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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반쪽 : 브릿 베넷 장편소설

원제 : The Vanishing Ha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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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나는 나를 창조하기로 결심했다.
그 선택으로 나의 반쪽이 사라졌다.”

같은 세상에서 태어나 정반대의 삶을 선택한
쌍둥이 자매의 엇갈린 운명과 사랑의 연대기

출판사 서평

★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 뉴욕 타임스 50주 베스트셀러
★ 미국 160만 부 이상 판매
★ 오바마 전 대통령 강력 추천
★ HBO 영상화 확정
★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피플〉 〈타임〉 〈USA 투데이〉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배니티 페어〉, NPR 선정 올해의 책(2020)


독자를 사로잡는 강렬하고 풍부한 서사와 섬세하고 예리한 필력으로 현재 미국에서 가장 촉망받는 작가의 대열에 오른 소설가 브릿 베넷의 두번째 장편소설 『사라진 반쪽』이 출간되었다. 피부색이 밝은 흑인으로 태어나 한 명은 흑인의 삶을, 다른 한 명은 백인의 삶을 살아가는 쌍둥이 자매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이 작품은 2020년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언론과 평단과 독자들의 찬사 속에 무려 50주 동안 베스트셀러 리스트에서 자리를 지켰고, 미국에서 160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치열한 오퍼 경쟁 끝에 HBO에서 영상화 판권을 얻어 드라마 시리즈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또한 전미도서상 후보와 여성소설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해의 추천 도서로 선택했고, 〈뉴욕 타임스〉는 ‘2020년 최고의 책 10선’ 중 하나로 꼽았다. 작가는 인종, 계급, 성별 등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수많은 ‘경계’들과, 경계 너머로 나아가는 일의 전복성과 위험성, 그 과정에서 겪는 상실과 좌절, 그럼에도 정해진 틀 너머에서 스스로 선택한 모습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강렬한 욕망을 촘촘하고 역동적인 서사와 탁월하게 형상화된 인물들 속에 담아내며, 시의적이면서도 시대를 초월한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1990년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태어나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영문학을, 미시간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한 브릿 베넷은 2016년 데뷔작 『나디아 이야기The Mothers』로 주목을 받으며 전미도서재단이 선정한 ‘35세 이하의 신인 작가 5인’에 이름을 올렸다. 이 첫 작품을 통해, 청소년기에 어머니의 죽음과 임신이라는 커다란 사건을 겪으며 혼란과 슬픔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이 선택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가는 두번째 소설 『사라진 반쪽』에서 여러 세대에 걸친 여성들의 이야기로 시야를 넓힌다. 아직 미국에 인종차별 정책이 존재하던 시기에 태어난 쌍둥이 자매가 주축이 되어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수십 년을 오가며 펼쳐지는 장대한 이야기 속에는 사회가 정한 규칙과 규범에 때로는 적응하고, 때로는 저항하며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생생하고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특히 밝은 피부색으로 인해 백인의 삶과 흑인의 삶을 ‘선택’할 수 있었으나 두 삶이 공존할 수는 없었기에 서로를 잃어야 했던 쌍둥이 자매의 엇갈린 운명은, 사회적 계급이 개개인의 삶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인종을 포함한 사회적 정체성의 구분이 과연 유의미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또한 주인공 자매의 어머니로부터 시작해 자매의 딸 세대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제각기 다른 시대적 상황에 놓인 여성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인생의 크고 작은 어려움에 대처해나간다. 그들은 때로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결국 세월이 흘러 많은 것이 바뀌고 사라져도 끝내 지워지지 않는 기억으로서, 그리움으로서, 서로의 존재를 지탱하는 단단한 버팀목이 된다.


나를 잃지 않기 위해 잃어야만 했던
나와 너무나도 다른, 너무나도 닮은 너,
나의 반쪽에 대한 이야기

“타운에서 달아날 수는 있지만, 핏줄에서 달아날 수는 없다. 하지만 빈스네 쌍둥이는 어째서인지 자신들이 그 두 가지를 모두 해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본문 16쪽

미국 남부의 유색인 마을 맬러드. 지도상에는 표기조차 되지 않는 이 작고 조용한 마을의 특별한 점은 주민들이 모두 백인과 거의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밝은 피부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을이 처음 생길 때부터 이곳 주민들의 목표는 자신보다 더 밝은 피부색의 아이들을 낳는 것이었다. 그러니 십여 년 전 맬러드에서 도망쳤던 쌍둥이 자매 중 하나인 데지레가 블루블랙 빛깔의 검은 아이를 데리고 나타났을 때 마을이 발칵 뒤집힌 건 당연한 일이었다. 정말 저애가 데지레의 딸이 맞나? 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쌍둥이의 삶에는 실로 많은 일이 일어났고, 또 일어날 것이었지만 그 시작은 물론 맬러드였다.  

쌍둥이 자매 데지레와 스텔라 빈스는 이 기묘한 마을에서 “거의 젖지 않은 모래색” 피부를 가지고 태어났다. 그러나 평생 마을에서 벗어나지 않고 살아가는 대부분의 맬러드 주민들과 달리 데지레와 스텔라는 늘 더 큰 도시에서의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급기야 자매가 열여섯 살이 되자, 백인들의 린치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홀로 힘겹게 생계를 꾸리던 어머니는 딸들에게 이제 학교를 그만두고 부유한 백인의 집에서 청소 일을 하라고 지시하고, 이곳에서의 삶을 견딜 수 없어진 자매는 곧 자신들의 오랜 꿈을 실행에 옮긴다. 마을 축제가 열린 밤, 그들은 고향에서 몰래 도망쳐 난생처음 대도시로, 뉴올리언스로 향한다.

“스텔라는 옆방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쉽게, 한 인생에서 빠져나와 다른 인생으로 들어가버렸다.” 본문 62쪽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였던 쌍둥이의 인생은 스텔라가 어느 회사의 마케팅부 비서 자리에 ‘백인’으로 취직하면서부터 엇갈리기 시작한다. 유색인인 자신이 지원을 해도 될지 망설이던 스텔라에게 데지레는 그건 거짓말이 아니라고 설득한다. “그들이 그녀를 백인으로 생각하고 고용했다면, 그게 어떻게 그녀의 잘못이겠는가?” 실제로 스텔라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지원서를 내러 간 날, 자신이 흑인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을 뿐. 그리고 그 회사의 어느 누구도 그녀가 흑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뿐. 스텔라는 직장에서 백인을 연기하고, 점차 스텔라가 아닌 ‘미스 빈스’로서의 삶에 익숙해진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완전히 다른 삶, 더 안전하고 친절한 세계를 맛본 스텔라는 결국 자신의 반쪽을 잘라내고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난다. 희열과 행복이 빛나는 자리에 언제나 불안과 공포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세상으로. 그리고 영영 평행선을 달릴 것 같던 자매의 삶은 이십여 년 만에 서로의 딸을 통해 운명적으로 교차하게 된다.


'나'로서 온전히 자유롭기 위해 내딛는 걸음,
그 위태로운 걸음이 그려내는
다채롭고 찬란한 삶의 궤적에 대하여

“이 타운은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장소라기보다 구상에 더 가까웠다.” 본문 14∼15쪽

소설의 주요 배경이자 피부색이 밝은 흑인들만 모여 사는 마을 ‘맬러드’는 브릿 베넷이 만들어낸 가상의 공간이지만, 사실 작가가 루이지애나의 시골 마을 출신인 어머니에게서 전해들은 실제 이야기에서 착안한 것이다. 작가는 어느 날 어머니가 어린 시절에 대해 회상하면서 밝은 피부색의 아이를 낳기 위해 밝은 피부의 사람들끼리만 결혼하는 마을이 존재했다는 이야기를 무심하게 꺼냈을 때, 경악과 충격 속에서 그 이야기를 받아 적었고 결국 그 한 문장이 이 거대한 이야기의 씨앗이 되었다. 맬러드는 인종이라는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인물들을 통해 그 사회적 구분의 허위를 드러내는 한편, 현실 속에, 사람들의 관념 속에 분명하게 존재하는 또렷한 경계를 보여주는 탁월한 장치이다. 다시 말해 인종이나 계급과 같은 경계가 본질적으로 관념의 영역이기는 하지만, 그저 관념의 영역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엄연한 현실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란 어디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었다-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었다. 원하는 모습으로 창조해야 하는 것이었다.” 본문 420쪽

데지레가 흑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주드는 검은 피부로 인해 밝은 피부만을 선호하는 맬러드에서 철저히 배척당한다. 데지레는 고향을 좋아하지 않았음에도 결국은 그곳에 소속될 수 있었기에 맬러드로 돌아오지만, 주드는 그곳에 살면서도 절대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없기에 맬러드를 영원히 떠난다. 반면 스텔라가 백인으로 패싱한 뒤 백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새하얀 피부의 케네디는 자신에게 흑인의 피가 흐른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케네디는 어쩌면 주드보다 더 맬러드에 어울리는 사람이지만, 자신의 뿌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므로 그곳은 완전히 낯선 타자의 영역이다. 하지만 케네디는 또한 과거에 대해 철저히 침묵하는 어머니 때문에, 애초에 존재조차 알지 못했으나 박탈된 자신의 일부로 인해 어떤 상실감과 불안을 느끼며 살아간다. 다시 말해 데지레와 스텔라, 주드와 케네디가 맬러드라는 공간과 맺는 관계는 그들이 자신을 어떻게 정체화하느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맬러드라는 가상의 장소, 즉 상징적인 ‘고향’은 우리가 인지하고 있든 아니든 태어날 때부터 주어지는 사회적 현실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고향을 떠날 수는 있어도 고향의 존재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인물들은 새로운 장소에서 스스로를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창조는 무(無)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을 수정하거나 지워내고 그 위에서 재창조하는 일에 가깝다. 그리고 재창조는 반드시 흔적을, 상실을 남긴다. 그것은 때로 자신의 반쪽을 영원히 잃어버리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위험을 끌어안고 자기 창조와 자기 파괴의 회색 지대에서 한 걸음을 더 내딛는 이들의 모습은, 그 결과가 비극이든 희극이든, 숭고한 느낌을 준다. 아마도 온전히 ‘나’로서 자유로운 그 세상을 우리 모두가 지금 이 순간에도 꿈꾸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추천사

워싱턴 포스트
재창조와 지워 없애는 일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르는가? 우리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사회적 기대로부터 도망치는 길을 택하는가? 그리고 그럴 경우 방정식의 반대편, 우리가 뒤로하고 떠나는 쪽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사라진 반쪽』은 사랑과 생존과 승리에 대한 이 절묘한 이야기 속에서 그 모든 질문에 답한다.

북페이지
브릿 베넷은 마치 문학계의 대가들처럼 글을 쓴다. 토니 모리슨과 앤 타일러,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를 떠올리게 하는 작가

버나딘 에바리스토(소설가, 2019년 부커상 수상자)
첫 단어부터 마지막 단어까지 나를 완전히 사로잡은 지극히 매혹적인 소설. 유혹적인 문학적 재능과 숨막히게 놀라운 반전, 만족스러운 심리적 통찰을 보여주는 동시에, 인종주의가 다양한 공동체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유해한 영향력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나는 이 책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AP통신
아름답고 사유를 촉발하는, 몰입도 높은 소설. 사랑과 정체성과 소속감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와 더불어 특권의 문제, 세대 간에 일어나는 트라우마, 그리고 그것의 무작위하고 불공평한 속성이 복잡하게 뒤엉킨 실타래를 풀어나간다. 영리한 설정과 탁월하게 형상화된 인물들을 갖춘 『사라진 반쪽』은 한번 읽기 시작하면 내려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강력 추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를 유지할 수 있는 소설은 거의 없다. 심지어 뛰어난 작품인 경우에도. 어쩌면 그런 작품인 경우에는 더더욱. 하지만 브릿 베넷은 일단 독자를 붙들면 절대 놓아주지 않는다. 작가는 인종적, 젠더적 결정론과 같은 중대한 양가적 문제들에 대한 판단을 전적으로 독자에게 맡긴다. 이러한 절제력은 소설의 가장 대단한, 그리고 보기보다 훨씬 강력한 힘이다. 『사라진 반쪽』은 결국 보편적인 ‘사라짐’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우리가 집을 떠나는 순간-우리가 그곳을 사랑하든 싫어하든, 우리가 스스로를 좋아하든 싫어하든-사라져버리는 우리 모두의 반쪽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얽히고설킨 플롯을 통해 펼쳐지는 지극히 감동적인 소설. ‘패싱’의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역사에 대한 통찰에 더해, 그 중심에는 자매애와 정체성에 대한 섬세한 이야기가 있다. 작가 자신의 표현처럼, 이 작품은 “우리의 정체성에서 어떤 부분이 선천적이고, 어떤 부분이 우리의 선택인지에 관해 한없이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뉴욕 타임스
브릿 베넷의 눈부신 두번째 소설은 인종과 정체성에 대한 야심적인 고찰이다. 흑인 차별 정책이 시행되던 남부에서 태어난 쌍둥이 자매는 그중 한 명이 백인으로 패싱하는 길을 택하면서 엇갈린 운명을 맞이한다. 문학작품이 갖춰야 할 역동적인 인물 묘사와 중심 주제의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현실을 균형 있게 담아낸 작품.

월 스트리트 저널
나는 이 작품으로 브릿 베넷이 받아 마땅한 찬사가 단순히 시의적절하고 이 시대에 ‘유의미한’ 주제를 다루었다는 점보다는, 우리가 진실이라 칭하는 불가해한 혼합물-우리가 가지고 태어난 정체성과 스스로 창조하는 정체성의 혼합-에 대한 뛰어난 통찰에 초점이 맞춰지기를 바란다.

커커스
자신감 넘치는 매혹적인 작품. 브릿 베넷은 타인이라는 미지의 영역과 피부색에 따른 차별의 폐해에 대해 깊이 파고든다. 이 책보다 50년 먼저 나온 토니 모리슨의 『가장 푸른 눈』을 상기시킨다. 정체성이 형성되는 방식에 대한 풍부하고 예리한 이야기.

북리스트
세대를 가로지르며 펼쳐지는 인종과 자기 창조, 사랑과 유산, 억압적 트라우마, 구별 짓기와 그에 대한 저항, 영원히 현재를 떠나지 않는 과거에 대한 대서사시.

타임
문학의 가장 중대한 주제 중 하나인 ‘정체성’에 대한 빼어난 신작 소설. 『사라진 반쪽』은 분명 올해의 책이다.

데버라 리비(소설가)
강력하고 눈부신, 어마어마한 지성의 결과물.

캔디스 카티 윌리엄스(소설가)
브릿 베넷이 쓴 모든 문장에서 드러나는 섬세함과 감성은 숨이 멎을 정도다. 『사라진 반쪽』은 어떻게 인간의 감정을, 불안과 갈망을 포착해 지면 위에 옮겨놓을 수 있는지 정확하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목차

1부 사라진 쌍둥이 _009
2부 지도 _115
3부 감정선 _201
4부 극장 뒷문 _281
5부 퍼시픽 코브 _361
6부 장소들 _415

감사의 말 _475
옮긴이의 말 | 선택의 자유, 자유의 선택 _476

본문중에서

그녀는 지문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읽을 수 있었다. 훈련을 받는 동안 그녀는 자신의 지문으로도 읽는 연습을 했다. 그녀를 유일무이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그 복잡한 디자인. 스텔라는 칼을 쓰다가 왼쪽 검지를 벤 흉터가 있었는데, 그 또한 지문이 사람마다 달라지는 여러 방식 중 하나였다.
때로 자기가 누구인지는 그런 사소한 일을 통해 결정된다. 본문 38쪽

끊임없이 떠돌아다니려면 뭐든 사랑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했다. 본문 47쪽

사람들은 자신이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면 특별해질 거라 생각한다. 아니, 그건 당신을 외롭게 만들 뿐이다. 진짜 특별한 건 누군가와 함께 소속되는 것이다. 본문 127쪽

누가 당신을 다치게 할지는 너무 늦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본문 169쪽

처음에는 백인으로 패싱하는 게 아주 간단해 보여서, 부모님이 왜 진작 그러지 않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그녀는 어렸다. 다른 누군가가 되는 게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인지, 원래 자신의 것이 아닌 세상에 사는 것이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 깨닫지 못했다. 본문 236쪽

그녀는 평생 딱 한 가지 재미있는 일을 했고, 남은 인생은 그것을 숨기는 데 써야 했다. 로레타가 어린 시절에 대해 물으면 스텔라는 늘 얼버무렸다. 누군가에게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을 말해주려면 데지레 이야기를 꺼내야만 했다. 그녀는 모든 기억을 반으로 쪼개 쌍둥이 자매가 차지한 부분을 잘라냈다. 그러고 나면 그 기억은 얼마나 외로워 보이는지. 본문 242쪽

다른 누군가가 되는 것의 가장 힘든 부분은 결심이다. 나머지는 그저 실행 절차에 불과하다. 본문 273쪽

어떤 사람이든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청춘이 일으키는 전율이었다. 그것이 오래전 부적 액세서리 가게에서 그녀를 사로잡았던 생각이었다. 그리고 성인기가 오면, 선택은 견고해진다. 지금 자신의 모든 모습은 이미 오래전부터 가동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남은 인생은 그 여파였다. 본문 312쪽

결국 기억한다는 건 상상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될 것이다. 그 두 가지 사이의 차이는 얼마나 미미한가. 본문 347∼348쪽

스텔라의 실수는 자신이 어디든 정착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계속 이동하지 않으면 과거는 늘 당신을 따라잡는다. 본문 354쪽

하지만 이따금 거짓말은 사랑의 행위였다. 스텔라는 거짓말을 하면서 보낸 시간이 너무 길어서 이제는 진실을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아니, 어쩌면 밝혀야 할 진실이 하나도 남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녀는 이런 모습으로 완전히 변해버렸는지도. 본문 356쪽

“마땅하다는 표현은 개소리야.” 요가 강사인 그녀의 남자친구가 말했다. “무엇에 대해서건 마땅한 결과를 받는 사람은 없어. 우리는 그저 우리가 받는 걸 받는 거야.” 본문 390쪽

자기 자신이란 어디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었다-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었다. 원하는 모습으로 창조해야 하는 것이었다. 본문 420쪽

사랑은 그런 식으로 작동한다, 그렇지 않은가? 전이, 조금씩 거리를 좁히다 충분히 가까워지면 순식간에 일어나는 것. 본문 446쪽

사람들은 몸을 매개로 살아가지만, 그 몸이란 대체로 알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자신에 대한 어떤 것들은 결코 알 수 없다-우리가 죽기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본문 452쪽

죽음이란 이런 것이다. 죽음은 구체적일 때만 아프다. 죽음이 일반적인 의미일 때는 배경음일 뿐이다. 그녀는 죽음의 침묵 속에 서 있었다. 본문 454쪽

사람은 2인치 깊이의 물에서도 익사할 수 있다. 아마 상실의 슬픔 또한 그와 같을 것이다. 본문 464쪽

“나는 내게 상처를 준 모든 사람이 나를 사랑했다고 생각한다.” 본문 4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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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브릿 베넷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90

독자를 사로잡는 강렬하고 풍부한 서사와 섬세하고 예리한 필력으로 현재 미국에서 가장 촉망받는 작가의 대열에 오른 소설가. 1990년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태어나 자랐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미시간대학교에서 문예창작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재학중에 페미니스트 블로그 플랫폼 ‘제저벨(Jezebel)’에 게재한 「나는 선한 백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I Don’t Know What to Do With Good White People」가 사흘 만에 백만 뷰를 달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2016년 첫 장편소설 『나디아 이야기The Mothers』를 발표했다. 이 작품은 〈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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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희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인문학의 즐거움>, <죽음과의 약속>, <비둘기 재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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