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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1: 사라진 알베르틴 [양장]

원제 : In Search of Lost Time VI - Albertine Dispa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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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타임스》, 《르 몽드》 선정 20세기 최고의 책
프루스트 이후 모든 소설의 출발점
6편 「사라진 알베르틴」 출간

“20세기 소설의 혁명”, “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극한”이라고 일컬어지는 걸작!
기존 소설의 틀을 벗어던지고, ‘의식의 흐름’을 좇는 독특한 서술 방식을 통해
집요할 정도로 정밀하게 인간 내면과 시대상을 섬세하게 담아낸 기념비적 작품.
현대 문학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20세기 최고, 최대의 소설!

출판사 서평

■ 국내 최고의 번역으로 만나는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그 여섯 번째 이야기 「사라진 알베르틴」
알베르틴의 떠남과 죽음, 그녀의 자취를 찾아 헤매는 마르셀

1편 「스완네 집 쪽으로」, 2편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 3편 「게르망트 쪽」, 4편 「소돔과 고모라」, 5편 「갇힌 여인」 에 이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6편 「사라진 알베르틴」이 11권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지난 「게르망트 쪽」에서 “청년기에서 성년기로, 감성에서 지성으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를 경유하여, 환상과 환멸, 환희와 죄책감으로 소용돌이치는 정념의 정중앙, 즉 「소돔과 고모라」에서 발베크의 소녀들과 운명의 여인 알베르틴을 마주하게 된 화자 마르셀은 사랑의 불씨를 감지하는 한편, 신비로운 연인이 비밀스레 품고 있는 ‘고모라적 성향’을 깨닫고 격렬한 질투에 사로잡힌다. 결국 마르셀은 「갇힌 여인」에서 알베르틴을 완전히 소유하기 위해, 도망치듯 파리에 정착한 뒤 결혼까지 결심하지만 연인을 둘러싼 온갖 의혹, 끝없는 거짓과 모호한 진실, 고모라의 여인들이 야기하는 불안 탓에 깊은 번민에 빠진다. 마르셀은 사랑할수록 커지는 불안, 관심을 거둘수록 흩어져 가는 사랑의 본질을 깨닫고 알베르틴과의 이별을 다짐하지만, 그 순간 그녀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되찾고 새로운 앞날을 기약하려 한다. 그러나 알베르틴은 어느 날 아무런 예고도 없이 마르셀의 집을 떠나 사라지고 만다. 알베르틴이 떠난 걸 받아들이기 힘든 마르셀은 중개자로 생루를 보내지만, 전언을 통하지 말고 직접 나서라는 그녀의 편지를 받는다. 마르셀은 앙드레와의 결혼을 암시하는 편지로, 롤스로이스와 요트를 사 준다는 식으로 알베르틴의 질투와 환심을 유발하려 하지만 ‘사랑하는 알베르틴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다’라는 봉탕 부인의 전보를 받고 상실감에 무너지는데…….

두 개의 목소리, 알베르틴 효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를 통틀어 「사라진 알베르틴」만큼 많은 논란과 의혹을 자아낸 작품도 없다. 사랑하는 이의 도주와 죽음이라는 긴 시련 후 새로운 출발을 시도하는 베네치아 여행이라는 짧은 두 개의 장만을 남겨 놓고 프루스트는 정말 작품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부분을 삭제하려 했던 것일까? 1986년 가족의 서고에서 발견되어 1987년 그라세 출판사에서 발간한 새로운 판본의 출현은 플레이아드를 위시한 출판사들, 나아가 프루스트 연구가들 사이에 많은 혼란을 야기한 사건이며, 「사라진 알베르틴」이란 제목의 변화와 더불어 소설의 불완전한 성격을 증폭시키는 동인이 된다. 1925년의 「사라진 알베르틴」에서 1954년의 「도주한 여인」, 1989년의 「사라진 알베르틴」에 이르기까지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는 작품의 제목에 대해, 프루스트가 맨 처음 생각했던 제목은 「소돔과 고모라 III」으로 1부 「갇힌 여인」, 2부 「도주한 여인」이었지만, 갈리마르 출판사는 이들 부분을 각각 독립된 권으로 묶기를 원했고, 여기에 1922년 타고르의 시집이 『탈주자(La Fugitive)』란 제목으로 프랑스에서 발간되면서 「사라진 알베르틴」으로 빛을 보게 된다.
하지만 이 제목이 단순히 우발적 상황 때문에 강요된 제목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사라진(disparue)’이란 단어에는 “알베르틴 양이 떠났어요.”라는 프랑수아즈의 목소리와 “알베르틴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답니다.”라는 봉탕 부인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단어는 더 이상 ‘우리 시야에 보이지 않는 여인’이라는 본래 의미 외에도 완곡어법에 의해 ‘죽은 여인’, ‘육체적으로 죽은 여인’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의식에서도 사라진 여인’, ‘망각한 여인’이라는 비유적 의미도 내포한다. 또 사라진다는 말은 마치 사라졌다 다시 돌아오는 뱅퇴유의 소절처럼, 나타남의 움직임을 그 자체로 야기한다. 어느 순간 망각 속으로 추락했던 과거가 비의지적 기억의 출현에 의해 찬란히 솟아오르듯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고통스러운 추억이 갑자기 되살아나는 ‘마음의 간헐’이나, 어느 날 돌연 흔적도 없이 사라진 실종자처럼 우리 마음을 그토록 아프게 하는 연인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욕망, 또는 이런 죽음을 바란 데 대한 죄의식을 투영하는 것은 아닐까. 따라서 9권, 10권「갇힌 여인」이 현존하는 연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랑 이야기라면, 11권「사라진 알베르틴」은 부재하는 여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애도와 망각
「사라진 알베르틴」은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로 인한 고통, 그 고통을 견디기 위한 일련의 탐문 조사(생루를 중개자로 보내고, 에메를 탐문자로 파견하고, 앙드레를 공범으로 소환하는), 그리하여 무관심과 망각으로 귀결되는 세 개의 주요 모티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프루스트의 동생 로베르 프루스트의 주관 아래 출간된 1925년의 판본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각각의 장에 1장 슬픔과 망각, 2장 포르슈빌 양, 3장 베네치아 체류, 4장 로베르 드 생루의 새로운 면모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었다. 이 중 ‘슬픔과 망각’은 프로이트가 말하는 ‘애도와 애도 작업’과 맥을 같이한다. 애도(deuil)가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로 인한 반응”을 가리킨다면, 이것은 「사라진 알베르틴」에서 알베르틴의 도주와 죽음이라는 두 개의 움직임으로 표출된다. 알베르틴의 갑작스러운 떠남은 그 존재가 우리 옆에 있을 때 느끼게 했던 온갖 모순되는 인상이나 감각을 망각하게 하고, 사랑하는 육체의 현존과 완전한 일체감을 이루었던 순간에 대한 추억만을 상기시키면서, 이런 그녀를 옆에 두기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다는 결심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프로이트가 말하는 ‘애도 작업(travail de deuil)’은 사랑하는 대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현실 인식 아래 “사랑하는 대상에 묶여 있던 리비도를 모두 철회하고” 그 애착을 다른 대상으로 이동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의 투자”가 필요하며, 또 사랑했던 시절로 다시 거슬러 올라가는 역여행을 해야 한다. 이런 현실 인식은 「사라진 알베르틴」에서도 거의 동일한 울림을 발견하며, 화자는 이런 시간 속의 역여행, 반대 방향에서의 횡단을 통해 알베르틴을 사랑하기 이전의 시절로 돌아가서 알베르틴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 여행은 그가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사랑의 대상이 자기도 모르게 폭로하는 시선이나 말투, 몸짓 같은 세부적인 것에 관한 탐색이 아니라, 사랑하는 대상의 본질에 관한 존재론적 탐색이다. 마르셀은 더 이상 알베르틴이 누구였는지(qui), 그녀가 누구를 생각하고 누구를 좋아했는지와 같은 그녀의 정체성에 관한 질문이 아닌, “그녀가 무엇이었는지(que),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좋아했는지”와 같은 그녀의 자질이나 특성, 즉 고모라적 실체에 관해 질문한다. 그런데 이런 존재의 본질은 막연히 의미하는 ‘무엇’에, 갑자기 “그녀가 내게 거짓말을 했는지”라는 문장으로 이어진다. 마치 “화자와 알베르틴의 관계가 존재한다면, 이 관계는 거짓말 위에 설정되거나 매개된다는 듯,” 이제 모든 것은 이런 거짓말의 진위를 파악하는 일로 귀결된다. 그리하여 마르셀은 셜록 홈스처럼 이제껏 그에게서 빠져나갔던 알베르틴의 과거 행적들에 대한 증거들을 수집하고 추론하고 논리적 결론을 유도하는 탐정 놀이를 시작한다.

두 결혼 이야기
모든 것이 화자의 내적 독백처럼 진행되는 이 소설에서 유일하게 사건이라 할 수 있는 것이 결혼 이야기이다. 화자와 알베르틴의 관계가 단순한 사랑 이야기라면 필연적으로 결혼이라는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으며,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결혼 이야기는 앙드레의 마지막 폭로, 즉 알베르틴이 베르뒤랭 연회에 참석하고 싶어 했던 이유가 봉탕 부인이 알베르틴의 결혼 상대로 생각한 베르뒤랭 부인의 조카 옥타브를 만나기 위한 것이지, 알베르틴의 고모라적 취향을 입증하는 뱅퇴유 딸과의 만남 때문이 전혀 아니었다는 사실에서부터, 알베르틴의 필체로 오인한 질베르트의 전보가 실은 질베르트와 생루의 결혼을 알리는 청첩장이라는 사실에 이르기까지 작품의 후반부를 장식하는 주요 모티프로 작동한다. 마치 「금빛 눈의 소녀」에서처럼 ‘황금과 쾌락,’ 즉 ‘돈과 악덕’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행복한 결혼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생루가 질베르트와 결혼한 것도 실은 그녀가 가진 엄청난 부와 모렐과의 관계를 숨길 수 있는 방패막이로 삼기 위해서이며, 또 샤를뤼스가 모렐로부터 버림받은 쥐피앵의 조카딸을 양녀로 삼고 캉브르메르 후작의 아들과 결혼시킨 것 역시 모렐의 배신으로 인한 상처받은 자존심을 보상하려는 샤를뤼스의 선의 또는 복수라는 듯 모든 것이 파국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운명임을 확인한다.
질베르트의 불행한 결혼은 또 다른 의미의 동인이 된다. 스완의 죽음 이후 어머니 오데트가 포르슈빌 후작과 결혼해서 포르슈빌 양으로 불리게 된 질베르트, 그래서 지금은 파리에서 가장 매력적인 상속녀가 되었으며, 이런 질베르트를 돈 때문에 아들과 결혼시키려고 애쓰는 게르망트가의 마르상트 부인, 또 스완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과거에는 부정했던 그의 딸 질베르트를 게르망트가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면서 적극적인 보호자 역할을 하겠다고 나서는 게르망트 부부, 이런 일련의 모습 뒤로 앞서 언급했던 부친 모독 또는 모친 모독의 주제가 나타난다. 오직 게르망트 부인에게 아내와 딸을 소개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 때문에 오데트와의 결혼을 감행했던, 딸을 통해 자신의 이름이 기억되기를 바랐던 스완이 이제 아버지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조차 수치스럽게 생각하며 아버지에 대한 ‘죽음과 망각의 작업’을 완성하는 딸에 의해 부인되고 잊힌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결혼 이야기는 ‘돈과 악덕’에 의해 타자와의 결합이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는 벨에포크 시대의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자신의 악덕에 의해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무한한 고통을 유발한 뱅퇴유의 딸이나 질베르트 또는 화자에 이르기까지, 사랑을 하면서도 증오하고 증오하면서도 자책하는 가족 간의 심리적 갈등을 재현한다.

사랑의 글쓰기, 무한한 글쓰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 「갇힌 여인」과 「사라진 알베르틴」은 ‘알베르틴 소설’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알베르틴을 둘러싼 양가감정, 어쩌면 사랑의 양면성을 주제로 한 정밀한 연구서라 할 만하다. 화자 마르셀은 알베르틴의 고모라적 성향에 강한 의혹을 품고 집 안에 가두지만, 외부의 감미로운 유혹을 향한 그 끈질긴 탈주의 욕망 앞에서 그것을 저지하려는 화자의 노력은 결국 사랑하는 존재의 떠남으로,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필연성을 가진다. 왜냐하면 ‘움직임’ 자체인 알베르틴의 영원한 항해는 과거에서 미래로,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끝없이 확대되면서 결코 하나의 단일한 의미로 귀결되지 않은 채 무한한 의혹만을 증폭시키는 신기루 같은 움직임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프루스트는 「사라진 알베르틴」의 서두부터 일반 심리학이 존재의 내면을 이해하지 못하는 절름발이 이론이며 고통만이 존재의 깊이를 파헤치게 해 준다고 역설한다. 그것은 명철한 의식 속에서 우리 지성이 수집하는 객관적이고 외적인 사실의 나열이 아닌, 어둠과 침묵 속에서 느끼는 인상을 일체의 수사적 표현 없이 진솔하게 경험한 그대로 묘사하는 일을 통해
이루어짐을 말해 준다. 그런데 고통 속에서 체험한 이 현실은 알베르틴이 거짓말을 했는지, 아니면 화자 자신이 믿고 싶어 하는 것만을 얘기했는지, 알베르틴의 본질을 알고 싶어 하는 그 모든 질문은 블확실성의 회로에 사로잡힌 채 빙빙 제자리만 돌 뿐 시간이나 계절, 그날의 기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알베르틴의 실체 앞에서는 순간적으로 반짝거리는 신기루 같은 움직임만을 창출한다. 얼굴을 가진 타자를 있는 그대로 느낀 그대로 묘사하는 것, 이것이 어쩌면 마르셀이 「사라진 알베르틴」에서 시도하는 글쓰기인지도 모른다. 항상 도주하는 알베르틴 앞에서 마르셀은 결코 알베르틴의 진실을 알지 못하며, 성적으로 그녀를 소유하는 데도(죽음에 의해서가 아니라면) 실패한다. 이처럼 끊임없이 빠져나가는 타자의 육체에 대한 인식은 영혼이나 영원한 결합이라는 낭만주의적 개념을 무화시키며, 이런 의혹과 불안정성은 이타성의 표징인 알베르틴에 의해 극화되어 미완성의 소설이라는 구조적인 특색마저 띠게 한다. 동시에 이런 이타성의 체험은 자신을 떠받쳐 줄 어떤 절대적 지시물도 존재하지 않으며 다만 나를 구성하는 여러 다양하고도 모순되는 감각이나 감정들, 즉 공포나 쾌락, 욕망, 충동, 질투가 곧 자아라는 것을, 그리고 이 자아는 매 순간 그것이 생각하고 느끼고 말하고 욕망하는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음을 조명한다. 그러므로 마르셀 프루스트가 죽음과 사투하며 마지막으로 쓴 것이 「되찾은 시간」이 아니라 「사라진 알베르틴」이라는 사실은, 프루스트에게서 알베르틴은 ‘무한한 존재’, ‘끝없는 글쓰기’ 그 자체로서, 사랑하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그 이타성을 받아들이고, 바로 그렇게 함으로써만 사랑하는 이의 상실로 인한 ‘우울증’에서 벗어나 죽음의 욕망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은 아닐까. 사랑하는 이의 도주와 죽음이라는 그 고통스러운 시련 앞에서, 현실의 법칙에 따라 사랑하는 사람을 망각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한 자아에게,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유발했다는, 그리고 망각했다는 죄책감으로부터 그를 구원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었던 글쓰기라는 공간이 아니었을까.

■ 프루스트를 읽을 수 있는 최초이자 마지막 기회 그리고 최선의 선택!
프루스트 전공자의 완역본, 갈리마르 플레이아드 판본 번역, 풍부한 주석 작업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모두 7편에 이르는 연작 소설로서, 그 분량을 합하면 수천 쪽에 이르는 방대한 작품이다. 2013년 첫 책인 1편 「스완네 집 쪽으로」를 출간 100주년을 맞아 펴낸 이래, 민음사에서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7권 완역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국내 최초의 ‘프루스트 전공자’인 김희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가 “프루스트 전공자로서 사명감과 용기를 가”지고 번역에 모든 정열과 노력을 쏟아부은, 필생의 역작이다. 1985년 국내 처음으로 번역된 판본(1954년 판)과는 달리, 1987년 출간된 프랑스 플레이아드 전집 판본을 새로운 저본으로 삼았으며, 현재까지도 계속되는 프루스트 연구자들의 주석 작업 그리고 영미권, 중국과 일본 등 여러 국가의 판본들을 비교, 참고해서 진행하는 이번 번역서는 그야말로 프루스트의 ‘정본’이라고 할 만하다.
옮긴이 김희영 교수는 이번 번역 작업을 통해 “길고 난해한” 프루스트의 문장을 “최대한 존중”하여 “텍스트의 미세한 떨림”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으며, “독자의 이해와 작품의 올바른 수용을 위해 최대한 많은 주석 작업을 하여 문화적, 예술적 차이를 극복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 20세기 최고, 최대의 소설이자 문학적 사건!
프루스트를 읽지 않고 소설을 읽었다 말할 수 없다

프루스트 이전 소설들의 종착지이자, 프루스트 이후 소설들의 출발점이 될 만큼 문학사에 빼놓을 수 없는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타임스》, 《르 몽드》 등 세계 유력 일간지에서 20세기 최고의 소설로 꼽히며, 엘리엇, 모루아, 발레리, 베케트, 보부아르 같은 거장들뿐만 아니라 들뢰즈, 리비에르, 벤야민 등의 비평가, 철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 소설이다.

17∼18세기 소설들이 인간 내면보다는 인간이 자리한 사회의 모습과 대자연의 광대한 힘을 담아내려고 했다면, 프루스트는 오로지 ‘인간’ 그리고 그 인간이 구현하는 ‘의식의 흐름’ 자체에 생각과 펜을 맡긴 채 유례없이 장엄한 대작을 완성해 냈다.

코르크로 문틈을 막은 방에 스스로 유폐되어, 천식과 맞서 싸우며 14년에 걸쳐 써 낸 이 작품은 모두 7편, 수천 쪽에 달하는 원고로 이뤄진 “20세기 최대의 문학적 사건”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나’라는 화자의 성장과 세심한 시선, 집요한 기억에 따라 한 인간이 품을 수 있는 극한의 사유를 오롯이 담아낸다. 그 속에 유년기의 추억, 사랑과 정념, 질투와 욕망, 상실과 죽음, 예술, 사회, 문화, 정치, 역사 등 그야말로 ‘인간 삶’의 총체적인 모습들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며, 독자들로 하여금 “진정으로 가장 큰 체험”(버지니아 울프)을 하게 해 준다.

“진정한 삶, 마침내 발견되고 밝혀진 삶, 따라서 우리가 진정으로 체험하는 유일한 삶은 바로 문학이다.”라는 프루스트의 말처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우리가 ‘소설’을 통해 얻고 바라고 체험하고 희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따라서 그 누구도 프루스트를 읽지 않고는 소설을 읽었다고 감히 말할 수 없을 것이다.

■ 유년, 사랑, 정념, 예술 그리고 죽음까지
19세기를 관통해 20세기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르는 인간 삶의 총체적 서술

프루스트는 오랜 시간에 걸쳐 대가들의 작품을 모작하거나 번역하며 이전 세대 모든 문학과 예술을 책이라는 공간으로 끌어들이고자 했다. 이런 시도는 그를 ‘현대 소설의 선구자’라는 영예뿐만 아니라 현대 사유의 중심에 자리하게 했다. 독일 문예 비평가 발터 벤야민에 따르면 프루스트의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삶에서의 실제 ‘체험’이 아니라, 그런 체험의 “기억을 짜는 일”이며 프루스트는 낮 동안 짠 실을 밤이면 풀어헤치는 ‘텍스트’라는 개념을 누구보다 가장 잘 이해한 작가였다. 텍스트의 어원인 ‘직물’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프루스트는 “끝없는 글쓰기”를 통해 끊임없이 텍스트를 짜고 풀고 덧붙이며 한 권의 책 속에 우리 삶을 모두 담으려 했던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무엇보다 사랑에 관한 담론이다. 어린 ‘나’는 스완의 딸 질베르트를 짝사랑하고, 스완은 화류계 출신 여성 오데트를 욕망한다. 어린 소년의 풋사랑, 환상이라는 옷을 입고 아름답게 채색된 첫사랑, 어머니에 대한 소년의 집착, 질투로 얼룩진 욕망 그리고 금기와 죄의식에 사로잡힌 동성애 등 이 작품은 온갖 사랑의 형태에 따른 아름다운, 혹은 비극적인 서술로 가득하다.

프루스트는 사랑을 ‘그 사람을 소유하려는 고통스럽고도 미친 욕망'이라고 정의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곧 그에 대한 완전한 소유를 의미한다. 그러나 타자를 완전히 소유하기란 이 세계의 법칙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런 소유에 대한 욕망은 주체를 광기와 혼미의 소용돌이로 몰고 가며, 그리하여 사랑의 대상은 쾌락의 대상이 아닌 탐색과 고통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주체를 사로잡는 이 강렬한 질투의 감정은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이 감정은 진실에 대한 열정을 되찾게 해 주며 비록 그 열정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관계되는, 부분적으로 왜곡된 것이라 할지라도 마비된 우리 영혼을 일깨워 자신을 돌아보게 하며 삶의 진실에 보다 근접하게 해 준다. 프루스트의 소설은 이처럼 사랑 또는 정념에 내재하는 고통에 의해 주체가 그 불가능의 지평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우리 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화자는 예술에 대한 성찰을 멈추지 않는다. 스완은 오데트를 사랑하지 않지만 그녀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보티첼리의 그림에 나오는 여인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사랑에 빠진다. 콩브레 시골 부엌 하녀는 지오토의 「우의상」에 나오는 처녀 ‘자비’와 흡사하다. 그뿐만 아니라 모네와 마네, 터너 그리고 베네치아 유파의 카르파초, 플랑드르의 베르메르 등도 작품 속에 자리한다. 회화와 함께 음악 역시, 셸링과 쇼펜하우어 등 독일 낭만주의 철학에 영향을 받은 뱅퇴유의 등장을 통해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하지만 프루스트의 유려한 문체로 말해지는) 세계를 조망한다.

이처럼 생시몽, 라신, 발자크, 플로베르, 보들레르로 이어지는 문학가들, 지오토, 카르파초, 베르메르, 렘브란트, 휘슬러, 모네, 르누아르 등의 화가들, 그리고 바그너, 드뷔시, 생상스, 프랑크 같은 음악가들…… 나아가 성당과 채색 유리, 종탑, 장식 융단과 보석 세공, 의복, 화장, 사진, 요리, 저잣거리 소음과 장사꾼들의 세속적이 노래에 이르기까지 문화와 예술, 사회 풍속 전반에 걸친 성찰과 섬세한 묘사는 “총체적 예술로서의 문학 이미지”를 구현한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한 소년이 유년기를 거쳐 사랑을 알게 되고, 예술을 향유하며 한 시대를 살아 나가는 과정을 보여 줌으로써 인간 내면과 삶의 총체적 모습을 드러내는, 전대미문의 기념비적 대하소설이라 할 수 있다.

추천사

T. S. 엘리엇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조이스의 『율리시스』와 더불어 20세기 2대 걸작 중 한 편이다. 이들을 읽지 않고 문학을 논할 수 없다.”

앙드레 모루아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 프루스트를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만이 있다.”

폴 발레리
“생명력이 가득 넘쳐흐른다.”

시몬 드 보부아르
“한없이 다시 읽고 또 읽고 싶은 작품.”

버지니아 울프
“진정으로 내게 가장 큰 체험은 프루스트다. 이 책이 있는데 과연 무엇을 앞으로 쓸 수 있단 말인가?”

알랭 드 보통
“한 인간 삶의 가장 완벽한 재현.”

목차

1장 15
2장 240
3장 351
4장 411

작품 해설 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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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마르셀 프루스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8710710

프랑스 작가( 1871- 1922), 아버지 아드리언 프루스트 박사 파리대학교 출신의 외과 의사 였고, 어머니 잔은 유대계 출신이었다. 9세 때부터 천식에 걸렸는데, 이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평생의 숙환이 되었다. 또 어떤 시기부터 자각하게 된 동성애의 습벽이 그의 인생에 어두운 부분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의 대표작 '잃어 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출판사를 구하지 못하여 가까스로 자비출판되었다. 1919년 '꽃피는 아가씨들의 그늘에'로 공쿠르 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서의 문학적 영광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 후 저술 활동에 힘쓰다 파리에서 폐렴으로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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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영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마르셀 프루스트 전공으로 불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및 대학원 강사, 하버드대 방문 교수와 예일대 연구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양어대 학장 및 프랑스학회와 한국불어불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프루스트 소설의 철학적 독서」, 「프루스트의 은유와 환유」, 「프루스트와 자전적 글쓰기」, 「프루스트와 페미니즘 문학」 등의 논문을 발표했고,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과 「텍스트의 즐거움」, 사르트르의 「벽」과 「구토」를 번역 출간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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