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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일심동책 : 디테일로 보는 책덕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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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의 구원은 날개를 닮은 책과 함께 온다
구원의 의미를 찾자면 결국 자유다
그 어디라도 책을 읽지 못할 곳은 없다

《일상이 일심동책》은 이 세상 책러들에게 고백하는 어느 책덕후의 책 사랑법을 담고 있다.
너무 좋아해서 말하고 싶어 근질근질한 책의 매력, 책의 쓸모, 또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얼마나 사랑하는지, 어떤 곳에서 함께 살고 싶은지 등등을 책을 향한 팬심으로 연결된 책벌레들과 공유한다.
책과 관련된 것은 무엇 하나 지나칠 수 없는 미술 전공자인 저자가 눈에 띌 때마다 모아두었던 책과 이어진 그림 이야기는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출판사 서평

디테일한 책덕후의 세계

방에는 책장과 책상, 의자말고는 가구가 없다. 1인 매트만 한 공간을 제외하고는 여기저기 책들로 둘러싸여 있고, 수첩 안쪽이나 모니터 모서리, 거울에는 어김없이 필사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게다가 책상에는 책만 있는 게 아니다. 책을 소재로 푸른 안개 같은 그림을 그린 이정호 일러스트레이터의 캘린더도 꼭 세워 두어야 하고, 목 아프지 않게 책 읽을 수 있도록 높이 조절이 가능한 초대형 yiyo 독서대도 꼭꼭 있어야 한다. 리디북스에서 스페셜 고객에게만 제공한 ‘프로독서러’ 머그컵도 있어야 하고, 굳이 책 여러 권을 구입하면서 간신히 손에 넣은 이승우의 《모르는 사람들》 머그컵도 있다. 클립과 옷핀을 넣어두는 《데미안》 틴케이스도 손 닿는 곳에 있어야 하고,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와펜도 모니터 옆에 붙여 두어야 한다.
가방 구석이나 여기저기 주머니 속은 또 어떤가. A4 용지에 6포인트로 빼곡히 프린트한 시가 굴러다닌다. 시를 품으면 나 자신이 달라짐을 알기에 틈틈이 암송한다.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몸은 현실 이면을 볼 수 있는 마음을 열어준다고 확신하기에.
책이 좋아 책을 읽고, 책은 또 생활 곳곳에 그 영향력을 미친다. 앙투안 로랭의 《빨간 수첩의 여자》를 읽고 나서는 빨간 몰스킨 노트를 쓰기 시작했고, 존 버거의 《A가 X에게》를 읽고는 손편지를 자주 쓴다. 송찬호 시집 《분홍 나막신》 중에 제일 좋아하는 시 제목을 빌려 컴퓨터 패스워드로 사용하며, 아이디·패스워드 찾기 질문으로 “가장 기억나는 추억의 장소는?”이 나오면 에리히 캐스트너의 《헤어졌을 때 만날 때》에 등장한 ‘물망초 뮌헨 18번지’를 저장한다.

책덕후는 책덕후를 알아본다

책 읽는 사람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어딜 돌아다니기보다 방구석에 틀어박혀 책이나 뜯어먹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이 그렇게 좋다는 늬들은 책만 있으면 아무것도 필요 없지 않느냐’는 건 책 읽는 사람들을 잘 모르는 말이다. 그들은 책이 좋지만 사실 사람도 좋다. 사람이 너무 많은 게 싫고 내가 선택한 사람 몇몇이 너무너무 좋을 뿐이다. 그래서 책 읽기 딱 좋은 조용한 집을 마련해 놓고도 순간순간 외로움에 사무쳐 굳이 책과 노트북을 바리바리 싸들고 카페로 간다.
그런 그들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기 집, 혹은 서재나 책 읽기 딱 좋은 카페에 초청하는 건 상대를 특별히 여긴다는 증거다. 당신은 나의 특이함을 이해할 수 있는 절대적인 사람이란 고백이다. 내 책의 궁전에 올 자격이 있는 그대라는 표현이다.
책벌레는 책벌레를 바로 알아챌 수 있다. 대개 가방이 크다. 배낭을 멘 경우가 아니면 꼭 가벼운 에코백이어야 한다. 작고 예쁜 가방은 멜 수가 없다. 아무리 작아도 책 한 권은 들어가야 하니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한 손으로는 손잡이를 잡고 한 손으로는 책을 읽느라 늘 기우뚱한 모양새다.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욕심내느라 책 앞에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손 닿을 가까운 곳에 책을 대여섯 권 이상 쌓아 둔다. 차림새는 유행 모르고 허술한데 사는 책만은 늘 최신형이다. 의식주에 쓰는 돈만큼 책에 돈을 쓴다. 비주얼은 겸손한데 책 씀씀이만큼은 재벌급이다.
화제의 베스트셀러는 일단 안 사고 미뤄둔다. 나중에 헌책방에 가서 그 책을 구입해야지 하면서도 당장의 마케팅에 지고 싶지 않은 오기가 있다. ‘베셀’의 명성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얼마간의 검증 기간을 꼭 거쳐야 한다. 반대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좋은 작가의 새 책은 꼭 신간으로 산다. 저자에게 돌아갈 인세에 담긴 마음의 무게를 안다. 교보문고에 가면 맡을 수 있는 책 향에 민감하다. 만만하지 않은 룸스프레이 가격 탓에 당근마켓 키워드로 ‘교보문고 시그니처 향’ 알림을 맞춰 둔다. 아이폰 전용으로 나오는 트웰브 사우스 브랜드의 ‘BookBook’ 휴대폰 케이스를 쓰는 사람을 보면 환장한다. 그는 99.9퍼센트 우리 종족 책벌레다.
얼굴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지역도 다르지만, 이 별의 책벌레들은 단 하나의 사상으로 맺어진다. 우리는 모두 책을 ‘먹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양식이라는 면에서 책은 생존에 필수품이니까.

그림 속 책덕후들

책이라면 내 책 니 책 가릴 것 없이 다 좋고, 책을 펼친 이는 다 이뻐보이는 미술 교사가 그림 속 등장하는 책을 놓칠 리 없다. 어릴 적 책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던 아버지의 서재를 떠올리게 하는 해리엇 베커의 「토발드 보에크의 서재」, 책을 읽고 중요한 구절을 외우는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 담긴 니콜라오스 기지스의 「마음으로 배움」, 그 시절 좋아했던 종로서적을 추억하게 만드는 김홍도의 「서당도」, 너무도 훌륭한 모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책 읽는 아내를 그린 칼 빌헬름 홀소에의 「실내, 책 읽는 숙녀」, 「작화추색도」와 「세한도」를 재탄생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닌 수많은 제발(題跋)과 도장에 얽힌 이야기 등등.
그중에서도 매화와 함께 책집을 그린 두 점의 그림에 대한 이야기는 진정 책을 사랑한 이들의 여유와 멋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조선 후기 중인 화가 고람 전기의 「매화초옥도」와 그의 벗 조희룡의 「매화서옥도」가 그것이다.
이른 봄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었는데 늦은 눈이 펑펑 쏟아지는 아름다운 날, 매화나무 아래 책집에서 피리를 부는 친구와 만나기 위해 걸어가는 전기, 그는 등에 거문고를 둘러맸다. 친구의 피리에 곧 화음을 맞출 것이다. 책 읽는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요절한 전기를 회상하며 조희룡은 「매화서옥도」를 그린다. 스승인 추사 김정희에게 인정받았던 전기에 비하여 전적인 환영을 받지는 못했던 조희룡이지만, 「매화서옥도」를 그리고 “죽었던 친구를 다시 만나는 느낌을 받는 것 같구나”라는 글귀를 적어 넣었다.
책과 얽힌 그림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설명이 없었다면 알아채지 못했을 작은 부분들 속에서 또 한 번 책덕후의 디테일을 경험하게 된다.

목차

프롤로그

1. 금강산도 책후경

한 획씩 닮아가다
시를 외우는 이유
책의 여백을 대하는 자세
책상은 원래 다 이렇잖아요
웰컴 투 이북(e-book) 월드
납작하게 네모진, 반듯하고 단호한 물성

2. 책 같은 내 인생

헌 책을 뒤지는 여인
순정 만화가 터 준 물꼬
그 방에서 시작되었다
책과 바람나다
누구나 의미를 두는 장소가 있다
아몬드 나무 하우스가 있는 곳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서점

3. 책사람

책 읽는 남자
책벌레 레이더
책 읽는 여자
책이 맺어준 인연

관련이미지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저자 김수정은 작가이자 책덕후, 그림과 책을 사랑하는 로맨티스트 미술 교사다.

<저서>
《미술 경험치를 쌓는 중입니다》
《우리 아이, 예술가의 씨앗이 있을까》
《그림의 눈빛》
《그림은 마음에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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