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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상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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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선영
  • 출판사 : 다림
  • 발행 : 2021년 06월 10일
  • 쪽수 : 208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6177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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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할머니가 소원했던, 우아하지만
내게는 아주 무례한 이별의 하루가 또 지나고 있다.”


할머니는 어떠한 예고도 없이, 하루아침에 연서의 곁을 떠났다.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친구도, 의지할 부모도 없는 연서가 이 잔인한 이별 앞에서 할 수 있는 건 그저 받아들이는 일뿐. 하지만 무너져버린 마음을 추스를 새도 없이 연서의 앞에는 결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하나둘 펼쳐지기 시작한다. 그간 입주도우미로 착실하게 일해 왔던 기주 언니의 배신부터, 엄청난 액수의 유산 상속에 까다로운 조건을 걸어 철저하게 막아 둔 할머니의 알 수 없는 계획, 베일에 싸여 있던 조력자의 존재, 할머니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들이 가리키는 수많은 힌트들, 그리고 할머니의 흔적 속에서 발견되는 유산의 실체까지……
연서에게는 한없이 불친절하기만 한 이별을 할머니는 왜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걸까?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상속의 마지막 페이지엔 과연 무엇이 존재하는 걸까?

떠난 할머니의 시간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아름다운 성장 소설

그렇다면 떠난 사람은 남아 있는 자에게 어떤 것을 남기고 싶어 할까, 어머니를 보내며 오랜 시간 그 생각에 사로잡혔다. 남아 있는 자의 바람과는 다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_「작가의 말」중에서


베스트셀러『시간을 파는 상점』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의 가치를 이 시대의 많은 청소년에게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던 김선영 작가가 이번에는 삶과 죽음, 그리고 기억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로 우리에게 돌아왔다.
『무례한 상속』의 주인공 연서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 찾아온 가슴 아픈 이별 앞에서 힘없이 무너지고 만다. 할머니가 남기고 간 엄청난 액수의 유산만이 연서를 다시 일으켜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지만, 할머니는 그조차 연서에게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지친 연서의 마음이 답을 얻을 곳은 다름 아닌 할머니의 자리, 할머니가 지나온 길고 긴 시간들과 할머니의 인생을 바꾼 찬란한 순간들뿐이다. 연서는 그 안에서 비로소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나아가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요즘을 사는 청소년들이 어쩌면 매일같이 놓치고 있을지 모르는 나다움의 중요성과 사랑이라는 무형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의 시선에 집중하다 보면 위태롭고 느리긴 하지만 서서히 단단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연서에게 더욱 큰 존재가 되어가는 연서의 할머니처럼, 이 책에 존재하는 연서의 모든 순간 또한 독자에게 의미 있는 유산이 되어 가슴 깊이 자리 잡을 수 있길 바라 본다.

목차

염소 한 마리 때문에 9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풍경은 44
문이 보인다 78
목화송이 제빵집 102
가려진 시간들 118
사랑의 확신 168

본문중에서

전화를 받고 병원으로 달려갔을 때 할머니는 이미 시체 보관실로 옮겨 간 뒤였다. 뜨거운 바깥 날씨에 비해 섬뜩할 정도로 서늘했던 영안실, 할머니가 죽었다는 사실보다 병원 지하에 있는 시체 보관실로 들어서는 것이 더 무서운 일이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았던 냉동고에 할머니가 들어 있을 줄이야. 보호자와 연락이 닿지 않아 어쩔 수 없었노라고 시설 관리자가 말했다. 나는 태연히 핸드폰을 꺼내 보았다. 모르는 번호로 부재중 전화가 여러 번 찍혀 있다. 아마도 코인 노래방에서 아이들과 신나게 노래 부르고 있을 때였던 것 같다.

본문 10p <염소 한 마리 때문에> 중에서

이제 그 온기는 책으로 옮겨 갔다. 책 속에 돈의 행방이 있다는 것이다. 두 페이지의 숫자라고 했다. 계좌 비밀번호 아닐까. 없던 의욕이 어디선가 또 스멀스멀 올라왔다. 나는 나를 북돋워야 한다. 지치면 안 된다. 포기하면 안 된다. 할머니가 남긴 그 많은 유산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어떻게든 할머니가 낸 게임을 풀어야 한다. 그게 살길이다.

본문 50p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중에서

잠깐 동안 침묵이 흘렀고 상대의 숨소리가 당황한 듯 멈칫했다.
“그러는 댁은 누구시죠?”
따지듯 차가운 금속성의 목소리다.
“저, 저는 진이화 씨 손녀 주연서입니다.”
“아.”
외마디 비명 같은 소리가 들렸다. 나를 안다는 반응이다.
“이렇게 빨리 전화가 올 줄 몰랐는데요.”

본문 82p <문이 보인다> 중에서

처음으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껏 받아들이지도 인정하지도 깊이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아무도 없다’라는 자각이 고개를 들었다. 부러 외면했던 사실이 점점 다가와 깊이를 알 수 없는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운이 좋아 부자 할머니를 만난 것뿐이라고? 그 말은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과 같았다. 그 말에 눈앞이 핑 돌은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까 봐서였다. 그게 무서웠다. 그게 무서워 더욱 기주에게 발악을 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가 뭔지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기주도 저렇게 비수와 같은 말을 숨기고 있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그게 두려웠다. 그동안 할머니라는 거대한 바람막이 뒤에 안온하게 살았는데, 이제 거친 바람 앞에 나 홀로 전면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본문 124p <가려진 시간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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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966~
출생지 충북 청원
출간도서 19종
판매수 43,678권

충북 청원에서 태어났다. 아홉 살까지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자연 속에서 사는 행운을 누렸다. 학창 시절 소설 읽기를 가장 재미있는 문화 활동으로 여겼다. 소설 쓰기와 같은 재미난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십 대와 이십 대를 보냈다.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청소년들에게 힘이 되고, 나도 그들에게 힘을 받는 소설을 쓰고 싶다.

2004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밀례」로 등단했으며, 2011년 『시간을 파는 상점』으로 제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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