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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들 : 치고지에 오비오마 장편소설

원제 : The Fisher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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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신들은 파괴하기로 선택한 자에게 광기를 안긴다.”

★ 맨부커상 파이널리스트 ★
세계 5개 문학상 수상, 14개 문학상 파이널리스트
31개국 출간 계약, 영미 15개 매체 ‘올해 최고의 책’ 선정

치고지에 오비오마의 신작 《어부들》이 드디어 한국에 출간되었다. 《어부들》은 LA타임스 데뷔소설상, 파이낸셜타임스 ‘최근의 목소리 상’ 등 5개 문학상을 수상하고 부커상을 비롯한 14개 문학상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화제작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작가의 작품 《어부들》과 《마이너리티 오케스트라》는 모두 부커상 파이널리스트에 올랐으며, 특히 《어부들》은 “황홀한 현대의 전설”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작가에게 ‘치누아 아체베의 진정한 계승자’라는 찬사를 안겨주기도 했다.
제목 ‘어부들’은 주인공 벤저민의 형제들을 의미한다. 출입이 금지된 저주받은 강에서 낚시를 하던 벤저민과 형제들은 그곳에서 마을의 광인과 마주치고, 비극의 씨앗이 되는 광인의 예언을 듣게 된다. 이 예언은 가족들을 예기치 못한 분열로 서서히 이끌고, 결국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다.
사소한 믿음에서 비롯된 균열이 어떻게 거대한 비극으로 점화되는지를 그린 《어부들》은 그리스의 비극을 연상시키는 극적인 기법과 나이지리아 이보족의 문화가 섞인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하며 단숨에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긴다. 촘촘한 거미줄처럼 짜인 복선과 시적인 비유들은 운명과 우연에 대한 작가의 탁월하고도 섬뜩한 해석에 긴장감을 더하며 한 편의 정교한 현대 비극을 선사한다.

출판사 서평

한 예언이 불러일으킨 파멸적 비극
광기의 신화에 사로잡힌 인간의 처절한 운명론

우리 이야기를 생각하고 또 우리 모두가 가족으로서 함께 살았던 마지막 순간인 그날 아침에 대해서 생각하면 나는-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아버지가 떠나지 않았기를, 그 전보 명령서를 받지 않았기를 바라게 된다. 그 편지가 오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었다. _14쪽

이야기는 형제들의 아버지가 다른 지역으로 발령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집에서 아버지의 권위가 사라지자 통제에서 자유로워진 형제들은 ‘저주받은 강’으로 불리는 오미알라강에서 낚시를 하게 되고, 환시를 본다는 예언자 아불루와 마주친다. 아불루는 맏형 이켄나에게 “너는 어부의 손에 죽을 것이다”라고 예언한다. 지금껏 아불루의 예언은 틀린 적이 없었기에, 그 예언을 형제 중 하나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해석한 이켄나는 더없이 아끼던 동생들을 멀리하고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반항하며 급기야 가출까지 하게 된다. 이에 둘째인 보자는 더 이상 형의 횡포에 당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열한 살의 오벰베와 아홉 살의 벤저민은 형들의 싸움에 행여나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두려움에 떤다.

나는 둘의 싸움을 지켜보면서, 이런 일이 있고 난 다음에는 모든 것이 예전과 달라지리라는 예감에 사로잡혔다. (…) 이런 느낌이 나를 사로잡자 내 정신은-먼지를 동심원으로 모아들이는 회오리바람처럼-광
기 어린 생각들로 뒤엉켜 미친 듯이 돌아갔다. 그중에서 가장 지배적인 생각은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한, 이상하고도 낯선 생각이었다. 죽음에 대한 생각. _181-182쪽

가족들은 이켄나를 예전으로 돌려놓기 위해 진심으로 호소한다. 이켄나를 몰아붙이는 것은 스스로가 만든 두려움이며, 그런 마음이 가족의 사랑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아불루의 예언에 대한 이켄나의 확고한 믿음은 결국 벤저민의 예감을 현실로 만든다. 한 사람의 죽음은 또 다른 죽음과 복수를 낳고, 복수는 더 큰 비극을 불러오며 사태는 돌이킬 수 없는 내리막길로 치닫는다.
이야기는 예언에 필연성을 부여하는 다양한 장치를 배치해 운명론적인 결말로 이끄는 한편, 그 방향을 개인의 의지로 바꿀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두며 비극의 정점을 완성시킨다. 예언은 절대적이기도 하지만, 개인의 행동에 따라 미래가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기에 가까운 믿음에 사로잡히는 순간, 그러한 가능성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두려움을 피하기 위한 처절한 사투만이 남는다. 이처럼 소설은 운명과 개인의 의지에 관해, 삶의 선택과 방향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비극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보게 한다.

비극을 부르는 증오와 두려움,
그리고 슬픔을 극복하는 사랑의 힘

제게는 이 작품이 형제 간의 보편적 연대와 가족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사랑에 관한 것입니다. _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중에서

벤저민의 가족에게는 서로를 향한 유대가 깊이 자리하고 있다. 이켄나는 예언을 듣기 전까지 어머니와 형제들을 끔찍이 위하는 형이었으며, 동생들은 그런 형을 맹목적일 정도로 믿고 따른다. 부모님 역시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며, 때로는 매질과 쓴소리로 꾸짖더라도 그 바탕에는 굳건한 사랑이 내재되어 있다. 그러나 이 가족애는 단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산산이 부서진다.작가는 형제애와 가족의 연대에 초점을 맞추어, 무엇이 이 감정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사랑을 증오로 바꿔놓는지에 중점을 두었다고 말한다. 굳건한 세계를 깨뜨릴 정도로 강력한 힘을 지닌 증오의 감정은 어떤 것일까? 대체 무엇이 한 사람을 최악의 상황까지 몰아가는 것일까? 작가는 밀도 있는 문장으로 이러한 감정의 유동성을 섬세하게 직조해 독자들이 감정의 파고를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든다.
그러나 소설은 비극 가운데 조그만 희망을 남겨둔다. 수많은 격랑과 고통을 겪더라도 여전히 가족들의 사랑은 곁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벤저민은 커다란 슬픔으로 인해 변해버린 가족의 형태 속에서도 여전히 서로를 향한 사랑을 느낀다. 가족들은 한차례 풍랑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다시 그들의 보금자리를 세운다. 비극은 한 세상을 파괴할 수 있지만, 사랑 역시 슬픔과 증오를 잠재울 수 있다.

추천사

《어부들》은 평범하게 살아가던 소년들이 광기 어린 예언으로 형제와 가족, 그리고 스스로의 삶을 파괴해가는 과정을 그렸다는 점에서 ‘카인과 아벨’이나 ‘오이디푸스왕’처럼 신화적이면서, 1990년대 중반 나이지리아의 혼란과 가난을 솔직하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시대적이다. 어부들》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소설 속 소년들과 한 시절을 살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런 생동하는 감각은《어부들》이 완성한 세계가 그만큼 탄탄하고 치밀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세계에 초대된 독자는 속도감 있는 서사와 시적인 문장에 빠져들 것이고 신과 과학, 기독교와 토속신앙, 오랜 독재와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이 혼재된 당시의 나이지리아를 여행할 수 있는 특권도 갖게 되리라.

목차

1. 어부들 … 11
2. 강 … 25
3. 독수리 … 37
4. 비단뱀 … 58
5. 변신 … 84
6. 미친 사람 … 118
7. 매부리 … 129
8. 메뚜기들 … 169
9. 참새 … 188
10. 곰팡이 … 201
11. 거미들 … 226
12. 수색견 … 248
13. 거머리 … 266
14. 리바이어던 … 277
15. 올챙이 … 307
16. 수탉들 … 323
17. 나방 … 350
18. 왜가리들 … 363

감사의 말 … 381

본문중에서

나도 한 아들을 둔 아버지가 된 지금은 더욱 자주 그 시절을 되돌아보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우리 인생과 세상이 바뀌어버린 것은 강으로 이런 여행을 떠나던 어느 순간이었음을 알게 된다. 시간이 중요해진 것은 바로 이곳, 우리가 어부가 된 그 강에서였다. _24쪽

“이케나, 너는 두 손을 들어 공기를 쥐려 하겠지만 그러지 못할 것이다. 이케나, 너는 그날 말을 하려고 입을 열겠지만-미친 사람은 입을 열고, 큰 소리로 아, 아 하며 헐떡이는 소리를 냈다-말이 네 입안에서 얼어붙을 것이다.” _112쪽

“네가 너 자신에게 이 모든 짓을 하는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야. 네가 네 두 손으로 일구고 가꾼 두려움 말이다, 이켄나. 이켄나, 너는 미친 사람, 쓸모없는 인간의 환시를 믿기로 선택했어. 인간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적절하지 않은 사람을 말이다.” _139쪽

나는 그때까지 미친 사람에게 벌을 주어야 한다는 형의 생각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그날 아불루를 보자 생각이 바뀌었다. 나는 어머니의 반응, 어머니의 저주, 그리고 아불루를 보고 어머니의 두 뺨에 흘러내리기 시작한 눈물 때문에 마음이 움직였다. 얼얼한 느낌이 내 몸을 훑고 지나갔다. _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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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지에 오비오마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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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에서 사회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새로운 생각거리를 제공해주는 책을 쓰거나 소개하겠다는 목표로 활동 중이다.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는 마사 C. 누스바움의 《혐오에서 인류애로》, 《세계시민주의 전통》, 스티브 브루스의 《사회학》(개정판), 앤드루 숀 그리어의 《레스》, J.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개정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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