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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필요한 세계 : 헬렌 필립스 장편소설

원제 : The N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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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당신의 이름이 하루에도 수십 번 불리는 그곳
익숙하고도 낯선 욕구의 세계
모성애라는 미스터리를 거침없이 시험하는 SF 스릴러

평행우주에서 또다른 내가 찾아왔다.
사고로 아이들을 잃은, 낯설고도 낯익은 침입자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고유한 세계를 만들어내는 작가 헬렌 필립스의 소설, 『당신이 필요한 세계』가 출간되었다. 칼비노의 경쾌함과 사라마구의 따듯함을 지닌 작가라는 평을 받는 작가의 두번째 장편소설이자 한국 독자에게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평행우주와 육아, 산후우울증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결합해 모성애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2019년 전미도서상 후보에 올랐다. 우주와 시간이라는 주제를 탐험하는 SF이자, 낯설고도 낯익은 침입자를 마주하는 스릴러이자, 육아와 결혼생활의 양면을 예리하게 풀어낸 사실주의 소설인 『당신이 필요한 세계』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장르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출판사 서평

평행우주에서 또다른 내가 찾아왔다.
사고로 아이들을 잃은, 낯설고도 낯익은 침입자가.

두 아이를 돌보며 숨가쁘게 살아가는 주인공 몰리. 고식물학자로서 발굴 현장의 고독 속에 머물 때면 살아 있는 것 같지만 하루의 끝엔 사투와 같은 육아의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뮤지션인 남편 데이비드가 공연을 위해 집을 비운 어느 날 저녁, 그녀는 집에서 낯선 발걸음소리를 듣는다. 첫째 딸 비브를 낳은 뒤부터 종종 나타나는 혼돈 증세의 일부가 아닐까 의심하지만 이번에는 뭔가 다르다. 두려움에 빠진 몰리는 두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결국 몰리의 눈앞에 사슴 가면을 쓴 침입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가면 속의 침입자는 몰리와 소름 끼칠 만큼 닮아 있다. 침입자는 자신이 발굴 현장의 틈새를 통해 평행우주에서 이 세계로 온 또다른 몰리라고 주장한다. 몰리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간직한 비밀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그녀는, 또다른 세계에서 폭발 사고로 아이들을 잃었다며 두 아이를 함께 키우자고 한다. 느닷없이 나타나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이 침입자, 몰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모든 것이 그녀의 모든 것을 필요로 하는 이 혼돈의 세계에서, 몰리는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모성애라는 영원한 미스터리
도합 26킬로그램인 두 인간의 욕구 사이에 욱여넣어진다는 것

『당신이 필요한 세계』는 두 아이를 돌보는 엄마 몰리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아이를 재우느라 밤을 새운 여파로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금요일 밤에 친구들과 맥주 한잔하는 일은 그저 먼 나라 이야기 같다. 남편 데이비드는 몰리에겐 일어나지 않는 불가피한 일들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에 부재중이다. 새벽을 깨우는 아기의 울음소리 역시 기이하게도 몰리에게만 들린다. 종종 설명할 수 없는 불안을 느끼지만 그 불안의 원인을 제대로 들여다볼 시간조차 없다. 두 아이를 돌본다는 건 그런 것이니까.

다른 엄마들도 다 이런가. 늘 이렇게 살짝 겁에 질려 있을까. 다른 엄마들은 그렇지 않고 자신에게만 문제가 있는 것일까봐 걱정이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있다는 건 정말이지 얼마나 엄청난 일인가, 매초 도사리고 있는 부상의 가능성, 그 아찔함을 선명하게 의식하며 매 순간을 보낸다는 것은. (35쪽~36쪽)

누군가를 돌보는 노동으로 자신을 희생해본 사람이라면 ‘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란’ 순간에 대해 알 것이다. 이때 나와 완전히 같은 마음으로 아이를 돌봐줄 누군가를 원하는 것은 결코 과한 바람이 아닐 것이다. 나와 같은 손과 몸이라면 더 좋다. 설령 그것이 평행우주에서 온 존재일지라도. 바로 이러한 상상으로부터 이 매혹적인 이야기는 탄생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그녀의 오랜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두 곳에 동시에 있는 것. 두 개의 몸을 갖는 것. 그녀 자신이 회복하는 동안 그녀와 똑같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이들을 보살펴주는 것. (323쪽)

소설은 모성애라는 문제적인 개념을 낯설지만 담대한 방식으로 실험한다. 가장 익숙하고 안전해야 할 공간인 집에, 가장 이질적인 침입자가 등장하며 우리가 믿고 있던 진실들은 흐릿해지고, 눈앞에는 극단적인 선택의 갈림길이 나타난다. 두 명의 같고도 다른 엄마가 선보이는 아찔한 결투는 묻는다. 여성이 엄마로서 가지는 본능의 실체는 무엇인가, 그리고 엄마로 산다는 건 어떤 것인가.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누군가를 죽이고 자신도 죽을 수 있다고 말하는 마음과, 환청을 듣고 만성적인 불안에 시달릴 만큼 육아에 지친 육체의 모순이야말로 모든 ‘엄마’가 경험하는 어떤 것일지도 모른다. 소설은 바로 이 모순을 생생한 서스펜스와 함께 우리에게 체험시키고, 그녀들의 선택을 끝끝내 이해하게 만든다.

수십억 개의 우주 속 수십억 명의 몰리들
서로 다른 가능성의 세계들 사이에서

고식물학자인 몰리가 일하는 발굴 현장에서는 얼마 전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들이 발굴되기 시작한다. 흔하면서도 어딘가 조금씩 다른 물건들이다. 글씨가 이상한 방향으로 기울어진 코카콜라 병이나 보통의 것보다 조금 더 깊고 좁은 알토이즈 통, 그리고 이 세계와는 다른 명사로 신을 지칭하는 성경. 이 세계의 것과 완전히 같으면서 완전히 다른 발굴품들은 어쩌면 『당신이 필요한 세계』 그 자체와도 닮아 있다. 낯익은 문장들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반복되고 변형되며 기시감을 자아내지만 어떤 확신도 주지 않는다.

익숙하지만 아주 살짝, 그러나 근본적으로 다른 물건이 풍기는 섬뜩함을. 빨간 바탕에 흰색 글씨가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코카콜라 병. 잠깐, 내가 착각하는 건가? (52쪽)

언캐니(uncanny)한 발굴품들, 그리고 섬?한 익숙함이 자아내는 긴장감은 침입자의 등장으로 배가되며 놀랍게도 에필로그를 덮을 때까지 계속된다. 짧고 힘있는 문장을 정신없이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이야기는 또다른 우주를 향한 사색에까지 닿아 있다.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전개 속에서 질문과 해답은 뒤엉킨다. 생생한 현실 속에 스며드는 비현실은 일상을 깨는 아이의 울음소리처럼 뇌리에 박혀 머문다. 두려워도 멈추지 말고 의심할 것, 그리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것. 서로 다른 가능성의 세계들 사이를 헤매다보면 낯선 두 개의 그림자 위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추천사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소설가, 『스테이션 일레븐』)
『당신이 필요한 세계』는 현실의 본질을 심오하게 파고들고, 모성애란 주제를 거침없이 시험하며 우리에게 긴장감을 주는 소설이다. 이 시대 가장 재능 있고 흥미로운 작가 중 한 명인 헬렌 필립스의 비범하고 유혹적인 소설.

리베카 마카이(소설가)
이 책은 나를 인질로 삼아 내 꿈과 현실 세계를 모두 지배하고, 내 사고방식까지 완전히 뒤집어버렸다. 헬렌 필립스는 무엇보다 근본적이지만 오직 그녀만의 것인 작품 세계를 이룩했다. 『당신이 필요한 세계』는 모성애를 다룬 가장 이상한 책인 동시에 가장 좋은 책이다. 이 사실이 놀랍진 않지만 나를 흥분하게 만든다.

알렉산드라 클리먼(소설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거대한 것들에 대한 책. 삶에 도사리고 있는 끔찍한 가능성, 사랑의 맹렬함, 모성애라는 미스터리에 대한 두려움과 짜릿함. 헬렌 필립스는 SF와 심리적 사실주의를 결합해 환상적이고 흡인력 있는 이야기를 마법처럼 만들어냈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육아 그 자체처럼, 『당신이 필요한 세계』는 두려움과 광기, 그리고 풍자로 가득한 코미디다. 예리하고 날카로운 진실을 담대한 구조와 섬세한 언어로 담아냈다. 필립스는 반복되는 일상에 대한 피로와 권태, 결혼생활의 양면을 탁월하게 그려낸다. 누군가 침대에서 굴러떨어지고, 누군가 문에 손가락을 찧는 순간. 과학수사보다 정확한 필립스의 묘사를 통해 우리는 그 즉시 부모가 되는 대가를 뼈저리게 알게 된다. 지루하면서도 놀라운,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익숙하면서도 놀랄 만큼 낯선 일상이 펼쳐진다.

워싱턴 포스트
많은 부분을 희생하면서도 끝까지 자신을 지키려 노력하는 몰리의 분투는 놀랍다. 엄마라면 누구나 이 신선한 소설에서 놀라운 발견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엄마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필립스는 이 체험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만드는 법을 알아냈고, 없었다면 우리 또한 존재하지 못했을 ‘그 존재’의 소중함을 깨닫게 했다.

로라 밴덴버그(소설가, 『세번째 호텔』)
헬렌 필립스는 모성애로 인한 격렬한 섬망을, 우주의 섭리를 이해하려는 열망을, 그리고 놀랍고도 두려운 시간이란 미스터리를 날카롭게 포착해낸 실존적인 페이지터너를 탄생시켰다. 『당신이 필요한 세계』는 불가해하고 비극적인 소설이며, 헬렌 필립스가 이 시대의 가장 매혹적인 작가라는 완벽한 증거다.

피플
아이를 키우는 어려움이 당신을 낭떠러지로 몰고 간 적 있다면 열 쪽을 채 읽기도 전에 주인공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악몽 같은 소설은 침입자를 마주하는 스릴러로 시작해 평행우주를 다루는 사색적인 SF로 탈바꿈한다. 그리고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이야기로 끝이 난다.

데이나 스포이오타(소설가)
『당신이 필요한 세계』는 마음을 동요하게 만드는, 거부할 수 없이 매혹적인 소설이다. 이 작품은 낯익은 것에서 언캐니(uncanny)한 것을 찾아내, 우리의 일상에 흐르는 보이지 않는 기류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정교하게 절제되어 생각을 환기하는 산문을 통해 필립스는 초현실적이고 끔찍하고 본능적인 모성애의 경험을 그려냈다.

목차

1부 _011
2부 _085
3부 _119
4부 _195
5부 _289
에필로그 _335

감사의 말 _341
옮긴이의 말 _345

본문중에서

그러니까 당신이 아침에 피곤한 상태로 눈뜨게 된 것은 더 노련하고 더 엄격하지 못했던 당신의 잘못인 것이다. 그래서 일하다 말고 가만히 서서, 당신이 과연 이 세상에 어떤 보탬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그저 뻐근하고 지친 몸과 나약한 마음만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당신은 다시 웅크리고 앉아 딱딱한 흙을 끌로 파낸다. 본문 21쪽

그러나 결국엔 익숙한 절차들과 삽, 끌, 망치, 면도날의 움직임이 오랜 세월 그랬던 것처럼 그녀를 위로했고, 그녀를 잠식했다. 집중력에 장악되었고 시간이 그녀를 지나쳐 흘러갔다. 발굴 현장에 들어가 집중할 때면 몰리는 자신이 어머니라는 사실을 잊었다. 그녀는 한 쌍의 눈과 손 이상으로 존재하지 않았다. 본문 64쪽

그녀의 이름이 열정과 필요에 의해 하루에도 수십 번 불리는 그곳. 그녀의 침대에 각기 다른 크기의 네 개의 몸이 번갈아 드나들어 항상 따듯하게 유지되는 그곳.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 퇴적물을 느리게, 끊임없이 파내는 발굴 현장의 시간과는 정반대인, 어수선하고 북적이는 혼돈의 그곳. 본문 64쪽~65쪽

그녀의 몸이 희망 없이, 아무데도 묶인 데 없이 떠도는 것 같았다.
주말 아침에 네 명이 커다란 침대에 누워 있을 때면 그녀의 몸이 얼마나 묶여 있는 기분이었던가. 종종 벤은 기저귀만 차고 발가벗은 상태였고, 비브도 발가벗은 채 누구라도 옷을 입히려고 하면 화를 냈다. 엄마와 아빠는 발가벗은 조그만 두 개의 몸을 둥글게 감싸고 있었다. 그곳보다 안전한 곳은 없었다. 옥시토신이 그들 사이에서 휘몰아쳤다. 세상이 끝나야만 한다면 지금 끝나기를. 우리가 여기 이러고 있을 때. 그 외의 다른 모든 것들은-한 주간의 피로에서부터 진화 자체에 이르기까지-다 이 순간을 위한 것이었다. 이 순수한 욕망의 부재 상태. 그 무엇도 아닌 바로 이것에 대한 욕구. 본문 95쪽

“나도 당신이 아는 만큼만 알아요. 히틀러가 그저 예술가였던 세계? 콜럼버스의 배가 침몰했던 세계? 아니면 어느 동굴에 살던 여자가 어느 오후 이 딸기가 아니라 저 딸기를 먹은 세계? 그걸 누가 알겠어요.”
이런 세계. 저런 세계.
깨달음이 전류처럼 몰리를 관통했다.
그녀가 아주 오랫동안 알면서도 알지 못했던 것. 불가해한 화석들. 불가해한 물건들. 우주에 존재하는 다른 세계의 증거들. 본문 103쪽

몰리는 언제나 이 모든 것이 얼마간 기만적이라고 생각했다, 우유를 주고, 책을 읽어주고, 봉제인형들을 놓아주고, 아무 일 없다고, 무서워할 필요 없다고 말하면서, 보드라운 잠옷을 입혀 아이들을 재우는 방식이. 마치 잠이 십육분의 일 정도의 죽음이 아니라는 듯이. 아이들이 잠들기를 거부할 때면, 사실상 이것이 죽음의 예행 연습임을 직감하곤 그 길고 외로운 시간을 거부할 때면, 우리는 아이들의 등을 어루만지며 속삭인다, 그들은 절대 죽지 않을 거란 듯이. 본문 282쪽

인정하기 싫었지만 그녀의 오랜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두 곳에 동시에 있는 것. 두 개의 몸을 갖는 것. 그녀 자신이 회복하는 동안 그녀와 똑같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이들을 보살펴주는 것.
본문 323쪽

그들은 한 명의 살아 있는 아이와 한 명의 유령 아이를 가진 두 여인이었다. 그들은 네 명의 아이를 가진 두 여인이었다. 그들은 여섯 명의 아이를 가진 세 여인이었고 열여덟 명의 아이를 가진 아홉 여인이었으며 백 명의 아이를 가진 쉰 여인이었고 천 명의 아이를 가진 오백의 여인이었다. 한 개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본문 328쪽

저자소개

헬렌 필립스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81

1981년 콜로라도에서 태어나 자랐다. 예일대학교를 졸업하고 브루클린 칼리지에서 석사학위(MFA)를 받았다. 2011년 첫 소설집 『그리고 그들은 여전히 행복했다And Yet They Were Happy』를 발표했고, 스토리 프라이즈 선정 주목할 만한 책 목록에 올랐다. 첫 장편소설 『아름다운 관료The Beautiful Bureaucrat』는 2015년 뉴욕 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에 선정되었고, 뉴욕공립도서관 영 라이언스 소설상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북 프라이즈 최종 후보에 올랐다. 소설집 『가능한 몇 개의 해답들Some Possible Solutions』로 2017년 존 가드너 픽션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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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사립학교 아이들》, 《열세 번째 이야기》, 《658, 우연히》, 《비행공포》,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빛 혹은 그림자》, 《어디 갔어, 버나뎃》, 《아서 페퍼 : 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 《죽음과 죽어감》, 《우린 괜찮아》, 《걸프렌드》, 《탄제린》 외 90여 권의 책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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