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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속삭임 : 루이자 메이 올컷 소설

원제 : A Whisper in the D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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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작은 아씨들》의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이
미스터리 막장 로맨스를 썼다고? 정말?

정말이에요! 정말 《작은 아씨들》의 작가가 쓴 것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발칙한 이야기에요. 읽는 내내 눈을 뗄 수가 없어요. 이 엉뚱하고 깜찍한 주인공이 대체 어디까지 가려나 싶거든요.

첫 장면은 《빨강머리 앤》이 딱 떠올라요. 《밤의 속삭임》의 주인공 시빌(Sybil)은 이제 곧 열여덟 살이 되는데요, 열여덟 살이 되면 삼촌의 아들인 사촌 가이(Guy)와 결혼을 해야 해요. 돌아가신 시빌의 아버지의 유언 때문이에요. 자식이 없었던 시빌의 할아버지는 삼촌을 입양했지만 불과 몇 년 후 시빌의 아버지가 태어난 거예요. 얼결에 상속을 받지 못하게 된 삼촌이 안쓰러워 시빌의 아버지는 그럼 우리가 아이들을 낳으면 결혼을 시키자, 그렇게 두 집의 재산을 다시 한데 모으면 되는 거다, 라고 해버린 거죠.

고아가 된 시빌의 열여덟 살 생일이 다가오자 삼촌이 데리러 와요. 그래서 마차를 타고 삼촌이 살고 있는 저택으로 가게 되죠. 왜, 빨강 머리 앤이 고아원에서 처음 매슈를 만난 날, 그들도 마차를 타고 집으로 가죠? 그때 앤이 엄청 수다를 떨잖아요. 앤의 수다에 정신이 다 빠진 매슈가 허둥거리고요. 마치 그 장면처럼 시빌은 마구 까불고 삼촌에게 이것저것 묻고 정신이 없어요. 앤의 장면이 떠올라 풀풀 웃으며 《밤의 속삭임》을 읽다가 저는 그만 자지러지고 말았답니다. 왜냐고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촌 가이가 궁금해 캐묻는 시빌이 귀찮아진 삼촌이 입을 다물어버리니까 약이 오른 시빌이 그만 삼촌에게 키스를 퍼부어요. 그러고는 무릎에 냉큼 앉아버리죠. 아…… 이건 무슨 전개지? 그런데 처음엔 깜짝 놀란 삼촌이 오히려 시빌을 꽉 껴안고 더 진한 키스를 하고 말아요. 아…… 놀랍구나…… 150년 전 미국의 선정소설 장르란 게 이런 거구나, 하던 저는 다음 장면에서 또 다시 경악을 하고 맙니다. 아니, 연유가 어쨌든간에 시빌이 먼저 키스를 했고 삼촌이 맞받아줬다면 잘된 일일 텐데, 이 변덕쟁이 발칙한 시빌은 갑자기 삼촌의 손을 깨물어버립니다. 나한테 왜 이래! 미친 거 아냐! 이런 식의 반응을…… 네에, 거기까지만 읽어도 정신이 홀랑 빠질 겁니다, 여러분은.

발칙하다는 말로밖에 설명이 어려운 시빌은 저택에 도착해 사촌 가이를 만나고도 밀당 싸움을 합니다. 내가 먼저 사랑에 빠질 순 없어! 네가 먼저 나에게 반하라고! 이러면서 아주 깨알 같은 연애를 하는데요, 귀엽기 짝이 없습니다.

그럼 그냥 로맨스 아니냐고요?
왜 미스터리 막장 로맨스냐고요?

본격적인 막장은 이제 시작됩니다. 두 청춘남녀의 사랑을 지켜보던 삼촌은 기가 막히게도 시빌을 앉혀두고 청혼을 합니다! 네, 청혼을요. 너랑 가이랑 결혼하지 말고, 그냥 나랑 하자. 내가 너한테 잘해줄게. 기가 막힌 시빌이 거절을 하려 하지만 그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된 가이가 으아아아악! 아버지는 미쳤어! 이러면서 집을 뛰쳐나가고…… 미치광이처럼 날뛰던 시빌이 저택을 빠져나가려다가 잡혀오고…… 정신을 잃고…… 눈을 뜨니 맙소사, 머리가 다 깎인 채 정신병원에 갇혀 있지 뭐예요!

자, 이제 이 이야기가 왜 막장 로맨스로 끝나지 않고 미스터리인지 알려드릴게요. 정신병원에 갇힌 시빌이 약에 취해 이제 정말 미쳐가려고 할 때 시빌의 바로 위층 방에선 이상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제목이 《밤의 속삭임》인 건 바로 그 때문이에요. 그 방에서 들려오는 알 수 없는 속삭임. 누굴까요? 그 방에 갇힌 사람은 누구길래 시빌에게 간절한 속삭임을 들려주는 걸까요?

부모의 죽음에 얽힌 비밀, 유언장의 비밀이 이제 차츰차츰 밝혀집니다. 그러니까 《밤의 속삭임》은 분명 〈미스터리 막장 로맨스〉인 것이 맞고, 너무 재미나서 단숨에 읽히는 소설이에요. 폴앤니나는 한 번쯤 읽고 싶었던 작가, 하지만 벽돌책은 엄두가 안 나는 작가, 그런 작가들의 짧은 소설들로 〈폴앤니나 쇼트살롱〉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출판사 서평

여태 살면서 《작은 아씨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본 적이 없어요. 《작은 아씨들》이란 제목만 들어도 뭔가 마음이 몽글몽글, 어딘가 따스해지는 느낌,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어리잖아요. 누구나 다 그러잖아요. 《작은 아씨들》의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은 190년 전에 태어난 작가예요. 까마득하죠? 그런데도 지금까지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은 쉼 없이 출간되고 영화도 만들어지고 있어요. 정말 대단한 작가인 건 틀림없어요.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난 루이자는 굉장히 엄격한 부모에게서 자랐답니다. 사실 엄격하다기보단 독특하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 것 같아요. 저명한 사상가였던 그의 아버지 브론슨 올컷은 미국 남부의 노예노동을 지극히 혐오해서, 노예들의 노동으로 생산된 면으로는 옷도 지어입지 않을 만큼 완고했답니다. 그 시절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보적인 교육관을 가진 지식인이었죠. 브론슨은 같은 사상을 가진 사람들과 한데 모여 공동체를 꾸리고 그 안에서 네 딸들을 키웠어요. 어머니 역시 같은 생각을 가진 분이었고요. 지식인 가정에서 자랐지만 올컷 가족은 너무나 가난해서, 루이자는 가정교사와 삯바느질, 하녀를 전전하며 고생스럽게 컸죠. 남북전쟁 때는 종군 간호사로 일하기도 했어요.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루이자는 결혼마저 접고 돈을 버는 데 집중했죠. 그러다 〈작은 아씨들〉이 대 히트를 기록하며 유명 작가의 삶을 살았지만 젊은 시절 앓은 병의 후유증으로 오래 힘들어 하다 그는 쉰다섯 살의 나이로 일찍 세상을 떠나요.

그런데 루이자가 미스터리 로맨스도 썼다고요?

2020년에 개봉한 영화 《작은 아씨들》을 보신 분이라면 영화 초반부의 한 장면을 기억하실 거예요. 조가 신문사를 찾아가 소설 한 편을 막 20달러에 팔고 나오는 장면 말예요. 필명을 뭐로 할 거냐는 편집장의 질문에 조는 “익명으로 할게요.” 라고 대답합니다. 그렇게 20달러를 받고 신이 나서 집으로 뛰어가요. 너무 기뻐서 말이죠!

으응? 작가가 되고 싶었다면 왜 굳이 익명으로 소설을 발표할까? 그런 의문 가지셨나요? 조가 왜 그랬을까요? 《작은 아씨들》 속 조는 루이자의 모습을 그대로 본딴 인물이었답니다. 실제 루이자도 네 자매 중 둘째였고요. 그러니 《작은 아씨들》은 루이자의 자전적 소설이었던 거예요. 신문에 익명의 소설을 발표한 조의 모습은 바로 루이자의 젊은 날 모습인데, 루이자는 돈을 벌기 위해 제 이름으로 발표하기는 조금 힘든 소설들을 익명으로, 혹은 필명으로 발표하곤 했어요. 그러니까 평범한 소설은 아니었던 거예요!

훗날 루이자 메이 올컷이 세상을 떠나고 사람들은 그의 나머지 소설들을 찾아냈어요. 《작은 아씨들》처럼 따뜻하고 다정한 소설을 쓴 루이자가 쓴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것들도 많았답니다. 사실 그 시절엔 〈선정문학〉이라 불리던 장르가 있었어요. 맞아요, 우리가 아는 그 '선정'이에요. 선정적이다, 라고 말할 때 쓰는! 계약결혼, 중혼, 마약 등등 막장으로 치닫기 일쑤인 굉장히 자극적인 장르였죠. 루이자는 그런 선정소설을 쓰고 있었던 거예요! 그게 바로 이 책 《밤의 속삭임》이에요.

폴앤니나 쇼트살롱 시리즈

그동안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를 꾸준히 출간해온 폴앤니나가 〈폴앤니나 쇼트살롱〉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쇼트스토리〉는 우리말로 풀어쓰자면 〈단편소설〉이에요. 짧은 이야기라는 말이죠. 이번에 폴앤니나 쇼트살롱 01권은 루이자 메이 올컷의 《밤의 속삭임》이랍니다. 쇼트스토리라고는 해도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짧진 않아요. 《작은 아씨들》이 1000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이라는 걸 알고 계시나요? 완독하기가 쉽지 않을 만큼 두꺼운 책이에요.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쓴 《빨강머리 앤》만 해도 500페이지에 육박하는 걸요. 그런데 루이자의 쇼트스토리 《밤의 속삭임》은 약 130페이지예요. 작고 가벼운 판형으로 만들어서 가방 속에 쏙 던져놓고 읽기 좋은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가격도 저렴하게 책정했어요!

폴앤니나는 두어 달에 한 권씩 우리가 잘 아는 세계의 작가들, 하지만 우리가 미처 몰랐던 그들의 꽁꽁 숨겨진 쇼트스토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번역해 출간합니다. 어마어마 재미난 시리즈가 될 거예요. 다소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클래식 문학을 폴앤니나가 재미난 것들로만 쏙쏙 모아 여러분께 선보일게요.

목차

1부
2부
3부
4부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시빌은 열여덟 살이 되면 사촌과 결혼해야 한답니다. 그애들이 어릴 때부터 저와 제 동생이 약속했거든요. 지금 제 아들은 저와 함께 있어요. 나는 앞으로 몇 달간 그애들이 함께 지냈으면 하고요. 그러니 처음 계획보다 시빌이 빨리 여기로 와야 할 것 같아요. 그애가 그곳 생활을 완전히 정리하고 빨리 올 수 있도록 준비해주세요. 하지만 아직은 이런 얘길 시빌이 몰랐으면 해요. 결혼 이야기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 p.9

뭐 저런 무례한 녀석이 다 있어?
나는 중얼거렸다. 하지만 까짓것, 새 장식품이라는 호칭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겠어. 나는 곧바로 최대한 신경 써서 단장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러고 있는 내가 한심하기 짝이 없었지만. 나는 발이 예쁜 사람이었다. 그래서 작은 슬리퍼 한쪽은 자연스럽게 드레스 밑단 주름 아래로 드러내고, 팔찌는 레이스와 담홍색 리본 사이에서 반짝일 수 있도록 팔에 찼다. 그리고 그 손에 얼굴을 기대었다. 나는 옆모습이 예쁘고 속눈썹이 기니까 문에서 옆모습이 잘 보이도록 고개를 반쯤 돌린 상태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조명은 내 머리카락을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곱슬머리를 매만지고 머리끈도 다시 묶었다.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다시 한번 내 모습을 살펴본 뒤 책에 몰두한 척했다. 신사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심장이 연신 쿵쿵거렸다. --- p.23

“내게 꽃다발을 바치는 임무를 너에게 맡기도록 하지. 넌 취향이 제법 괜찮고 난 야생화를 아주 좋아하니까. 네 노고를 생각해서 저녁식사 때 이 꽃을 달게. 이제 집으로 가. 여긴 아름답지만 싸늘하네. 덮을 거라곤 조막만 한 손수건밖에 없어서.”

그가 승마용 외투를 벗어주었고 나는 외투를 푹 덮어썼다. 모자도 씌워주었다. 그가 말에 올라타자 나는 고삐를 쥐었다. 가이의 단단한 팔에 안겨 재갈을 당기는 힘찬 말을 타고 비탈길을 미끄러지듯 달렸다.
짜릿했다. 내가 기댄 이 가슴이 곧 나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행복한 기대감이 밀려왔다. --- p.39

“그럼 내 얘길 잘 들어. 네 할아버지는 오랫동안 자식이 없었어. 우리 어머니는 네 할아버지의 어릴 적 친구였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내가 고아가 되었을 때 네 할아버지는 나를 아들로 입양해 상속자로 삼았다. 그런데 2년 후에 네 아버지가 태어난 거야. 난 너무 어려서 그게 내 인생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전혀 몰랐어. 네 할아버지는 정말 공정하고 자애로운 분이어서 내가 그런 변화를 느끼지 않도록 애써주셨다. 우리 둘은 형제처럼 자랐어. 둘 다 일찍 결혼했고, 가이가 태어나고 몇 년 지나지 않아 네가 태어났다. 그때 네 아버지가 그랬어. ‘형의 아들이 내 딸과 결혼을 했으면 해. 그렇게 된다면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형에게서 빼앗은 재산이 우리 아이들 세대에서 평안하게 합쳐지는 거잖아.’ 그렇게 가족 간의 약속이 이루어진 거고, 네 아버지가 죽을 때 우리는 그걸 다시 한번 확인했지. 그런데 지금 그 딸이 약속을 깨는구나. 하지만 시빌…… 난 마흔다섯이다. 넌 아직 열여덟도 안 되었고. 네가 말했었지. 너에게 언제고 다정하게만 대해준다면 나와 함께 행복할 수 있을 거라고. 그러겠다고 약속할게. 난 널 사랑하니까. 내 사랑 시빌, 내 아들이 싫다면 나와 결혼해 주겠니?” --- p.59

잠에서 깨어난 나는 내가 침대에 누워있다는 걸 알고 화들짝 놀랐다. 커튼 사이로 대낮의 햇살이 스며들고 있었다. 아침 일찍 떠나려고 했던 게 떠올라 튕기듯 일어난 나는 한 발짝 떼자마자 너무 놀라 그 자리에 멈춰서고 말았다. 여긴 내 방이 아니었다! 시선이 닿는 것마다 완전히 낯설었다. 방은 작았고 소박한 가구들은 아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듯 굳게 잠겨 있었다. 내 트렁크는 벽에 기대어 있고 옷가지들은 의자에, 그리고 방금 일어난 침대 위에는 모피로 가장자리를 두른 외투 한 벌이 있었다. 삼촌이 종종 어깨에 두르고 다니던 것이었다. 얼이 빠진 채 잠시 두리번거리던 나는 창가로 뛰어갔다. 그곳에는 쇠창살이 달려있었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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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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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832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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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2년 제르만 타운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집안 형편 탓에 교사와 하녀로 일하면서 간간이 신문, 잡지 등에 단편을 기고했다. 남북전쟁이 발발하자 간호병으로 일하다가, 그 경험을 바탕으로 1863년 '병원 스케치' 라는 작품을 발표해서 작가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867년 한 출판사로부터 아동 도서를 써보라는 제의를 받고 자신의 자전적 기억을 떠올리며 '작은 아씨들'을 집필했다. 이야기는 19세기 중반 한 부르주아 가정의 생활을 보여 주며, 교육관, 유머, 믿음, 여성 해방의 씨앗 등 많은 내용들이 들어 있다. 작은 아씨들의 대대적인 성공 이후 후속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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