜런힉슨상Dylan Hixon Prize 등을 수상한 훌륭한 교사이자 뛰어난 수학자인 그는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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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음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과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되었으며, 현재 과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을 위한 과학 소설 『타임머신과 과학 좀 하는 로봇』과 추리 소설 『바스커빌가의 개와 추리 좀 하는 친구들』, 지구 환경과 생태 문제를 다룬 『위기의 지구 돔을 구하라』, 과학 교양서 『생명의 비밀을 밝힌 기록, 이중 나선』 등을 썼습니다. 옮긴 책으로 ≪생명≫, ≪리처드 도킨스≫, ≪DNA, 더블댄스에 빠지다≫, ≪자연의 빈자리≫, ≪핀치의 부리≫, ≪복제양 돌리≫, ≪인간본성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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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되었으며, 현재 과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을 위한 과학 소설 『타임머신과 과학 좀 하는 로봇』과 추리 소설 『바스커빌가의 개와 추리 좀 하는 친구들』, 지구 환경과 생태 문제를 다룬 『위기의 지구 돔을 구하라』, 과학 교양서 『생명의 비밀을 밝힌 기록, 이중 나선』 등을 썼습니다. 옮긴 책으로 ≪생명≫, ≪리처드 도킨스≫, ≪DNA, 더블댄스에 빠지다≫, ≪자연의 빈자리≫, ≪핀치의 부리≫, ≪복제양 돌리≫, ≪인간본성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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