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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연습 : 조정래 장편소설[양장/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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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조정래
  • 출판사 : 해냄출판사
  • 발행 : 2021년 04월 30일
  • 쪽수 : 23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6714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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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개인과 역사에 드리워진 분단의 상처와 비극,
폐허의 가장자리에서 구축하는 새로운 인간의 조건

출판사 서평

“단지 시작하는 것이다,
한 번에 한 사람씩, 한 걸음씩”
평생을 바쳐온 이념과 이상의 몰락 속에서도
인간을 향한 신뢰와 사랑을 회복하기까지 우리의‘인간 연습’은 계속된다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의 시대와 역사를 관통하며 장대한 문학세계를 구축해 온 조정래 작가의 장편소설『인간 연습』이 15년 만에 개정 출간된다. 일생을 걸고 추구했던 사회주의의 몰락 앞에 고뇌하는 한 장기수의 절망과 희망 찾기를 그려낸 이 작품은 사회적 신념과 본능적 욕망,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고 실패하는 ‘인간 연습’의 한 단면을 절절하게 보여준다.
대하소설 3부작『아리랑』『태백산맥』『한강』으로 우리 현대사 100년을 담아내는 과정에서 작가는 특히 개인과 역사에 드리워진 분단의 비극과 상처를 치열하게 파헤쳐 왔다. 시간적으로 그 말미에 놓이는『인간 연습』은 분단 주제에 대한 20년에 걸친 작가정신의 분투와 천착을 매듭짓고 조정래 문학의 또 다른 장으로 전환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2006년 계간 ≪실천문학≫ 봄·여름호에 분재되었던 이 작품은 ‘사회주의 붕괴와 20세기’라는 주제로 사회주의 몰락의 원인을 문학적으로 규명한 전작 단편 『수수께끼의 길』(≪문학사상≫ 2004년 1월호), 중편『안개의 열쇠』(≪실천문학≫ 2003년 겨울호)의 맥을 잇고 있다. 대하소설 3부작을 비롯한 이전 작품들이 우리 민족과 한반도에 일어났던 거대한 역사적 사건과 흐름을 객관적으로 재현하고 기록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이 작품은 “분단시대의 고통을 온몸으로 감당해온 한 개인의 시각을 통해 사회주의 몰락 이후의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문학평론가 황광수)
무기형을 선고받았던 남파 간첩 윤혁과 장기수 박동건은 강제 전향을 하고 풀려나지만 ‘전향자’라는 멍에에 괴로워하며 남한에도 북한에도 영원히 소속되지 못한다. 무엇보다 ‘인민을 위한 세상’을 꿈꾸었으나 빈곤과 부패로 점철된 ‘사상의 조국’ 소련과 북한의 실상을 접하며 그들은 자신의 삶 전체가 부정당하는 충격과 절망에 빠진다. 그로 인해 박동건마저 죽고, 윤혁은 홀로 남게 된다.
윤혁은 과거에 묻히기보다 오늘과 내일로 한 발을 내딛는다. 냉철한 현실인식을 지닌 젊은 시민운동가 강민규와 교류하며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균형감각을 회복하고 ‘두 송이 꽃’과 같은 어린 남매를 돌보며 생에 대한 의지를 느끼게 된다.

분단과 갈등을 극복하는 새로운 미래, 인간다운 삶을 향한 깊은 성찰과 탐색
특히 작가는 강민규의 입을 빌려 사회주의의 이상이 변질되면서 몰락하는 과정과 이유에 대해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하려고 만든 이데올로기를 그 반대로 비인간적으로 운용해 왔으니 그런 체제가 망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결과”라며 비판한다. 고유한 존재로서의 인간의 가치와 욕망을 짓밟는 사회의 위험성은 비단 특정 체제와 이념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렇기에

작품 속 인물들은 ‘인간다운 삶’을 위해 이념 대립이 아닌 보수와 진보의 유연하고 생산적인 균형을 강조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불의를 감시하고 고발하는 시민단체의 중요성에 눈을 돌린다.
주인공 윤혁은 한 고아원에서 ‘인간의 꽃’인 아이들과 말년을 보내게 된다. 그가 이념과 체제를 넘어 인간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회복하는 결말은, 분단을 딛고서 평화와 화합의 통일시대를 지향하는 작가의 의지이자, 이 소설이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인간 연습』은 오늘날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6·25전쟁 70주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더 나은 인간다운 삶을 위해 어떠한 ‘연습’을 수행하고 있고 그 결과는 어떠한지, 또한 그러한 조건 속에서 개인들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를 말이다. 모처럼 인간의 삶과 사회를 묵직하게 되돌아보는 계기를 선사해 줄 것이다.

[줄거리]
신념과 이상을 잃은 한 남자에게 찾아든 한 줄기 빛
분단역사의 비극을 새 시대의 희망으로 잇는 작품『인간 연습』


장기수 출신의 노인 ‘윤혁’은 남파 간첩으로 내려왔다가 체포되어 30년간의 감옥살이 끝에 강제 전향을 당하고 출소한다. 윤혁의 ‘이념적 쌍생아’이자 그 역시 강제 전향을 당했던 장기수 박동건은 ‘사상의 조국’ 소련이 주저앉고 북한마저 인민들이 굶주리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을 알고 ‘헛살았다’는 자괴감에 빠지다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만다. 윤혁 역시 사상적 동지의 죽음으로 인한 회한과 과거의 악몽에 시달리면서 “평생을 바쳐온 이상이 자취 없이 사라져버린 상황 속에서 참담한 패배와 비참한 일생의 허무”를 느낀다. 이러한 곤혹스러움 속에서 윤혁은 감옥에서 만난 운동권 출신의 강민규와 교류하고, 가게에서 먹을 것을 훔쳤던 경희·기준이 남매를 구해준 인연으로 삶의 새로운 활기를 얻는다. 피붙이 하나 없이 사회에서 배척을 받아온 윤혁에게 아이들은 오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일깨우는 ‘두 송이 꽃’으로 의식될 만큼 기쁨의 원천이 되어주었고, 새로운 사회현실 속에서 시민운동을 계획하는 강민규와의 대화를 통해 윤혁은 사회주의의 몰락에 대한 올바른 판단과 새로운 삶의 계기를 찾아간다. 또한 강민규의 권유로 수기를 출판하고, 이를 계기로 보육원장 최선숙과 편지를 주고받던 윤혁은 그녀가 운영하는 고아원에 들어가 봉사하면서 인간에 대한 사랑과 신뢰로 새로운 삶에 다다른다.

[작가의 말 중]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고단한 연습,
그것이 인간 특유의 아름다움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기나긴 세월에 걸쳐서 그 무엇인가를 모색하고 시도해서, 더러 성공도 하고, 많이는 실패하면서 또 새롭게 모색하고 시도하고……. 그 끝없는 되풀이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고자 한 ‘연습’이 아닐까 싶다. 그 고단한 반복을 끊임없이 계속하는 것, 그것이 인간 특유의 아름다움인지도 모른다. 그 ‘큰 연습’ 한 가지에 대해 오래 생각해 오다가 이 작품을 엮어냈다. (중략) 내 문학에서 분단문제를 마무리하기로 하면서 이번 소설을 지었다.
바야흐로 인터넷 시대다. 인터넷은 온갖 유혹적 기능으로 독서 중심 세력인 젊은 층의 시간을 무한정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 그래서 ‘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등장했다.
그러나……, 문학은 영혼의 호흡 작용이니까!
출판사를 바꾸면서 다시 읽어 퇴고를 했다. 이 개정판을 정본으로 삼고자 한다.

추천사

이념형 인간의 종말과 거듭나기

세 편의 대하소설을 통해 거대한 역사의 흐름에 몸담았던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이제 역사의 지평 위에서 새로운 인간의 조건을 탐색하는 문학세계로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 소설은 과거의 이념에 대한 치열한 비판적 성찰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통일이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시작되어야 하는지도 웅숭깊게 암시하고 있다. 우리 민족의 통일은 현재의 남과 북을 그대로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분단으로 왜곡된 제도와 이념과 의식을 반성하고 새로운 인간적 심성의 토대 위에서 ‘연습’을 하듯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과정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길은 더디지만, 인간을 희생하지 않고 역사적 퇴행이 없이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황광수(문학평론가)

목차

작가의 말

1. 한 잎 낙엽으로
2. 두 송이 꽃
3. 밥 먹는 철학
4. 병마에 진 싸움
5. 인간의 꽃밭

해설 | 황광수(문학평론가)
작가 연보

본문중에서

“인간……, 그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어디까지를 믿을 수 있는 존재인가.”


박동건, 그가 끝내 죽었다. 그를 저세상으로 데려간 것은 어떤 병이 아니었다. 가을 찬바람 속에서 떨어지지 않을 단풍이 어디 있겠는가. 서릿바람에 못 견디어 떨어지는 무수한 낙엽들을 누가 기억하겠는가. 그는 계절풍이 아닌 야릇한 바람에 휩쓸려 한 잎 낙엽으로 떠나갔다.
윤혁은 낙엽이 흩날리는 공원에 망연히 앉아 있었다. 허망한 것도 공허한 것도 아닌 가슴에서 절망에 빠진 박동건의 목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죽음치고 허망하지 않은 죽음이 어디 있으며, 죽음으로 바뀐 삶이 공허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을 것인가. 그러나 박동건의 죽음은 그런 평이한 감상만으로 맞이하기가 어려웠다. 남다르게 질곡 많은 삶에 그만큼 회한이 크기 때문이었다. 그는 스스로 시대의 짐을 지고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한 번도 살아보지 않았던 일생을 살다 갔다. ……그렇지만 어찌할 것인가. 시대는 변해가고, 그 파도는 거칠고 매정했다. 그 거센 시대의 파도 속에서 개개인은 하나씩의 물거품에 지나지 않았다.
“이거 우리 헛산 것 아니오?”
박동건의 말은 말이 아니고 절망의 울음이었다. 그 울음은 홍수가 되어 자신에게 떠밀려오는 것을 윤혁은 여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참혹하게 일그러지는 박동건의 얼굴이 그가 지켜온 성(城)이 얼마나 심하게 무너지고 있는지를 숨김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1. 한 잎 낙엽으로」 중에서

차라리 그대로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 문득 스친 생각이었다. 죽음……, 인생의 끝……, 별로 두려운 생각이 없었다. 북쪽을 떠나면서부터, 남쪽에 침투하고, 검거되고, 조사 받고, 긴 세월 감옥살이를 하는 동안 얼마나 많이 생각했던 것인가. 이 세상에서 죽음을 가장 많이 생

각하고 언급하는 직업이 철학가고 종교인들이겠지만 그 절박함과 밀도에 있어서 자신들을 당할 수 있을 것인가. 어쩌면 자신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급박하고 절실하게 죽음을 생각한 부류들이 아닐까. 그렇게 해서 정리된 죽음은, ‘영원한 잠’이었다. 그 영원한 잠을 혼수상태와 다름없었던 지난 사흘 동안에 얻을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진정한 마음이었다.
세상이란, 아무리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사람도, 아무리 높은 명성을 드날리던 사람도 숨 끊어져 죽어버리면 그 존재를 냉혹하리만큼 지워버리는 파도 거센 바다였다. 생전에 큰 위력을 발휘했던 사람들이 자취를 감추어도 세상은 아무런 이상도 탈도 없이 태연하고 무표정하게 잘 돌아가기 마련이었다. 하물며 전향한 장기수 하나쯤이야……. 그 허무감 앞에서 또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하는 회한이었다. 그런 감정의 반복과 교차가 어리석은 것인 줄 알면서도 떼칠 수 없었고, 벗어날 수 없었다. 그게 ‘사상적 삶’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설정했었던 자가 겪을 수밖에 없는 비애였다. 분명한 목표는 분명한 성과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2. 두 송이 꽃」 중에서

“근데 있잖아요, 할아버지.”
“그래. 어어 시원하다, 거 참 시원하다.”
윤혁은 시원함을 한껏 과장하고 있었다.
“누나가요, 서로 좋아하고 친한 사람끼리는 영혼이 통한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뭐라고? 영혼이 통해? 너, 그 어려운 말을 어찌 아누.”
그 맹랑함에 하도 어이가 없어서 윤혁은 고개를 돌리고 기준이를 빤히 쳐다보았다.
“할아버지, 그 정도 말은 하나도 어려운 말이 아니에요. 우리가 보는 동화책에 다 나오는 거거든요.”
“허, 동화책에? 그럼, 영혼이 뭔고?”
“이 머릿속에 들어 있는 정신이잖아요.”
기준이는 초롱초롱한 눈을 반짝이며 검지로 거침없이 머리를 가리켰다.
“허어, 그놈 참 야무지기는. 그럼, 영혼이 통한다는 건 뭐고?”
“이번에 할아버지가 아프시니까 누나도 저도 할아버지 아프신 꿈을 꿨잖아요. 할아버지 영혼과 우리 영혼이 서로 통하니까 그렇게 된 거지요.”
“아이구 이놈아, 초등학교 5학년이 모르는 게 없구나. 됐어, 됐어, 아주 잘 알았어. 우리 기준이 장하다.”
윤혁은 용솟음하는 기쁨과 함께 기준이를 얼싸안았다. 기준이도 윤혁을 마주 안았다. 윤혁은 기쁨이 갑절로 커지는 것을 느꼈다.
-「2. 두 송이 꽃」 중에서

“글쎄요, 다 늙어빠져서 그런지 어쩐지 연애 얘기라는 게 어째 별 재미도 없이 시큰둥하고 그렇군요.”
이미 연애소설을 번역 중이라는 것을 알려준 터라 윤혁은 천연스럽게 받아넘겼다.
“하긴 그래요. 사랑 얘기야 풋내기 젊은것들이나 침 흘리는 거지 우리같이 점잖은 사람들이야 뭐…….” 김 형사는 습관처럼 날쌘 눈초리로 윤혁을 곁눈질하고는, “내가 꼭 보여주고 싶은 걸 가져왔소” 하며 바지 뒷주머니에서 접은 신문지를 기세 좋게 착 꺼냈다.
“뭐 재미있는 건가요?”
윤혁은 낭비하는 시간이 아깝지만 내색은 하지 못하고 마지못해 말 응대를 하고 있었다.
“암, 재미있지. 재미있고말고요. 어떤 교수가 쓴 글인데, 내가 딱 하고 싶었던 말을 썼더란 말이오.” 김 형사는 접힌 신문을 부지런히 펼치더니, “자아, 뭐 길게 읽을 것 없이 중요한 한 대목만 딱 읽겠소. 크음, 큼, 자알 들어요. 마르크스주의란 기본적으로 밥 먹는 철학인데도 그것을 실현시키지 못해 결국은 스스로 몰락하고 말았다. 여기 밥 먹는 철학이라는 말 앞뒤에 점이 하나씩 찍혀 있는데, 이 ‘밥 먹는 철학’이라는 말이 어떻소? 이거 참 기막히지 않소? 이 교수님이 내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을 딱 찍어서 했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하며 신문을 윤혁 앞으로 바짝 디밀었다.
-「3. 밥 먹는 철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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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943.08.17~
출생지 전남 승주군
출간도서 132종
판매수 415,473권

'작가정신의 승리'라 불릴 만큼 온 생애를 문학에 바쳐온 조정래 작가는 한국문학뿐 아니라 세계문학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뛰어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작가정신의 결집체라 할 수 있는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은 '20세기 한국 현대사 3부작'으로, 1천 5백만 부 돌파라는 한국 출판사상 초유의 기록을 수립했다.
1943년 전라남도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나 광주 서중학교, 서울 보성고등학교를 거쳐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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