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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소설다운 소설이면서도
상상력을 한계 너머로 마음껏 펼치는 작품” _김연수(소설가)


독일에서만 100만 부 판매, 『해리 포터』와 『다빈치 코드』를 제치고 독일 베스트셀러 정상을 차지하며 서른 살의 나이에 전 세계를 뒤흔든 작가 다니엘 켈만이 12년 만에 새로운 대표작 『틸』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무겁고 진지한 독일 문학이 지겹다, 나는 새로운 문학을 할 권리가 있다”는 그의 말을 보증하듯 비범한 상상력을 감각적 문체로 풀어낸 이 작품은 출간 즉시 전 세계 언론과 작가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슈피겔》은 “다니엘 켈만이 지금껏 쓴 책 중 최고”라고 선언했고, 살만 루슈디는 “너무나 훌륭해서 손에서 놓을 수 없다”고 극찬했으며, 이언 매큐언은 “거장다운 성취, 웅장한 상상력과 완벽한 통제가 빚어낸 작품”이라고 경의를 표했다.

『틸』은 전쟁과 전염병이 휘몰아친 절망의 시대, 가장 밑바닥에서 누구보다 거침없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온 인물 ‘틸’의 생애를 따라가는 거대한 모험기다. 권력자의 위선에 아버지를 잃는 비극을 눈앞에서 경험한 틸은 안락한 삶을 내려놓고 평생을 떠도는 위험천만한 광대의 삶을 선택한다. 황제를 머저리라고 부를 수 있고 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을 수 있는 단 한 사람,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크게 세상을 비웃을 수 있는 공중의 제왕 틸의 이야기는 암울한 세상에 던지는 농담이자 역사의 뒤안길에 사라진 수많은 사람에게 전하는 이 시대의 안부다.

『틸』은 독일에서만 7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2020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으며, 2020년 《뉴욕타임스》, 《가디언》 선정 최고의 소설에 올랐다. 전 세계 30개국에 판권이 판매되었으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 중이다.

출판사 서평

[해리 포터]를 제치고[향수]이래 가장 많이 읽힌 베스트셀러 작가 다니엘 켈만 최고의 소설

★★★★★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작
★★★★★ 뉴욕타임스 선정 최고의 역사소설
★★★★★ 가디언 선정 올해의 소설
★★★★★ 스릴리스트 선정 올해의 소설
★★★★★ 독일어권 70만 부 이상 판매
★★★★★ 30개국 판권 판매
★★★★★ 넷플릭스 시리즈 제작 확정

독일에서만 70만 부 이상 판매된 모던클래식
김연수, 이언 매큐언, 살만 루슈디 강력 추천


“평화로운 죽음보다 훨씬 좋은 게 뭔지 알아?
죽지 않는 거야. 그게 훨씬 좋아.”

위대함과 평범함을 오가는 인간의 슬픈 자화상
생과 사를 넘나드는 아찔한 줄타기 한판


소설의 주인공 틸은 누구보다 작고 약하게 태어난 아이였다. 어린 시절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못했고, 심지어 그의 아버지마저도 그가 살아남아 어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그의 유일한 즐거움은 혼자서 줄타기를 연습하는 것이었다. 추락으로부터 도주하기 위해, 그가 짐작조차 하지 못했던 미래의 죽음으로부터 도주하기 위해 그는 외줄 위에 올랐다.

“소년은 차츰 요령을 깨닫는다. 무릎을 어떻게 굽혀야 하는지, 어깨를 어떤 식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서서히 감을 잡는다. 밧줄의 흔들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무릎과 허리는 유연하게 움직이며, 떨어지려고 할 땐 재빨리 한 걸음 더 떼야 한다. 몸의 무게로 균형의 흐트러짐을 막으면서 얼른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외줄 타기는 추락으로부터의 도주다.” -본문 중에서

그러던 어느 날, 마을을 찾은 수도사에게 교회 입장에 반하는 말을 했다가 모진 탄압을 받게 된 아버지. 작은 마을이 순식간에 공포로 뒤덮이고 탄압의 표적이 된 틸은 도망쳐 떠돌다가 유랑 가수를 만나 광대의 삶을 살게 된다. 그의 발길이 닿는 곳은 어디에나 종교 전쟁이 휩쓸고 간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평생 전쟁의 실상을 알고 싶어 했던 젊은 학자, 우수에 젖은 사형집행인, 말하는 당나귀, 전쟁의 장본인이자 죄인으로 망명 중인 보헤미아 국왕 부부, 광신도와 현자…… 틸의 눈에 비친, 저마다 다른 결로 비극의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날실과 씨실이 되어 “세계사의 한 줄에 불과한 30년 전쟁의” 거대 서사시를 이룬다. 악마처럼 무모하고 예수처럼 사심 없는 자, 안락한 삶을 내주고 자유를 얻은 예술가 틸은 권력투쟁의 장 속에서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희생된 수많은 민중을 대신해 강인한 생명력으로 끈질기게 삶을 이어간다.

그녀는 생각한다. 누구도 너에 대해 알지 못할 거야. 누구도 너를 기억하지 못할 거야. 너의 어머니인 나만 빼고. 나는 너를 잊지 않을 거야. 잊어서도 안 돼. 다른 모든 이들이 너를 잊을 것이기 때문에. -본문 중에서

비범한 상상력과 감각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독일 문단을 넘어 세계를 뒤흔든 무서운 귀재


2005년 발표한 그의 소설 『세계를 재다』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이래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기록되며 다니엘 켈만을 단숨에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훔볼트와 가우스, 두 과학자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고리타분한 역사의 한 장면을 세련된 지금의 생생한 이야기로 펼쳐놓으며 팩션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었다. 지금껏 본 적 없는 놀라운 상상력과 번쩍이는 위트로 정교하게 엮인 감각적인 스토리텔링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나 마르셀 프루스트에 비견되며 독일 내에서 하나의 현상이 될 정도였다.
『틸』의 등장과 함께 『세계를 재다』는 다니엘 켈만의 대표작의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유수의 매체들이 그의 새로운 대표작으로 손색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유머와 풍자는 깊어졌고, 장면은 더 생생해졌으며, 연극과 영화와 시를 모두 담은 완벽한 예술로 빚어졌다. “다니엘 켈만이 역사에 대해 거둔 승리, 그의 역사적 승리”라는 《슈피겔》의 표현처럼 30년 전쟁의 역사는 당장에라도 느끼고 냄새 맡고 맛볼 수 있을 만큼 생생하고 현대적으로 되살아났다. 김연수 작가는 이 책을 ‘다니엘 켈만의 능력이 총동원된 작품’이라고 평한다. ‘소설다운 소설이면서도 상상력을 한계 너머로 마음껏 펼치는, 다니엘 켈만다운 작품’이라는 것이다. 힘이 넘치는 이 위대한 소설로 다니엘 켈만은 지금 자신의 예술의 정점에 서 있다.

다니엘 켈만은 소설과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역사적 사건의 상세한 재현이나 한 인물이 처한 기묘한 상황, 혹은 서로 쉼 없이 주고받는 유머러스한 대사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만하다. [틸]은 그런 다니엘 켈만의 능력이 총동원된 작품이다. 이 이야기의 중심에는 독일 민담 속 광대 틸 울렌슈피겔이 있다. 틸은 권력 투쟁의 장이 된 30년 전쟁에서 소모품처럼 희생된 민중의 강인한 생명력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다니엘 켈만은 그 생명력의 원천이 상상력에 있다는 사실을 판타지와 현실을 넘나드는 틸의 생애를 통해 보여준다. 소설다운 소설이면서도 상상력을 한계 너머로 마음껏 펼치는, 다니엘 켈만다운 작품이다. _김연수(소설가)

암울한 세상에 던지는 농담이자
역사의 뒤안길에 사라진 수많은 사람에게 전하는 안부


이 소설의 주인공은 14세기에 살았다고 전해지는 인물 틸 울렌슈피겔이다. 중세 독일의 민담으로 전해 오는 악동이자 어릿광대인 울렌슈피겔은 온갖 장난으로 사람들을 골탕 먹이고 성직자나 권력층을 조롱하는 캐릭터다. 다니엘 켈만은 울렌슈피겔을 실제 생존 연대(14세기)와 다르게 30년 전쟁(1616~1648) 시기의 인물로 재창조해 독창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신교와 구교 간 종교 전쟁으로 시작되어 유럽 전역을 휩쓴 30년 전쟁은 엄청난 인명 살상과 파괴를 낳았다. 켈만은 틸이라는 인물의 시선을 통해 전쟁과 질병, 기아 속에서 죽음보다 못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픔과 절망을 세심하게 포착해낸다. 또한 거대한 역사 앞에서 드러나는, 권력과 지위를 가진 자들-교황과 왕, 제후와 성직자-의 어리석음과 유약함을 한껏 비웃는다. 이것이 다름 아닌 지금 우리 시대의 모습과 꼭 닮아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종교 갈등은 멈추지 않았고, 계급 또한 타파되지 못했으며, 극단주의나 배타주의 또한 극성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또한 당시 페스트가 기승을 부렸듯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덮었다. 종교와 전쟁, 배타주의로 분열된 유럽의 이 잔혹한 이야기는 거울처럼 지금 우리 시대를 비춘다.

남들이 우리를 기억해주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기억한다. 존재하지 않는 것에 아직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죽음은 여전히 우리에게 낯설고, 우리는 산 자들의 일에 무심하지 않다. 모든 게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본문 중에서

줄거리

17세기 초 작은 마을의 방앗간집에서 태어난 틸 울렌슈피겔. 그의 아버지는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마법에 능하고 학자적 면모를 지닌 인물로 당시 교회 입장에 반하는 말을 했다가 탄압을 받고 죽는다. 틸은 탄압을 피해 도주하고, 빵집 딸 넬레가 틸과 동행한다. 유랑 가수를 만나 외줄 타기 광대로서의 삶을 살게 된 틸, 그의 발길이 닿는 곳곳에는 저마다 다른 결로 폐허의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평생 전쟁의 실상을 알고 싶어 했던 젊은 학자, 우수에 젖은 사형집행인, 말하는 당나귀, 전쟁의 장본인이자 죄인으로 망명 중인 보헤미아 국왕 부부, 광신도와 현자……. 틸은 30년 전쟁과 페스트로 죽음이 만연한 세상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듯 생사의 위기를 오가며 자유롭고도 강인하게 삶을 이어나간다.

추천사

소설다운 소설이면서도 상상력을 한계 너머로 마음껏 펼치는, 다니엘 켈만다운 작품이다. _김연수(소설가)

거장다운 성취. 웅장한 상상력과 완벽한 예술적 통제가 빚어낸 작품. _이언 매큐언(소설가)

너무나 훌륭해서 손에서 놓을 수 없다. _살만 루슈디(소설가)

다니엘 켈만이 지금껏 쓴 책 중 최고. 역사소설이지만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생생하고 현대적이다. 다니엘 켈만이 역사에 대해 거둔 승리, 그의 역사적 승리. _슈피겔

지금까지 켈만의 소설 중 최고. 이 위대한 소설을 쓴 작가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_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절묘하게 공들여 만든 소설. 유럽의 악랄한 과거에 스러진 이름 없는 영혼들을 위한 매혹적인 기념비. _뉴욕타임스

에너지가 넘치는 역사소설. _가디언

다니엘 켈만은 재능 있고 예민한 이야기꾼이다. 그는 장난기 많은 현실주의자이고 마술적인 게임과 까다로운 연주에 끌리는 합리주의자이며 뒤돌아보는 것을 좋아하는 현대인이다. _뉴요커

인류의 광기와 거만한 자부심에 대한 그림. _월스트리트저널

걸작. 가장 비범한 유럽 소설. 연극과 영화, 시가 이 작품 속에 모두 들어 있다. 다니엘 켈만은 지금 예술의 정점에 서 있다. _노이에 취르허 차이퉁

굉장히 재미있는 책. 고전의 면모를 갖췄다. _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

켈만은 언어의 마술사다. 독자로 하여금 30년 전쟁을 느끼고, 냄새 맡고, 맛보게 한다. 엄청나게 대단한 작품. _ZDF 호이테 저널

세세한 사항에 훤하고, 언어에 힘이 넘치며, 기교가 뛰어난 소설. _쥐트도이체 차이퉁

켈만의 이야기 기법은 아찔한 높이에서의 줄타기다. _디 벨트

목차

신발
공중의 제왕
추스마르스하우젠 전투
겨울왕
굶주림
빛과 그림자의 위대한 예술
갱도
베스트팔렌

옮긴이의 말 전쟁과 광대

본문중에서

틸은 우리 머리 위에서 천천히 태연하게 몸을 돌렸다. 위험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듯했다. 오른발은 밧줄 위에 세로로, 왼발은 가로로 놓여 있었으며, 무릎은 살짝 구부린 채 양손을 허리에 대고 있었다. 고개를 젖히고 있던 우리는 가벼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갑자기 깨달았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어떤 것도 믿지 않고, 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는 사람의 삶은 얼마나 가벼운가! 그런 사람이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깨달았고, 동시에 우린 절대 그런 사람이 될 수 없음을 알아차렸다.
-23~24쪽

넬레는 여전히 이 모든 게 꿈만 같다. 여기가 자신이 살던 마을이 아니라는 것도, 여기 주민들이 전혀 모르는 얼굴이라는 것도, 한 번도 본 적 없는 집들에 둘러싸여 있다는 것도 그렇다. 고향을 떠나다니, 정말이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다. 그녀의 인생에는 없는 일이었다. 자신은 늘 집에서 자랄 거라고, 특히 빵 굽는 열기가 아지랑이처럼 퍼져나가는 커다란 아궁이 옆에서 주로 지내게 될 거라고 믿었다. 여자아이들은 다른 데로 가지 않는다. 그저 태어난 곳을 숙명으로 알고 뿌리를 내린다. 대대로 그래왔다. 어릴 땐 틈틈이 집안일을 거들고, 조금 더 크면 하녀들의 일을 돕고, 어른이 되면 결혼을 한다. 예쁘게 생겼으면 슈테거네 아들이랑 결혼하고, 덜 예쁘면 대장장이네 아들이랑 결혼하고, 일이 더럽게 풀리면 하이네를링네 아들이랑 결혼한다. 그 뒤엔 아이를 가지고, 또 아이를 가지고, 또 아이를 가진다. 물론 그중 대부분은 죽는다. 어쨌든 결혼을 하고도 계속 하녀들과 함께 죽도록 집안일에 매달린다. 교회에 가면 시어머니 뒤에 남편과 함께 앉고, 그러다 마흔이 되어 뼈가 아프고 이가 빠질 때쯤이면 시어머니 자리에 앉는다. 그게 여자의 운명이다.
넬레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틸과 함께 떠났다.
-181~182쪽

“황제를 욕했다고 날 때리지는 마. 나는 그런 말을 해도 되는 사람이니까. 너도 알잖아, 광대의 자유를. 광대가 황제를 머저리라고 부르지 않으면 누가 하겠어? 누군가 한 사람은 해야 돼. 너야 당연히 해서는 안 되지만.”
-228쪽

연극은 가짜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다른 모든 것이 허위이자 가식이었다. 연극이 아닌 모든 것이 가짜였다. 무대 위의 사람들은 바로 그 자신으로, 진실하고 투명했다.
실제 현실에서는 누구도 독백을 하지 않았다. 다들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지 않았고, 누구도 남의 속을 읽을 수 없었으며, 모두 자기만의 비밀을 무거운 짐처럼 질질 끌고 다녔다. 혼자 방 안에 서서 자신의 욕망과 두려움을 큰 소리로 말하는 일도 없었다. 하지만 연극배우 버비지가 가느다란 손가락을 눈높이로 올리고 걸걸한 목소리로 독백하는 것을 듣다 보면 다른 모든 사람이 마음속에서 진행되는 일을 숨긴 채 사는 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게다가 그가 사용하는 단어들은 얼마나 멋진가! 누구도 짜 맞출 수 없을 만큼 완벽한 문장들이었다. 연극은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그렇게 행동하고, 그렇게 느끼고, 그렇게 진실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253~254쪽

광대가 짓궂게 웃었다. 리즈는 침을 꿀꺽 삼키고 눈물을 참으며, 남들은 감히 꺼내지 못하는 말을 자신에게 하는 것이 그의 임무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것이 바로 궁정에 광대를 두는 이유였다. 원하지 않아도 광대를 들여야 했다. 광대 없는 궁정은 궁정이 아니다. 리즈와 프리드리히는 더 이상 영토가 없음에도 궁정만큼은 최소한의 꼴을 갖추고 싶었다.
-259쪽

세상이라는 게 그랬다. 몇몇 힘 있는 인간만 빼면 나머지는 모두 떨거지였다. 그림자 같은 군대, 그 뒤의 인간 무리들, 그리고 지상에 개미처럼 우글거리는, 가진 게 없다는 공통점만을 가진 백성들이 있었다. 그들은 태어나고 죽었다. 마치 불안으로 파르르 떠는 작은 점과도 같았다. 이런 점들이 모여 만들어진 군집은 한 개체가 없어져도 없어진 걸 모르는 무수한 새 떼나 다름없었다. 정말 중요한 인물은 몇 되지 않았다.
-264쪽

“자, 이제 너희들의 재주를 보여봐라!”
“피곤해요.” 넬레가 말한다.
“뭐라도 얻어먹으려면 놀아줘야지. 어쩔 수 없어. 그건 뒈질 때까지 너희 운명이야. 이제 너흰 유랑 족속이다. 누구도 너희를 보호하지 않아. 비가 내려도 막아줄 지붕이 없고, 비를 피할 집도 없지. 게다가 친구도 없어. 너희와 똑같은 처지의 유랑 족속 말고는. 그렇다고 그 인간들이 너희를 좋아할까? 천만의 말씀. 그럴 리가 없지. 먹을 게 부족하거든. 대신 너희는 자유로워. 누구에게도 복종할 필요 없어. 하지만 위험하다 싶으면 재빨리 도망쳐야 해. 배가 고프면 사람들 앞에서 한바탕 놀아줘야 하고.”
-3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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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다니엘 켈만(Daniel Kehlman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75~
출생지 독일 뮌헨
출간도서 5종
판매수 818권

1975년 독일 뮌헨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주해 칼크스부르크 예수회 대학교에서 철학과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스물두 살에 장편소설 &#-9342;&#-9132;베어홀름의 상상&#-9342;&#-9131;으로 데뷔했다. 2005년 발표한 &#-9342;&#-9132;세계를 재다』가 35주간 독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100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주목을 받았고 이후 클라이스트상, 토마스만상 등을 연달아 받으며 서른 살의 나이에 세계적인 작가의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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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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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쾰른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사람이건 사건이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이면에 관심이 많고, 환경을 위해 어디까지 현실적인 욕망을 포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자신을 위하는 길인지 고민하는 제대로 된 이기주의자가 꿈이다. 『농담과 무의식의 관계』, 『성욕에 관한 세 편의 에세이』, 『콘트라바스』, 『승부』, 『어느 독일인의 삶』, 『9990개의 치즈』,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등 많은 책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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