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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좀 쓰는 십대 : 읽기부터 쓰기까지 단숨에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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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홍재원
  • 출판사 : 주니어태학
  • 발행 : 2021년 05월 03일
  • 쪽수 : 23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90727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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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뒹굴뒹굴하면서 읽기만 해도 글이 술술 써지는 이상한 책
20년 기자 아빠의 반짝반짝 글쓰기 내공 엿보기


글쓰기가 대세인 시대다. 취업 관문에서도 블라인드 테스트로 단순한 학벌보다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이 중요해졌고, 입시 역시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가 핵심 요소가 되었다. 직장생활에서도 각종 기획안과 보고서 등 글쓰기 영역은 끝이 없다. 특히 십대 청소년은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그 누구보다도 글 쓸 일이 많다. 각종 교과의 수행평가를 비롯해 창의적 체험 활동이나 자유학기제의 다양한 프로젝트 수업들 역시 최종 결과물은 대개 글쓰기다.

이 책은 ‘글 좀 쓰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막막한 십대들에게 권하는 쉽고 만만한 안내서다. 글 잘 쓰기로 소문난 기자 아빠가, 자신의 십대 자녀에게 들려준 독서-글쓰기 노하우를 빠짐없이 공개했다. 청소년을 위한 수많은 글쓰기 책이 있지만, 단순한 글쓰기 실용 팁이 아닌 ‘읽기부터 쓰기까지’ 핵심을 단숨에 관통하는 책은 드물다. 저자는 무엇보다도 “잘 읽어야 잘 쓴다”고 강조하며, 말랑말랑 생각 근육을 키워주는 ‘힙하게 읽기’-‘핫하게 쓰기’-‘한 뼘 더 생각 나아가기’의 과정을 일사천리로 보여준다.

현대 문학작품부터 고전문학, 뉴스·영화·드라마 등 책과 미디어 열네 작품을 통해 ‘나답게 읽고 나답게 쓰는’ 독창적인 읽기·쓰기 방법을 소개하며, 각 과정마다 “이렇게 써보면 어떨까”를 통해 나만의 개성이 빛나는 생생한 글쓰기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리고 ‘한 뼘 더’를 통해, 작품의 핵심적인 주제 외에도 ‘계급’, ‘환경’, ‘격언’, ‘규칙’, ‘작가’, ‘조연’, ‘따뜻한 시선’, ‘결혼’, ‘편견’, ‘인물의 배경’, ‘에피소드’ 등 읽기·쓰기의 다양한 발상과 아이디어와 관점을 제공한다. 나아가 마지막 특별 보너스! 저자의 기자생활 내공을 듬뿍 담은 핵심 비법, “10대의 글쓰기 10대 원칙”을 수록했다.

문학·고전 읽기부터 뉴스·영화 미디어 리터러시까지
복근이 복근을 부르듯, 말랑말랑 생각 근육을 키우는 강력한 주문!


‘나답게 읽고 나답게 쓴다’는 것은 뭘까? 수많은 책과 미디어를 어떻게 나만의 시선으로 읽고, 어떻게 글쓰기로 연결할 수 있을까. 이를테면 아트 슈피겔만의 만화 《쥐》(1992년 퓰리처상 수상작)를 읽으면서 유대인과 일제강점기 조선인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생각해보는 ‘읽기’가 가능하고, 이를 다음과 같은 글쓰기로 연결해볼 수 있다.

[이렇게 써보면 어떨까?] “우리는 일본을 용서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 이웃 나라끼리 협력하고 힘을 모아 함께 발전하는 것보다 더 좋은 건 없을 것이다. 한국은 이미 눈부시게 발전했다. 한국전쟁 후 가난뱅이 나라에서 지금은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쥐를 괴롭혔던 고양이 독일이 나치의 만행을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것 같지 않다. 코로나19로 1년 미뤄져 올해 열릴 예정인 도쿄 올림픽에서도 제국 시절 사용하던 ‘욱일기’를 사용하겠다고 한다. 독일이 나치의 철십자 깃발을 사용하겠다는 꼴이다. 과연 그들은 진정으로 반성하고 화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또한 이문열 작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읽으면서 스토리의 엄청난 반전이 일어난 계기(5학년에서 6학년으로 올라가며 새로운 담임에 의해 엄석대가 무너지기 시작한다)를 둘러싸고, ‘왜 하필 학년이 바뀌었을까’라는 의문을 가져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의문을 ‘5공화국에서 6공화국으로’ 넘어가는 ‘역사’와 연결하면(이 방법은 다소 고난이도이긴 하다), 이런 식의 글쓰기도 가능해진다.

[이렇게 써보면 어떨까?] “엄석대의 ‘독재’와, 질서를 위해 이를 묵인하는 5학년 교실은 제5공화국을 떠올리게 한다. 명분상의 가치 속에 숨겨진, 힘에 의한 통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어떻게 순응하는지 잘 보여준다. 반면 엄석대의 독재를 끝장내고 학생들이 자치회를 조직하는 6학년은 제6공화국의 출범과 비슷하다. 교실 내의 자치 조직이 성공하느냐는 병태네 반의 과제다. 이것이 성공해야 ‘엄석대의 퇴장’이 비로소 완성된 의미를 지닐 수 있을 것이다.”

톨스토이 단편 <바보 이반 이야기>의 주제인 ‘노동의 가치’를,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톨스토이 시대와 현대 자본주의 시대의 변화상을 비교하면서 이렇게 써보면 어떨까.

[이렇게 써보면 어떨까?] “손에 굳은살이 박이는 일을 하는 노동자도 있지만 군 장교로 일할 수도 있고 금융회사에서 일할 수도 있다. 사무직이든 농부든 건설직이든 모두 노동자다. 사람마다 적성이 다르고, 맡은 일이 있고, 다 중요한 것이다. 어떤 일을 하든 서로 존중하면 될 일이다.
부모님은 매일 회사에 나가 사무직으로 일한다. 열심히 일해 돈을 번다. 부모님의 손엔 굳은살이 박이지 않지만 훌륭한 노동자이며, 오히려 바보스럽지도 않고 풍부한 지혜를 갖추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것 그 자체가 아름답고 소중한 가치일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꼭 책만 읽는 것이 아니다. 영화·드라마·뉴스·방송 등 수많은 미디어도 ‘읽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런 미디어를 통해 지식도 얻고,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도 있다. 이를테면 2020년 개봉한 영화 <#살아 있다>를 통해, ‘좀비 세상’과 ‘코로나 세상’을 관통하는 ‘은둔 사회’를 상상해볼 수 있고, 나아가 ‘상대성’의 관점이나 ‘환경’의 관점으로 생각을 뻗어 나가면 다음과 같은 글쓰기도 가능하다.

[이렇게 써보면 어떨까?] “우리는 준우와 유빈과 함께 도심의 좀비를 본다. 그들의 징그러운 외모를 보고, 그들이 사람을 포함해 살아 있는 동물의 날고기를 먹는 장면을 얼굴을 찌푸리며 본다. 물론 인간의 희생을 목격하는 우리의 분노와 슬픔은 당연하다. 그러나 좀비의 생김새와 걸음걸이 자체에서도 우리가 불쾌함을 느끼는 건 사실이다.
그 불쾌함은 불편함에서 비롯된다. 좀비와 우리는 다르기 때문이다. 좀비가 사람을 먹이로 생각하고 공격하기에 우리 또한 그들을 죽여 나가는 주인공들에게 공감하지만, 사자가 영양을 사냥하는 것이 죄가 아니듯, 좀비 역시 특별히 죄를 짓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이 그들의 생존법이므로.
좀비가 준우와 유빈을 사냥하려 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연 이들 모두가 아파트 단지에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 또 군부대의 공격용 헬기가 이들에게 기총 사격을 하지 않을까? <#살아 있다>는 우리 이면에 존재하는 낯선 것에 대한 불편함, 또 그로 인한 공격성, ‘방어’라는 단어를 사용해 공격성을 정당화하려는 습성, 다른 생명체에 관한 인간의 ‘종의 오만’ 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이렇게 써보면 어떨까?] “영화 <#살아 있다>에는 원인 모를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들이 나온다. 수도권에서만 5만 명이 감염된 것으로 설정된다. 이에 따라 인간의 활동은 잦아들었고 주인공들은 집에서 숨죽이고 있을 뿐이다.
이는 최근 국내외에 퍼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연상케 한다. 현실 사회에서 인간은 바이러스에 밀려 활동을 멈췄다. 실제 세계 시장에서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소비 위축과 생산 감소 등 경기 후퇴가 벌어졌고, 특히 고립 생활을 강요당하면서 많은 이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 이렇게 활동을 멈추자 지구가 살아났다. 공기는 맑아지고 동물 활동은 활발해졌다. 좀비 바이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들을 멈춰 세웠지만, 정작 인간이 숨어들고 활동을 멈추니 인간을 제외한 모든 생명체와 자연 환경이 활기를 띤다.
대체 어찌 된 일일까? 또 누가 바이러스인가?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바이러스가 진짜 바이러스일까, 지구 전체에 해를 끼치는 인간이 지구를 병들게 하는 바이러스일까? <#살아 있다>를 보며, 또 코로나를 떠올리며, 우리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볼 때다.”

책 속의 책! “10대의 글쓰기 10대 원칙”

1. 첫 문장이 절반을 좌우한다
2. 통일성 갖추기: 재료를 구분·정리하라
3. 보편적 가치에 부합해야 한다
4. 최대한 단문으로 써라
5. ‘감동’이냐 ‘비판’이냐, 과감하게 선택하라
6. 독서와 독후감은 서로를 돕는다
7. 200자 원고지를 활용하라
8. 어휘와 글쓰기: 보조 자료를 활용하라
9. 자신감은 키우고, 입시 논술은 의식하지 마라
10. ‘자발적 글쓰기’여야 한다

목차

[1부] 잘 읽어야 잘 쓴다

01. ‘고금리 읽기’와 뇌 근육 키우기
책은 월급, 생각은 이자: 고금리 읽기·쓰기
뇌 근육 키우기: 복근이 복근을 부르는 법

02. 열린 뇌와 그 적들
스마트폰의 목표는 여러분의 중독
지나친 선행 학습은 오히려 독이 된다

03. 뉴미디어 시대에 왜 ‘읽기’인가
오히려 좁아진 ‘세상을 보는 창’
첨단 사회, 빌 게이츠의 습관

[2부] 현대 문학 작품으로 읽고 쓰기

01. 감각과 존재 그리고 상상력 - 《기억전달자》
감각을 잃어버린 사회
상상력을 최대한 활용해보세요
‘규칙’으로 읽고 쓰기

02. 옳고 그름의 이분법을 넘어, 객관적 글쓰기 - 《남한산성》
옳고 그름은 무엇인가
객관적 시각으로 써보세요
‘작가’로 읽고 쓰기

03. ‘가면 사회’와 일상 - 《원더》
당신은 그 모습인가, 진짜 얼굴은 어디에
일상과 연결해보세요
‘조연’으로 읽고 쓰기

04. 나치 독일과 일제강점기, 공통점과 차이점 - 《쥐》
유대인에게서 조선인을 보다
차이점을 찾아보세요
‘정반대’로 가정하며 읽고 쓰기

05. 교실의 잔혹한 풍경, 역사와 연결하기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왜 하필 학년이 바뀌었을까
역사와 연결해보세요
‘따뜻한 시선’으로 읽고 쓰기

[3부] 고전으로 읽고 쓰기

01. 파트라슈와 루벤스는 왜 등장했나, 소설적 장치 - 《플랜더스의 개》
넬로가 진짜 원한 것
소설적 장치를 찾아보세요
‘사회적 과제’로 읽고 쓰기

02. 욕망과 노동, 시대와 연결하기 - 톨스토이 단편
욕망의 적정선과 노동의 범위
세상의 변화를 관찰해보세요
‘결혼’으로 읽고 쓰기

03. 고정관념을 뒤집는 비판적 글쓰기 – 셰익스피어 단편
우유부단 햄릿? 논리정연 베니스의 판결?
고정관념에 의문을 제기해보세요
‘편견’으로 읽고 쓰기

04. 강자와 약자를 대하는 자세 - 《세라 이야기》
강자와 약자의 먹고 먹히는 관계
사람에게 집중해보세요
‘인물의 배경’으로 읽고 쓰기

05. 세상을 바꾼 사과, 버리는 글쓰기 - 《일리아드》
돈, 권력, 명예 그리고 사랑, 나의 선택은?
버림의 쓸모도 생각해보세요
‘격언’으로 읽고 쓰기

[4부] 미디어로 보고 쓰기

01. 여성주의, 그 아슬아슬한 동거 - <인턴>
신사와 여성의 화해
소품에 주목해보세요
‘계급’으로 보고 쓰기

02. 혹 우리가 좀비는 아닌가 - <#살아 있다>
은둔 사회, 좀비 세상과 코로나 세상
상대성에 주목해보세요
‘환경’으로 보고 쓰기

03. 엿보기와 ‘일망감시 체계’ - <나의 아저씨>
엿보기와 진실한 마음
부작용을 염두에 두세요
‘에피소드’로 보고 쓰기

04. BTS의 젊음보다 못한 젊음이 있는가 - 방송 뉴스
정치는 정의보다 표를 좇는다
공정이라는 화두를 떠올려보세요
‘헌법’으로 보고 쓰기

[5부] 10대의 글쓰기 10대 원칙

1. 첫 문장이 절반을 좌우한다
2. 통일성 갖추기: 재료를 구분·정리하라
3. 보편적 가치에 부합해야 한다
4. 최대한 단문으로 써라
5. ‘감동’이냐 ‘비판’이냐, 과감하게 선택하라
6. 독서와 독후감은 서로를 돕는다
7. 200자 원고지를 활용하라
8. 어휘와 글쓰기: 보조 자료를 활용하라
9. 자신감은 키우고, 입시 논술은 의식하지 마라
10. ‘자발적 글쓰기’여야 한다

본문중에서

p.16~18
나는 아이와 토요일 오후마다 글을 읽고 쓰는 것과 관련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같은 책을 읽고 독서 토론을 해보기도 하고, 신문 기사를 출력해 즉석에서 같이 읽고 얘기해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확실히 느껴지는 게 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지만, 책이나 신문 기사 등을 읽는 속도는 내가 아이보다 몇 배 빠릅니다. 만약 해당 기사를 읽고 자신의 의견을 쓰기로 하면? 글쓰기 속도와 글의 질에서도 내가 아이보다 월등하게 앞섭니다. 내 지식과 사고력이 아이를 압도하기 때문이죠.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비유를 하나 해볼까요?
한 달에 책 한 권을 읽으면 그 내용 100이 내 뇌에 쌓입니다. 이것을 ‘월급’이라고 생각해봅시다. 그런데 사람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책을 읽기는 쉽지 않죠. ‘멍 때리기’ 대회가 있을 정도로 아무 생각을 안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내가 책을 보면서 10만큼의 생각을 했다면, 110이 내 머리에 쌓이게 되겠지요. 이 10은 독서에서 쌓인 내용 100에 대한 ‘이자’라 부를 만할 겁니다.
두 번째 책을 읽습니다. 여기에서 또 100의 내용이 뇌에 들어옵니다. 또 10만큼의 생각을 보태게 됩니다. 그런데 기존의 110은 뇌에 남아 있는 상태죠. 이 110 중 10 정도는 두 번째 책을 읽을 때 생각하는 힘을 높여주는 데 사용됩니다. 즉 두 번째 책을 읽을 때는 100의 월급이 생기는 동시에 새로운 이자 10, 그리고 기존에 있던 110에서 작동한 10이 추가로 작동합니다. 돈이 돈을 버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실제 예금도 쌓아놓은 돈이 있을 경우 새로 월급이 들어오면 이자에 또 이자가 붙는 복리 이자가 쌓여, 새 월급에 대한 단순 이자보다 더 많은 이자가 생기죠. 즉 두 번째 책으로는 110이 아니라 120을 쌓을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 쌓이기만 하는 건 아닙니다. 지출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망각’에 의한 지식의 소멸입니다. 이 지출을 줄이기 위해 여러분은 반복 독서를 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겁니다. 흥미로운 건 망각(지출)은 주로 책 내용(월급) 자체에서 나갑니다. 이자, 즉 내가 생각했던 부분은 잘 잊어버리지 않아요. 반복적인 독서로 지출을 줄이고, 새로운 독서로 월급을 늘려 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 지나면, 지출이 일어나는 월급의 합보다 이자의 합이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아이와의 토요일로 돌아가, 내 읽기와 쓰기의 속도, 양, 질이 더 뛰어난 것은 내가 아이보다 더 많은 지식(원금)을 쌓아놓았고, 설사 이 중 상당 부분을 지출(망각)했다 해도 쌓아놓은 이자(생각해본 것)가 워낙 많아서 그것을 새 책 읽기와 쓰기에 투입하면 아이가 쌓아놓은 금액과 상대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여러분의 독서나 글쓰기도 다르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로 자주 읽느냐(월급의 크기), 어느 정도로 뇌를 움직여 자신만의 생각을 하며 읽느냐(이자의 크기), 어느 정도로 반복해서 읽느냐(지출의 크기) 등에 따라 그 능력이 좌우되는 것입니다. 월급의 크기는 책 자체가 주는 지식의 양이므로 읽는 사람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 않죠. 망각의 정도도 사람마다 다르지만 이 능력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생각하는 양을 키우는 읽기, 이자의 크기를 키우는 ‘고금리 읽기’가 중요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것이 글쓰기의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p.202~203
나는 아이에게 늘 첫 문장과 통일성 얘기를 해줍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겼습니다. 아이는 조언대로 썼어요. 형태상으로는 훌륭한 글이었는데, 이걸 도저히 좋은 글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아이가 슈피겔만의 《쥐》를 읽고 독후감을 썼습니다. 첫 문장으로 《쥐》의 첫 부분을 인용해 내세웠습니다.

“친구? 네 친구들? 그 애들을 방 안에다 먹을 것도 없이 일주일만 가둬놓으면…. 그땐 친구란 게 뭔지 알게 될 거다.”

이렇게 시작한 건 좋았습니다. 기대감을 주는 시작이니까요. 그런데 더 읽다가 당황하고 말았습니다. 아이가 글 전체를 ‘친구 무용(無用)론’으로 밀어붙였더군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이 속상했던 경험 등을 잔뜩 적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친구는 소용없다는 결론을 냈죠. 형태상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뭔가 하나 빠뜨리고 조언했다는 생각에 ‘아차’ 싶었어요.
내 아이는 친구들과 노는 걸 제일 좋아합니다. 주말이면 약속 있다며 친구들과 어울려 나갑니다. 가끔 집으로도 초대하고, 그들의 집에 초대도 받지요. 그런 아이가 친구는 소용없다는 글을 써놓은 셈입니다.
“친구가 좋지 않아? 소용없다고 생각해?”
“좋을 때가 더 많지.”
“그런데 왜 이렇게 썼어?”
“첫 문장에 맞춰 밀어붙이라며.”
한마디로 ‘친구 무용론’은 누가 읽어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물론 슈피겔만의 《쥐》처럼 아주 특수한 경험에서 온 특별한 감정 상태라면 예외적으로 인정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10대의 글에서 ‘친구는 소용없다’는 주제가 나오면 읽는 사람들이 당황합니다.
보편적 가치관에 부합하는 주제 의식이어야 좋은 글이 될 수 있습니다. 기사를 예로 들어볼까요. ‘때론 살인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는 기사를 쓴다면 어떨까요. 누가 그런 말을 했다는 이유에서 말이에요. 그런 기사는 신문에 실릴 수 없습니다. 보편적인 인류의 가치에 역행한다고 다들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말하더군요. “기획이 중요하구나. 글은 역시 기획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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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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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대구에서 태어나 1994년부터 서울에서 살고 있습니다. 20년 동안 《서울경제신문》 《경향신문》에서 신문기자로 일했으며, 중학교 1학년인 한 아이의 아빠이기도 합니다.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석사(언론학)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조지아대학교 그래디칼리지에서 방문연구를 수행했습니다. 한국기자협회의 한국기자상, 관훈클럽의 관훈언론상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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