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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어 [개정판]

원제 : THE CROS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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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서부의 셰익스피어, 코맥 매카시의 탄생을 알린
아름답고 잔혹한 서부의 묵시록 ‘국경 삼부작’ 그 두 번째 작품

저주받은 모험은
삶을 그때와 지금으로 영원히 가른다

죽음의 질서만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어둠에 갇혀 길을 잃은 한 소년의 처절한 모험
세상의 끝에서 한 줄기 빛만이 그의 영혼을 조용히 감싼다


코맥 매카시의 ‘국경 삼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국경을 넘어』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국경 삼부작의 세 소설 중 가장 처절하고 비장한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 사로잡은 늑대와 교감할 만큼 영혼이 맑은 열여섯 살 소년이 어둡고 냉혹한 세계에 발을 잘못 디뎌 끔찍한 운명 속에서 모든 것을 잃어 가는 모습을 그린다. 이곳이 절망의 끝인가 생각할 무렵 세상은 더 큰 절망을 안겨 주고 이것이 과연 신의 뜻인가 묻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소설은 그 침묵이 바로 신의 대답이라고 말한다.

이 소설에는 소년 말고도 세상의 어둠 속을 헤매는 여행자들이 여럿 등장한다. 그들은 소년에게 자신이 겪은 세상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준다. 마치 성경 속 이야기나 민담 또는 전설처럼 들리는 이 이야기들은 성스럽다 할 정도로 아름답고 묵직한 매카시의 문장과 함께 작품에 독특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부여한다. 처절하면서도 환상적인 독특한 분위기로 독자를 압도하는 이 작품은 결말이 주는 묵직한 슬픔과 함께 비탄에 찬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 경계를 넘는 순간, 저주받은 모험이 시작되었다
“저주받은 모험은 삶을 그때와 지금으로 영원히 가른다”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이 작품에서 국경을 넘는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전작이 말과 교감한 카우보이 소년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국경을 넘어』는 늑대와 교감한 카우보이 소년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작품에서 늑대는 소년이 국경을 넘는 첫 번째 동기다. 소년 빌리는 멕시코로부터 넘어온 늑대를 잡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덫을 놓지만 자신이 알지 못하는 세계, 늑대에게 매혹당한다.

노인의 말처럼 늑대가 그토록 알 수 없는 존재인지 궁금했다. 늑대가 냄새 맡고 맛보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지 궁금했다. 늑대의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신선한 피는 그 자신의 비릿한 피와 어떻게 맛이 다를지 궁금했다. 또한 하느님의 피와는 어떻게 다를지도. (73쪽)

소년은 덫에 걸린 늑대를 멕시코로 돌려보내기로 한다. 하지만 소년이 국경을 넘어 멕시코 땅에 들어섰을 때 그곳 목장 사람들은 소년이 늑대와 함께 그곳을 ‘침입’했다고 말한다. 소년은 늑대가 멕시코에서 왔기 때문에 데려왔을 뿐이라고 하지만, 그들은 ‘국경’의 공고함에 대해서만 말할 뿐이다. 결국 경계를 넘어선다는 것은 어떤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이고, 이때 우리는 이를 침입으로 여기는 세계와 맞부딪힌다. 소년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잔혹한 세상과 만나야 하는 것이다.

결국 소년은 늑대를 빼앗기고 늑대는 투견장에 보내진다. 그곳에서 비참하게 죽어 가는 늑대의 모습을 견디지 못한 소년은 제 손으로 늑대에게 총을 쏜다. 늑대를 살려 보내기 위해 국경을 넘었던 소년은 이번에는 늑대의 시체와 함께 다시 국경을 넘어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경계를 넘는다는 것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과 같다. 그리고 한 번 시작된 저주받은 모험은 멈출 줄을 모른다.

집으로 돌아온 소년은 인디언의 침입으로 부모님이 살해당하고 남동생만 살아남은 끔찍한 현장을 발견한다. 소년은 인디언이 훔쳐간 말을 되찾기 위해 동생과 함께 또 한 번 국경을 건너기로 한다. 하지만 이후로도 국경을 넘을 때마다 세상은 가혹한 반격을 해 오고, 소년은 계속해서 소중한 것을 하나씩 잃는다.

이 작품에서 소년은 비정한 세상에 대해 알아 가며, 또 다른 하나의 인간으로 성장해 간다. 멈출 것 같지 않던 험난한 여정이 끝날 무렵, 늑대와 교감을 나누던 소년의 모습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바닥에 힘없이 앉아 통조림을 먹던 소년은 몰골이 기괴한 개가 주변에서 맴돌자 매몰차게 쫓아내 버린다. 절망의 끝에서 소년이 마주한 것은 무엇일까?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그 어떤 잔혹한 다른 소설 장면보다도 충격을 주며, 우리로 하여금 잔혹한 신의 뜻에 대해 다시 한번 묻게 한다.

■ 어둠과 침묵 속에서 길을 잃은 영혼들의 여정

멕시코에서의 험난한 여정 사이에서 소년은 또 하나의 길 잃은 영혼들을 만난다. 쓰러져 가는 교회에서 사는 남자, 전쟁 중에 눈을 잃은 남자, 인디언, 집시 등.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소년에게 삶의 진실을 전한다.

세상의 빛은 사람의 눈 안에만 있고, 사실 세상은 영원한 어둠 속에서 움직이고, 어둠이 세상의 참된 본질이자 조건이고, 이러한 어둠 속에서 세상의 모든 부분이 완벽하게 결합되어 돌아가지만 사실은 볼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세상은 인간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세상의 중심과 어둠과 비밀을 느끼지만, 세상의 본질은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했다. 태양을 응시할 수 있다 해서 그것이 무슨 소용이겠느냐고.
(눈먼 남자의 말)

세계에는 이름이 없지. (……) 우리는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이름을 붙이지. 하지만 우리는 이미 길을 잃었기 때문에 이름을 붙이는 거라네. 세계는 결코 잃을 수 없어. 우리가 바로 세계야. 이름과 좌표는 바로 우리 자신의 이름이기에 그걸로는 우리를 구할 수 없어. 우리의 길을 찾아 줄 수도 없고.
(길에서 만난 인디언)

집시는 말했다. (……) 사실 모든 여행엔 죽은 자가 함께하는 법이라고. (……) 죽은 자가 떠난 것은 이 세상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세상의 그림일 뿐임을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고. 세상은 어떤 형태로든 영원히 존재하기에 세상을 떠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세상 안에 담긴 만물 역시 마찬가지라고.
(집시)

소년은 세상의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며 신에 대해, 세계의 의미에 대해 묻는다. 하지만 결국 이곳에는 절망도 희망도 없다. 세계는 늘 변하고, 인간은 삶을 향하든 죽음을 향하든 자신의 길을 간다. 이해할 수 없는 어둠과 침묵 속에서 우리는 신의 대답을 듣기 원하지만, 자신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건 오직 자신뿐이다.

추천사

고독은 언제나 나의 편 - 이다혜 (씨네21 기자, 에세이스트, 북칼럼니스트)

『국경을 넘어』는 강렬함과 비탄을 동시에 자아내며 우리의 영혼을 뒤흔든다. - 워싱턴 포스트

절제 속의 매혹적인 문장이 펼쳐놓는 숨 막히는 이야기. 매카시는 잊을 수 없는 신화적 웅장함을 빚어낸다. - 보스턴 글로브

『국경을 넘어』는 최초의 위대한 서부 소설이다. 매카시의 초기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한편, 경이로운 묘사를 넘어선 보다 깊은 무엇인가를 그려낸 첫 번째 작품이다. - 빌리지 보이스

절대 음감으로 빚은 듯한 완벽하고 열정적인 문장. 빛나는 상상력으로 가득한 이 책을 집어 드는 순간 페이지를 열렬히 넘기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단 한 문장도 허투루 읽어 넘길 수는 없을 것이다. - 시카고 트리뷴

간결하면서도 눈부시게 생생하다. 모든 작가들이 꿈꾸었으나 아무도 이루지 못한 ‘위대한 미국 문학’에 바짝 다가선 이 작품은 길이길이 읽힐 것이다. -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

미국 남부 문화에 뿌리를 둔 『국경을 넘어』는 광대한 공간 속에서 서사시적 규모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미국의 고전에 올라야 마땅한 작품이다. - 스코틀랜드 온 선데이

여느 동시대 소설이 감히 견줄 수 없는 걸작이다. 매카시는 멜빌, 헤밍웨이, 잭 런던과 같은 대가들의 뒤를 잇는 동시에 현대의 어느 소설과도 다른 독창성을 드러낸다. 결코 잊지 못할 명장면들이 내 마음에 영원히 새겨졌다. - 아이리시 타임스

매카시의 문장은 구약성서 속 계시를 내리는 선지자처럼 우리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우리 시대의 더없이 소중한 작가이다. - 선데이 텔레그래프

점증적 효과가 뛰어난 문장은 독특한 매혹을 선사하고, 대화는 늘 그렇듯 간결하면서도 유쾌하게 뒤틀린다. 카우보이들이 침을 뱉기만 해도 묵직한 의미를 자아낸다. - 선데이 타임스

모든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게 될 걸작이다. 전작이 말(馬)에 대한 이야기라면 이번 작품은 늑대에 대한 이야기이다. 매혹적이면서도 통렬한 아픔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 태틀러

한 줄 한 줄 마음을 사로잡는 문장으로 독자 앞에 새로운 땅과 새로운 하늘을 펼쳐 보인다. 매카시는 우리 시대의 특성인 조급함, 산만함, 도덕적 방만함을 전적으로 거부한다. 광대한 옛 세계를 통해 인간 운명의 필연성을 더욱 생생히 실감케 한다. - 뉴 리퍼블릭

목차

1부 7
2부 181
3부 303
4부 473

작품 해설 603
작가 연보 607

저자소개

코맥 매카시(Cormac McCarthy)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33.07.20~
출생지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 프로비던스
출간도서 22종
판매수 19,679권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서부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며, 윌리엄 포크너와 허먼 멜빌,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정신을 계승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개성적인 인물 묘사, 시적인 문체, 대담한 상상력으로 유명하다. 저명한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은 코맥 매카시를 필립 로스, 토머스 핀천, 돈 드릴로와 함께 미국 현대문학의 4대 작가로 꼽은 바 있다.
1933년 7월 20일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 프로비던스에서 여섯 형제 중 셋째로 태어난 매카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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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번역가. 코맥 매카시의 『카운슬러』 『모두 다 예쁜 말들』 『국경을 넘어』 『평원의 도시들』 『핏빛 자오선』을 비롯해, 『힐 하우스의 유령』 『우먼 인 블랙』 『하우스 오브 카드』 『리시 이야기』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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