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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밥일지 : 청년공, 펜을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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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우 산문

  • 저 : 천현우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22년 08월 23일
  • 쪽수 : 288
  • ISBN : 9788954688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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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여기, 잇습니다--쇠도 글도 삶도!

할말을 잃어서 할말이 너무도 많은
지방×청년×용접 노동자 천현우의 뜨거운 출사표

지방, 청년, 그리고 용접 노동자. 여태껏 우리가 아는 척해왔거나 모르는 척해온 세계로부터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는 강렬한 작가가 도착했다. 정상 사회의 바깥, 차라리 무법지대에 가까운 인간소외의 장,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라 믿어지지 않는 노동의 현장에서 탄생한 작가 천현우. 그는 우리 사회의 사각에서, 사양하는 산업과 도시의 틈바구니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며 『주간경향』에 ‘쇳밥일지’와 ‘쇳밥이웃’을 연재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의 첫 책 『쇳밥일지』는 연재분에 전사를 더하고 이를 전면 개고하여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2022년 봄까지를 담아낸 『쇳밥일지』는 한 개인의 내밀한 역사가 시대와 세대의 상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아니 에르노를 떠오르게 하고, 노동자 계급에 관한 생생한 밀착 일지라는 점에서 조지 오웰의 르포르타주 『위건 부두로 가는 길』과 그 궤를 같이한다. 양승훈 교수의 추천사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지방 제조업 도시의 ‘너무한’ 사연을 담은 문화 기술지이자, 부당함과 우여곡절 속에서 ‘쇳밥’을 먹으며 성장한 청년 용접 노동자의 ‘일지’”이다. 세대론을 논할 때조차 소외되는 ‘4년제 대학 출신-수도권 거주자’가 아닌 한 용접공의 “생각보다는 힘들되 꾸역꾸역 생존은 가능한 나날”을, “고와 낙이 있었고, 땀과 눈물이 있었으며, 희망과 좌절이 공존했고, 꿈이 짓이겨졌다가 다시금 피어”(「프롤로그」에서)나는 그 시간을, 고스란히 담았다.

출판사 서평

불꽃 튀는 촉으로 써내려간 ‘너무한’ 나날의 기록
엄연하고도 어엿하게 존재하는 청년 노동자들의 비망록

작가는 가난이 싫어 얼른 취업하려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만, 이후 하청업체를 전전하며 최저 시급 언저리만 맴도는 악순환의 굴레에 갇혀버린다. 주야 교대 근무에 저당잡힌 피폐한 일상은 쉬이 변하지 않고, 각종 편법으로 점철된 근로 조건과 언제든 타인으로 대체 가능한 업무는 몸과 마음을 모두 갉아먹는다.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청춘’을 즐기고 있는 듯하지만, 청춘이란 단어조차 자격지심에 가려 자신에게 해당하지 않는 듯 느껴지고, 공장 바깥에서는 ‘못 배운 놈’으로 괄시받고, 공장 안에서는 산재를 당해도 찍소리 할 수 없다. “노동강도 생각하면 코웃음 나게 적었지만 내 삶을 뒤바꿔놓기엔 충분”한 첫 월급을 받으며 삶이 가까스로 정상 궤도에 진입한 것을 기뻐하지만, 그 뒤바뀐 삶의 세목이 “전화 요금 내고, 밀린 집세를 내고, 끊긴 인터넷도 복구”(45쪽)하는 것일 때, 우리는 아연할 수밖에 없다.

또 기계처럼 일했고 공장에서 열두 시간을 보냈다. 힘들진 않았다. 다만 허무했다. 집에 돌아와 샤워하고 영화 한 편이나 애니메이션 네 편 보면 또 회사. 맘놓고 쉴 수 있는 날은 고작 하루. 그나마도 야간에서 주간 전환 시엔 반나절 남짓. 이 굴레 안에 청춘을 계속 가두어놓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_47쪽

평생 땜질해서는 ‘사람 구실’ 못하리라는 근심어린 동료의 조언, ‘인서울’에 성공한 한 친구의 ‘고작 전문대 나와서 대기업을 갈 수 있느냐’는 비아냥을 들은 끝에 작가는 편입을 도모하지만, 그마저 어머니가 사기를 당해 빚더미를 안으며 좌절되고 만다. 도무지 월급만으로 빚을 갚을 수 없어 주말 막노동을 나가던 어느 날, 인생의 은인-멘토를 만난다. 조경 일당직의 사수 ‘포터 아저씨’는 용접의 세계를 소개해주는 것은 물론, 편입 실패와 학벌 콤플렉스에 빠져 자신의 초라함만 되새길 뿐이던 작가에게 오히려 “우리가 훨씬 대단한 거야. 기죽지 마”(116쪽)라는 말을 건네며 육체노동자의 자부심을 일깨워준다.

‘용접’은 힘든 노동의 상징처럼 세상에 알려져 있다. 나 역시 달리 생각지 않았다. 눈앞에 태양만큼 눈 따가운 빛이 아른대고 사방으로 벌건 불똥이 튀어대는 위험한 일로 치부했다. 처음으로 용접면을 쓴 순간, 내 짧은 인식이 얼마나 큰 편견덩어리였는지 깨달았다. 온통 어두운 시야 속, 번뜩이는 불꽃만 남은 망망대해 위에서 치열하며 섬세한 손놀림이 8자를 그리며 흐느적댄다. 천천히 진군하는 용융 풀은 나긋하게 산책 나온 주홍 반딧불이 같다. 목적지에 도달한 불길이 사그라지고, 지나왔던 길엔 위아래 간격이 똑바른 용접 비드만 남아 철판과 철판 사이를 메우고 있었다. _115쪽

“누가 중소기업의 이런 현실을 알아줄까?
기자? 정치가? 금속노조? 진보 지식인?
아니다. 당사자의 목소리가 없는 공론은 허상일 뿐.”

‘배워두면 어디서든 도움이 된다’는, ‘돈은 안 돼도 손맛은 죽인’다는 소리에 피가 끓어 본격적으로 용접을 배우기 시작하지만, 근사한 ‘장이’의 삶이 펼쳐질 것이란 기대와 달리 현실엔 하청 직원의 서러움과 재해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었다. 아주 사소한 지점에서부터 치고 들어오는 정직원-노조원과의 차별, 산재를 입어 영구 장애를 얻은 동료, 외국인 노동자 혐오는 할말을 잃게 만든다. 경력이 쌓여도 어김없이 최저 시급으로 시작하는 용접 판과 채 1할도 갚지 못한 빚 앞에서, 우연히 다가든 사랑조차 ‘주제 파악’이란 체념 속에 좌절될 뿐이다.

이 회사는 잔업 근무자를 위한 통근 버스 따윈 없다. 휴게실도 샤워실도 열어주지 않는다. 땀에 찌든 옷을 입은 채 걸레짝이 된 몸으로 버스에 오른다. (…) 열심히 일했다는 자부심 따윈 느낄 새도 없다. 버스 안 모든 승객이 기름내와 용접 ‘흄fume’ 냄새 풍기는 나를 불쾌하게 여길 것 같아 불안하다. 이 인 좌석 구석에 쪼그려앉아 머리를 기대는 동안, 만원 버스임에도 누구도 옆에 앉지 않는 현실에 예감은 확신으로 변했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할까. (…) 세상은 그저 냉소로 회답한다. 넌 흙수저 주제에 노력도 하지 않았잖아? 맞는 말이다. 맞는 말이긴 한데, 나도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_148쪽

그러나 소설가를 꿈꾸던 ‘초원씨’와 만나고 헤어지고, 단련의 계기가 된 타지생활을 보내며 작가는 내면을 망치질하기 위해 독서를 하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정치 팟캐스트와 행동경제학은 시야를 넓히는 기반이 되어준다. 이후 순탄한 회사생활을 유지하며 운동, 독서, 글쓰기가 일상에 편입된 어느 날, 또 한번의 끔찍한 산재를 목격한다. 다만, 예전처럼 쉽게 무너지거나 게임으로 시름을 잊거나 자신을 방치하며 분노하고 냉소하고 마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런 현실을 알리기 위해, 다시금 현장으로 향하는 이들의 모습을 잊지 않기 위해, 작가는 가슴속에 그리고 노트 속에 촘촘히 이 모두를 새겨넣는다. 겹겹이 글을 쓰게 하는 현실 속에서 쓸 수밖에 없는 간절함 속에서.

“그래, 이제 과거 같은 번영기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 이곳에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꿈의 천장을 내려앉히는 현실에 굴하지 않고, 자존감을 찌그러뜨리는 압력에 부단히 저항하며 글을 써온 작가는 SNS를 뜨겁게 달군 용접공 비하 발언에 대한 답글과, 양승훈 교수와의 지방 공장 노동에 관한 대담을 통해 차츰 공론의 장에 발을 들여놓는다. “2030 공장 노동자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떤 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왜 절망과 냉소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 “지방에서 수십 년 커오며 답안지처럼 생각해왔던 평범한 삶이 (…) 이젠 전혀 평범하지 않으며 심지어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란 걸 깨달았을 때, 오랫동안 알고 있던 세계가 붕괴하고 갈피를 잃은 그 낭패감을 전달”(225쪽)하는 그의 글은 이후 지역과 매체의 경계를 넘나들며 급속도로 퍼져나간다. “공장 안에서 지겹고 식상해질 때까지 나눴던 말이, 밖에선 부끄러워서 감히 꺼내지도 못했던 이야기”(228쪽)에 드디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저 ‘먹고살기’ 위한 삶에서 죽살이치다, 인간답게 ‘잘 살기’ 위한 삶을 꿈꾸게 되고, 나아가 평등을 갈망하며 타인을 ‘살게 하는’ 사람이 되고자 희망하는 그의 결기와 고투의 흔적이 『쇳밥일지』에 녹아 있다. “내 육신의 죽음만으로 나에게 닥친 불행들까지 죽일 수 없다. 불행은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옮겨가겠지. 그럴 바에 살아남아 불행과 싸워 이기는 게 낫지 않을까”(100~101쪽)라고 말하는 작가 천현우. 그는 비단 자신뿐 아니라 절대 통칭될 수 없는 지방 청년들과 현장 노동자의 고유한 목소리를, 엄연하고도 어엿하게 존재하는 그들의 삶을 증언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쇠와 쇠를 잇고, 나와 타인을 담은 글을 잇고, 삶과 사람을 잇는 진짜 이야기. 비루하고 비속한 삶의 비극 속에서도 결코 자긍심과 자부심을 잃지 않은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언어예술의 한 경지가 이 책에 담겨 있다. “내일도 사부지기 함 때아보자이!”라고 외치는, “이래 때아놓으면 멋지다 아이가!”라고 말하는 이들의 생생하게 빛나는 목소리를 함께 듣고 또 읽어볼 시간이다.

추천사


부연 먹구름 토해내는 지붕을 멍하니 올려다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언젠간 나도 여기서 일하면서, 이곳에서 쭉 살아가다가, 이 어딘가에서 숨을 멎겠지. 그 상념의 근원이 무엇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며, 거창한 꿈조차 없는 고3이 앞으로 살아갈 곳은 장밋빛보단 회색빛이 더 많이 섞인 세상일 터. 굳이 의미를 더듬어 찾자면 그때의 기분은 냉소도 체념도 아닌, 확신에 가까운 감정이 아니었을까.
이후의 내 삶도 이때의 예감에서 크게 벗어나는 일 없이 흘러갔다. 청년공으로서 살아가기란 생각보다는 힘들되 꾸역꾸역 생존은 가능한 나날이었다. 그때의 시간들. 고와 낙이 있었고, 땀과 눈물이 있었으며, 희망과 좌절이 공존했고, 꿈이 짓이겨졌다가 다시금 피어났던 과거를 문자로 남겨보고자 한다. _프롤로그 「회색 미래」에서

양승훈(『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 저자)
“너무하네 진짜……” 이 년 동안 천현우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야, 너는 뭘 자꾸 부당하다고 하냐?” 내가 가장 많이 답했던 말이다.
천현우의 『쇳밥일지』는 지방 제조업 도시의 ‘너무한’ 사연을 담은 문화 기술지이면서, 부당함과 우여곡절 속에서 ‘쇳밥’을 먹으며 성장한 청년 용접 노동자의 ‘일지’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서 한숨을 푹푹 쉬었다가 깔깔 웃기를 반복했다. 내게는 달리기 코스인 마산만(灣)의 자유무역지대 오 킬로미터를 버스 타고 중공업 공장에 출근해, 잔업 마치고 하청 노동자라고 샤워도 못하고 용접 흄(fume)과 땀 냄새로 절어버린 작업복을 걸친 채 뛰어서 퇴근하는 저자의 모습이 그려졌다. 맥주 한잔과 맛있는 안주를 ‘조지’면서 현장 이야기를 끊임없이 말과 글로 전하는 유쾌한 저자의 모습도 떠올랐다. 누구나 들어야 하지만 들을 수 없었던 땀내 나는 청년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천현우의 글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목차

프롤로그 | 회색 미래 _007

1부
갑자기 어른 _013
첫 직장과 첫사랑 _032
산재를 당하다 _050
산업 기능 요원 _067
시련과 마주할 시간 _084

2부
포터 아저씨 _107
용접을 배우다 _123
공장 굴뚝에도 사랑꽃은 피는가 _150
대통령도 바뀌고, 직장도 바뀌고 _170
수도사처럼 지낸 타지생활 _186
일기를 다시 쓴 계기 _203

3부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_219
지방 청년들의 이야기 _233
다시 만난 사람들 _247
청색에서 백색으로 _261
쇳물과 먹물 _274

에필로그 | 고향을 떠나며 _285

본문중에서

교복을 벗는 순간만 고대했다. 구닥다리 청춘 예찬 늘어놓는 꼰대들이 싫었다. 돌이켜보면 당시의 배배 꼬인 생각은 청춘으로서 누린 혜택이 없기에 나온 억하심정이었다. 계속 집을 옮겨다니는 동안 제대로 친구를 사귀지 못했고, 왜소한 몸집과 입에 밴 서울 말씨 때문에 학교 폭력을 당하기 일쑤였으며, 가난 때문에 소풍이며 수학여행도 제대로 못 가 사진조차 거의 남기지 못했다. 게임에 빠진 이유도 이런 환경과 무관하지 않았다. 모니터 속의 세계에선 가난 때문에 차별받지 않았다. 타인에게 거절당해도 상처가 남지 않았고, 혐오하는 이와 적대해도 아무런 부담이 없었다. _19쪽

학벌을 의식하지 않고 살았다면 거짓말. 수능도 안 봤지만 대학 순위표는 머릿속에 줄곧 각인되어 있었다. 한국에서 명문대란 만병통치약 같아서 어딜 가나 약발이 들었다. 당장 효성만 해도 현장 쇳밥 수십 년 먹어온 기술자가 명문대 학식 몇 년 먹은 관리자 눈치를 살폈다. (…) 이제껏 봐온 세상이 그 꼴이었지만, 학벌의 그림자가 우리 사이에까진 드리우지 않길 바랐다. 대체 그놈의 학벌이 뭐라고 사람들을 줄 세우고 급을 나누게 만드는 걸까? 앞으로도 이렇게 전문대 나왔다고 무시당하면서 살아가야 하나? 가슴에 시퍼런 멍이 진 느낌이었다. _92쪽

저 너머에서 노동하는 모든 사람. 그들 모두가 그저 살고 싶기에 살아가는 걸까. 죽음에 자꾸 이끌리는 마음을 책임감의 갈고리로 삶까지 끌어당기는 건 아닐까. 내 육신의 죽음만으론 나에게 닥친 불행들까지 죽일 수 없다. 불행은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옮겨가겠지. 그럴 바에 살아남아 불행과 싸워 이기는 게 낫지 않을까. _100~101쪽

“빠꾸해, 빠꾸! 빵꾸 안으로 밀어넣어! 쫄지 마! 빵꾸! 빠꾸! 빵꾸! 빠꾸! 그렇지!” _132쪽

와중에 키가 유달리 컸던 한 형님은 그 긴 구간 용접을 끊지도 않고 단번에 때우곤 했다. 결과물은 잘 나오지만 허리와 팔꿈치가 남아나질 않는 방식이었다. 왜 그리 힘겹게 용접하시느냐 물으니, 형님은 머쓱하게 웃어 보이고선 “이래 때아놓으면 멋지다 아이가!”라고 하시는 게 아닌가. 그 목소리엔 용접사의 자부심과 멋스러움, 흡사 조각사나 화가 같은 예술인의 긍지가 느껴졌다. _230쪽

일터에서 푼돈에 매몰당한 청춘이 타인에겐 낭만과 자기 성찰의 시기였다. 비교는 일상에서부터 치고 들어왔다. 특히 야간에 잔업 마치고 퇴근길이 고비. 버스 정류장을 지나면 전공 책 안고 시시덕대는 동갑내기들의 모습이 보였다. 대학생이 아니면 스무 살의 자격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친구들과 만나도 대화가 어긋나는 걸 느낀다. 여가가 거의 없는 삶이라 드라마나 영화 이야기에 끼지 못했다. _240쪽

우리가 공장 바닥 전전하며 보낸 이십대는 그저 통장에 찍힌 얄팍한 숫자 따위가 대표할 수 없다. 사회에서 ‘못 배운 놈년들’로 통칭당하며 냉소와 조소의 대상이 되었던 우리는, 자존감을 찌그러뜨리려는 온갖 압력에 저항한 결과, 삶의 형태에 고하 따윈 없다는 소중한 지혜를 얻었다. _246쪽

“내가 잘할 수 있겠으예?”
“하모, 당연하지!” _284쪽

그래, 이제 과거 같은 번영기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 이곳에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나의 친구들, 고마운 어른들과 치열하게 살아가는 후배들이 있다. _287쪽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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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삶의 대부분을 고향 마산에서 보냈다. 전문대를 졸업한 후부터 공장에서 쉴 틈 없이 일했다. 틈틈이 소설 공모전에 도전했지만 승률은 0승 17패. 글쓰기를 포기하려 할 때쯤 언론을 통해 글 쓸 기회가 찾아왔다. 2021년부터 <주간경향>, <미디어오늘>, <피렌체의 식탁>, <조선일보>에 칼럼을 기고했다. 현재 미디어 스타트업 alookso에서 일하고 있다. 인생 계획이란 로또 당첨 번호를 분석하는 것만큼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닫는 중이다._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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