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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 호텔

원제 : The Glass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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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08년 세계를 뒤흔든 사상 최대 폰지사기 사건!
《스테이션 일레븐》의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신작 소설
거대한 재앙과 비극의 바다에서 부유하는 삶의 조각들

《글래스 호텔》은 2008년 전 세계 금융계와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역사상 최대 폰지사기 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아서 C. 클라크 상을 수상하고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른 데 이어 HBO Max에서 시리즈물로 공개되어 흥행하는 등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켰던 걸작 SF소설《스테이션 일레븐》의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이 이번에는 현실 세계로 무대를 옮겨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야심작을 선보인다.
《글래스 호텔》 속 조너선 알카이티스의 실제 모델은 버나드 메이도프로, 1970년대부터 30여 년간 신규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폰지사기를 벌여온 인물이다. 총 620억 달러, 한화로 무려 72조 원에 달하는 피해액을 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 사기 행각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가 닥치자 마침내 사기임이 드러나며 전 세계 금융계와 미국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한때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메이도프는 이 사건으로 150년 형을 선고받고 미연방교도소에서 복역 중에 사망했다.
《글래스 호텔》은 조너선 알카이티스의 폰지사기 사건을 바탕으로, 빈센트와 폴이라는 한 남매가 그리는 삶의 궤적을 관조한다. 그와 더불어 사건과 다양한 형태로 연결된 이들의 삶을 교차하고 모자이크함으로써, 기만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비극과 운명을 탐색하고 폭로하는 한편 대재앙을 겪은 ‘이후의 사람들’이 택할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비극 앞에서 유리처럼 깨진 위태로운 삶의 조각들을 기괴하게 조합하는 실험적인 서사를 통해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삶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노출하는 《글래스 호텔》은 그만큼 서늘하면서도 서글픈, 인생의 의미를 되묻게 만드는 소설이다.

출판사 서평

“깨진 유리 조각을 삼켜라.”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사기에 휘말린 사람들
뒤엉켜버린 운명의 방랑자들이 써 내려가는
탐욕, 죄악, 사랑, 망상의 아름답고도 끔찍한 서사시

배다른 남매인 폴과 빈센트는 캐나다 밴쿠버섬 최북단의 오성급 호텔 카이에트에서 일하고 있다. 폴은 거듭되는 마약 문제로 도망치듯 이곳 호텔에까지 흘러들어와 적성에 맞지도 않는 청소 관리인 일을 하며 뮤지션으로서의 성공을 꿈꾼다. 어머니를 잃은 뒤 학교 유리창에 ‘나를 멸하라’라는 낙서를 하고 학업을 그만두었던 빈센트도 같은 호텔에서 바텐더 일을 하며 다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반복되는 삶에 지쳐 있는 상태다.
어느 날 밤, 후드를 뒤집어쓴 신원 미상의 인물이 로비의 유리 벽에 ‘깨진 유리 조각을 삼켜라’라는, 자살을 권하는 내용의 낙서를 해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린다. 이 일의 범인으로 의심받은 폴은 호텔에서 해고된다. 같은 시각, 바텐더로 일하던 빈센트는 호텔의 소유주 조너선 알카이티스의 구애를 받아들이고 카이에트를 떠나 그의 ‘대외적 아내’ 행세를 한다.
조너선 알카이티스는 엄청난 규모의 금융 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쌓아 올린 인물이다. 그러나 맨해튼의 고층 빌딩 높은 곳에서 그가 벌이는 사업은 실은 초대형 폰지사기 범죄이며, 신기루나 다름없다. 타고난 화술과 카리스마를 지닌 그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며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여 거대한 ‘돈의 왕국’을 세운다. 이 왕국은 오랜 세월 다수의 동조자와 방관자들의 묵인하에 건설된 것이다. 그러나 위태로운 유리의 성채에 불과했던 그의 왕국은 끝내 예정된 결말대로 무너지고 만다. 막대한 투자금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상실이 만들어낸 공백은 사람들의 삶을 나락으로 빨아들인다. 그리고 그날 밤, 돈의 왕국에서 풍족한 삶을 영위하던 빈센트가 알카이티스의 곁을 떠난다.
한편 170년 형을 선고받은 알카이티스는 수감 생활에 적응해간다. 그러나 돈의 왕국을 지배하던 스스로를 내려놓지 못한 채 자신의 나라가 무너지지 않은 가상의 세계, 일명 ‘카운터라이프’를 만들어낸다. 점차 모호해지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거닐다가 기어이 두 세계를 구별하지 못하게 될 것임을 알면서도, 그는 카운터라이프에 머물며 행복했던 시절의 기억 속으로 거듭 뛰어들고자 한다. 그러면서 자기 때문에 목숨을 잃은 자들의 유령을 현실에서 목격하기 시작한다.
다시 수년이 지난 후, 당시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인 컨설턴트 리언 프레반트에게 의뢰가 들어온다. 의뢰의 내용인즉슨, 공해를 지나던 컨테이너선의 갑판에서 한 여성이 실종된 의문의 사건을 조사해달라는 것이다.

비극을 관조하는 황량한 시선과
서정적이면서 최면을 부르는 듯한 이미지
대재앙 이후 우리 삶의 방향을 제시하다

걸작 SF소설 《스테이션 일레븐》에서 대재앙 이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우리 삶의 의미에 관한 묵직한 질문을 던졌던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은 신작 《글래스 호텔》에서 무대를 현실로 바꿔, 같은 주제를 더욱 심오해진 철학과 성찰로써 그려낸다. 그러나 방랑하는 또 다른 운명들을 묘사하기 위해 작가가 선택한 방법은, 현실로 공간을 옮겨왔음에도 절대 평범하지 않다.
실제 사건인 ‘메이도프 폰지사기 사건’을 소재로 하면서도 사실에 끌려다니는 가상의 서사를 만드는 것은 현재 영미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로 일컬어지는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의 방식은 아닐 터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사기 사건을 다루면서 가공의 등장인물을 이야기 속에 담가 그 인물의 시각으로 사건을 훑는 기존의 서사를 거부하는 대신, 맨델은 오히려 차디찬 관조의 시선을 유지하며 사건과 인물의 삶 위로 짙게 끼어 있는 기만의 바닥에 깔린 황량함에 주목한다. 사건의 경과를 모사하고 그것이 비롯된 원인을 판단하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라, 삶을 은유하는 핵심을 가운데 둔 채 사건과 다양한 형태로 연결된 이들의 삶을 담담하면서도 때론 격렬한 필치로 그려내고자 하는 것이다.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이 중심에 놓은 것은 모든 사기 행각이 이루어진 장소, 즉 조너선 알카이티스의 사무실이 있는 맨해튼 중심가의 빌딩이 아닌, 캐나다 벤쿠버섬 최북단의 오지 카이에트에 자리한 오성급 호텔 카이에트다. 사건의 시작이 아닌 비극의 시작이자, 사건을 관통하는 키워드인 ‘깨진 유리를 삼켜라’라는 낙서가 거대한 유리 벽에 새겨진 곳이 바로 이 카이에트호텔이기 때문이다. “시공간을 탈출”하기 위해 카이에트호텔을 찾는 부유층이 유리를 통해 그곳의 황량하기 그지없는 황무지를 내다보기 원하면서도 정작 그곳에 직접 들어가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는 점 또한 ‘경계의 장소’로서 이 호텔이 품는 진정한 의미를 드러냄과 함께 작가의 의도를 뚜렷하게 한다. 현실과 환상을 아울러 끌어안은 듯한 몽환적인 풍광의 이 호텔에서 빈센트는 마침내 돈의 왕국에 입성했으며, 그것이 폴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되어 꿈을 이루게 했고, 해운 회사의 임원이었던 리언 프레반트는 이 호텔을 찾았다가 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빈곤의 세계인 ‘어둠의 나라’로 추락하고 만다.
유리로 이루어진 카이에트호텔과 그 안에서 내다보는 황무지는 아름답지만, 실제 바깥의 그 땅은 황폐하고 황량할 뿐이다. 호텔이라는 ‘경계’에 발을 들였던 이들이 유리 너머로 바라보는 것은, 자신의 눈으로 보면서도 스스로의 삶 속에서 외면하고자 해왔던 것들이다. 그것은 황무지일 수도 있고, 어쩌면 잔인한 내용의 낙서일 수도 있으며, 혹은 내면의 눈을 감아버린 자신의 죄악으로 인해 삶을 잃어버린 망자들의 환영일 수도 있다. 소설 속에서 ‘기회’라는 말과 함께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는 것은, 욕망에 추동되어 이러한 경계에 드나드는 그들을 통해 현대인의 화려한 삶 속에서 웃음 짓는 기망의 초상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방관과 동조 그리고 도덕적 제스쳐의 결여가 가져오고 말 파멸은 결국 이 환상적인 호텔의 유리 벽 너머, 그 안쪽이나 바깥쪽 어딘가에서 이루어질 예고된 비극 혹은 그 비극의 이유에 지나지 않는다.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순간, 전율이 인다.” _AP통신
거대한 비극 앞에서 유리처럼 깨진 위태로운
삶의 조각들을 기괴하고 아름답게 모자이크한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표 그로테스크 리얼리즘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은 《글래스 호텔》이 다만 은유의 우화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 작가는 이 호텔의 유리처럼 금방이라도 깨어질 듯 보이는 위태로운 삶의 조각들이 정말로 실제의 삶들과 같은, 수많은 유리창이 반사하는 빛의 결들과 같은 다양한 형태와 색채를 갖게끔 의도한다. 이를 위해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의 모든 서사를 잘게 쪼개고 순서를 뒤바꿔 재조합하는 파격적인 형식을 시도한다. 거대한 비극 앞에서 유리 조각처럼 깨어진 삶들이 언뜻 관련 없어 보이는 다른 인생의 조각들과 맞춰지고 또 그렇게 서로 연결되는 과정을 절묘하게 묘사함으로써, 어떤 선택과 행동이 타인의 생에 어떻게 작용하여 어떤 구조를 만들어내는지를 조명하는 것이다. 맨델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작중 ‘카운터라이프’로 칭해지는 다중우주라는 SF적 개념을 불러와,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이란 선택의 총합임을 보여주며 인생이 가진 덧없음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이 자신만의 리얼리즘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그녀의 작품 고유의 아름다움이 ‘뜻밖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유리와 황무지, 그리고 도심과 바다라는 급변하는 이미지들의 파편과, 복잡한 구조와 흩어진 퍼즐 조각 같은 서사 한가운데서 잠시 길을 잃었던 독자들은 결말에서 그것이 한순간 맞춰짐과 함께 마음이 뒤흔들리는 격정의 체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흡사 유리에 비친 변화무쌍한 광채처럼 예상치 못한 감동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소설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자 고안한 구조가 기괴함 속에서 도리어 문학적 미학을 꽃피워내고 만 셈이다.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장과 서정적인 묘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이 인상적인 감상의 유발은, 소설을 읽는 이에게서 새로운 이미지와 감동을 경험케 하는 비일상적 공감각을 일깨운다.
《글래스 호텔》은 ‘선상 실종 사건’이라는 미스터리적 요소를 한 축에 놓아 힘 있는 이야기로 긴장감을 유지하는 동시에, 때론 날카롭고도 때론 유리에 비친 햇살같이 온화하면서 또한 형형한 색채를 가진 인물들의 섬세한 사연으로 독자의 감정을 격앙시키는 소설이다.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은 전혀 새롭고 다소 혼란스럽지만 그렇기에 경이로운 방식으로, 우리 삶의 비극과 의미를 새로운 감각의 유리창 너머로 돌아보게 만든다. 《글래스 호텔》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카이에트호텔의 유리 벽 너머로 바라본 세상만치나 아름다우면서 황량하다.

추천사

북리스트
“서로 뒤엉켜버린 운명의 방랑자들을 그린 또 하나의 이야기. 손톱을 물어뜯게 하는 긴장감을 조성하며 정교한 거미줄같이 이야기를 엮는다. 우아하게 직조된 비극.”

타임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은 전혀 무관해 보이는 인물과 장소, 그리고 사건을 씨줄 날줄로 정교하게 엮어내는, 소설의 장인이다. 《글래스 호텔》도 예외가 아니다. 마치 만화경을 보는 것 같다. 작가는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사람들과 자기도 모르게 범죄에 휘말리게 된 사람들을 ‘초현실적인 방식’으로 나누어 해부한다. 《글래스 호텔》은 대재앙을 겪은 이후의 우리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슬레이트
“놀랍도록 흥미진진한 소설. 지루할 틈이 없다. 열악한 동네에 있는 아파트에서 시작하여 세련된 두바이 리조트와 맨해튼의 바를 드나드는 삶은 물론, 콜로라도의 캠핑장을 떠돌거나 에든버러의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인생까지 모두 아우른다. 마치 모로코 타일에 찍힌 정교한 패턴을 눈으로 좇는 것 같다. 인생을 실제에 매우 근접하게 그려낸 ‘예술 작품’인 《글래스 호텔》은 소설이 이를 수 있는 최고 경지에 다다라 있다.”

프레시에어
“과거와 현재, 부자와 빈자, 산 자와 망자의 세계에 존재하는 다공성 경계를 보여주는, 우아하고 절대 잊을 수 없는 ‘정통’ 문학작품. 덧없는 인생에 대한 전방위적 인식은 《글래스 호텔》이 기괴한 바다처럼 급변하는 결말로 치달으며 극명히 두드러진다. 모든 것이 얼마나 위태롭고 변화무쌍한지에 관한 주제를 매우 정교하게 극화시켰다.”

보스턴글로브
“기괴하면서도 강렬한 소설. 서사를 관통하는 유령에 대한 감각은 ‘유령’ 그 자체를 훌쩍 뛰어넘는다. 《글래스 호텔》에 등장하는 유령들은, 비밀 그리고 스캔들과 연결되어 우리가 사는 현시대를 거울처럼 비추는 존재들이다. 맨델은 《글래스 호텔》을 통해, 소설처럼 이 세상 또한 아름다운 만큼이나 황량하다고 외치고 있다.”

애틀랜틱
“상자를 잃어버린 퍼즐 같은 작품. 초반에는 무슨 이야기인지, 심지어 주인공이 누구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이야기의 조각들이 막판에 하나로 맞춰지면서 비로소 소설은 풍성하고 흡족한 형체를 이루고, 작품의 서정성이 구현되는 놀라운 순간이 찾아온다. 작품 구조에서 거장의 손길이 느껴진다. 힘 있게 이야기를 밀고 나가면서 캐릭터를 쉬지 않고 움직이게 하는 이 소설은 깊이 있는 상상력과 심오한 철학으로 가득하다. ‘흡족하다’는 말로 표현하기에도 부족할 정도다. 전작인 《스테이션 일레븐》만큼 몰입도 높은 독서 경험을 제공하지만, ‘세상’이라는 한층 현실적인 테두리 안에서 보다 심오한 상상력을 한껏 발휘한 작품이다. 그야말로 혁명적이다.”

뉴요커
“극단적인 상황에 현실을 엮어내는 데 능한 작가인 맨델은 일상과 비극이 만나는 자리에 깃발을 꽂는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매일 멈춰 서서, 대체 어쩌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됐는지 고민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빈번하게 등장하는 ‘망자(혹은 상상의 인물)와의 교류’는, 소설이 독자와 산 자를 다시금 연결해주고 있음을 암시한다. 또한, 이는 맨델이 우리가 잠시 머물다 가는 세상에 대한 환상을 구축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AP통신
“‘덧없다’는 기운이 소설 전반에 배어 있다. 퍼즐 조각이 착착 맞춰지는 순간 전율이 인다. 독자들을 원점으로 되돌려놓는 마지막 장은 독서를 마친 뒤에도 결코 잊을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
“무엇이 진실인가에 관한 질문, 그것이 《글래스 호텔》을 관통하는 핵심이다. 서사는 기만적이고 변덕스러운 지형을 훑으며 나아간다. 서정적이며 최면을 부르는 듯한 이미지에 취한 독자들은 신기루 같은 현실에 붙들린다.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은 자신이 손수 빚어낸 등장인물들의 인생 속으로 독자들을 불러들이면서도, 다만 멀리서 관조하도록 한다. 작가의 이 독보적인 기법으로 인해 《글래스 호텔》은 독자들에게 거리감은 물론이고 황량함까지 선사하는 독특한 소설이 되었다.”

워싱턴포스트
“생존 벙커에 들어가 읽기에 딱 알맞은 소설. 신선하고 신비롭다. 맨델은 방탕한 상류층이 사는 세상을 구축했다. 정교하게 쌓아 올린 배경이 이후의 배경으로 다시 물러나면서 작가의 관심 또한 하나의 캐릭터에서 다음 캐릭터로 옮겨진다. 한 인물의 삶에 작동하는 특별한 역학을 집중 탐구한 뒤 그다음 인물로 넘어가는 것이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소설의 상당 분량을 할애하여 미스터리를, 서두부터 결말까지 심도 있게 다룸으로써 굉장한 밀도를 지닌 작품을 탄생시켰다.”

커커스리뷰스
“오랫동안 기다려온 작품. 이야기의 중심에 도덕적 경계는 물론 물리적 경계까지 모든 경계가 흐려지는 괴담이 등장한다. ‘의도치 않은 결과’라는 거미줄에 걸리기가 얼마나 쉬운지, 그리고 절박한 상황에서 실낱같은 끈으로 이어진 유대감이 끊기는 순간 얼마나 처참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낯설면서도 묘한, 잊을 수 없는 소설이다.”

NPR(내셔널퍼블릭라디오)
“모든 면에서 전작만큼 강렬하고 시의적절한 대작.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은 근래 미국 문학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두 인물인 빈센트와 폴을 빚어냈다. 이 남매는 갈망과 자기 의심에 괴로워하며 각자의 악마에게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이번 작품에서 작가가 보여주는, 이야기를 다루는 솜씨는 전작인 《스테이션 일레븐》의 그것과 맞먹는다. 인간이 크고 작은 재앙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비극에 직면한 인간들을 새롭고 충격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글래스 호텔》은 전작 못지않은 걸작이다.”

이코노미스트
“걷잡을 수 없는 서사로 몰입하게 한다.”

시카고리뷰오브북스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은 이야기가 전개될 때 독자들이 최대한 많은 창을 들여다보게 하는 스토리텔링을 구사한다. 캐릭터는 하나의 창에서 또 다른 창으로 이동하고, 주제는 창에 반사돼 굴절한다. 캐릭터는 그동안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서로 연결된다. 실을 당기며 매듭과 고리를 따라가는 즐거운 독서 경험이다. 창들은 온통 유리로 되어 있지만 투명함보다 갈등이 더 많기에, 독자는 눈을 떼지 못하고 끝까지 책장을 넘길 수밖에 없다.”

뉴리퍼블릭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은 폭발력 있는 서두를 여는 데 굉장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맨델은 일종의 다중우주를 구축함으로써, 읽는 이가 동시다발적인 현실을 상상하게 하는 소설의 힘을 보여준다.”

오매거진
“다 읽은 후에도 도무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작품. 맨델은 사기 사건의 피해자들이 입은 참상을 정교한 방식으로 조명하는 동시에, 인간이 도덕적 타락으로 매끄럽게 빠져드는 찰나를 포착한다.”

미니애폴리스스타트리뷴
“소설 앞부분에 등장하는 여러 이야기를 하나로 훌륭하게 엮어내는 작가의 능력에 진심으로 감탄하게 된다.”

퍼블리셔스위클리
“맨델의 경이로운 소설은 한 남매를 따라간다. 남매는 상심, 외로움, 부, 타락, 마약, 유령, 죄책감 속에 허우적거린다. 독창적이고 전율이 이는 이 소설은 순간의 부주의가 남기는 돌이킬 수 없는 파장, 그리고 인간관계에 있어서 지리멸렬해도 끊을 수 없는 삶의 굴레를 탐색한다.”

워싱턴이그재미너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이 창조한 캐릭터들은 날카로운 선과 함께 형형한 색채로 예리하게 묘사된다. 《글래스 호텔》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기지가 넘치지만, 딱히 호감 가는 이는 없어 독자들을 당황시킨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모두를 한데 모으자, 그들의 얽히고설킨 사연들이 독자들을 꽉 사로잡아 놔주지 않는다.”

목차

1부
1. 바닷속 빈센트 / 2. 난 언제나 네게로 / 3. 호텔에서 / 4. 동화 / 5. 올리비아

2부
6. 카운터라이프 / 7. 뱃사람이 되다 / 8. 카운터라이프 / 9. 동화

3부
10. 한배에 타다 / 11. 겨울이 닥치다 / 12. 카운터라이프 / 13. 어둠의 나라 / 14. 한배에 탔던 그들 / 15. 호텔에서 / 16. 바닷속 빈센트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미디어 리뷰

본문중에서

‘나를 멸하라.’ 빈센트가 장갑 낀 떨리는 손으로 에칭 펜을 들고 학교 북쪽 유리창에 낙서를 휘갈겼다. 그녀가 열세 살 때의 일이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포트하디는 밴쿠버섬 북단에 있는 마을이었는데, 빈센트가 사는 동네보다 덜 외진 곳이었다. 폴은 고등학교 교사 모퉁이를 돌아 달려갔다. 늦게 가서 말리지는 못했지만, 빈센트가 사고를 치는 장면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빈센트, 폴, 멀리사 세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유리창에 적힌 글자에서 산성용액이 줄줄 흘러내리는 걸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낙서 사이로 보이는 어두워진 교실에는 텅 빈 책상과 걸상만 잔뜩 놓여 있었다.
(31쪽)

빈센트의 삶이 지닌 문제는,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해가 밝아도 변하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빈센트는 자기가 썩 똑똑하다고 생각했지만, 똑똑한 것과 인생에서 뭘 해야 하는지 아는 것은 달랐다. 대학 졸업장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아는 것과 학자금 대출이라는 끔찍한 무게를 짊어지려는 의지는 별개의 것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곁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동료들을 보며, 그녀는 대학 졸업장이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 바로 그때, 조너선이 바로 걸어왔다. 한눈에도 부티가 나는 그가 자신에게 말을 걸며 대놓고 관심을 보이자 그 순간 빈센트는 훨씬 안락한 삶, 적어도 지금과는 다른 삶이 열리는 모습을 목도했다. 다른 바로 옮겨서 바텐더로 일하는 게 아니라, 외국에 가서 다른 인생을 살 기회를 엿본 것이다. 그 기회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 결혼했다고 거짓말을 한 게 양심에 찔리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도망치고 싶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 생활을 누리는 대가를 치르는 거야. 이 정도면 합리적이지.’ 빈센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87~88쪽)

그녀로 하여금 돈의 왕국에 계속 살게끔 하는 것은 예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돈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전제조건이었다. 돈이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주기 때문에. 단 한 번도 돈에 쪼들려본 적 없는 사람이라면 이런 자유가 얼마나 심오한 것인지, 이것이 어떻게 삶을 완전히 뒤바꿔놓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119쪽)

“돈에 관해서라면 두 종류의 게임이 있는 셈이지.” 아침을 먹으면서 네미로프스키가 말한다. 그는 은행 강도 미수죄로 이곳에서 16년째 복역 중이다. 학교라고는 초등학교 4학년까지 다닌 게 전부인데, 사실상 문맹이다. “하나는 다들 아는 게임이야. 시답잖은 일을 하고 월급을 받는 건데, 그래봤자 절대로 풍족할 리 없지.”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차원이 다른 게임이 있어. 돈을 벌어들이는 수준이 완전히 다르다고. 이런 은밀한 게임은 극소수의 사람들만 할 줄 아는데…….”
네미로프스키가 틀린 말을 한 건 아니라고, 나중에 알카이티스는 운동장을 돌면서 생각한다. ‘돈’은 그가 할 줄 알았던 게임이다. 아니다. 돈은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국가다. 그는 돈의 왕국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갖고 있었다.
(150~151쪽)

“빈센트, 잘 들어. 우리 회사가 말이야. 전부는 아니고, 클레어가 일하는 금융중개회사 말고 자산관리팀이 하는 일이, 그게 말이지…….” 조너선의 말이 다시 끊겼다.
“파산했어요?” 그녀는 신문 기사를 꼼꼼히 봐왔다. 2008년의 마지막 몇 주 동안 증시가 흔들리고 은행들이 파산했다.
“파산보다 더 심각하다고요!” 클레어가 히스테리를 부리듯 악다구니를 썼다. “파산보다 더럽게 심각한 상황이라고요!”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할 게 있습니다.” 하비가 끼어들었다. “오늘 이 방에서 지금 우리가 하는 말을, 종국에 법정에 가서 또다시 진술해야 할 가능성이 무척 크다는 겁니다.” 그는 반대편 벽에 걸린 조너선의 요트 사진을 응시하며 대단히 냉정하게 말했다. 묘하게도 하비는 현장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는 사람 같았다.
“그냥 다 털어놓으세요.” 클레어가 말했다.
“이제부터는 조심해야 합니다.” 이번에도 하비가 덤덤한 말투로 경고했다.
고통스러운 침묵이 잠시 흐른 후, 조너선이 입을 열었다. “빈센트, 혹시 폰지사기라고 알아?”
(202쪽)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요. 지금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고요.”
“알카이티스가 폰지사기를 친 거예요. 알카이티스에게 받은 돈은 투자해서 나온 수익금이 아니라 남들이 맡긴 돈이었다고요. 당신이 받은 투자자계정보고서는 가짜였고요.”
“그게 무슨 소립니까?” 그는 이렇게 물었지만,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았다.
“당신이 맡긴 돈이 다 사라진 거예요.” 그녀가 여전히 자상하게 설명했다.
“전부 다요?”
“리언, 진짜가 아니었어요. 진실이라곤 아예 없었어요. 그 수익금이라는 것도…….” 그녀는 ‘수익금이 너무 많이 나오는 게 이상하다고 내가 말했잖아요!’라는 타박은 덧붙이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둘 다 그 대화를 떠올렸다. 사람이 이렇게 멍청할 수가 있다니. 하늘을 올려보았다. 왠지 모르게 숨이 찼다. 회계사와 통화를 끊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끊은 게 확실했다. 이제 더는 회계사와 통화하지 않고 있었고, 휴대전화로 조너선 알카이티스가 그리니치 자택에서 체포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있었으므로. 투자자들이 위탁했던 돈을 다급히 인출하기 시작하자 기어이 폰지사기가 무너진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관계자가 구속될 것이며 SEC와 FBI의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난리 속 어딘가에 리언의 퇴직금이 있었다. 다시 말해, 그의 퇴직금과 저축이 신기루처럼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259~260쪽)

‘내가 잘했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이 세상에 좋은 일을 해준 부분도 있습니다.’ 그가 줄리 프리먼에게 편지를 쓴다. ‘나는 수십 년간 수많은 이들에게, 자선단체에, 각종 국부펀드와 연금펀드에 거액을 벌어다 주었습니다. 이런 말을 해봐야 자기 정당화로 보이겠지만, 숫자는 숫자로 증명됩니다. 투자금 대비 수익금을 보시면 대부분의 개인과 기관들은 그들이 위탁한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아 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주식시장에 투자해서 거뒀을 수익보다 제게서 훨씬 더 많이 벌어 갔습니다. 따라서 그들을 피해자라고 부르는 건 부정확한 용어 사용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294~295쪽)

그럼에도 그들은 어둠의 나라에 사는 시민들이었다. 전생에서도 그런 나라가 있다는 걸, 심연의 가장자리에 걸쳐진 나라가 있다는 걸 어렴풋이 알기는 했었다. 영원히 그늘이 걷히지 않는 나라가 있다는 걸 익히 알고 있었다. 외딴곳에 가면 그 나라가 한층 또렷이 보였다. 고가도로 밑에 판자로 지은 거처, 고속도로 옆 수풀 속에 언뜻 보이는 텐트, 판자로 현관이 막혀 있는데도 2층 창으로 빛이 새어 나오는 집들……. 어둠의 나라에 사는 시민들이 있다는 것은 예전부터 막연히 알고 있었다. 그 나라의 시민들은 단 한 번 삐끗하는 바람에 사회라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 안락하지 않은 땅으로,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 땅으로 밀려났다.
(…)
어둠의 나라에서는 매일 밤 강렬한 공포에 떨며 자리에 눕는 게 필수다. 얼마나 섬뜩한지, 리언은 그 공포가 실제로 손에 만져질 것만 같았다. 악랄한 짐승이 빛을 모조리 삼켜버린 듯싶었다.
(3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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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작은 섬에서 태어났다. 홈스쿨링을 거쳐 토론토댄스시어터에서 무용수의 길을 걷던 중 춤이 아니라 글쓰기에서 더 큰 기쁨을 느끼게 되어 학교를 그만두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데뷔작 『몬트리올에서의 마지막 밤』(2009)에 이어 프랑스 추리비평가협회상을 받은 두 번째 작품 『싱어스 건』(2010)과 세 번째 작품 『롤라 콰르텟』(2012)까지 호평을 받으며 작가로서 자리를 잡아가던 맨델은 2014년 문명의 종말 이후를 독특한 시각으로 다룬 네 번째 소설 『스테이션 일레븐』을 발표한다. 출간 전부터 크노프 출판사에서 계약금으로 6억 원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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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서울여자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영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MBC, EBS 영상 번역가를 거쳐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이토록 달콤한 고통》, 《캐롤》, 《칼리의 노래》, 《사람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서른 살의 여자를 옹호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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