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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의 미친 여자 [양장]

원제 : The Madwoman in the At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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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독자들이 먼저 알아본, 여성 작가에 관한 문제적 고전!
‘감히’ 펜을 들었던 그 시절 여성 작가들의 이야기

여성 작가의 좌표를 내리그은 최초의 이정표, 페미니즘 비평의 시대를 연 최초의 책, 문학 읽기의 새로운 길을 연 현대의 고전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미국 출간 43년 만에, 한국어판 출간 13년 만에 재출간된다. 문학의 역사를 여성 작가라는 키워드로 재구성한 이 책은 발표 당시 문학 연구 및 비평의 새로운 출발점을 세웠다는 찬사를 받으며 보통의 독자는 물론 문단과 학계에 파란을 일으킨 하나의 사건이었다. 미국의 영문학자 일레인 쇼월터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가 처음 출간되었을 때를 이렇게 기억한다. “놀라운 순간이었다. 문학과 여성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일제히 흥분해서 환호를 보냈다.”

이 책에서 두 저자는 19세기 여성 작가들의 ‘미친’ 분신을 하나씩 등장시켜, 작가들 각각의 차가운 불안, 뜨거운 분노, 애타는 열망을 읽어낸다. 이 여성 작가들은 각자의 공간에서 흩어져 작업했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끈끈한 공통점을 갖고 있었고, 오로지 자신에게만 집중해 이야기를 써나갔지만 서로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 책은 그 연결 고리를 밝혀나간다. 이 책에서 중요한 또 하나는 바로 시대에 대한 것이다. 저자들은 왜 19세기를 파고들게 되었을까? 19세기는 제인 오스틴, 메리 셸리, 에밀리 브론테, 샬럿 브론테, 조지 엘리엇, 에밀리 디킨슨 등 거인 같은 작가들이 대거 등장한 시기였으며, 여성이 작가가 된다는 것이 변칙적이거나 이례적이지 않은 최초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는 19세기 여성 작가들의 계보를 추적하며 작가와 작품에 ‘정통성’을 부여하고, 지금 여기의 담론을 위해 유의미한 지점을 끌어올린다. “40년 전에 우리가 정말 감금, 폐쇄, 거식증, 가스라이팅에 대해 이야기했단 말인가?”(리사 아피냐네시) 그렇다. 두 저자는 이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한편 이 책은 “펜은 음경의 은유일까?” “눈에서 꺼풀이 떨어지자 모든 것이 의미를 가지고 반짝였다” 등 내리치는 각성의 문장으로 단편적으로 알려져 있던 페미니즘 문학 비평의 강렬한 신호를 새로운 번역으로 만날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2009년 한국어판으로 처음 선을 보인 이 책은 오랫동안 절판 상태에 있어 많은 독자들이 새로운 출간을 기다려왔다. 또한 이번 완역본은 기존의 번역본을 대폭 수정해 다시금 한 문장 한 문장 검토함으로써 한국어판의 완성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보다 세심하게 다듬어진 한국어로 완성된 이 책은 묻혀 있던 여성 작가들과 문학작품들을 불러내 눈부신 문학의 향연을 맘껏 맛볼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며, 나아가 오늘날 우리가 거주하는 ‘여성과 문학의 집’을 밝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

“그 시절, 위대한 재능을 타고난 여자라면
누구라도 틀림없이 미치고 말았을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

제인 오스틴, 메리 셸리, 샬럿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에밀리 디킨슨…
동시대에 줄지어 등장한 거인 같은 작가들,
이들의 삶과 문학을 집대성한 ‘비밀의 정원’

1979년 전미도서비평가 협회상 최종 후보 (파이널 리스트)
1980년 퓰리처상 최종 후보 (파이널 리스트)
1986년 〈미즈〉 선전 올해의 여성
2013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 평생공로상

“여성 작가에 관한 한, 여전히 최고의 책”
제인 오스틴에서 에밀리 디킨슨까지, 존 밀턴에서 월트 휘트먼까지
‘다락방의 미친 여자’라는 키워드로 재구성한 영미-여성-문학사

1979년 이 책이 출간된 뒤 40여 년 동안 문학장에는 몇 번의 대지진이 일어난다. 포스트구조주의, 신역사주의, 퀴어 이론, 포스트식민주의 등 다양한 문학 이론들이 교차하고 분기하는 과정에서, 이 책은 맥락에 따라 높이 추앙받기도 하고 가차 없이 비판을 받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이 책은 하나의 거대한 상징으로 자리매김했고, 영미문학 담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전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저자들은 많은 비판의 위험을 무릅쓰고 ‘여성문학 다시 읽기’라는, 여태껏 이루어지지 않다시피 했던 작업을 시도했다. 누구나 수긍 가능한 안전한 문학 이론과 작품 분석을 내세우는 것보다 중요했던 저자들의 문제의식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남성 중심의 문학사에서 여성 작가들은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 그리고 ‘여성 작가들의 작품에 거듭 나타나는 감금과 탈출 이미지, 미친 분신이 온순한 자아의 반사회적 대리인으로 기능했던 환상, 얼어붙은 풍경과 불길에 싸인 실내에 나타난 육체적 불편함에 대한 은유-이 모든 것의 근원, 불안을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물음은 기존의 문학사에 의존해 말을 짜나가는 것으로는 결코 해명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두 저자는 독자적인 관점을 들여온다.
그렇게 해서 사용하게 된 방법론이 바로 여성 작가들이 겪었던 불안과 불안의 대리인인 ‘다락방에 갇힌 미친 분신’을 중심으로 작품 읽어내기다. 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는, 제인 오스틴에서 메리 셸리, 브론테 자매, 조지 엘리엇, 에밀리 디킨슨에 이르기까지 시간적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여성 작가들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반복해서 나타난 감금과 탈출 이미지, 온순한 자아의 반사회적인 분신으로 기능하는 미친 여자, 거식증, 광장공포증, 폐소공포증(밀실 공포증) 같은 질병의 은유들을 탐색함으로써, 남성 문학과 구분되는 고유한 여성의 문학 전통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전통을 존 밀턴,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존 키츠, 월트 휘트먼 등의 남성 작가의 계보를 곁에 세운 채 추적해나간다.
여성 작가와 남성 작가를 비교해보는 것은 여성문학사가 독자적으로 다시 쓰여야 함을 보여주는 유용한 전략이다. 이를 테면 거의 동시대를 살았던 남성 시인 월트 휘트먼과 여성 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궤적 비교는 길버트와 구바에게 19세기 후반 남녀 시인의 차이를 뽑아낼 수 있는 풍요로운 영역이었다. 자신을 거대하고 군중을 품는 존재로 규정하고 자신을 칭송하며 노래했던 휘트먼과 대조적으로, 에밀리 디킨슨은 자아 망각의 과정을 밟아나갔다. 디킨슨은 점점 더 작은 공간으로 물러나고, 음식도 거의 먹지 않았으며, 방 하나에 자신을 가둔 채 바깥세상을 점점 더 멀리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무도 아니다’라고 읊조렸다.
디킨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여성문학 전통은 가부장적 사회 속 여성 작가들이 삶에서나 예술에서나 감금되고 구속받고 있다는 작가들 스스로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여성 작가들의 문학은 그런 사회적 문학적 구속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그들의 공통적인 투쟁의 산물이다. 작가들은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지만, 그들의 작품들은 전부 규범적 여성성이라는 빅토리아 시대의 이데올로기와 그들의 실질적인 욕망 사이의 모순과 투쟁하고 자기 나름대로 힘껏 타협한 결과다.

책의 구성: 페미니즘 시학이라는 이론적 선언을 필두로
자신을 가두고 분열시켰던 여성 작가들의 삶과 작품을 추적하다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서구 문화에서 아버지 신이 유일의 창조자이듯문학의 창조자, 즉 펜의 소유자는 본질적으로 남성이라는 문학에서의 부권 이데올로기를 폭로한다. 나아가 이러한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여성을 ‘천사’와 ‘괴물’이라는 극단적인 이미지 안에 가두게 되었는지, 그리하여 이러한 이미지가 여성의 현실적인 삶뿐만 아니라, 특히 여성이 펜을 시도하는 것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탐색한다.
2부부터 6부까지는 여러 방해에도 불구하고, 제인 오스틴에서 메리 셸리, 에밀리 브론테, 샬롯 브론테, 조지 엘리엇, 디킨슨 등의 위대한 여성 작가들이 어떻게 가부장적인 인습과 이미지를 과격하게 비판하고 수정하며 다른 세계를 열망했는지를 각각의 작품을 통해 면밀하게 추적하여 분석한다. 이 작가들의 작품에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것은 자아 분열적 이중성이었다. 이 이중성은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딜레마에서 온다. 자유로운 주체이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대상으로서 자신의 지위에 순종해야 하는 딜레마. 이에 따라 많은 여성 작가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숨기면서 드러내야 했다.
예컨대 제인 오스틴은 특유의 풍자와 패러디를 이용해 자기주장과 반항의 즐거움을 폭로하면서도 동시에 온순과 자제를 주장하는 이중적 인식을 보여준다. 샬럿 브론테 역시 미친 괴물 같은 여자(버사 메이슨 로체스터)를 포기하지 못하면서도 가부장적 사회에서 용납되는 온순한 자아(제인 에어)의 분신으로만 기능하게 만들어 내세운다. 메리 셸리는 빅토르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괴물의 시점을 이동해 보여주면서 ‘여성의 타락과 남성을 타락시킨 존재로서의 여성’이라는 밀턴적 관념의 비밀을 열어 보인다.
여성 작가들의 작품 속에 흐르고 있는 불온함을 감지하기 위해서는 ‘순종하는 겉 이야기’ 아래에 들끓고 있는 욕구들을 읽어내야 한다. 그런 만큼 이 책은 여성이 쓴 텍스트의 지워진 양피지에서 하위 텍스트를 해독하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이런 독해를 통해 두 저자는 여성문학의 전통이 남성 지배적인 주류 문학사와는 매우 다르게 형성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다름을 추동하는 커다란 특징은 여성문학 전통을 형성하는 여성 공동체는 정치적 국가적 경계를 가로지른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공동체적 연결을 상상함으로써 다른 세계를 창조하고자 하는 비전의 정치학을 보여주었다.

문학의 미학과 정치성, 정통성을 부여해 재배치하다
“사포부터 나 자신까지, 여자들의 운명을 생각해보라”

이 책이 열어낸 ‘페미니즘 비평’은 묻혀 있었던 많은 여성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에 대한 연구를 이끌어냈다. 한편 이 책은 페미니즘 비평의 기원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저자들은 이론적으로 세련되거나 정교한 솔질보다 ‘최초’ ‘발견’ ‘발굴’ ‘연결’ ‘배치’에 공을 들였다. 말하자면 섬처럼 따로따로 읽혔던 문학들을 하나의 지도 속에서 재배치해낸 것이다. 바로 이런 노력 덕분에 이 책은 저자 자신들의 문학적 정치적 열망을 학계는 물론 보통의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으며 모두의 열렬한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점은 남성 중심적 사회와 문화의 변화라는 페미니즘 원래의 정치성으로서, 페미니즘 비평이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의 통합적 시도는 학문의 영역에서나 일상의 삶에서나 놀랄 만한 속도의 변화와 분열을 겪고 있는 격변의 시대에 페미니즘 비평 앞에 놓여 있는 도전이기도 하다. 현대 이론들이 제공해준 학문적인 정교함과 이론적인 이해를 잃지 않으면서도 에이드리언 리치가 말했던 ‘공통 언어를 향한 꿈’을 일반 대중과 소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곧 전문/학술적인 것을 정치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 둘 다와 통합시키는 것일 것이다. 따라서 페미니즘 비평의 정치성, 펜을 든 여성의 계보, 여성의 보통의 삶에 대한 추적이라는 면에서 이 책이 보여준 미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추천사 이어서]
“필독서.”
캐럴린 하일브런(작가)

“당신의 젠더가 무엇이든, 친애하는 독자여, 나는 이 책을 그대들에게 추천하노라.”
리사 아피냐네시(작가, 맨부커상 심사위원장)

“페미니스트 비평의 정치성이라는 면에서 이 책이 보여 준 미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박오복 (문학박사, 옮긴이)

추천사

정희진(문학박사, 『페미니즘의 도전』 저자)
‘19세기 여성 작가’는 일종의 렌즈다. 이 렌즈를 통해서만, 우리는 근대는 물론 인류 문명사 전체에 다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플라톤이나 공자보다 먼저 읽어야 할 진정한 고전이다. 다락방에 갇힌 미친 여자들-‘우리들’-은 당대 지식의 척후병인 탈식민주의 이론과 보살핌 윤리를 낳았다. 이 책은 그 과정을 분석한다. 더불어 이 책은 철학, 역사, 문학, 사회, 심리학, 자연과학 등 모든 지식의 논쟁 구도를 이동시킨 융합과 횡단의 정치의 모델이다. 특히 공간 개념의 변화에 주목하라. 다락방, 여성의 몸의 공간화, 제 3세계의 대상화…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역사적 시간의 공간화를 동력으로 작동하는 기후 위기와 실업을 이해할 수 없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젠더가 역사를 작동시키는 주된 원리임을 보여준다. 필독서란 이런 것이다.

김민정(시인)
“얼마나 많은 여성의 역사가 사라지거나 오해받아왔는지” 너무 당연한 얘기겠지만 읊조려보니 오늘 이 책을 마주하고 있음이 참으로 기적 같다. 이 기이한 책을 비탄(悲歎)으로 읽던 어제가 있었다면 이 기발한 책을 비탄(飛彈)으로 읽는 것이 오늘이겠다. 텍스트 사이사이 날아가고 날아드는 화딱지의 탄알들. 그러나 슬퍼하고 탄식할 시간이 없다. 텍스트 사이사이 여전히 정신의 ‘딸깍’ 소리가 보채듯 울리지만 우리는 이제 그 알람을 수시로 껐다 잠시 잠깐 켤 수도 있는 능동의 감각을 장착하게 된 것도 사실이니까. 이는 텍스트를 이해하려는 의무에서 비롯했다기보다 텍스트와 대화하려는 재미에서 생겨난 파장의 결과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 맞다, 대화다. 대화는 돌봄이고 대화는 살핌이다. 이 책이 페미니즘에 대한 모든 해설서의 고전 중 왜 탁월한 고전이냐 묻는다면 읽는 내내 나를 외롭지 않게 하였는데 어쩔 것이냐, 반문하고 싶을 정도다. 역시나 내게 고전이란 텍스트와 내가 실 전화로 나누는 미친 대화구나! 확실히 길버트와 구바가 그렇게 하게 했다. 오늘 나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다. 내 발로 걸어 올라간 다락방에서 나는 이 책을 읽느라 미쳐 있는 여자다. 미친 것이 죄인가. 미침은 다름이고 미침은 열정이다. 기억하자.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지 아니하다!

뉴욕 타임스
“여성 작가에 관한 한, 여전히 최고의 책.”

NPR
“아무도 완전히 정의하지도 정리하지도 못한 여성 문학의 계보를 집대성한 책.”

워싱턴 포스트
“위대한 책. 이 책을 읽고 나면 다시는 예전처럼 생각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하퍼스
“우아하고 힘이 넘치는 문학 읽기의 향연. 책을 펼친 뒤 이내 흥분 상태에 빠져들었고 책을 덮었을 땐 세상을 읽는 눈이 달라져 있었다.”

요크셔 타임스
“논쟁적이고 논쟁적이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는 영미 문학사에서 최고의 반열에 오른 여성 작가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것을 요청한다. 그 결과 우리는 이전과 같은 시선으로 이 여성 작가들을 바라볼 수 없게 됐다.”

크로니클 오브 하이어 에듀케이션
“여성의 문학 전통에 대한 최고의 논의.”

조이스 캐럴 오츠(작가)
“마스터피스.”

목차

보급판 서문 리사 아피냐네시
초판 서문 수전 & 샌드라
제2판 서문 수전 & 샌드라

1부 페미니즘 시학을 향하여
1장 여왕의 거울: 여성의 창조성, 남성의 눈으로 본 여성 이미지, 문학에서의 부권 은유 2장 감염된 문장: 여성 작가와 작가가 된다는 것에 대한 불안
3장 동굴의 비유

2부 소설의 집 안에서: 제인 오스틴, 가능성의 거주자들
4장 산문 속에서 입 다물기: 오스틴의 초기 작품에 나타난 젠더와 장르
5장 제인 오스틴의 겉 이야기(와 비밀 요원들)

3부 우리는 어떻게 타락했는가?: 밀턴의 딸들
6장 밀턴의 악령: 가부장적 시와 여성 독자들
7장 공포의 쌍둥이: 메리 셸리의 괴물 이브
8장 반대로 보기: 에밀리 브론테의 지옥의 바이블

4부 샬럿 브론테의 유령 같은 자아
9장 비밀스러운 마음의 상처: 『교수』의 학생
10장 자아와 영혼의 대화: 평범한 제인의 여정
11장 굶주림의 기원, 『셜리』를 따라
12장 루시 스노의 파묻힌 삶

5부 조지 엘리엇의 소설에 나타난 감금과 의식
13장 상실감이 빚은 예민함: 조지 엘리엇의 숨겨진 비전
14장 파괴의 천사 조지 엘리엇

6부 고통의 힘: 19세기 여성의 시
15장 체념의 미학
16장 흰옷을 입은 여자: 에밀리 디킨슨의 진주 실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길버트와 구바는 이 많은 작품들이 어떻게 작가들의 내적인 (가끔은 무의식적인) 투쟁을 증언하는지 추적한다. 작가들은 순종적인 아내, 어머니, 집 안의 천사, 심지어 착한 독신 이모라는 인습적 역할의 감수를 요구받았지만, 이 요구가 더 많은 (방랑하고 배우고 쓰고 자유롭게 사랑하며 현재 상황에 도전하는) 자유를 향한 욕망과 나란히 함께하기는 어려웠다. 우리 모두가 그럴 수밖에 없듯이, 이 작가들은 자연의 시간이라는 신화에 갇힌 채 자아분열을 일으켜 때때로 광기를 경험하거나 미친 여자를 만들어냈다. 참으로 깊은, 체념과 분노 사이를 왔다 갔다 할 만큼 깊고 깊은, 제어할 수 없는 갈등은 걸핏하면 자아 통제를 무너뜨렸다. 상상력과 분투가 그들 작품의 캔버스 위를 날아다녔다. 문과 탈출구로 나갈 수 있는 열쇠가 전부 잔인한 남편이나 아버지에게만 있는 거대한 집에 갇힌, 비틀거리는 고딕 여자 주인공이 등장했다. 한때는 매혹적이었지만 미쳐버린 나머지 『제인 에어』의 다락방에 갇혀 있다가 저택 전부를 불태워버리고 난봉꾼이자 남편이었던 자를 눈멀게 만들고 거세시킨, 짐승 같은 버사 메이슨처럼 말이다.
(13쪽, 개정판 서문)

이 책의 출발점은 1974년 가을 학기 인디애나대학에서 우리가 함께 가르친 여성문학 수업이었다. 제인 오스틴과 샬럿 브론테부터 에밀리 디킨슨, 버지니아 울프, 실비아 플라스에 이르는 여성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우리는 작품들이 지리적 역사적 심리적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주제와 이미지가 일관적이라는 데 놀랐다. 실제로 극단적으로 다른 장르에 속하는 여성문학을 연구할 때도 여성문학의 고유한 전통이라 할 법한 것을 발견했는데, 이미 많은 여성 독자들과 작가들이 그 전통을 연구하고 그 가치를 인정했지만 아직 누구도 그 전체상을 규명하진 못했다. 감금과 탈출 이미지, 미친 분신이 온순한 자아의 반사회적 대리인으로 기능했던 환상, 얼어붙은 풍경과 불길에 싸인 실내에 나타난 육체적 불편함에 대한 은유-이런 유형들은 대물림되며 거식증, 광장공포증, 폐소공포증 같은 질병의 강박적 묘사와 함께 거듭 나타났다. / 이 전통의 근원임에 틀림없는 저 불안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19세기 여성문학을 정밀하게 연구했다. 19세기는 여성이 작가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 더 이상 이례적이지 않은 최초의 시기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19세기 여성문학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두 가지가 내내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19세기 여성 작가들이 처한 사회적 위치이고, 또 하나는 그들 자신의 독서 행위다. 우리가 연구한 예술가들은 삶과 예술 둘 다 실제로도 비유적으로도 감금되어 있었다. 압도적인 남성 지배 사회구조에 갇힌 여성 문인들은 거트루드 스타인이 ‘가부장적 시학’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던 문학 구조물에도 분명히 갇혀 있었다. 19세기 여성 작가는 남자들이 짓고 소유한 조상의 저택(또는 오두막)에 거주해야 했을 뿐 아니라, 남성 작가들이 고안해낸 소설의 집과 예술의 궁전에도 갇혀 제한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는 자아ㆍ예술ㆍ사회를 전략적으로 재정의함으로써 사회적 문학적 구속에서 벗어나고자 한 여성의 공통적인 투쟁 욕구를 들어 보이며, 여성문학에서 발견한 놀라운 일관성을 설명하기로 했다.
(19~20쪽, 초판 서문)

펜은 음경의 은유일까? 제러드 맨리 홉킨스는 그렇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1886년 친구 R. W. 딕슨에게 보낸 편지에서 홉킨스는 자기 시론의 중요한 특징을 고백했다. 예술가가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질은 대가다운 기술이다. 이 기술은 남자에게 타고난 재능이랄 수 있어서 이 특징이 특히 남자와 여자를 구분해준다. 운문으로든 다른 어떤 형식으로든 종이 위에 생각을 낳는 것은 남자다.’ 이에 덧붙여 홉킨스는 ‘좀 더 깊이 들어가자면 내가 말하는 ‘대가다움’이란 놀랍게도 정신이 아니라 대가의 자질을 지닌 삶의 성숙기다. 창조적 재능은 남성의 자질이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남성의 섹슈얼리티는 비유적으로는 물론이요, 실제로도 문학적 힘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시인의 펜은 어떤 의미에서 (비유적 의미 이상으로) 음경이다. / 괴짜에다 유명하진 않았지만, 홉킨스는 빅토리아 시대의 대표적인 남성으로서 핵심 개념을 말하고 있다. 물론 신이 세상을 만든 아버지이듯 작가는 자기 텍스트의 ‘아버지’라는 가부장적 사고는 서구 문학 세계 전반에 퍼져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74쪽, 1장 여왕의 거울)

우리는 오로라 리나 메리 엘리자베스 콜리지 같은 여성 작가들이 남성 텍스트의 감옥에서 여성의 펜으로 탈출하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그 출발점에서 자신을 ‘천사-여자’와 ‘괴물-여자’로 번갈아가며 정의하는 모습을 목도할 것이다. 우리는 또 백설 공주나 사악한 여왕처럼, 이들의 초기 욕망이 양가적임을 보게 될 것이다. 이들은 가부장제의 유리 관 속에서 숨 막히게 꼭 끼는 코르셋으로 자기 자신을 옴짝달싹 못 하게 조이거나, 거울 밖으로 나와 불같은 죽음의 춤을 추어 스스로를 파괴하라고 유혹받는다. 그러나 천사와 괴물이라는 한 쌍의 이미지가 제시하는 걸림돌이 가로놓여 있었어도, 그리고 작가가 되고 싶은 열망과 불모성에 대한 공포로 고통을 받았어도, 여성 작가들은 작품을 산출했다. 18세기 말까지 여성들은 글만 쓴 것이 아니라 (이것이 이 책 전반에서 우리가 보게 될 가장 중요한 현상인데) 가부장적인 이미지와 인습을 근본적으로 수정한 허구의 세계를 품고 있었다. 그리하여 앤 핀치와 앤 엘리엇부터 에밀리 브론테와 에밀리 디킨슨에 이르는 자부심 강한 여성들이 남성 작가의 텍스트라는 유리 관에서 나와 여왕의 거울을 폭파했을 때, 오래전 침묵 속에 추었던 죽음의 춤은 승리의 춤, 언어를 향한 춤, 권위의 춤이 되었다.
(136~137쪽, 1장 여왕의 거울)

가부장제의 문장(판결)으로 병들고 감염되었지만, 자신 안에서 느껴지는 ‘시적 정열’의 절박성을 부인할 수 없는 여성 작가는 작가가 되는 것에 대한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개발했을까? 그녀는 어떻게 남성 텍스트의 거울을 벗어나 그녀 자신의 권위를 창조할 수 있는 전통 속으로 춤추며 들어갔을까? 창조성에 필수적인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지위를 박탈당한 채, 그들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권리와 기술과 교육을 다 거부당했지만 천사 같은 침묵 속으로 물러나지 않은 여성들은 처음에는 매우 제한된 선택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편으로 그들은 자아 부정의 ‘파슬리 화관’을 받아들여 더 ‘하찮은’ 장르(어린이용 책, 편지, 일기)를 쓰거나 독자를 ‘고작’ 여성으로 제한하여 조지 엘리엇이 말한 대로 ‘여성 소설가들이 쓰는 바보 같은 소설들’을 썼다.50 다른 한편으로 그들은 유사 남자, 남자 모방자가 되어 자기 정체성을 가장하고 스스로를 부정하여 불확실하고 잘못된 신념의 문학을 허다하게 생산해냈다. 그들을 지배하는 문제의 해결책이 그처럼 허약했다면 어떻게 여성문학의 위대한 전통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그러나 앞으로 밝히겠지만, 그런 위대한 전통은(특히 우리가 방금 설명했던 문제적인 전략을 우회해 생명력 있는 방식을 발견했던 19세기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포함한 전통은) 분명 존재한다.
(180~181쪽, 2장 감염된 문장)

오스틴은 소설이 신분을 박탈당한 장르임을 암시한다. 소설은 신분을 박탈당한 젠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캐서린은 소설을 열등한 문학으로 간주하는데, 소설이 이미 여성 작가와 빠르게 확산되는 여성 독자의 영역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소설이 캐서린을 잘못 교육하는 양상을 반복해서 보게 된다. 즉 소설은 부풀려지고 과장된 상투어로 말하도록 캐서린을 가르치고, 그녀가 생각하는 것보다 동기가 훨씬 복잡한 사람들에게 도저히 가능하지 않을 만큼 악하거나 선한 행동을 기대하게 만들며, 캐서린으로 하여금 동시대인의 세속적인 이기심을 판단할 수 없게 한다. 그러나 오스틴은 소설가들이 ‘상처받은 집단’이었음을 선언하고, ‘오만, 무지, 유행’ 같은 말로 부당하게 비난받아온 작가라는 종을 명백하게 옹호해나간다.
(272~273쪽, 4장 산문 속에서 입 다물기)

‘최초의 남성 우월주의자’인 밀턴이 여성들에게 전하는 명백한 이야기는 물론 여성의 부차성과 타자성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어떻게 그 타자성이 가차 없이 여성을 악마적인 분노, 죄, 타락으로 몰고 가는지, 신의 정원(여성에게는 시의 정원이기도 한 장소)에서 여성을 배제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따라서 여성에게 밀턴은 굉장히 중요하고 매우 특이한 방식으로, 해럴드 블룸이 (그는 여기서 울프의 말을 바꾸어 표현하는데) ‘위대한 억압자, 요람에 있는 강력한 상상력조차 목 졸라 죽이는 스핑크스’라고 불렀던 존재다. 블룸은 여성에게 훨씬 더 적절한 글귀에 “밀턴 이래 영시의 모토는 키츠의 진술, ‘그에게는 생명인 것이 나에게는 죽음’”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울프 자신이 부친의 사후 수년이 지나서 아버지에 대해 말할 때 이 글귀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만일 울프의 아버지인 레슬리 스티븐 경이 아흔 살까지 살았더라면, ‘그의 생명이 나의 삶을 전적으로 끝내버렸을 것이다. 어떻게 되었을까? 글 쓰는 일도 책도 없었을 것이다. 감히 상상도 못 했을 것’이라고 울프는 말한다. 남성의 상상력에서 밀턴이 차지하는 의미가 무엇이든, 여성의 상상력에서 밀턴은 금지하는 아버지(가부장 중의 가부장)와 하나가 된다.
(366~367쪽, 6장 밀턴의 악령)

어떤 의미에서 자신이 타락했다는 발견은 자신이 괴물이자 살인자이고, ‘결코 죽지 않는 벌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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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드라 길버트 [저]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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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어문학회Modern Language Association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캘리포니아 데이비스 대학의 영문과 명예교수이다. 페미니즘 비평뿐만 아니라, 시와 산문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시인으로서 산드라 길버트는 국제시포럼International Poetry Forum의 채리티 랜달상Charity Randall Award, 전미 도서상American Book Award, 존치아디상John Ciardi Award 등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는, Wrongful Death: A Medical Tragedy(1995), Death's Door: Modern Dying and the Ways We Grieve(2006) 등의 산문집, 그리고 비평집, Acts of Attention: The Po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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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구바 [저]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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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영문학자이자 작가다. 뉴욕 시립대학교, 미시간대학교를 거쳐 아이오와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3년 인디애나대학교에 영문학 교수로 임용된 뒤 2009년까지 재직하며 오랫동안 페미니즘 이론 및 문학을 연구했다. 2011년 미국철학학회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대표작으로 『미성년자 이용 금지』 『영어의 안팎』(공저) 등이 있다. 현재 인디애나대학교 명예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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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오복 [역]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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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에밀리 디킨슨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데이비스 캠퍼스에서 연구교수로 재직하며 샌드라 길버트에게 수학했고, 귀국 후 순천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 『참을 수 없는 몸의 무거움』 『19세기 영국 소설과 사회』 등을 옮겼으며, 「에밀리 디킨슨 시에 나타난 자아와 타자의 대립」 「탈식민주의 비평가의 윤리, 책임: 가야트리 스피박」 「에이드리언 리치의 위치의 정치학」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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