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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사대부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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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 : 장정수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21년 04월 14일
  • 쪽수 : 776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4670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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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사대부가 세밀하게 그려낸 조선 풍경과 백성의 일상

연애, 여행, 유배생활…
인간 만사에 깃든
흥취와 욕망을 노래하다!


조선시대 대표적 시가 장르인 가사는 조선 후기에 각 계층의 문화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주제와 형식이 다양해졌다. 조선 후기 가사는 대화체를 사용해 현장감을 살리고 실제 경험과 일화를 구체적으로 서술해 문학적 형상화가 뛰어나다. 이 책에는 조선 후기 사대부가사 17편을 주제별로 분류해 실었다. 조선 후기 가사는 현실성과 구체성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변모하여 향촌사족의 소박한 행복 추구를 노래한 강호가사, 유배생활의 고통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하게 토로한 유배가사, 여행지의 경관과 역사 유적·지역 풍속·서민의 일상 등을 흥미롭게 소개한 기행가사 등이 창작되었다. 양반 관료의 수탈과 부패를 고발한 작품과 남녀 사이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가사도 새롭게 등장하여 근대 의식의 단초를 보여주었다.
『조선 후기 사대부가사』 출간으로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은 지금까지 모두 24권이 출판됐다. 2010년 8월 『서포만필』을 시작으로 꾸준히 출간해온 결실이다. 앞으로도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은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소박한 행복 추구
조선 후기 강호가사에서 향촌사족들은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도 안분지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은 은거지에서 편안함과 즐거움을 누리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하며 지내는 데 가치를 둔다. 임유후가 지은 「목동가」에서 화자는 하늘이 만물 냈으니 살아갈 일 다 있다고 하며 분수를 지키는 삶을 추구한다. 또 이름난 많은 이가 벼슬길에서 고초를 겪었으니 헛된 부귀를 탐하다가 곤경에 처하게 됨을 경계한다. 이렇듯 임유후는 벼슬에 나갈 뜻이 없어 한가롭게 지내면서 과거 급제와 영욕에 초연한 뜻을 밝혔다. 남도진은 「낙은별곡」에서 시적 화자와 세속 관리들의 여름과 겨울 생활 모습을 대비해 편안하고 한가로운 자신의 모습과 관직에 있는 사람들의 분주한 모습을 대조적으로 서술한다.

여름날 더운 길의 먼지 속에서 분주하며/ 겨울밤 추운 새벽에 대루원서 서성이니/ 자네는 좋다 하나 내 보기엔 괴롭구나./ 어와 내 신세 말할 테니 자네는 들어보소./ 삼복에 날 더우면 백우선 높이 들고/ 바람 부는 창가에 기대 다리 펴고 누웠으니/ 편안한 이 거동을 그 누가 겨룰쏘냐./ 동지 밤 눈 온 후에 더운 방에서 이불 덮고/ 목침을 돋워 베고 해 돋도록 잠을 자니/ 편하기도 편할시고 고단함이 있을쏘냐./ 삼정승 귀하다 하나 나는 아니 바꾸리라./ 값으로 따진다면 만금인들 당할쏜가./ 보리밥 맛들이니 팔진미 부럽잖고,/ 헌 베옷이 알맞으니 비단 가져 무엇 할까. (「낙은별곡」 39쪽)

솔직한 감정 표출
조선시대에는 치열한 당파 싸움 끝에 관료가 유배를 가는 일이 흔했기에 유배가사가 활발히 창작되었다. 조선 전기에 유배객의 결백을 주장하고 군왕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을 절실히 토로한 작품이 많았다면, 조선 후기 유배가사에서 작가는 유배를 가게 된 이유, 유배지까지의 노정, 유배지에서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인다. 또 유배생활의 고통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하게 표현한 독창적 작품이 많다. 이광명이 지은 「북찬가」는 고통스러운 유배생활을 실감나게 보여주며 유배객의 원통한 심회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진솔하게 털어놓아 유배가사를 대표할 만한 수작으로 꼽힌다. 한편 김진형의 「북천가」는 유배생활의 고난과 비애를 그리기보다 군산월이라는 기생과의 애정사와 풍류에 초점을 맞춘 독특한 작품이다. 기생과의 애정 행각을 무용담으로 자랑하고자 한 사대부의 과시욕과, 여행과 애정의 서사를 통해 일탈의 욕망과 설렘의 정서를 충족하고자 한 여성들의 문학적 욕구가 맞물려, 실제로 「북천가」는 경상도 지역 규방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유통되었다.

불모지 찾고 찾아 북쪽 끝에 내던져지니/ 어머니 들으시고 놀라는 듯 다행으로 여기는 듯./ 험한 길 생각 않고 밤낮으로 달려와서/ 하룻밤 하룻낮을 손잡고 작별할 때/ 육십 된 백발옹이 팔순의 병든 노모 떠나올 때/ 수천 리 끝없는 길 다시 볼 기약 있겠는가./ 이내 모습 이내 이별 고금에 듣지 못했네./ 햇빛도 처량하거늘 철석인들 견딜쏜가./ 어머님 진정시키려고 모진 마음 돌려먹고/ 서러운 마음 눌러 담고 눈물을 참고 참아/ 하직하고 문 나서니 가슴이 터지는구나. (「북찬가」 99~100쪽)

군산월 앉은 모습 분명히 꽃이로다./ 오동나무 거문고에 금실로 줄을 매어/ 대쪽으로 타는 모습 거동도 곱거니와/ 가냘픈 손결 끝에 오색이 영롱하다./ 너의 거동 보고 나니 군명이 엄하여도/ 반할 뻔하겠구나. 미인 앞에 영웅 열사 없단 말은/ 역사책에도 있느니라. 내 마음 단단하나/ 너한테야 큰소리치랴. 본 것이 큰 병이요/ 안 본 것이 약일런가. 이천 리 변경에서/ 단정한 몸으로 귀양살이 잘한 것이/ 모두 다 네 덕이로다. 양금 연주 끝낸 후에/ 절집에 내려오니 산승의 음식 보소. 정갈하고 향기롭다. (「북천가」 158쪽)

순수하게 사랑을 노래하다
인간 본연의 욕망인 애정과 연정을 노래한 애정가사가 조선 후기에 나타났다. 남휘가 지은 연작가사 「승가」는 연애편지 형식의 애정가사로, 사대부 남성이 비구니를 유혹하고 비구니가 그 유혹에 흔들리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승가」에서 화자는 감정의 절제를 사대부의 미덕으로 여기는 관념을 깨고 직석절인 표현으로 열렬한 구애를 나타낸다. 민우룡은 「금루사」에서 제주도를 유람하다가 애월이라는 기생과 정분을 맺고 돌아온 이야기를 썼다. 화자는 애월과 선계에서부터 인연이 있었다는 숙명을 강조해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화려한 시각적 이미지와 색채감을 표현해 애월의 아름다움을 그려내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편지 한 통 어디에서 왔단 말인가./ 반갑게 떼어 보니 날 못 잊는 마음이로다./ 은근한 깊은 뜻이 감사는 하지마는/ 중에게 하신 말씀 행여 남이 알세라/ 덧없이 이별하고 불당으로 돌아오니/ 섭섭한 마음이 없기야 할까마는/ 답장을 아뢰려고 붓을 들고 생각하니/ 마음이 산란하여 무슨 말씀 아뢰올지/ 이내 마음 아득하여 아뢸 말씀 전혀 없네. (「승가」 83~84쪽)

평생에 한이 되고 자나깨나 원하더니/ 옥황상제가 감동했는지 선관이 두둔했는지/ 태을선의 연잎 배에 돛을 높이 달아/ 자라 수염에 배를 매고 영주산에 들어오니/ 아름다운 꽃과 나무 선계의 경치로다./ 풍경도 좋지만 좋은 인연 더욱 좋다./ 연꽃 얼굴 버들눈썹 전생 모습 그대로요/ 검은 머리 흰 피부는 세속 모습 전혀 없다. (「금루사」 92쪽)

정치와 사회제도를 비판하고, 사회상과 풍속을 풍자하다
조선 후기에 모순에 찬 현실을 고발하면서 강한 저항 의지를 드러낸 현실비판가사가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갑산민의 「갑민가」는 대화체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령들의 가렴주구로 정처 없이 떠도는 빈민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생원이 야반도주하는 갑산민을 보고 힘들더라도 떠돌아다니지 말고 고향에 정착하라고 권하자 갑산민이 이주를 할 수밖에 없는 비참한 현실을 기술한다. 「합강정가」는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데, 전라 감사 정민시가 호화롭게 뱃놀이하면서 백성을 수탈한 사실을 고발한 작품이다. 이 가사가 한양 숭례문에 걸리고 궁중에까지 알려지면서 관련자들이 유배당한 일이 『정조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한편 인물의 추잡스러운 행태를 보여주는 세태가사도 창작되어 조선 후기 변화하는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이운영이 지은 「임천별곡」에서는 양반과 평민의 갈등이 나타는데, 몰락한 사대부가 주막 노파에게 성적 결합을 요구하는 일화를 다룬다. 점잖은 체통이나 유교 이념을 저버리고 욕망에 따라 행동해 위상이 추락한 양반을 풍자하고, 할멈이 양반의 권위에 굴하지 않고 맞서는 모습에서 하층민의 강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이운영의 「순창가」는 순창 아전 최윤재가 기녀들을 고발한 사건을 소재로 한다. 두 인물의 진술을 각각 제시해 대립 구도를 강조하고, 대화체를 사용해 현장감을 살렸다. 이 작품은 자신보다 지위가 높은 양반에게는 아무 말도 못 하면서 자신보다 신분이 낮은 기녀들에게 죄를 떠넘기는 비겁한 아전과,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고 고통을 겪는 힘없는 기녀라는 전형적 인물상을 그려낸다.

오 리 밖 기회정에 술과 고기 낭자하네./ 여러 고을 관리가 대접한 것이라. 백성의 피와 기름 아닌가./ 다과상의 연꽃 모양 다식 시골 백성 처음 본다./ 기이하고 화려하구나. 한 상에 백금이 들었구나./ 백성 원망은 하늘에 사무치고 풍악은 땅을 흔드네./ 종일 놀고도 부족하여 불 밝히고 논단 말인가./ 산간 백성 관솔불 들어 물과 땅이 환하구나. (「합강정가」 53~54쪽)

저희들은 기생이요 최윤재는 아전이라/ 기생이 아전에게 간섭할 일 없사옵고/ 화순 사또 뒤돌아보시기는 구태여 의녀들을 보시려 하셨던 건지/ 산 좋고 물 좋은데 단풍이 우거지니/ 경치를 구경하려다 우연히 보셨던 건지/ 아전이 인사 차려 자기 말에서 내려오다/ 우연히 낙마했으니 만일에 죽는다 한들/ 어찌 의녀들이 살인한 게 되리이까./ 기생이라 하는 것은 가련한 인생이라./ 논밭 노비가 어디 있사오며/ 쌀 한 줌 돈 한 푼 주는 이 있으리까. (「순창가」 66쪽)

조선 전기 가사는 사대부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현전하는 대부분의 작품이 사대부에 의해 창작되었으며 사대부의 삶과 세계관을 담고 있다. 조선 후기에 들어서 사대부 외에 신흥 세력으로 부상한 중인이 가사 창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뒤이어 사대부 여성과 서민도 가사 창작에 동참함으로써 작자층이 대폭 확대되었다. 작자층의 확대는 독자층의 확대로 이어졌으며, 창작 계층과 독자 계층의 거리를 좁혀 가사 문학이 크게 변화하는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각 계층의 문화가 서로 섞이면서 조선 후기 가사는 주제 및 형식이 다양해졌다. 또한 조선 전기 가사의 서정적 분위기에서 벗어나 사실성을 추구하고 산문화하는 변모를 보인 한편, 생활 주변 대부분의 소재를 다루어 가사 문학의 보편화를 이끌었다. _해설에서

목차

머리말

[제1부|강호가사]
목동가_임유후
일민가_윤이후
낙은별곡_남도진

[제2부|현실비판가사]
갑민가_갑산민
합강정가

[제3부|세태가사]
순창가_이운영
임천별곡_이운영

[제4부|애정가사]
승가_남휘
금루사_민우룡

[제5부|유배가사]
북찬가_이광명
만언사_안도환
북천가_김진형

[제6부|기행가사]
영삼별곡_권섭
북새곡_구강
동유가_홍정유

[제7부|교훈가사]
농가월령가_정학유
오륜가_황립

[원본|강호가사]
[원본|현실비판가사]
[원본|세태가사]
[원본|애정가사]
[원본|유배가사]
[원본|기행가사]
[원본|교훈가사]

해설|조선 후기 사대부가사의 존재 양상

참고문헌

저자소개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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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수 0권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전시가의 대표 장르인 가사 문학에 관심을 두고 사대부가사와 규방가사를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 특히 기행가사를 집중적으로 연구했으며, 최근에는 한문 기행문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고려대학교 한국어문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송강가사』(공저) 『옥소 권섭과 18세기 조선 문화』(공저) 『18세기 예술・사회사와 옥소 권섭』(공저), 논문으로 「20세기 기행가사의 창작 배경과 작품 세계: 1945년 이전 작품을 중심으로」 「기행가사와 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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