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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와 맥주 [반양장]

원제 : Cakes and 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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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달필의 감각으로 개인의 행복과 유희, 쾌락을 탐구한 서머싯 몸

실존 인물, 문단의 내막 적나라하게 묘사해 세간에 파장을 일으킨 풍자 소설

성공과 창작의 곡예에서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 공포감이 점점 커져 갔다. 그것은 누가 봐도 나의 초상화였다. ─ 휴 월폴

▶ 몸이 그려 낸 출세 지향적 문인의 초상은 고문에 가까운 부분이다.
그는 벼락출세한 얼굴 두꺼운 위선적 대중 작가로 그려진다. ─ 버지니아 울프

▶ 만약 자네가 이 작품에서 자네 모습을 보았다면, 우리가 대동소이할 뿐 같은 인간이기 때문일세. ─ 서머싯 몸

출판사 서평

■ 대중성과 예술성 모두 갖춘, 서머싯 몸의 풍자 소설 『케이크와 맥주』,
주인공 에드워드 드리필드의 실제 모델은 과연 누구인가

간결한 사실주의적 필치와 압축된 구성으로 해학과 풍자 넘치는 이야기를 만드는, 20세기 최고의 영미 문학 작가 서머싯 몸의 『케이크와 맥주』가 민음사세계문학전집 394번으로 출간되었다. 몸이 작가로서의 원숙기에 접어든 1930년에 발표한 이 소설은 당시 문단의 내막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데다 등장인물이 작가의 지인이나 유명 인사와 흡사해 세간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풍자 소설이다. 작품 속 거장 에드워드 드리필드의 실제 모델로는 토머스 하디가 지목되기도 했다. 잉글랜드 남부의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든가, 펍에 대한 애호, 아이의 죽음과 관련한 장면으로 인해 금서 조치된 이력 등이 이 작품 속 드리필드와 여러 면에서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처세술로 성공한 작가 앨로이 역시 몸의 친구인 소설가 휴 월폴과 판박이로 묘사되어, 이 작품을 읽고 전전긍긍하던 휴가 『케이크와 맥주』의 출판을 막으려 할 정도였다. 서머싯 몸은 월폴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내 그를 달랬다고 한다. “만약 자네가 이 작품에서 자네 모습을 보았다면, 우리가 대동소이할 뿐 결국은 같은 인간이기 때문일세.”
어셴든은 유명한 작가 에드워드 드리필드의 전기를 쓰게 된 동료 작가 앨로이로부터 그에 관한 정보를 알려 달라는 청을 받는다. 무명 시절부터 드리필드와 친분이 있었던 어셴든은 젊은 시절 패기와 열정이 넘치던 드리필드와 그의 첫 번째 부인이었던 로지를 회상한다. ‘케이크와 맥주’라는 제목이 시사하듯 이 작품의 주요한 테마는 삶의 유희와 쾌락이다. 서머싯 몸은 평소 ‘쾌락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고 해서 쾌락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며, 삶의 쾌락이 관념과 도덕에 치우쳐 경시되는 위험성을 경계했다. 몸의 생각을 반영하듯, 이 작품에서 드리필드는 건강한 삶의 유희를 간직한 로지가 곁을 떠나고, 설상가상 후견인을 자처하는 트래퍼드 부인이 그를 구속하면서, 성공한 작가로서의 달콤함을 누리는 대신 서서히 생기와 개성을 잃어 간다.
『케이크와 맥주』는 작가 스스로 작품 속에서 밝히듯, 몸의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인간의 굴레에서』(1915)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다. 『인간의 굴레에서』가 정념에 의한 인간의 내적 예속을 다루었다면, 이 작품에서는 한 작가의 생애를 통해 인간을 구속하는 외적 요인, 사회적 굴레에 초점을 맞춘다. 작품의 제목인 ‘케이크와 맥주’는 물질적 쾌락, 혹은 삶의 유희를 뜻하는 관용구로 셰익스피어의 희극 「십이야」에 등장한다. 올리비아의 집에서 사랑의 노래를 부르며 흥청거리는 앤드루 경과 토비 경에게 집사 말볼리오가 소란을 멈추라고 다그치자, 토비 경이 다음과 같이 응수하는 장면에서다. “자네가 도덕적이라고 해서 케이크와 맥주가 더는 안 된단 말인가?”

■ ‘케이크와 맥주’에 충실한 삶의 조건은 자유와 관용, 그리고 해탈
“자네가 도덕적이라고 해서 케이크와 맥주가 더는 안 된단 말인가”

『케이크와 맥주』의 시대적 배경은 빅토리아 여왕의 재임기(1837-1901) 후반이며, 이 시기는 영국 사회에 정치·경제·사회적 변화가 이루어진 때다. 교회의 영향력이 쇠퇴하고 자연과학이 힘을 얻었고, 엄숙주의가 한발 물러나고 심리주의가 대두되었다. 16세기 이후 사회 지배층을 형성하던 신사 계층에도 변화가 일어나 지주나 성직자들의 대열에 부를 축적한 상인이나 전문 직업인들이 편입되었다. 소설 속에서 귀족 가문 출신으로 자신의 고귀한 태생을 잊지 않아 공장 일꾼 출신인 그린코트 소령의 아내를 무시하는 숙모나, 석탄 상인 조지 캠프의 기부를 달가워하지 않는 블랙스터블의 상류층 사람들의 모습은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당시 보수적이고 관습적인 인물들의 일면을 보여 준다.
반면 이 작품에서 쾌락과 유희를 대변하는 인물은 드리필드의 첫 번째 아내인 로지다. 로지는 빅토리아기의 덕목인 정조와 체면을 비웃기라도 하듯 ‘케이크와 맥주’에 충실한 삶을 산다. 드리필드와 결혼한 이후에도 여러 명의 애인을 두는가 하면, 외상값을 떼먹고 야반도주를 하기도 한다.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면 로지는 비판의 여지가 많은 인물이지만, 그녀는 도무지 누구를 미워하거나 헐뜯을 줄 모르며 시종일관 어린아이처럼 천진하고 해맑다. 로지는 슬픔이나 증오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마음에 담지 않으며, 오로지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드리필드의 뮤즈다. 심지어 로지는 ‘하찮은 행성에 잠시 머물다가는 처지에 아등바등하는 인간은 영원불멸한 지성의 눈엔 한갓 농담거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해탈한 면모를 보여 주기도 한다.

■ 현명한 작가는 성공을 좇기보다 동시대에 오래 살아남는다

에드워드 드리필드는 노년에 이르러서야 거장으로 칭송받다 세상을 떠난 작가다. 작중 화자인 어셴든의 회고에 따르면, 그는 가난한 평민 출신으로 젊은 시절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소설가로 등단해 꾸준히 작품을 썼다. 문단 내에서는 소소한 호평을 받지만 이렇다 할 명성을 얻지 못한 채 근근이 작가로 살던 그는 후견인인 트래퍼드 부인의 눈에 들어 전환점을 맞이한다. 트래퍼드 부인은 드리필드를 미래의 우승마로 점찍고 그를 후원하기 시작하고, 드리필드는 상류 사회 사람들과 어울리며 거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하지만 성공의 발판은 드리필드에게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트래퍼드 부인의 후원을 받으려면 그녀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해 글을 낭독하고, 그녀가 점찍어 주는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그녀의 통제 아래 사회 활동이 철저히 관리당하는 동안 아내는 그의 곁을 떠난다. 드리필드를 얽매는 것은 후견인만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으로 인해 거센 사회적 저항에 부딪힌다. 평단과 대중은 작품 속에서 고통스럽게 죽어 가는 아이를 무덤덤하게 묘사했다는 점, 아이가 죽은 날 엄마가 외간 남자와 통정하는 내용이 비도덕적이라고 비난하며 그의 책을 금서로 지정한다. 하지만 안팎의 타격에도 불구하고 결국 드리필드는 작가로 살아남았다. 삶에서는 케이크와 맥주를 잃었지만 말이다.
서머싯 몸은 작가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성공을 꼽는다. 작가가 성공하게 되면 원래 속한 세상을 떠나 상류 사회에 진출하는데 그는 애초 그곳의 일원이 아니므로 결국은 그 세계에서 작가 본인의 개성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어셴든은 천재성이 없어도 좋은 배경과 성실함, 처세술만 있으면 얼마든지 작가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거장의 판단 기준은 당시 여론이 아니라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남느냐의 여부다. 몸은 성공한 작가가 반드시 위대한 작가인 것은 아니며, 그가 성공에서 위대함으로 나아가려면 동시대에 오랫동안 살아남아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이 작품을 통해 강조한다.

성공은 오랜 생존을 위한 전제 조건일 뿐 위대한 작가의 칭호는 세월의 계단을 딛고 올라선 자에게 수여되는 훈장과 같다. 문학에도 유행이 있고 득세한 특정 양식의 본질적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 옮긴이의 글에서

목차

케이크와 맥주 7

작품 해설 298
작가 연보 309

본문중에서

“나는 대단한 소설가가 아닙니다.” 그는 늘 이렇게 말한다.
“거장들과 비교하면 나란 존재는 하찮죠. 나도 언젠가는 정말 대단한 소설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희망은 오래전에 접었습니다. 사람들이 내가 최선을 다한다는 걸 인정해 준다면 그것으로 족해요. 나는 정말 노력합니다. 허술한 건 어느 하나 지나치지 못하죠. 나도 좋은 이야기를 말할 수 있고 그럴듯한 인물을 창조할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21쪽)

이 신분이 높은 사람들, 매사 일처리가 유능하고 신중하며 옷차림이 깔끔한 아내, 그가 살아가는 우아한 환경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모험을 감행한 젊은 시절을 후회하고 있을까. 지금 이 시간을 즐기고 있을까, 아니면 못 견디게 지루한데 예의상 즐거운 척 체면을 차리는 걸까? 내 시선을 느꼈는지 눈을 들었다. 그의 시선은 생각에 잠긴 눈빛, 온화하면서도 묘하게 분석하는 듯한 눈빛을 담고 잠시 내게 머물렀다. 별안간 그가 내게 한쪽 눈을 찡긋했다.(71쪽)

그녀는 생기가 넘치는 어린아이처럼 열정적으로 재잘거렸고, 반짝거리는 눈에는 언제나 황홀한 미소가 어른거렸다. 나는 왠지 그 미소가 좋았다. 조금은 능청스러운 미소라고나 할까. 능청스럽다는 말에서 불쾌한 측면을 뺄 수 있다면 말이다. 능청스럽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순수한 미소였다. 어쩐지 짓궂은 미소였다. 말썽을 피우는 줄 알면서도 재미난 장난을 치고 싶어 하는 아이, 큰 말썽이 날 리 없다는 걸 알고 금세 들키지 않으면 스스로 그것을 털어놓는 아이의 미소였다.(82쪽)

평론가는 형편없는 작가에게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고 세상은 전혀 가치 없는 자에게 열광할 수 있지만 두 경우 모두 오래가지는 못한다. 세상의 어떤 작가도 상당한 재능 없이 에드워드 드리필드처럼 오랫동안 대중을 사로잡기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선택된 자들은 대중성을 비웃는다. 그들은 대중성을 평범함의 증거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는 후대 사람들의 선택이 한 시대의 무명작가들이 아니라 유명한 작가들 중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간과하는 것이다. 불후의 명작이 언론의 외면 속에 사장되는 일이 계속되어 왔을지 몰라도 후대 사람들은 그 존재를 알 길이 없다.(138쪽)

“그 집 양반은 자주 만났어요.” 브렌트퍼드 씨가 말했다.
“그 양반이 여기 들러 흑맥주를 한 잔씩 하는 걸 아주 좋아했거든요. 퍼마신 건 아니고 그저 바에 앉아 얘기하는 걸 좋아했지요. 세상에, 한번 말을 시작하면 한 시간이고, 상대도 가리지 않았어요. 드리필드 부인은 그 양반이 여기 오는 걸 아주 싫어했어요. (……) 발이 벽 몰딩에 닿는 느낌이 좋다면서. 자기는 바가 좋다고 늘 말했어요. 거기
서는 인생이 보인다고. 그리고 자기는 늘 인생을 사랑했다고.”(256-257쪽)

“그 여자라면 바턴 트래퍼드 부인에게 들은 이야기가 많아. 악담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네만 썩 좋은 여자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네.”
“그건 오해야.” 내가 대꾸했다. “정말 좋은 여자였어. 나는 그 여자가 성질을 부리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네. 뭐든 원하는 게 있으면 다 들어주는 여자였어. 누구의 험담 한 번 하는 걸 들어 본 적이 없네. 마음씨가 고운 사람이었어.” (……)
“이해를 못 하시는군요.” 내가 말했다. “그녀는 아주 단순한 여자였어요. 건강하고 천진한 본능을 가진 여자 말입니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걸 좋아했죠. 사랑을 사랑했어요.”(273-274쪽)

작가를 흔드는 인간들은 수두룩하다. 인터뷰를 하려는 신문 기자들, 사진을 찍으려는 사진작가들, 원고를 달라는 편집자들, 소득세를 긁어 가는 세금 징수원들, 오찬을 같이 하자는 귀하신 몸들, 강연을 부탁하는 협회 국장들, 결혼하고 싶다는 여자들, 이혼하겠다는 여자들, 사인해 달라는 젊은이들, 배역을 달라는 배우들, 생판 남인데 돈을 빌려 달라는 사람들, 감정이 북받쳐 부부 문제를 상의하려는 부인네들, 자기 작품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진지한 청년들, 대리인들, 출판업자들, 관리인들, 따분한 인간들, 팬들, 평론가들, 그리고 작가 본인의 양심. 하지만 작가는 한 가지 보상을 얻는다. 뭔가 마음에 맺힌 것이 있다면 괴로운 기억, 친구를 저세상으로 떠나보낸 슬픔, 짝사랑, 상처받은 자존심, 배은망덕한 인간에 대한 분노, 어떤 감정이든, 어떤 번뇌든 그저 글로 풀어 버리기만 하면 된다. 그걸 소설의 주제로, 수필의 소재로 활용하면 모든 걸 잊을 수 있다. 작가는 유일한 자유인이다.(294-2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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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8740125
출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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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4년 출생. 영국의 소설가이며 극작가이다. 파리 주재 영국 대사관의 고문 변호사의 아들로 1874년 태어났다. 8세때 어머니가 죽고, 2년뒤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자 영국에서 목사로 있던 작은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독일에 유학한 뒤 런던의 의과 대학에 입학하였는데, 이 무렵부터 작가가 될 뜻을 세웠다. 제1차 세계대전 때에는 군의관으로 근무하다가 첩보 부원이 되었으며, 1917년에는 궁요 임무를 띠고 혁명 하의 러시아에 잠입하여 활약하기도 하였다. 그의 유미주의적 태도는'달과6펜스'에서 더욱 뚜렷이 나타났는데, 이는 프랑스 후기 인상파 화가 고갱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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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의류환경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출판기획자 겸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레퀴엠', '인생의 베일', '더티 잡', '찌꺼기', '말리와 나: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점퍼3', '야릇한 친절', '호오포노포노의 비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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