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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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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엄마가 가장 유약한 모습이었을 때
지금의 내 나이였다는 것을 생각한다”
엄마와 딸, 마침내 함께할 여자들에 대한 소설가 6인의 테마소설


엄마의 젊은 시절과 현재를 그리며 삶의 주체로 살아가는 딸, 엄마, 여성을 이이기하는 소설집 『엄마에 대하여』 가 출간되었다. 자신만의 작품 색깔로 한국문학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김이설, 조우리, 차현지, 최정나, 한유주, 한정현, 6인의 여성 소설가가 ‘엄마’를 중심으로 삶의 빈칸을 채워나가려는 여성들의 단단하고 치열한 여정을 다양한 시공간에서 펼쳐낸다.
1970~1980년대를 청년의 시기로 보내며 대한민국의 고도성장기를 달렸지만 이제는 작은 부속물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엄마 세대를 통과하며, 여러 관계 속에서 가족이라는 프레임 너머의 가능성을 열어본다. 특히 딸과 엄마라는, 여성의 현재와 미래가 될 수 있는 역할 안에서 대부분이 경험하는 모순적 감정과 사건들을 명료하게 포착하여 드러내는 이야기들은 이 시대의 ‘엄마와 딸’이 만들어내는 사랑과 오해의 간극을 섬세하게 어루만진다.

출판사 서평

여성 소설가 6인이 섬세한 감각으로 그려내는 엄마와 딸의 세계
심수봉, 김연자, 나미 등 대중가요를 모티브로 탄생한 색다른 이야기

그 어느 때보다 더 솔직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현실의 ‘엄마’를 그려낸 소설 6편이 모여 『엄마에 대하여』로 출간되었다. 엄마에게서 연상되는 돌봄, 노동, 희생 등의 안팎에서 필연적으로 그려지는 여성의 삶을 들여다보고 지금의 나와 엄마, 모든 여성이 지나온 길을 다시 한번 되짚어본다. 생업이 바빠 작은 추억 하나 만들 수 없었던 엄마, 가족의 일이라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지만 정작 누구의 챙김도 받지 못하는 엄마, 그럼에도 자신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기꺼이 나아가는 엄마가 소설 곳곳에서 등장한다. 그것도 엄마에 대한 고정관념을 하나씩 무너뜨리면서, 엄마와 딸의 목소리가 교차하며 기존의 역할을 깨고 다시 정립하려는 시도들이 반갑다.
한정현, 조우리, 김이설, 최정나, 한유주, 차현지 등 한국문학을 이끌어가는 여성 소설가 6인이 모여 완성된 테마소설 『엄마에 대하여』에는 무수히 넘어져도 의연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여섯 엄마가 등장한다. 딸만큼은 자신보다 편히 살길 바라며(김이설, 「긴 하루」), 때로는 분별없이 자식을 위하고(최정나, 「놓친 여자」), 끝없이 다투면서도 헤어지지 못하는 연인 같은(차현지, 「핑거 세이프티」) 엄마와 우리가 맞부딪는 사이, 다른 한편에서는 좋은 엄마 대신 좋은 멤버가 되고 싶고(한정현, 「결혼식 멤버, 結婚式のメンバー) 말없이 뒤에서 응원하며(「조우리, 그때도 지금도 우리는」) 수없이 엇갈리면서도 포기하지 않는(한유주, 「우리 만남은」) 엄마가 조용히 재회를 기다린다.
엄마를 보여주는 매개이자 소설의 모티브가 된 음악들도 이야기 속에 숨어 있다. 대중가요에서 모티브를 얻어 쓰인 여섯 편의 소설 모두 삶의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에 심수봉, 김연자, 나미, 김완선 등의 대중가요를 녹여내어 소설을 읽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소설과 작가의 글이 만나는 지점에 1970~1980년대를 풍미했던 노래 가사를 실어 엄마 세대의 사랑과 추억, 아픔을 더욱 선명하게 그려낸다.

모성과 희생을 강요받는 ‘엄마’에서
고유한 존재인 ‘여성’으로의 탈바꿈

엄마를 재조명하는 이번 소설집을 통해 우리는 곧잘 외면되고 이해받지 못한 채 세상의 절반으로 살아온 여성의 서사에 빛을 밝힌다. 가족을 부양하느라 손 마를 날이 없는, 모성애와 희생을 당연하게 요구당하는 전형적 엄마의 모습에서 소설들은 앞으로 더 나아가길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족에 강요되는 정상성의 바깥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랑과 이해를 시도하는 일들의 중심에는 ‘엄마’와 ‘딸’이 있다. 헤어진 지 30여 년 만에 그동안 자신으로서 살아온 모습으로 재회하려는 딸과 엄마, 딸이 여자 친구와 잘 살길 바라는 마음을 조심스레 꺼내놓는 엄마, 그리고 딸에게 강조했던 사랑의 조건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깨달아버린 엄마까지.
여섯 편의 소설은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일반화되어버린 엄마의 삶을 다양한 시공간에서 구체화시키며 그 자체로 생동하게 만든다. 엄마로서가 아닌, 자신의 삶으로 나아가는 사람으로서 마주하게 되는 여성들은 이내 ‘누군가의 엄마’였다가 이내 ‘나의 엄마’ 된다. 그리고 마침내 지나온 엄마의 삶에서 우리 자신을 비추며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묻는다. 저마다의 삶이지만 뚜렷한 교집합이 존재하는 ‘엄마와 딸(아들)’의 관계에서 소설은 평행선을 걷듯 나란히, 그리고 제각각 행복을 찾아가기 위해 여정을 시작한다.
그리하여 이 책은 세상이 말하는 ‘가족’과 ‘엄마’의 기준에는 미달할지라도, 한걸음 물러나 바라보면 제 삶에 최선을 다한 여성들에 대한 헌사가 아닐까. 완벽하지 않은 ‘엄마’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은 모든 관계가 그러하듯 불가능을 인정함으로써 조금씩 가능성을 열어간다. 인물들이 서로 가시를 세우고 진실을 감추는 사이에도 이야기는 모성을 대표해온 ‘엄마’를 고유한 존재의 ‘여성’으로 탈바꿈시킨다.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제 자신’의 삶을 살기로 선택하면서 말이다. 이로써 같은 길을 걸어온 전우이자 지원군으로서 엄마를 되돌아보는 일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되는 여성 서사의 변화가 되기를 기대한다.

엄마와 딸이라 이름 부르지 않아도,
끝없이 이어지고 반복되어 연결되는 여성의 이야기

한정현 「결혼식 멤버, 結婚式のメンバ 」

나나의 메일함에는 언제부턴가 그 사람의 메일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자신을 생물학적 어머니라고 밝힌 이의 메일을 읽으며 나나는 기억조차 없는 엄마의 존재를 떠올려본다. 나나는 그 후로 그의 메일을 계속 확인했지만 답장하지 못하고, 그사이 결혼을 약속한 남자와 이대로 함께할 수 없으리라 예감한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나나는 그 사람으로부터 뜻밖의 초대 메일을 받는다.

조우리 「그때도 지금도 우리는」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길, 갑자기 맹장수술을 하게 되었다는 엄마의 연락을 받고 여자 친구 상미가 나를 대신해 보호자로 가게 된다. 방콕에 도착한 나는 상미로부터 기타를 치는 엄마의 영상을 받아보고, 엄마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엄마는 딸을 대신해 온 상미에게 오래전 12월 31일, 번개버스를 타러 갔던 이야기를 해준다.

김이설 「긴 하루」
스물아홉 살 딸과 노모를 부양하는 유순은 이삿짐센터와 식당 주방 일을 하며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경제활동이 불안정한 딸의 남자친구가 못 미더운 유순은 둘의 만남을 만류하지만, 딸 혜서는 결국 집을 나간다. 유순은 남편과 이혼하고 힘들게 살아온 자신처럼 딸마저 힘들어질까 걱정하는 한편, 자신에게 시집오라는 장씨의 농담을 흘려듣지 못했던 마음에 씁쓸함을 느낀다.

최정나 「놓친 여자」
미연과 상우는 아들 찬성을 첫 데이트 장소에 데려다 주고 몰래 둘의 만남을 지켜본다. 한껏 차려입은 미연과 상우는 공원의 술 취한 노인들을 피해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으로 들어가고, 다른 지점에 가 있는 아들에게 깜짝 선물을 보낸다. 자신들의 첫 데이트를 회상하면서도 대화가 부딪치는 미연과 상우는 찬성을 태우러 주차장으로 향하고, 또다시 노인과 마주친다.

한유주 「우리 만남은」
석희는 시애틀에서 서른두 명의 단체관광객이자 누구 엄마, 누구 아버지 들에게 자신을 원석희라고 밝힌다. 처음에는 친절했던 그들이지만 석희가 이름과 직업, 여행의 목적을 밝힌 후로 아무도 말을 붙이지 않는다. 딸 상원을 뉴욕에서 만나기 위해 단체여행 코스를 따라 움직이는데, 석희에게 오고 있다는 상원과는 시간도 장소도 자꾸 엇갈리기만 한다.

차현지 「핑거 세이프티」
열두 살 때의 일을 모두 기억하는 나는 나의 불면을 언제나 그녀의 탓으로 돌린다. 쇼핑몰 매장을 운영하며 바쁘게 돈을 벌던 그녀는 동시에 남편에게 수없이 시달리고 맞서느라 나와 동생을 살뜰히 챙길 여력이 없다. 게다가 서로를 죽일 듯 싸운 뒤 그녀가 나에게 하는 말들은 더욱 깊은 상처로 남는다. 그녀와 나는 죽음을 목전에 두어본 적이 있다. 내가 그녀와 닮은 구석이 있다면 그것뿐이다.

목차

결혼식 멤버, 結婚式のメンバ … 한정현
그때도 지금도 우리는 … 조우리
긴 하루 … 김이설
놓친 여자 … 최정나
우리 만남은 … 한유주
핑거 세이프티 … 차현지

본문중에서

이 메일을 드디어 쓰기로 결심한 순간들엔 어쩌면 내가 이런 이야기들을 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었어요. 뭐랄까요. 귀하와 내가 생물학적이 아니더라도, 국적이 아니더라도, 국가가 정한 가족 관계가 아니더라도…… 무언가 끝없이 이어지고 반복되는 어떤 틈새에서 연결되고 있다고요. 이 메일은 결국 그래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_「결혼식 멤버, 結婚式のメンバ 」

엄마의 실패한 번개버스 헌팅 스토리는 나도 몇 번이나 들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들은 건 그날 돗자리 위에서 합석했던 남자들이 영 별로였다는, 그래서 허무하게 집에 돌아왔다는 결말이었는데 상미를 통해 듣는 이야기는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흘러갔다. 원곡 가수보다도 더 고운 미성으로 노래를 불렀다는 영서와 그런 영서를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는 경희. 노래가 끝나는 타이밍에 딱 맞게 밤하늘을 가득 메우며 터지던 폭죽. 그렇게 1년에 딱 하루만 허락된 밤이 끝나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한참이나 서로의 귀에 소곤대던 두 사람…….
_「그때도 지금도 우리는」

장씨만 유일하게 유순을 떠나지 않은 사람이었다. 식당 일을 마칠 때면 그 앞에서 기다렸다가 집까지 데려다주는 장씨가 남편처럼 여겨질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고개를 저었다. 장씨의 큰아들 결혼식 이후로 유순은 마음을 자꾸 멀리하려 애썼다. 외로운 사람들끼리 몸을 섞은 걸로 무슨 큰 인연이나 된 것처럼 여기지 말자. 언제 떠나도 아쉽지 않게, 언제 사라져도 아무렇지 않게, 언제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게……라고 생각은 했지만 어려운 일이었다. 장씨와 함께 있으면 유순은 자꾸 다음을, 내일을, 미래를 희망하게 됐다.
_「긴 하루」

놓친 여자라고 부르던 여자가 있었어. 그 여자가 하던 카페 이름이 ‘놓친’이었는데 대학 다닐 때 어울리던 친구들하고 자주 갔었지. 우리가 들어가면 기다렸다는 듯이 달걀프라이를 내오는 거야. 카페에서 말이야. (……) 뒤통수가 이상해서 뒤돌아보면 놓친 여자가 뭐랄까…… 아득한 눈으로 우리를 보고 있는 거야. 그 눈빛이 기억에 남아. (……)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렸지.
_「놓친 여자」

분홍색 깃발을 어깨에 걸친 가이드가 운전석 옆에 비스듬히 서서 뉴욕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이제부터 저녁 식사를 하고 호텔로 가서 푹 쉬실 거라고 말하는 동안 상원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지금 공항 도착했는데, 어디로 가? 버스가 출발했다. 석희는 비틀거리며 버스 앞쪽으로 갔다. 가이드가 성난 얼굴로 석희를 쏘아보았다. “일정표를 못 찾겠어서 그런데, 식당 주소를 좀 알려주세요.” 가이드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무슨 말인가를 중얼거렸다. 병신인가. 석희는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석희가 잘못 들은 것이 틀림없었다.
_「우리 만남은」

나는 왜 그녀를 보면 짜증이 날까. 상담을 받기 한참 전부터 스스로에게 던져온 질문이었다. 하나의 어휘로 명명할 수 없는 혼재된 감정의 덩어리를 짜증이라는 부조로 일갈해버린 게 아닐까. 깎여나간 것들, 혹은 오랜 시간을 거쳐 삭은 것들, 그 미세하고 작은 흩날림 속으로 우리가 겪어온 사건의 단초나 명료하지 않은 기억들도 함께 사라진 걸까.
아니다. 나는 열두 살 때의 일을 전부 기억하고 있다. 당장 갖다 버리거나 불에 태워도 좋을 일들을, 나는 세공이 잘된 보석처럼 하염없이 어루만지고 있다. 지금도.
_「핑거 세이프티」
(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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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7종
판매수 2,408권

201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소설집 『소녀 연예인 이보나』, 장편소설 『줄리아나 도쿄』가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2011년 제10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경장편소설 『라스트 러브』와 소설집 『내 여자친구와 여자 친구들』, 『팀플레이』가 있다.

생년월일 1975~
출생지 충남 예산
출간도서 22종
판매수 12,160권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열세 살」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 『오늘처럼 고요히』 『잃어버린 이름에게』, 경장편소설 『나쁜 피』 『환영』 『선화』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이 있다.

저자의 다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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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201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전에도 봐놓고 그래」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말 좀 끊지 말아줄래?』가 있다.

생년월일 1982~
출생지 서울특별시
출간도서 26종
판매수 4,927권

2003년 『문학과사회』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달로』 『얼음의 책』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끓인 콩의 도시에서』 『연대기』 『숨』과 장편소설 『불가능한 동화』가 있다.

저자의 다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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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87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201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미치가 미치(이)고 싶은」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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