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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이반

원제 : Ivan the f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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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톨스토이의 단편 「바보 이반」을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자신이 이룬 가장 중요한 업적으로 교육자 역할을 꼽았을 만큼 교육을 중시했던 톨스토이는 구전하는 민담을 수집해 교재로 만들어 문맹 농민들이 글을 깨치게 하는 데 썼다. 「바보 이반」도 1886년 바로 그런 목적으로 쓰였다. 톨스토이는 이 우화에서 한편으로 노동의 윤리적 측면과 그 결실을 함께 나누는 행위로 대표되는 착한 기운,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끝없는 투기, 부의 축적, 전쟁으로 발현된 나쁜 기운이 서로 대립하는 상태를 그렸다. 결국, 스스로 자신을 아는 데서 비롯한 단순한 지혜를 갖춘 주인공의 행적을 통해 나눔과 희사로 상징된 선한 마음은 권력욕과 재물욕으로 구현되는 악을 굴복시킨다.

그간 국내에서 바보 이반의 이야기는 여러 차례 출간되었으나, 톨스토이 단편 모음집에 포함되거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축약되고 단순화한 형태로 제작되었다. 이 책은 원작의 원문을 그대로 우리말로 옮기면서도 작품을 해석한 화가의 매우 창의적이고 환상적인 그림을 여럿 포함한 그림책으로 만들어 어른에게도 어린이에게도 잊을 수 없는 독서의 기억을 남긴다.

출판사 서평

13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빛을 발하는 풍자와 지혜

옛날 어느 농부에게 네 명의 자식이 있었다. 맏아들은 권력을 추구하는 군인, 둘째 아들은 돈을 추구하는 상인, 셋째 아들은 ‘바보처럼’ 성실하게 땀 흘려 일한 노동의 대가로 살아가는 농부, 그리고 막내딸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장애인이지만 총명하고 정의로운 여성이다. 도시로 나가 출세한 형들은 어려움을 겪을 때 고향으로 돌아와 재산을 탐내지만 ‘바보’ 이반은 자기 재산을 기꺼이 내주고 그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거나 자기 잠자리까지 내주고, 사치스럽고 교만하고 심지어 ‘갑질’을 하는 그들의 아내를 위해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준다. 두 형제에게 권력욕과 재물욕을 불어넣어 타락시킨 악마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바보’ 이반도 타락시키려 하지만, 순수하고 정직한 이반에게 오히려 망신을 당하고 쫓겨난다. 심지어 변장하고 이반의 집에 찾아왔던 악마는 이반의 장애인 여동생 말라니아에게 혼쭐이 나기도 한다. 그녀는 일하지 않고 꾀를 부려 부유하게 사는 자, 노동하지 않아 손바닥에 굳은살이 없는 자는 아예 식탁에 앉지도 못하게 한다. 말을 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당시의 약한 성 여성 막내가 허세와 허위를 응징하는 대목은 통쾌하기까지 하다.
재물과 권력에 대한 욕심으로 혼탁해진 사회에서 형제간에도 부모의 유산을 두고 싸움을 벌이고, 열심히 일해 돈을 벌기보다 투기나 불로소득을 노리는 세태를 날카롭게 풍자한 이 작품은 1886년에 쓰였으나 135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생생하게 빛을 발한다. 인간을 탐욕과 싸움으로 타락시키는 악마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뜻일까?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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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옛날 아주 머나먼 왕국의 머나먼 지방 에 한 부유한 농부가 살았습니다. 그에 게는 전사 세묜과 배불뚝이 타라스, 그리고 바보 이반이라는 세 아들과 말하지 못하는 노처녀 딸 말라니아가 있었습니다. 전사 세묜은 왕을 모시고 전쟁터에 나갔고, 배불뚝이 타라스는 장사하러 상인들을 따라 도시로 떠났으며, 바보 이반은 여동생과 함께 집에 남아 등이 휘도록 일했습니다. p.5

이반은 바구니 안에 들어 있던 금화를 한 줌 쥐어 여자들을 향해 뿌렸습니다. 그러자 여자들은 금화를 주우려고 서로 밀치며 달려들었습니다. 그야말로 온통 난리가 났습니다! 농부들도 몰려들어 너도나도 금화를 뺏으려고 했습니다.
어떤 할머니는 그 북새통에 하마터면 밟혀 죽을 뻔했습니다. 이반이 웃으면서 사람들을 향해 말했습니다.
“이런, 바보들! 왜 할머니를 밟아요? 할머니보다 금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깟 금화는 얼마든지 있어요. 내가 금화를 더 줄 테니 싸우지 말고 다들 진정해요.”
이반은 금화를 더 많이 뿌렸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몰려들어 이반은 바구니에 들어 있던 금화를 모두 나눠줬습니다. 사람들이 더 달라고 아우성쳤지만, 이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게 다예요. 다음에 더 드리죠. 이제 금화는 잊고 모두 춤추고 노래해요.”
마을 처녀들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p36

그때 마침 왕의 딸이 큰 병에 걸렸습니다. 왕은 온 도시와 마을에 알리기를, 누구든 공주의 병을 낫게 하는 사람에게는 상을 내리고, 만약 그 사람이 총각이라면 공주와 결혼시키겠다고 했습니다. 이반의 마을에도 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부모님은 이반에게 말했습니다.
“왕의 말씀을 들었느냐? 네게 그런 뿌리가 있다고 하니 공주님의 병을 고치러 가거라. 그러면 너는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야.”
“그럴게요.”
이반은 떠날 채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옷을 갖춰 입고 밖으로 나가다가 문 앞에서 손이 굽어버린 거지와 마주쳤습니다.
“나리께서 병을 낫게 해주실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발 제 손을 고쳐주세요. 이대로는 혼자서 신발도 신지 못한답니다.”
이반이 말했습니다. “알았어요.”
이반은 뿌리를 꺼내 거지에게 주고 먹으라고 했습니다. 거지가 뿌리를 먹자마자 병이 나았고, 손을 움직일 수 있게 됐습니다. 이반과 함께 왕에게 가려고 집을 나서던 부모님은 이반이 하나 남았던 뿌리를 거지에게 줘버려서 이제는 공주를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p.48

하지만 아무도 일하러 오지 않았고, 물건을 바꾸러 오지도 않았습니다. 정말 아주 가끔, 남자아이나 여자아이가 뛰어와서 달걀 하나를 동전과 바꾸긴 했지만, 그 밖에는 아무도 안 왔기에 먹을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몹시 배가 고팠던 멋쟁이 신사는 마을로 가서 뭐든 사 먹으려고 했습니다. 어느 집에 들러 금화를 주고 암탉 한 마리와 바꾸자고 했으나 안주인은 싫다고 했습니다. p.74

늙은 악마가 말을 계속했습니다.
“게다가 머리로 일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금 제 손바닥에 굳은살이 없다는 이유로 먹을 걸 안 주시는데, 머리로 일하기가 손으로 일하기보다 백 배는 더 힘들다는 걸, 여러분은 모르고 있어요. 가끔은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때도 있답니다.”
이반이 곰곰이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런데 신사 양반, 당신은 왜 그렇게 자신을 괴롭히는 거요? 머리가 깨질 것 같다면, 과연 그게 좋은 일일까요? 차라리 손과 등을 써서 쉬운 일을 하는 편이 낫지 않겠소?” p.77

이반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있고 모든 사람이 그의 나라로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에게로 온 두 형제도 이반이 먹여 살리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와서 “저에게 먹을 것을 좀 주세요.”라고 말하면 이렇게 대답합니다.
“좋아요. 여기서 사세요. 우리에게는 뭐든지 많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 나라에는 단 하나의 관습이 있는데, 그것은 손에 굳은살이 박여 있는 사람은 식탁에 앉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남이 먹다 남긴 찌꺼기를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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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8280909

저자 톨스토이(Lev Nikolaevic Tolstoy)는 러시아의 소설가, 사상가다. 도스토예프스키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호이자 문명비평가, 사상가로도 위대했다. 1852년 처녀작 '유년시대'를 익명으로 발표하여 네크라소프로부터 격찬을 받았고, '소년시대', '세바스토폴 이갸기' 등의 작품으로 청년 작가로서의 지위를 확립했다. 결혼 후 문학에 전념하여 불후의 명작 '전쟁과 평화'를 발표하고, 이어 '안나 카레니나'를 완성했다. 이 무렵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의 무상음으로 종교에 의존하게 되었는데, 이때의 사상을 ‘톨스토이주의’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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