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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싱

원제 : Pas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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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21 선댄스 영화제 화제작
리베카 홀 감독 영화화 <패싱> 원작소설

할렘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흑인 여성 최초로 구겐하임 펠로우십을 수상한 넬라 라슨의 『패싱』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9번으로 출간된다. 1920년대 뉴욕 맨해튼의 할렘을 배경으로, 백인과 흑인 사회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했던 밝은 피부색을 지닌 흑인 여성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낸 수작이다. 인종뿐 아니라 젠더, 계급 등 다층적인 맥락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며 삶의 방향을 정하는 인물들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소설로, 20세기 말 섹슈얼리티와 인종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며 재조명받았다. 2021년 선댄스 영화제 화제작 <패싱>(리베카 홀 감독, 테사 톰프슨, 루스 네가 주연)의 원작소설이며,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출판사 서평

1920년대 할렘 르네상스의 전성기에 발표된 관능적 소설
흑인 여성 최초로 구겐하임 펠로우십을 수상한 넬라 라슨의 대표작


제1차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사회 문화 전반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이 시기에 뉴욕 맨해튼의 할렘을 중심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문예부흥운동, 즉 할렘 르네상스가 꽃핀다. 흑인 중산층에 속하는 신사와 신여성들은 할렘을 새로운 유행의 중심지로 만들고 상권을 활성화시켰으며 흑인문학 등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나가며 문화산업을 부흥시켰다. 한편 인종차별에 맞서는 비영리 조직들이 백인 자산가들의 지원을 받아 속속 생겨난 것도 바로 이때다. 1929년, 할렘 르네상스의 전성기에 발표된 장편소설 『패싱』은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움직임 속에서 백인과 흑인 사회 어디에도 쉽게 발을 들여놓을 수 없었던 밝은 피부를 지닌 흑백 혼혈인, 곧 물라토를 이야기의 중심으로 끌고 들어온다. 아프리카적인 것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당시 할렘의 주류에서 비껴난 작품을 쓰게 된 데는 작가 넬라 라슨의 자전적 요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토착어나 풍습은 물론 흑인 사이의 연대를 그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학적 백인 행세(literary passing)를 한다는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넬라 라슨은 1891년 4월 13일 미국 시카고에서 서인도제도 출신의 아프리카계 아버지와 덴마크계 이민자인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듬해 어머니가 덴마크계 이민자와 재혼하고 곧 동생이 태어나면서 라슨은 백인 가정에서 유일하게 다른 자신의 피부색을 의식하며 소외감을 느낀다. 시카고 서부의 백인 노동자 지역에서 자라고 어린 시절 3년간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덴마크에 가서 지냈으며 돌아와서는 독일 및 스칸디나비아계 이주민의 자녀들이 대다수인 공립학교에 다녔다. 이후 흑인 학생들을 위해 설립된 내슈빌의 피스크대학으로 진학하는데, 백인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성장한 그로서는 처음으로 흑인 공동체를 가까이 할 기회가 생긴 셈이었다. 그러나 백인 이민자 가정의 일원으로, 또 주로 백인들과 함께 지내온 그에게 블루스나 남부 출신 흑인들이 공유하는 문화는 낯설었고 그 속에 섞여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결국 교육과정을 끝마치지 못한 채 홀로 덴마크로 떠나 코펜하겐대학교에서 청강생으로 지내다가 미국에 돌아와서는 뉴욕에 자리잡은 뒤 간호학교에 등록해 교육을 받았다. 졸업 후 1년간 앨라배마주 터스키기 인스티튜트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학생들을 가르쳤다. 1919년 물리학 박사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엘머 아임스와 결혼하고 그다음해에 할렘으로 이주한 뒤 흑인 아이들을 위한 최초의 월간 잡지 『더 브라우니스 북』에 기사를 썼으며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운영하는 도서관 학교를 다녔다. 이어 사서로 일하며 제임스 웰든 존슨, 제시 포셋, 랭스턴 휴스 등 할렘 르네상스의 주요 작가들과 교류했다. 1926년 그는 집필에 전념하기로 결심하고 사서 일을 그만둔다. 1928년 자전적 소설 『퀵샌드』를 출간해 평단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1년 뒤 두번째 장편소설 『패싱』을 발표하며 작가로서 뛰어난 역량을 인정받고 할렘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자 최고의 소설가로 자리매김하며 1930년 흑인 여성 최초로 구겐하임 펠로우십을 수상한다. 하지만 뒤이어 발표한 단편소설 「안식처」가 표절 논쟁에 휘말리고 이혼 등 개인적 고초를 겪으며 라슨은 더이상 작품활동을 하지 않고 지인들과의 교류도 끊은 채 문학계에서 물러나 은둔하며 남은 생을 살았다. 1964년 3월 30일, 72세의 나이로 브루클린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어디에나 속할 수 있기에 아무데도 속할 수 없는,
경계에 선 이들의 욕망과 불안에 대한 매혹적 탐구


『패싱』은 흑인 사회와 백인 사회 모두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어디에서나 타자로 존재할 수밖에 없었던 넬라 라슨이 자신의 삶을 반영해 완성도 높게 구축해낸 “겪어내고 분투하는 세계”를 담은 소설이자 그 자체로 “인종의 본질에 대한 흥미로운 탐구”다. 소설 속에서 ‘패싱’은 대개 백인 행세(White passing)를 뜻하지만, 타인이 선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정체성을 숨기는 커버링의 문제와 함께 여러 소속 규정과 그 경계를 아우르며 폭넓게 논의되는 개념이다.
인종 패싱은 남북전쟁 이후 많은 흑인 작가가 관심을 가진 문학적 소재로 ‘패싱 소설’이라는 별도의 장르를 형성할 정도로 미국문학 내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져왔다. 라슨은 이전까지의 패싱 소설에서 흔히 보였던 결론, 다시 말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끝에 결국 흑인 공동체로 귀환하며 마무리되는 식으로 작품을 끝맺지 않았을 뿐 아니라, 물질적 욕망으로 추동된 패싱을 개인의 도덕적 파국과 연결 짓기를 경계했다. 그는 섬세한 심리 묘사와 적절한 사회문화적 요소의 배치를 통해 인종문제뿐 아니라 당대 아프리카계 미국 여성들이 처한 다양한 층위의 문제점을 복합적으로 그려내고자 했다.
아이린과 클레어, 백인으로 받아들여질 만큼 피부색이 밝은 두 사람은 어린 시절 친구로 뉴욕의 백인 전용 호텔의 스카이라운지에서 십이 년 만에 우연히 마주친다. 아이린은 클레어가 자신과는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아이린이 패싱이 불가능한 짙은 피부색의 흑인 남성와 결혼해 흑인복지연맹에서 일하고 있는 반면, 클레어는 흑인 정체성을 숨기고 극심한 인종주의자인 백인 남성과 결혼해 살아가고 있다. 둘의 만남이 거듭될수록 클레어는 아이린에게 흑인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을 내비친다. 그러나 언제나 완벽하게 평온한 삶을 이어가고 싶은 아이린은 자신의 일상이 깨질까 두려워 클레어를 자신의 삶에서 밀어내려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클레어의 아름답고 매력적인 얼굴과 묘하게 어루만지는 듯한 저항할 수 없는 미소 앞에서 그녀를 밀어내려던 굳은 의지는 속수무책으로 꺾여버리고, 그렇게 클레어는 점차 아이린의 삶 속으로 스며든다. 남편에게 자신의 인종을 속이고 아슬아슬한 삶을 이어가는 클레어의 모습은 아이린이 기억하는 “언제나 위험의 극단에” 서고 “오로지 눈앞의 자기 욕망에만 충실할 뿐”인 클레어의 기질과 합쳐지며 갈수록 더 견디기 힘든 불안을 불러일으킨다. 소설은 두 인물의 욕망과, 욕망하기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불안을 좇으며 시종 긴장을 잃지 않는다.
아이린과 클레어를 비롯해 소설에 등장하는 흑인과 물라토들은 모두 중산층으로 남편은 대개 전문직에 종사하고 아내는 자녀 교육에 열을 올리며 사교를 즐긴다. 흑인의 지위가 향상되고 물질적으로도 풍요로워졌지만 클레어의 남편이 흑인에 대해 스스럼없이 드러내는 적의에서 알 수 있듯 차별과 폭력의 위험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일상에서 패싱은 그것이 가능한 사람들에게는 공포스러운 죽음의 위협을 피하고 백인의 혜택을 나눠 갖는 편리한 수단이 될 수 있었다. 인종과 젠더에 대한 정의가 변화하고 그 경계의 모호함과 허구성이 밝혀짐에 따라, 그 틈에서 아이린과 클레어처럼 어디에나 속할 수 있기에 역설적으로 아무데도 속할 수 없는 사람들은 사회적 규범과 개인의 자유 사이에서 불안하게 표류할 수밖에 없었다. 극도의 안정성을 추구하며 결코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하지 않는 인물이 아이린이라면, 규범과 의무,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사회가 만들어놓은 경계를 마음대로 넘나들며 주체적으로 욕망을 해소해나가는 인물이 클레어다.
20세기 말 앨리스 워커 등의 작가들에 의해 재발굴되고 아프리카계 미국인 및 여성 문학 연구가 활발해지며 새로이 그 가치를 인정받은 『패싱』은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고 삶의 수단을 탐색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인종 문제를 넘어 계급, 젠더, 성 정체성에 이르는 복합적인 문제를 환기시킨다. 개인의 정체성은 시대를 막론하고 다층적인 맥락 속에서 여러 경계를 넘나들며 복잡하게 역동한다. “겉모습이란 이따금 실제와 들어맞지 않”고 사람들은 늘 수많은 경계 지대에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찾아 표류하고 있기에, 라슨이 이 소설을 통해 던진 실존적 질문은 백여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유효하다.

“실은 다들 가면을 쓰고 살아가잖아요. 스위치를 껐다 켜는 것처럼 썼다 벗었다 하면서요. 정말이지 기초적인 생존 수단 같기도 해요.” _루스 네가(배우, 영화 <패싱>의 클레어 역)

추천사

* 독창적이고 통찰력이 빛나는 작가가 쓴, 할렘의 흑인 중산층 인물들의 내면에 휘몰아치는 격정적인 드라마.
_뉴욕 타임스
* 처음 넬라 라슨의 소설을 읽었을 때, 나는 그의 작품들이 완전히 독자를 몰입시키고 매혹하는, 피할 수 없는 경험과 투쟁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고 느꼈다. 지금도 라슨의 작품을 읽을 때면 똑같은 느낌을 받는다. _앨리스 워커
* 『패싱』은 백인 행세를 한 물라토의 비극적인 운명을 다루면서 질투, 모호한 인간 심리와 책략에도 집중한 작품이다. 다만 후자의 요소들에 보다 집중함으로써 전시대前時代적이고 멜로드라마적 경향을 띤 소설이 아니라 정교하게 완성된 길이길이 남을 만한 예술작품이 되었다. _클로디아 테이트(문학비평가)

독창적이고 통찰력이 빛나는 작가가 쓴, 할렘의 흑인 중산층 인물들의 내면에 휘몰아치는 격정적인 드라마. _뉴욕 타임스

처음 넬라 라슨의 소설을 읽었을 때 겪어내고 분투하는 세계가 온전히 내 눈앞에 펼쳐진 기분이었다. 완전히 몰입해 매혹되었고, 너무나도 소중했다. 지금도 라슨의 작품을 읽을 때면 똑같은 느낌을 받는다. _앨리스 워커

『패싱』은 백인 행세를 한 물라토의 비극적인 운명을 다루면서 질투, 모호한 인간 심리와 책략에도 집중한 작품이다. 다만 후자의 요소들에 보다 집중함으로써 전시대前時代적이고 멜로드라마적 경향을 띤 소설이 아니라 정교하게 완성된 길이길이 남을 만한 예술작품이 되었다. _클로디아 테이트(문학비평가)

어린 시절 친구였던 두 인물의 우연한 만남으로 촉발된 인종의 본질에 대한 흥미로운 탐구이자 할렘 르네상스를 엿보는 창이 되는 소설이다. 페이지 터너 명작. _제니퍼 이건

넬라 라슨의 소설을 읽는 일은 주인 없는 돈을 발견하는 것과 비슷하다. 누구든 기쁨에 차 죄책감 없이 즐길 수 있다. _마야 안젤루

『패싱』은 픽션인 동시에 작가 넬라 라슨이 살았던 세계를 그린 실제 이야기다. 이를 단순히 흑인 여성이 백인인 척 행세하는 줄거리를 지닌 소설로만 설명하는 것은 작품이 다룬 여러 겹의 층위를 무시하는 처사일 것이다. 『패싱』은 위선과 두려움, 비밀과 배신에 관한 이야기다. _에밀리 버나드(작가)

목차

1부 뜻밖의 만남
2부 재회
3부 피날레

해설 | 사라진 불꽃의 잔상, 표류하는 영혼들의 공감대
넬라 라슨 연보

본문중에서

그 시절에도 이미 클레어 켄드리의 삶에 대한 개념 안에는 희생적인 것이 전혀 없었다. 오로지 눈앞의 자기 욕망에만 충실할 뿐이었다. 그녀는 이기적이고, 차갑고, 끈질겼다. 그럼에도 가끔은 연극이 아닌가 싶을 만큼, 상대의 마음에 따스함과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묘한 재주가 있었다. _14쪽

그녀는 ‘패싱’이라는 위험한 일에 대해 알고 싶었다. 익숙하고 친근했던 모든 것을 끊어내고, 아마 전적으로 낯설지는 않더라도 분명 전적으로 우호적이지는 않을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으려는 시도에 대해. _34쪽

“린, 난 말이야, 어째서 더 많은 유색인 소녀들, 너와 마거릿 해머 그리고 에스터 도슨 같은 소녀들이, 아니 더 많은 사람이 결코 ‘백인 행세’를 하지 않는지 궁금했어. 그건 정말 너무나 쉬운 일이거든. 그런 유형에 속한다면 조그만 용기를 내면 되는데.” _35쪽

“솔직히 말해봐, 너 정말 한 번도 ‘패싱’할 생각은 안 해봤니?” _39쪽

아이린은 자신이 타고난 계층과 인종을 고수함으로써 소수에 속하게 되었고, 혼자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임을 마지못해 인정했다. _47쪽

“‘패싱’이란 게 좀 묘하긴 해. 우린 그걸 비난하면서도 용납하잖아. 경멸하면서도 부러워하기도 하고. 극도로 혐오하고 멀리하면서도, 눈감아주고.” _76쪽

고통과 두려움, 그리고 슬픔은 흔적을 남긴다. 사랑, 그 예리한 고뇌의 감정조차도 얼굴에 희미한 흔적을 남기는 법이었다. _100쪽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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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수 0권

1891년 미국 시카고에서 서인도제도 출신의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검은 피부를 타고나 인종 차별에 일찍 눈뜨게 된 그는 1920년 뉴욕으로 이주한 뒤 할렘 르네상스를 주도하던 예술가들과 교류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28년 첫 소설 『유사』, 1929년 『패싱』을 출간했다. 이 작품으로 그는 뛰어난 업적을 이룬 흑인들에게 수여하는 윌리엄 하몬 브론즈 어워드와 구겐하임 지원금을 받았다. 그러나 초기의 활발한 창작 활동에도 불구하고 이혼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출판사와의 불화 등으로 세 번째 소설을 출판하지 못한 채 1964년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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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69~
출생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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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본 대학에서 번역학과 동양미술사를 공부하고, 영어, 독일어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언 매큐언의 소설을 좋아해, 매큐언의 [암스테르담] [첫사랑, 마지막 의식] 등을 한국어로 옮겼다. 이 밖의 역서로 [흐르는 강물처럼] [옌젠 씨, 하차하다] [행복에 관한 짧은 이야기] [숨그네] [맨하튼 트랜스퍼] 등이 있으며, 한국 작품 [무진기행] [직선과 곡선] [얼음의 자서전] [천변풍경]을 공동 번역자와 함께 독일어로 옮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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