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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록 [양장]

원제 : Исповед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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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작가 톨스토이를 만나는 길은 에두르지 않고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를 읽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근대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한 정점을 보여준 작가이면서 그 위대한 성취를 단번에 부정한 회의적 정신의 거인이었다. 그의 이름이 ‘위대한 작가’라기보다 ‘거대한 인간’을 떠올리게 하는 이유다. 작가를 넘어 인간 톨스토이를 만나려는 독자에게 『참회록』은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삶의 의미를 찾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곧바로 인간 톨스토이의 육성을 들을 수 있으리라.

출판사 서평

실존적 공허와 절망 속에서 대문호 톨스토이가 찾은 삶의 의미와 이유
러시아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웅변으로 남은 톨스토이의 인생 고백
톨스토이 번역의 최고 권위자 박형규 교수 완역본

존재론적 위기와 우울에 시달리던 톨스토이가 살아야 하는 의미와 이유에 대한 답을 찾기까지 십여 년의 탐구과 추론의 여정을 기록한 자전적 산문. 세계적 작가로서 명성을 얻은 중년의 톨스토이는 위선적으로 살아온 날들과 양면적인 생활, 텅 비어버린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았다. “어떻게 살아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막막한 의혹의 순간” “삶이 멈춰버린 듯한 순간”은 그를 역겨움과 권태뿐인 나락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라는 절망 속에서 끊임없이 자살을 고민하면서도 그는 답을 찾고 스스로를 구하고자 했다. 소설로써 ‘문학적 불멸’을 입증했던 톨스토이는 그 치열했던 고뇌의 여정을 『참회록』에 기록했고, 이 시기에 도덕적 필연성과 합리적 그리스도교 윤리를 바탕으로 한 무정부주의, 무저항주의라는 사상적 대전환을 이루었으며, 이후 생의 철학자로서 영적 집필활동을 이어가게 되었다. 〈러시아 사상〉에 ‘미공개 작품 소개’로 실린 『참회록』은 곧바로 출간 금지되었고, 1884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출간된 후 필사본과 등사본으로 러시아 전역에 퍼졌다. 완전한 러시아판은 이십사 년 후인 1906년에야 비로소 출간되었다.

중년의 톨스토이를 한없는 우울에 빠뜨리고 자살로 이끌던 삶의 질문들
삶에 죽음으로도 파괴될 수 없는 의미가 있을까, 의지할 수 있는 불변의 가치가 있을까?
뜨거운 자기고백과 반성, ?명징한 추론과 내적 투쟁으로 지어올린
러시아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웅변이자, 살아가는 이유와 신앙에 대한 탐구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막막한 의혹의 순간이, 삶이 멈춰버린 듯한 순간이 찾아왔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루소의 『참회록』과 함께 세계 3대 고백록의 하나로 널리 사랑받는 이 책에는 인간은 왜 살아야 하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톨스토이의 생생한 육성이 담겨 있다. 생의 중반에 이미 ‘문학적 불멸’에 대한 확신을 주는 소설들을 썼고 단란한 가정과 넘치는 부와 명성이 있었던 톨스토이는 겉보기에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이었지만, 그 자신에게 삶은 더이상 의미가 없었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데 왜 살아야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청년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혀온 병적인 회의 속에서 그는 방대한 이론과 권위와 씨름했고,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의문은 신과 신앙(믿음)의 문제였다. 그는 러시아정교의 가르침을 받고 자랐지만 오래전 믿음을 버렸고,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불가지론자가 되어 있었으며, 자신들의 가르침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교회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중년의 우울과 함께 다시 시작된 실존적 공허 앞에서 그는 존재의 이유와 목적을 알지 못하고 해결하지 못한다면 더이상은 살아갈 수 없다고 느꼈다. 그는 성현들에게서 가르침을 구하고 철학과 과학에 몰두했으며, 쇼펜하우어와 플라톤, 칸트, 파스칼을 읽었다. 그러나 학문적 지식은 답을 주지 못했고, 경험적 지식 또한 세계와 인간 존재의 궁극적 목적이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나는 기생충처럼 살았고, 스스로에게 무엇 때문에 사느냐고 묻고는 무엇 때문도 아니라고 대답했다. 삶의 의미가 생활을 꾸려가는 데 있다면, 삼십 년 동안 생활을 꾸려가기는커녕 자신은 물론 다른 이들의 생활까지 파괴해온 내가 삶은 악과 무의미의 연속이라는 답 외에 어떤 답을 내놓을 수 있겠는가? 나의 삶은 악하고 무의미했다. (95쪽)

톨스토이는 그 답을 민중에게서 찾았다. 지식과 이성으로는 찾을 수 없었지만, 민중의 믿음 속에 그 답이 있었고, 신과 신앙은 그들에게 당연한 진리로 여겨지고 있었다. 무심하게 믿음에 몰입했을 때, 톨스토이는 정신이 해방되며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무신론에서 신앙으로의 대전환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삶 속 신앙이야말로 견고한 것이었다. 그렇게 톨스토이는 ‘생명의 힘’으로서의 신앙을,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신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신앙이란 인간이 자신을 파멸시키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삶의 의미에 대한 지식이다. 신앙은 삶의 원동력이다. 인간은 살아 있는 한 반드시 뭔가를 믿는다. 뭔가를 위해 살아야 한다고 믿지 않는다면 인간은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80쪽)

삶과 죽음의 신비와 의문에 직면한 한 인간 영혼의 뜨거운 탐구
“신을 안다는 것과 산다는 것은 같다. 신은 곧 생명이다.”

『참회록』은 삶과 죽음의 신비와 의문에 직면한 한 인간 영혼의 위대하고 생생한 자기표현과 같은 책이다. 톨스토이는 글을 쓴다는 것이 종교에 대한 회의와 자신의 실존적 운명에 맞서기에는 너무도 빈약한 대용품이라는 사실을 발견했고, 젊은 나이에 얻은 작가로서의 명성과 그것으로 가능했던 쓸모없고 부도덕한 생활에 대해 큰 수치심을 느꼈다. 『안나 카레니나』를 발표한 직후 그의 양면적인 무신론은 무너졌고, ‘진리’에 대해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는 인간의 모든 열망을 무색하고 헛되게 만들며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죽음이라는 무(無) 앞에서 최대한 단순하고 정직하게 질문을 제기했다. 그 질문은 “나의 삶은 내 앞에 기다리고 있는 죽음, 결코 피할 수 없는 죽음도 파괴하지 못하는 영원한 의미를 지니는가?”였다. 오랜 탐구 끝에 톨스토이는 “신앙만이 인류에게 삶의 문제에 대한 답을 주었고, 그 결과 삶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결론짓는다. 목적이 있다고 믿으면,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천하는 지식인이자 절실한 반성을 통해 인간의 삶과 신앙의 근원을 성찰했던 그가 제시한 답은, 불안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또하나의 밝은 촛불이 되어줄 것이다.

추천사

올가 옙도키노바(평론가)
『참회록』은 이성적이라기보다 읽는 이를 즉각적인 감정으로 물들이는 열정적이고도 서정적인 책이다.

윌리엄 프레이(무저항주의자)
현기증이 날 정도로 숨죽이며 읽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시급한 영혼의 양식이다.

토머스 라슨(평론가)
『참회록』은 톨스토이와 그 자신의 변증법적이고 합리적인 토론이다. 이 위대한 작가는 남은 평생 그렇게 삶의 질문에 답했고, 세상의 기만으로부터 자신을 구했다.

이현우(『로쟈의 인문학 서재』 저자)
작가 톨스토이를 만나는 길은 에두르지 않고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를 읽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근대소설이 도달할 수 있는 한 정점을 보여준 작가이면서 그 위대한 성취를 단번에 부정한 회의적 정신의 거인이었다. 그의 이름이 ‘위대한 작가’라기보다 ‘거대한 인간’을 떠올리게 하는 이유다. 작가를 넘어 인간 톨스토이를 만나려는 독자에게 『참회록』은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삶의 의미를 찾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곧바로 인간 톨스토이의 육성을 들을 수 있으리라.

목차

참회록 … 7

옮긴이의 말|인생에 대한 준엄한 성찰 … 135
레프 톨스토이 연보 … 149

본문중에서

나는 전쟁에 나가 많은 사람을 죽였고, 남을 죽이기 위해 결투를 신청했고, 카드놀이로 큰돈을 잃었고, 농민들이 노동한 결실을 헛되이 먹어 없앴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처벌했고, 간음했고, 사람을 속였다. 기만, 절도, 온갖 음행, 폭음, 폭행, 살인…… 세상에 저지르지 않은 죄악이 없을 정도였는데도 나는 칭찬받았고, 내 동년배들은 나를 비교적 도덕적인 인간이라 여겼으며 지금도 그렇게 여긴다. 그렇게 십 년을 살았다. (15쪽)

아주 이상한 일이 내 안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막막한 의혹의 순간이, 삶이 멈춰버린 듯한 순간이 찾아왔고, 그럴 때면 당혹감을 느끼며 근심에 잠겼다. 그러나 그런 상태는 금세 지나갔고, 나는 종전과 같은 생활을 이어갔다. 그후 그런 의혹의 순간이 점점 더 자주 똑같은 형태로 되풀이되기 시작했다. (26~27쪽)

내 삶은 멈춰버렸다. 숨쉬고 먹고 마시고 잠자는 일은 의미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숨쉬지 않고 먹지 않고 자지 않을 수 없었다. 합리적으로 이룰 수 있다고 생각되는 희망이 없었기에 삶도 없었다. 뭔가 바라는 일이 있더라도, 그것을 이루든 못 이루든 결국 다 무의미하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30쪽)

그저 하루하루 살고 걷고 또 걸어 심연에 도달했는데 내 앞에 파멸 외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똑똑히 본 듯했다. 그 자리에서 멈출 수도 없었고, 되돌아갈 수도 없었고, 내 앞에 삶과 행복이라는 기만, 진짜 고통과 진짜 죽음, 즉 완전한 절멸 외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보지 않겠다고 눈을 가릴 수도 없었다. (31쪽)

나는 오랫동안 성공을 거두고 세간의 찬사를 받았기에 예술이란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해왔다. 그러나 이것도 기만임을 곧 깨달았다. 예술은 삶의 장식, 삶의 미끼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삶에서 더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매료시킬 수 있겠는가? (36~37쪽)

‘나는 왜 살고, 왜 뭔가를 원하고, 왜 뭔가를 하는가?’
‘나의 삶은 내 앞에 기다리고 있는 죽음, 결코 피할 수 없는 죽음도 파괴하지 못하는 영원한 의미를 지니는가?’ (41쪽)

지식은 삶의 질문에 적용되지 않을 때에만 명백하고 정확해졌다. 반면, 삶의 질문을 해결하려 하면 지식은 흐릿해지고 매력을 잃었다. (43쪽)

삶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때면 나는 숲에서 길을 잃은 사람의 심정이 되었다. (49쪽)

인간은 살아 있는 한 반드시 뭔가를 믿는다. 뭔가를 위해 살아야 한다고 믿지 않는다면 인간은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81쪽)

무한한 신, 영혼의 신성, 서로 연결된 신과 인간의 일, 도덕적 선악 등의 관념들은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인류의 삶이 거쳐온 머나먼 과거에 만들어진 관념들, 그것 없이는 삶 자체도 나도 존재하지 않았을 그런 관념들이다. 그런데도 나는 그러한 인류 활동의 소산을 모두 버리고 나만의 관념들을 새로이 만들려 했던 것이다. (83~84쪽)

나는 기생충처럼 살았고, 스스로에게 무엇 때문에 사느냐고 묻고는 무엇 때문도 아니라고 대답했다. 삶의 의미가 생활을 꾸려가는 데 있다면, 삼십 년 동안 생활을 꾸려가기는커녕 자신은 물론 다른 이들의 생활까지 파괴해온 내가 삶은 악과 무의미의 연속이라는 답 외에 어떤 답을 내놓을 수 있겠는가? 나의 삶은 악하고 무의미했다. (95쪽)

신에 대한 나의 탐구는 이성이 아니라 감정의 작용이었는데,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 감정이란 고립무원의 두려움, 낯선 것들에 둘러싸인 고독감, 나아가 그 뭔가에게 도움을 바라는 심정이었다. (99쪽)

아무도 나를 가엾게 여기지 않았고, 내 삶은 멈춘 것 같았다. (100쪽)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신을 알고자 하면 살아나고, 신을 잊고 신을 믿지 않으면 다시 죽어간다. 이 살아남과 죽음은 대체 무엇인가? 신의 존재를 믿지 않으면 나는 살아 있지 않다. 신을 찾을 수 있다는 막연한 희망이라도 없었다면 나는 벌써 자살했을 것이다. 오직 신을 느끼고 찾을 때만 나는 살아 있는 것이다. 대체 나는 또 무엇을 찾고 있는가? 내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이것이 바로 신이다.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바로 그것. 신을 안다는 것과 산다는 것은 같다. 신은 곧 생명이다. (103쪽)

신을 찾으며 살아라, 그러면 신이 없는 삶도 사라질 것이다. (103)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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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8280909

저자 톨스토이(Lev Nikolaevic Tolstoy)는 러시아의 소설가, 사상가다. 도스토예프스키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호이자 문명비평가, 사상가로도 위대했다. 1852년 처녀작 '유년시대'를 익명으로 발표하여 네크라소프로부터 격찬을 받았고, '소년시대', '세바스토폴 이갸기' 등의 작품으로 청년 작가로서의 지위를 확립했다. 결혼 후 문학에 전념하여 불후의 명작 '전쟁과 평화'를 발표하고, 이어 '안나 카레니나'를 완성했다. 이 무렵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의 무상음으로 종교에 의존하게 되었는데, 이때의 사상을 ‘톨스토이주의’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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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 한국러시아문학회 초대회장, 러시아연방 주도 국제러시아어문학교원협회(MAPRYAL) 상임위원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러시아문학회 고문, 러시아연방 국립 톨스토이박물관 ‘벗들의 모임’ 명예회원이다. 국제러시아어문학교원협회 푸시킨 메달을 수상하고, 러시아연방국가훈장 우호훈장(학술 부문)을 수훈했다. 지은 책으로 『러시아문학의 세계』 『러시아문학의 이해』(공저), 옮긴 책으로 『전쟁과 평화』『안나 카레니나』『닥터 지바고』『인생독본』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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