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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압력 : 불멸의 인물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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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굴원, 조조, 도잠, 이백, 사마천, 이사, 이릉, 상앙, 하완순……
당대 최고의 산문가 샤리쥔, 불멸의 인물들을 탐구하다!

2018년 루쉰 문학상·린위탕 산문상·종산 문학상 수상작품

역사 인물의 껍질을 벗겨 그 뼈대를 보여줌
격정을 쏟아내는 문체로 순식간에 독자 흡수


당대 중국의 대표적 소설가이자 산문가인 샤리쥔夏立君이 굴원과 조조부터 상앙과 하완순까지 역사적 인물에 관해 시리즈로 쓴 산문이 『시간의 압력』으로 묶여 나왔다. 중국에서 2017년 겨울에 출간된 이 책은 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듬해 루쉰 문학상, 종산 문학상, 린위탕 산문상 등 권위 있는 상을 석권할 정도로 찬사를 받았다. 전형적인 ‘학자형 작가’인 샤리쥔은 이 책에서 역사적 인물의 껍질을 벗겨 그 뼈대를 보여줌으로써 물이 줄어 잠겨 있던 바위가 드러나는 것 같은 강렬한 독서를 경험하게 해준다. 그의 글들은 “감정과 이치에 모두 통달하여 읽으면 간명하고 통쾌한 느낌이 들고, 또 종종 정신을 일깨워 상당히 많은 고심에 잠기게 한다.” 추천 서문을 쓴 잡지 『종산』의 자멍웨이 편집인은 “젊을 때는 쓸 수 없는 책”이라고 단언했다. 번역자 홍상훈 인제대 교수도 번역을 시작한 지 한 달 열흘이라는 기록적으로 짧은 시간에 이 두꺼운 원고를 탈고했는데 “샤리쥔이 나에게 온 것 같았다. 격정을 쏟아내는 문체는 순식간에 독자를 흡수해버린다”고 소회를 밝힐 정도다. 도대체 한 권의 산문집이 담고 있는 세계가 어떠하기에 이런 반응들을 이끌어내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먼저 제목 자체가 의미심장하다. 시간의 압력이란 무엇일까. 그에 대한 자멍웨이의 설명을 읽어보자.

“더 이상 클 수 없는 두 가지 척도가 이 글을 뒤덮고 있으니 바로 시간과 인성人性이다. 시간은 무게가 없으나 압력이 있어서 냉담하고 냉혹하면서도 생기발랄하게 파괴와 탄생의 유희를 영원히 상연하고 있다. 옛사람이 우리 앞에서 마주 보고 있다. 그들은 더 이상 우리의 시선을 피하려고 자기를 가리지 않는데, 우리는 오히려 종종 그들을 보면서도 발견하지 못하거나 감히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다. 역사의 풍상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역사를 관찰하고 옛사람을 헤아리며 시간의 거울을 닦는 것은 자신을 비춰보기 위해서다. 샤리쥔은 ‘시간대unit’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글을 읽으면 여러분도 분명히 느낄 것이다. 그 시간은 압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깊이 숨 쉬고 있다.” _ 10쪽

지극히 긴 인류 역사 가운데 인간은 결국 짐승에서 사람이 되었으니, 그 변화가 매우 크다. 그러나 최근 수천 년 동안의 이 시간대를 자세히 살펴보면 갑자기 비통한 느낌이 든다. 인성의 변화는 얼마나 느린가? 상앙과 굴원屈原, 사마천司馬遷 등의 인성을 지금 사람들의 그것과 비교해 보면 어떤 질적 변화를 말하기 어렵다. 그러니 그보다 작은 시간대는 말할 필요도 없다. 샤리쥔은 계속해서 자신을 각각의 ‘시간대’ 안에다 들여놓고 그곳에서 옛날의 책더미 속으로 파고 들어갔다가 또 여기서 뚫고 나온다. 온 지면에 통각nociception이 가득 넘친다. 옛사람의 아픔과 지금 사람의 아픔이 하나의 아픔으로 변한다.
샤리쥔의 펜 아래에서 옛사람은 모두 몸과 정신이 꼭 닮았다. 그의 판단은 이성과 감성의 깊이가 교직되어서 이사李斯를 연민하고 사마천과 굴원을 존경하며, 조조曹操와 도잠陶潛, 이백李白을 좋아하고, 상앙과 한비韓非를 경계한다. 역사는 부들부들 떨고 있고 시간은 숨 쉬고 있으며 인성은 몸부림치고 있다. 나는 이처럼 큰 국면과 작은 부분이 함께하고, 점과 면이 결합하며 풍부한 인성이 넘치는 글을 좋아한다. ‘비판 전통’이나 ‘발양發揚 전통’ 등의 개념으로 이 글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작자의 ‘독선’과 깊은 반성은 함께 존재한다. 글은 모두 길지만 길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이것은 침중沈重하면서도 아주 흥미로운 글이며 커다란 시야로 뿌리를 살피고, 하늘로 대지를 덮는 것과 같은 글이다. 작자가 등장해야 옛사람도 등장할 수 있다. 중국의 훌륭한 산문의 흉금은 시작부터 웅대하고 호방하며 우렁차다. 선진 제자백가나 사마천에게서 산문이 나타내는 것은 바로 세계와 우주, 아득하고 복잡하면서도 섬세한 인간의 마음이다. 『시간의 압력』은 웅대함을 추구함과 동시에 철학적 사유의 경계 및 인성의 깊이를 향해 매진한다.

“시간은 시작도 끝도 없어 보인다. 시작과 끝이 있는 것은 영원히 시간의 일부일 뿐이다. 사물은 길든 짧든 그저 어떤 ‘시간대’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 육안으로 보는 살아 있는 것들은 거의 모두 ‘격동’하는 듯하다. 식물이 생장하고 시들어가는 과정도 이런 느낌을 준다. 모든 사물은 한 가지 사실, 즉 시간은 유한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역사가 한없이 아득한 책인 까닭은 인성이 한없이 아득한 책이라는 데에서 비롯된다. 역사를 읽는다는 것은 바로 이 두 권의 방대한 책을 읽는 것과 같다.” _ 16쪽

영혼과 인격이 교직된 주체적인 문화의 시공

아마 굴원보다 더 깊고 무거운 억울함을 생산할 수 있는 시인은 없을 것이다. 그의 시공은 아득히 넓고 고도로 긴장되어 있었다. 그는 사상과 문화의 분위기가 상당히 자유롭게 열린 선진先秦 시기의 사람이다. 굴원은 기어이 초楚나라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고 그로 인해 죽음에 이
르고자 했다. 군주가 우매하여 나라가 위태로운데 거듭 소외당하고 추방당하는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진秦나라를 섬겼다가 저녁에는 초나라를 섬길 수 있었다면 인간 세계에 이 굴원이라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이것은 굴원의 노래에 담긴 아름답고 비범한 미학적 특징을 읽어내고,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그의 감정과 인격을 이해하는 데에 필요한 토대다.
굴원의 무력한 절망과는 달리 조조는 오랫동안 천하를 좌우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 한漢나라 말엽 대혼란의 시대를 살았던 그는 무수한 격류와 험난한 여울을 건넜으니, 그가 살았던 시공 안의 흉험함과 복잡함은 극한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그가 구현한 터무니없음과 기이함, 망망함, 웅혼함 등 다양한 분위기는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정치가이자 군사가의 인격에 시인의 인격으로 보조한 것이 바로 조조다.
벗들과 주고받은 시에서 도잠은 늘 상대방에게 목숨을 소중히 여겨 잘 지키라고 경계해주었다. 효웅이 난립한 시대에 활시위 소리에 놀란 새와 같은 신세가 아닌 사인이 어디 있었겠는가? 그는 ‘죽음’을 두려워해서 오직 자기의 ‘삶’을 지켜내지 못하고 무력하게 죽어가는 것만을 두려워했다. 마흔한 살이 되던 해에 벼슬길에서 하나도 얻은 게 없었던 도잠은 철저하게 전원으로 돌아가 은거했다. 고독하고 적막했던 모든 것에 관해 시인은 시와 산문을 통해 사실대로 기록했는데, 그것들은 독자를 슬프게 한다. 그는 인생의 종점까지 전원생활을 견지했다. 세상 사람들의 찬탄을 얻으려는 바람은 전혀 이루지 못했으나, 다만 그의 ‘독백’은 거듭 시공을 초월하여 후세 사람들의 마음에 도달했다. 도잠은 위진풍도魏晉風度의 조류가 물러난 뒤에 가라앉은 진주로서, 문화의 ‘씨앗元種’에 가까웠다. 그는 사인의 정신을 확대하여 노장사상 밖에서 중국 문화에 하나의 영혼, 즉 전원혼田園魂을 더해주었다.
불현듯 떠오른 영감이야말로 이백의 전형적인 인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질적인 것을 포함하
면서 순식간에 활짝 피어나는 이 천부적 재능은 불현듯이 영감을 떠올리는 사람이 필요하고, 또 불현듯이 영감을 떠올리는 황제가 필요했다. 이 황제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즉시 그에게 고급 관직을 하사했다. 이백은 비범한 시적 재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으나 자기의 정치적 재능은 세상에 짝이 없이 훌륭하다고 완고하게 생각했다. 위대한 당나라에는 그래도 정말 불현듯이 영감이 떠오르는 시기가 있어서, 현종玄宗은 쑥대 휘날리는 초야에서 시인을 찾아내 조정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시인이 정치적인 지혜에서는 약하다는 사실이 즉시 드러났다. 황제는 무거운 임무를 감당하지 못하는 재사才士에게 황금을 하사해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지극히 우아한 방식을 택해 내보냈다. 궁정은 그대에게 어울리지 않으나 위대한 당나라의 강산은 지극히 넓으니 그대가 갈 만한 곳이 있으리라는 것이다. 당 황제는 항상 긴장해 있던 여느 왕조의 황제들과는 달랐다. 2000년 동안 지속된 황권皇權의 시대에 총애를 잃은 문인 가운데 이처럼 ‘우아’하게 처리된 이가 어디 있었던가? 당나라가 없었다면 이백도 없었을 것이다.
굴원의 노래는 숨도 쉬지 못하고 말도 못할 만큼 끝없이 상심하고 실망하여 통곡함으로써 자기 목숨을 제물로 바쳤고, 조조는 아득히 망망한 속임수를 쓰면서 창을 비껴들고 시를 읊었으나 효웅의 야심이 순진한 어린애의 마음을 저해하지는 않았다. 도잠은 숨어 인내하며 내적으로 성찰하고 독백을 내뱉어 자신의 ‘삶’을 살고 싶어했으며, 이백은 고함을 지르며 멋대로 날뛰면서 자신의 심장을 가슴 밖에 내걸었다. 특정한 역사의 시공에서 시인들은 모든 감정을 쏟으며 독특한 ‘연기’를 함으로써 개성과 인격을 남김없이 표현할 수 있었다. 비첩 심리를 가졌지만 절대 노비는 아니었고, 속임수를 부렸지만 위선적인 군자는 아니었으며, 공명을 기대했지만 줏대 없는 추종자는 아니었다. 터무니없거나 독백을 중얼거려도, 속임수를 써도 순수한 어린아이였고, 비첩 심리를 지녀도 오히려 더 어린아이다웠다. 생존 환경이 확연히 달랐으나 순수한 어린아이의 마음은 서로 비슷했다. 오직 진정한 영혼을 갖추고 광대한 인격과 관련을 맺어야만 주체적인 문화의 시공을 창조할 수 있다.

목차

서序 - 숨쉬는 시간 : 자멍웨이
머리말

혼자만의 의식
1장 시인의 시공 - 굴원과 조조, 도잠, 이백의 경우
2장 굴원 - 홀로 노래한 최초의 영혼
3장 조조 -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
4장 도잠 - 숨어 있는 빛
5장 이백 - 홀연히 찾아온 이태백
6장 사마천 - 육체와 영혼 사이에서
7장 이사 - 잃어버린 정원
8장 이릉 - 빙설氷雪 속의 영혼
9장 상앙 - 역사의 깊은 곳에 있는 나무토막
10장 하완순 - 소년의 절창絕唱

에필로그
역자 후기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현대 중국을 대표하는 산문 작가이자 소설가. 1962년 생으로 중국 산둥성 이난沂南 출신이다. 청소년 시절 문화대혁명을 겪었고, 1986~1988년 산둥교육학원 중문학과에서 공부하고 산둥과 신장 커스 등지에서 교사를 역임했으며, 다시 산둥으로 돌아와 신문사 편집자 등의 경력을 쌓았다. 1980년대부터 작품을 쓰기 시작하여 2000년대에는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려한 산문으로 명성을 날렸고, 특히 2017년 12월 『시간의 압력』을 펴내 2018년 루쉰 문학상, 종산 문학상, 린위탕 산문상을 휩쓰는 등 큰 화제에 올랐다. 그 외에 산문집 『마음의 풍경』과 중편소설 『초민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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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65~
출생지 전라남도 광양
출간도서 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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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전남 광양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인제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다수의 학술 논문 외에 주요 저서로는 『하늘을 나는 수레』(문화관광부 추천도서), 『그래서 그들은 서천으로 갔다: 서유기 다시 읽기』, 『전통 시기 중국의 서사론』, 『한시 읽기의 즐거움』(문화관광부 추천도서), 『한시에서 배우는 마음 경영』, 『중국 고전문학의 전통』(공저) 등이 있다. 주요 역서로는 『봉신연의』, 『홍루몽』, 『생존의 시대』, 『증오의 시대』, 『중국소설비평사략』, 『베이징』, 『완역두보율시』(공역), 『시귀의 노래: 완역 이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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