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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 내리는 날 다시 만나 : 시골 수의사가 마주한 숨들에 대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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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허은주
  • 출판사 : 수오서재
  • 발행 : 2022년 07월 17일
  • 쪽수 : 256
  • ISBN : 9791190382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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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병원 안에서, 병원 밖에서 시골 수의사가 마주한
숨들에 대한 기록과 미뤄둔 질문들!

병원 안에서, 병원 밖에서 시골 수의사가 마주했던 비인간 동물들 그리고 인간 동물들에 대한 기록과 미뤄둔 질문들! 함께 살던 가족의 죽음을 강아지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보호자들의 죄책감과 슬픔, 괴로움 곁에서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개와 고양이를 택배로 사고팔고 반품까지 자유롭다는 충격적인 사실부터, 고속도로 위에서 운송 트럭 위의 닭과 눈이 마주치며 시작된 이야기, 우연히 들어간 소싸움대회에서 마주한 지옥 같은 장면들, 연간 800만 마리의 새들이 투명 벽에 부딪혀 죽어가는 현실까지…. 반려동물이 가족이 되는 현실의 한편에서 여전히 상품의 자리에 머물러 있는 비인간 동물들이 사는 세상을 허은주 수의사의 선하고 단단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이 책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일, 다른 생명들과 한 세계에서 공존하는 일에 대하여 사유하게 한다. 보이지 않는 것처럼 여겼던 거대한 세계를 끄집어내 마주 본다. 인간이라는 것이 한없이 미안해지는 일들 속에서 이 책이 그저 슬프고 분노하는 일에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동물을 향한 인식이 개선되는 길에 함께 힘을 더할 수 있다면 좋겠다.

출판사 서평

“이 책은 우리와 동물의 관계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생명과 죽음을 사유하게 한다.
나는 세상의 모든 고통을 아는 존재들에게 우리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이토록 잔혹하고 무참할 권리가 없음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동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최은영 소설가 추천!

병원 안에서, 병원 밖에서 시골 수의사가 마주한
숨들에 대한 기록과 미뤄둔 질문들!
“사람인 나는 이 세계에서 아주 작은 존재였다.”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 누구나 반려동물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지금, 동물들은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현기증이 날 만큼의 간극을 두고, 믿기 어려울 만큼 잔인하고 참혹한 일들이 공존하고 있다. 책 《꽃비 내리는 날 다시 만나》는 동물병원 안에서, 또 밖에서 허은주 수의사가 마주한 비인간 동물들 그리고 인간 동물들에 대한 기록이자 미뤄둔 질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 허은주는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활동하며 함께 세상을 바꿔나간다는 즐거움을 경험했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를 만나 상담하고, 사업계획서와 현안에 대한 성명서를 쓰고 기자회견을 하며 언제나 사람들에 둘러싸여 일을 해왔다. 스스로 그 일들이 힘에 부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생각을 한다는 것만으로 주변 동료 활동가에 대한 죄책감이 들었다. 그렇게 죄책감으로 일상을 채우지 않을 다른 일을 자꾸만 생각하던 즈음 우연히 여성 수의사를 만났다. 그에게 “동물은 사람과 달리 진료할 때 말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덜컥 수의대 진학이라는 새로운 길을 선택한다. 하지만 수의사가 된 이후에 그는 또 다른 죄책감을 맞닥뜨린다.

펫숍 투명창에 전시되고 택배로 반품되는 동물들,
개 농장, 소싸움대회, 유리창에 부딪혀 죽어가는 새들까지…
지금, 비인간 동물이 사는 세상
반려동물이 가족이 되는 현실의 한편에서 여전히 상품의 자리에 머물러 있는 동물들은 너무도 많다. 개와 고양이를 고속버스 택배로 사고팔고, 반품과 교환도 전화 한 통으로 가능하며, ‘비용 절감’을 이유로 동물에게 최대치의 고통을 안기며 사육한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모양으로 만들기 위해 2개월 된 강아지를 어떠한 마취도 없이 귀를 잘라 명주실로 꿰맨 농장주, 자신의 개는 아파도 물지 않으니 마취하지 말고 빨리 꿰매라고 소리치는 보호자, 공포에 질린 눈으로 왜 싸워야 하는지도 모른 채 엄청난 소음에 휩싸여 괴로워하는 싸움소를 육성하고 환호하는 사람들까지…. 인간이라는 이유로 이토록 다른 생명에게 잔인하고 무참해질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 것일까.
몰랐다면 알기 전보다 마음 편히 살 수 있을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그 세계는 아주 좁을 것이다. 그렇기에 허은주 수의사가 쓴 이 책은 우리의 세상을 확장시킨다. 우리는 반드시 제대로 바라보고, 오래 기억해야 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을.

“누구라도 자신이 입양하고 함께 살 작은 강아지가 개 농장에서 겪어야 했던 일을 알게 된다면 펫숍에서 동물을 구입하지 못할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숍에서 예쁜 강아지, 고양이 한 마리를 사는 건 열악한 농장에서 살아가야 할 또 한 마리의 동물을 만들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96쪽

“우리는 세상에 사람만 산다고 쉽게 착각하고 산다.”
삶과 죽음 앞에서 다르지 않은 마음들을
제대로 기억하는 일
함께 살던 가족의 죽음을 강아지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또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보호자들의 죄책감과 슬픔, 괴로움 곁에서 수의사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서로 가족이 되었고, 함께했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병과 죽음이 찾아온다. 삶과 죽음은 짧은 순간 뒤바뀌지만, 돌이킬 수 없다. 작가는 그 묵직한 현실 앞에서 그럼에도 계속 이어지는 삶에 대해 단단한 마음으로 기록한다.

“슬픔이 지나가야 살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버티다 보면 지나갈 것이라고 믿었다. 영원히 사라지기 바랐다. 하지만 내가 외면했던 슬픔은 그렇게 5년 동안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슬픔은 잊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야 하는 것이었다. 똘똘이 엄마가 큰 슬픔 이후에도, 아니 그 슬픔과 살면서도 행복하길 빌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말해주었다. ‘슬픔과 함께 산다고 불행한 건 아니야. 슬픔을 살아내면서도 행복할 수 있어.’”-80쪽

책 속에서 작가는 병원에선 환자에 대한 학대 의심 신고가 가능하지만 동물병원에선 그조차 보장되어 있지 않다며 눈앞에서 학대가 의심되는 보호자를 만나도, 수의사가 할 수 있는 조치가 아무것도 없음에 느꼈던 무력감을 고백한다. 섣부른 입양으로 파양된 강아지에게 찾아온 마음의 병에 대한 이야기부터 고속도로 위에서 운송 트럭 위의 닭과 눈이 마주쳤던 순간에서 시작된 이야기, 수의대 시절 미뤄두었던 동물 실험과 관련된 윤리적 고민들, 우연히 들어간 소싸움대회에서 마주한 지옥 같은 장면들, 연간 800만 마리의 새들이 투명 벽에 부딪혀 죽어가는 현실…. 삶과 죽음 앞에서 우리와 다르지 않을 어떤 마음들에 대해 빼곡히 기록했다.

이 책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일, 다른 생명들과 한 세계에서 공존하는 일에 대하여 사유하게 한다. 보이지 않는 것처럼 여겼던 거대한 세계를 끄집어내 마주 본다. 인간이라는 것이 한없이 미안해지는 일들 속에서 이 책이 그저 슬프고 분노하는 일에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동물을 향한 인식이 개선되는 길에 함께 힘을 더할 수 있다면 좋겠다.

“새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를 실존에 가깝게 하는 다른 세상이 조금씩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건 내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간이 만든 투명 벽에 사라지면 안 될 세상이다. 그 세상이 사라지면 사람도 결국 사라질 것이다.” -255쪽

추천사

최은영(소설가《쇼코의 미소》, 《밝은 밤》)
동물에 대해 말하는 이 책에서 나는 도리어 우리 인간의 모습을 봤다. 인간이 만든 세상을 봤다. 개와 고양이를 사고팔고, 그들이 병들면 ‘반품’과 ‘교환’을 자유로이 할 수 있는 세상, ‘비용 절감’을 이유로 동물에게 최대치의 고통을 안기며 사육하는 세상…….
이 책은 이런 세상에서 사는 우리와 동물의 관계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생명과 죽음을 사유하게 한다. 꽃비라는 이름의 강아지와 사랑이라는 이름의 앵무새와 칠성이라는 이름의 소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세상의 모든 고통을 아는 존재들에게 우리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이토록 잔혹하고 무참할 권리가 없음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책이 동물을 향한 인식 개선과 펫숍 철폐, 동물보호법 개정을 향한 한 걸음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동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목차

프롤로그
말할 필요가 없다는 오해로 시작된 일

1.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슬픔만 생각한다
꽃비 내릴 때 우리 다시 만나
아주 특별한 새
이미 모든 것은 달라졌다
네가 떠난 후에도 우리는
수의사의 일
얼룩이와 얼룩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제가 데려올게요
슬픔 안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

2.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
해줄 수 있는 일
펫숍의 투명창
사람인 나는 아주 작은 존재였다
그 병원 잘되나 봅시다
반품되는 동물들
이 새와 함께 산다면 어떨까
삶의 모든 흔적
첫 숨
다른 병원 가보자
마음속 무지개
작별 인사

3. 다르지 않은 마음들에 대하여
물까치의 날들
소리 없는 개
온 힘으로 살아가는 중입니다
처음 본 하늘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
미뤄둔 질문
죽을 만큼 아파도 물지 않는 개는 없다
구더기
칠성이
사라지는 세계

본문중에서

강아지는 함께 살던 가족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평생을 함께했던 존재의 이해할 수 없는 사라짐. 되돌릴 수 없는 갑작스러운 부재. 엄마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모르고 꽃비는 매일 엄마를 기다릴 것이다.
19쪽, 〈꽃비 내릴 때 우리 다시 만나〉

병원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사고로 혹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로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들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죽음에 대한 죄책감과 슬픔, 괴로움으로 몸부림치는 보호자들을 만난다. 다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비난하는 그들에게 나는 어떤 말도 하지 못한다. 생생한 고통 속에서 자신을 미워하는 것만이 가능한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옆에서 같이 그 고통의 무게를 버티는 것뿐이다.
64쪽,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펫숍의 투명창에 전시되는 동물들은 대부분 이런 개 농장에서 태어나 판매되는 상품이다. 누구라도 자신이 입양하고 함께 살 작은 강아지가 개 농장에서 겪어야 했던 일을 알게 된다면 펫숍에서 동물을 구입하지 못할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숍에서 예쁜 강아지, 고양이 한 마리를 사는 건 열악한 농장에서 살아가야 할 또 한 마리의 동물을 만들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96쪽, 〈펫숍의 투명창〉

처치실 한편에 두었던 녀석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산도에 걸려 있던 녀석. 차갑게 젖은 검은 털, 축 처진 작은 다리, 짧지만 날렵한 모양새를 갖춘 꼬리. 완벽한 한 생명체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만, 거기엔 생명이 없었다. 콩콩 뛰던 작은 심장이 느려지다가 결국 멈추고, 흉곽을 부풀리던 숨이 멎는 것. 삶과 죽음은 아주 짧은 순간 뒤바뀌지만, 돌이킬 수 없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묵직한 현실이다.
146쪽, 〈첫 숨〉

사람도 나이 들수록 자주 아프고 의료 비용도 많이 지출하게 되듯 개도 마찬가지이다. 어렸을 때는 아픈 데 없이 건강하니 돈 걱정 없이 마음껏 예뻐했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 심혈관계 질환, 호르몬 질환 등 전신 질환이 자연스레 찾아온다. 종양이 생기고 관절염이 온다. 눈도 침침해지고, 귀도 어두워진다. 하지만 노화와 질병은 동물의 잘못이 아니다. 그저 나이가 들었을 뿐이다. 노견일수록 건강 검진도 자주 해야 하고, 질병에 대비하기 위한 경제적인 준비도 미리 해야 한다.
152쪽, 〈다른 병원 가보자〉

병원에서는 의사가 아동 학대로 의심할 만한 정황을 확인하면 반드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동물병원에서는 의료진의 신고 의무가 제도화되어 있지 않다. 학대를 입증할 만한 직접증거 자료가 있어도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것이 동물 학대의 현실이다. 마취 없는 수술을 요구한 것이 학대의 증거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이 개는 내가 옆에 있으면 죽을 만큼 아파도 참는다”라는 그 남자의 말이 평소의 학대 정황을 강하게 의심하게 한다. 자기를 아프게 하는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모든 생명체에게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최소한의 자기방어는 생존 본능이기 때문이다. 죽을 만큼 아픈데 물지 않는 개는 없다. 하지만 학대받는 개는 죽을 만큼 아파도 물지 않을 수 있다.
224쪽, 〈죽을 만큼 아파도 물지 않는 개는 없다〉

계류장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걸어오는 길에 보니 경기장 옆에 한우 시식 부스가 차려져 있었다.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했다. 구운 고기를 시식하는 사람들, 부스 뒤에서 후후 불며 소머리 국밥을 먹는 사람들이 보였다. 소들이 싸우는 곳과 불과 1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지옥이 있다면 여기일 것이다. 아니, 여기는 지옥이었다.
240쪽, 〈칠성이〉

사람은 유리창 틀, 문틀이 있는 곳에는 유리가 있다고 인지하는 방법을 학습한다. 반면 새들은 중력 방향으로 떨어지지 않고 날기 위해 시속 40킬로미터에서 70킬로미터로 날아가기 때문에 부딪히는 순간 대부분 즉사한다. 사람이 유리에 부딪히면 투명한 유리의 위험을 배울 기회가 되지만, 새들에게 다음은 없다. 새들에게 유리는 죽음으로 가는 문이다.
250쪽, 〈사라지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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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허은주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77

수의사. 1977년 서울 출생.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여성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일했다. 전북대학교에서 수의학을 공부했고 수의대에서 야생동물의학실에서 활동했다. 지금은 소도시에서 작은 동물병원을 운영하며 아픈 동물들을 치료하고 있다. 저서로는 《야생동물병원 24시(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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