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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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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말의 지옥』을 쓴 이은재 작가는 초등학교 5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잘못 뽑은 반장』 등 ‘잘못 시리즈’로 유명합니다. 작가가 이번에 새롭게 시작한 동화가 바로 ‘지옥 시리즈’입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일상에서 의도치 않게 마주치는 ‘지옥’과 같은 끔찍한 현실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삶에 대한 긍정적인 힘을 얻고 주체성을 기르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작품입니다.

사람들이 쓰는 말을 보면 그 사회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어요. 삶이 팍팍해질수록 사람들의 말도 거칠어지지요. 생활은 예전보다 훨씬 풍족해졌는데 말은 왜 갈수록 독하고 사나워지는 걸까요? 그건 마음이 점점 황폐해지고 메말라가기 때문일 거예요. 말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니까요. - 〈작가의 말 중에서〉

말의 지옥에 떨어져 본 사람은 안다.
그것이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운 형벌인지…….-〈본문에서〉

독한 말의 화살에 찔린 사람들이 목숨을 저버리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디 말만 그런가요? 도저히 사람이 썼다고 볼 수 없는 저주의 댓글들도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속담처럼 말의 화살에 찔린 사람은 더 독한 화살을 준비하여 상대를 노립니다. 그러다가 정말로 ‘말의 지옥’에 빠지고 맙니다. 동화 『말의 지옥』은 그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자라나는 우리 어린이들이 말의 무서움과 가치를 깨닫는 것! 논리는 분명하되 목소리는 차분한 사람, 남의 허물을 감쌀 수 있는 너그러운 사람, 누구에겐가 칭찬과 용기의 말을 건넬 줄 아는 다정한 사람…… 말이 분명하면 세상이 똑바로 서고, 말이 따뜻하면 세상이 따뜻해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의 지옥』을 읽으며 스스로 터득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목차

작가의 말 - 말의 지옥에서 말의 천국으로 가는 길찾기
1. 내일은 없다
2. 엄마의 오잘, 나의 오잘
3. 내일을 찾아서
4. 피리 부는 호랑이
5. 숲 속의 꿈꾸는 공주님
6. 독사의 탄생
7. 태권 문어 삼총사
8. 독사를 찾아서
9. 오줌싸개 소동
10. 모나리 좀비
11. 세상 지옥
12. 복수의 끝
13. 사라진 시간
14. 좋은 말 바이러스
15. 마지막 이야기

본문중에서

“버러지 같은 놈.”
돈할매의 저주 같은 말로 또 하루가 열렸다. 할매는 누가 표적인지 모를 분노를 아침마다 무자비하게 쏟아냈다. 가게 앞에 패대기치듯 물을 쏟아붓는 동안에도 서늘한 저주의 말은 계속됐다.
“사자가 물어갈 놈.”
“즈이 어미 눈에 소금을 뿌릴 놈.”
“사지가 죄다 꺾여도 시원찮을 놈.”
벌써 일 주일이나 겪었지만 도무지 적응이 안 되는 악담에 공기마저 살벌한 느낌이었다. 주위를 어슬렁거리던 길고양이가 깜짝 놀라서 달아났다. 나는 그 ‘놈’이 대체 누구인지 몹시 궁금했다.
“학교 안가고 뭣 허냐? 발바닥이 붙기라도 했냐? 하긴 등짝에 혹처럼 달라붙어서 젊은 어 미 신세 망치는 놈이 어딘들 못 붙을라고.”
돈할매는 혀를 차면서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심장에 화살을 맞은 것처럼 온몸이 뻐근하게 아파왔다. ‘혹’이라는 말이 귓가에 쟁쟁 울렸다. 할매 눈에 나는 열두 살의 잠 많고 꿈도 많은 ‘구호랑’이 아니라 흉측스러운 ‘혹’인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아까 입에 침을 튀기며 쏟아내던 저주의 말도 나를 두고 한 게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그러는 당신은 머리가 완전히 돌아서 돈할망구 아니야?”
나직이 중얼거려보았지만 분이 풀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돼지국밥집을 하는 할매를 ‘돼지 돈’자를 써서 돈할매라고 불렀다. 하지만 나는 돈만 밝히는, 돼지처럼 뚱뚱하고, 머리까지 살짝 돈 할매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십여 년 만에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고향으로 찾아든 이웃집 딸 모자에게 이럴 수는 없었다. 할매의 외아들과 우리 엄마가 소꿉동무였다니 더 어처구니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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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

짙푸른 바다가 사철 내내 눈부신 강원도 동해에서 태어났다. MBC 창작동화 대상을 수상하며 글쓰기를 시작했다, 꽃을 가꾸듯 조심스럽고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어린 친구들이 행복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애쓰며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잘못 뽑은 반장', '기차는 바다를 보러 간다', '올 백', '산과 개', '내 친구 솔셍이', '보금이' 등이 있다.

생년월일 -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습니다. 선생님의 그림에는 친근하고 재미있는 캐릭터가 많이 등장합니다. 그림책 눈다래끼 팔아요 개와 고양이, 동화책 처음가진열쇠, 여우비, 어미개 등에 그림을 그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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