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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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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거짓말의 증거가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참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을까?


한밤중에 살인 사건 연락을 받은 월요일은, 에베르트 벡스트룀 경감에게 인생 최고의 날이 될 터였다. 하지만 사건은 그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목격자는 경찰 앞에선 범인을 잘 모르겠다더니 보상금을 많이 준다는 신문사에 냉큼 불어버리고, 주요 참고인은 증거가 명백한 본인의 행적에 대해 오리발을 내밀며 딱 잡아떼기 바쁘다. 세상에는 거짓말쟁이가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 사람들이 피노키오처럼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길어진다면 이 경찰 업무는 정말 편해질 텐데!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은 블랙 코미디 경찰소설 ‘벡스트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스웨덴 범죄학자 레이프 페르손의 날카로운 사회 풍자가 담긴 미스터리다. 현대 스톡홀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시리즈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부정부패, 특히 부도덕하고 기만적인 공권력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또한 복지국가로 이름 높은 스웨덴의 여성 혐오, 외국인 차별 등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사회문제까지 담고 있다.

● 거짓말의 증거가 보이지 않는, 거짓말쟁이들의 세상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은 조폭 전문 변호사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스톡홀름 경찰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던 변호사가 자택에서 살해된 것 같다는 신고를 받은 벡스트룀은 그야말로 최고의 월요일이라고 콧노래를 부르며 사건 현장으로 향한다. 검은돈을 받은 변호사답게 피살자의 집은 호화스러웠고, 현장에서 뭔가 슬쩍해 제 주머니를 불리려던 벡스트룀은 값비싼 피노키오 인형을 발견한다. 피노키오 인형의 진가를 알게 된 순간, 벡스트룀은 한몫 제대로 잡아 팔자를 고치겠다는 단꿈에 젖는다.
그러나 벡스트룀이 세상을 속이는 만큼, 세상 역시 벡스트룀을 속이고 있다.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에는 수많은 거짓말쟁이들이 등장하여 벡스트룀의 앞길을 막는다. 살인 용의자를 목격했다던 증인은 기억이 잘 안 난다며 보상금을 최대한 받아내려는 수작을 부리고, 과거 피살자에게 모욕을 당한 탓에 살인 용의가 분명한 귀족은 경찰이 아무리 증거를 내밀어도 자긴 아니라며 오리발을 내밀기 바쁘다. 게다가 피노키오의 존재와 그 값어치를 알려줌으로써 벡스트룀에게 백만장자의 꿈을 심어준 인물은, 최후의 순간에 배반하여 벡스트룀의 꿈을 짓밟는 장본인이다. 자신만의 세상에서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헌신적이며 훌륭한 경찰인 벡스트룀은 ‘훌륭한 경찰에게 마땅히 주어져야 할 보상’을 빼앗겼다며 치를 떨고 통탄을 금치 못한다. 그러나 한 발짝 떨어져서 보는 독자들에겐 등장인물들은 전부 부패한 가식덩어리일 뿐이다.
작가 레이프 페르손은 이 작품을 통해 현대 사회에 만연한 부도덕과 기만을 비판한다. 경찰은 물론, 소위 귀족이라는 상류계급 사람들 역시 비판 대상이다. 고귀한 핏줄이라는 허상을 조롱하며, 귀족들의 호화스럽고 우아한 겉모습 뒤에는 허영과 무지, 그리고 폭력이라는 민낯이 숨어 있음을 통렬한 블랙 코미디로 그려낸다.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을 통해 작가 레이프 페르손은 놀라운 풍자적 재능을 뽐내며 독자들로부터 비틀린 웃음을 자아내는 데 성공했다.

● 피노키오의 코가 세계를 바꿀 뻔했던 이야기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에는 세기의 거짓말쟁이에 관한 팩션이 삽입되어 있다. 혈우병에 걸린 황태자를 치료해 황제에게 신임을 얻고, 내정에 간섭해 제정 러시아를 도탄에 빠뜨려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게 한 인물, 바로 라스푸틴이다. 작가 레이프 페르손은 그 라스푸틴에게 기회를 준 존재를 피노키오로 설정하여 비극적인 역사의 아이러니를 연출했다.
러시아의 마지막 차르 니콜라이 2세는 사랑하는 후계자 알렉세이 황태자를 위해 뮤직 박스가 내장된 피노키오 인형을 주문 제작했다. 태엽을 감으면 코가 길어지면서 음악이 나오는 피노키오 인형을, 알렉세이는 몹시 좋아했다. 그러다 그만 피노키오의 코에 입 안을 베이고 말았다. 알렉세이 황태자가 보통 아이였으면 큰일이 아니었겠지만, 잘 알려져 있다시피 그는 혈우병 환자였다. 알렉세이는 숨이 끊어지기 직전이었다. 니콜라이 2세는 러시아의 지도자이자 아버지인 자신이 준 선물 때문에 황태자가 사망한다면, 신이 자신을 저버린 것이라 여기고 통치권을 포기하려 했다. 이때 라스푸틴이 등장해 자칭 신비로운 기도의 힘으로 황태자를 회복시켰다. 니콜라이 2세는 신이 자신, 그리고 러시아를 저버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라스푸틴은 거의 신의 사자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후의 전개는 우리가 아는 역사 그대로다.
이런 비극적인 내력을 가진 피노키오 인형은 또 다른 거짓말쟁이 벡스트룀의 손에 떨어진다. 피노키오의 코는 이번에도 주인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지만, 동시에 벡스트룀과 스웨덴 경찰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다. 역사적 사실과 이야기의 결합에서 새로운 재미를 창출하는 작가, 레이프 페르손의 절묘한 스토리텔링 솜씨를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안티히어로의 활약
주인공 벡스트룀은 북유럽 경찰소설의 대표적인 인물 마르틴 베크의 정반대에 있다. 헌신적인 경찰 마르틴 베크가 식사도 마다하고 끈질기게 증거를 좇아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인 반면, 벡스트룀은 폭식과 폭음으로 비대한 몸, 전작에 이어 근무중 상습 음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온갖 차별적 시선을 고수하는 인물이다.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에서는 그런 벡스트룀에게 조폭 전문 변호사 살인 사건을 수사하라는 지시가 떨어진다. 벡스트룀은 벡스트룀답게, 일선에서 수사에 몰두하는 대신 휘하의 경관들에게 일거리를 떠맡긴 후 단골 술집에서 주지육림을 즐긴다. 그의 문제적 행동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소양이 부족한 경관이 친구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자기 강력반에 배치하는 인사 비리를 저지르는 한편, 고가의 예술품을 빼돌려 사사로운 이득을 취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전형적인 안티히어로 캐릭터인 벡스트룀은 부패 경찰의 상징이다. 국민을 기만하는 공권력을 고발하고 풍자하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시리즈 전반에 흐르는 풍자성은 첫 번째 작품에서 극에 달해 사상 초유로 주인공을 수사에서 배제시키기도 했지만,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에서는 ‘소가 뒷걸음치다가 쥐 잡는 격’으로나마 벡스트룀에게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쥐여주었다. 물론 벡스트룀을 위한 인간적인 찬사나 영웅적인 결말은 준비되어 있지 않다. 안티히어로에게 어울리는, 블랙 코미디의 맛이 듬뿍 담긴 엔딩만이 그를 기다릴 뿐이다.

추천사

“이 작고 뚱뚱한 형사 때문에 또 한 번 폭소하게 될 것이다.” - 《인포르마티온》, 덴마크
“엄청난 범죄소설. 분량 때문이 아니라,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과 사회와 인간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능력 때문이다.”
- 《일 솔레 24 오레》, 이탈리아

“독자들이 부디 스톡홀름 경찰이 모두 벡스트룀 같다고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 《24 애르스》, 프랑스
“이 봄, 가장 뛰어난 북유럽 작품.”
- 《벨트보허》, 독일

목차

I 에베르트 벡스트룀 경감의 인생 최고의 날 ・ 007
II 최고의 날 이전의 한 주는 완전히 평범한 주였다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 017
III 변호사 토마스 에릭손 살인 사건 수사 초기 단계 ・ 101
IV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짜 이야기 1부 ・ 327
V 변호사 토마스 에릭손 살해에 관한 계속되는 수사 ・ 419
VI 변호사 토마스 에릭손 살인 사건 수사가 예기치 않은 전환점을 맞이하다 ・ 535
VII 검사가 변호사 토마스 에릭손 살인 사건 수사를 종결하다 ・ 569
VIII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짜 이야기 2부 ・ 617
IX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짜 이야기 들어봤어요? ・ 651

본문중에서

이것은 다 큰 아이들을 위한 사악한 이야기다. 러시아의 마지막 차르 니콜라이 2세,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 경,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그리고 스톡홀름 서부 경찰서의 에베르트 벡스트룀 경감이 아니었더라면 이 사건들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 p.6)

벡스트룀은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피살자의 보금자리였던 집의 현관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렇게 걸음하는 것이 벡스트룀의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도 아니었고 마지막일 리도 없었지만, 이번만은 이 직무가 어찌나 반가웠던지 아마 혼자 있었더라면 그는 피살자의 집으로 다가가는 내내 탭댄스라도 추었을 것이다.
(/ p.15)

저자소개

레이프 페르손(Leif GW Persso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레이프 페르손은 1945년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범죄학자이자 소설가이다. 스웨덴 국가경찰위원회에서 범죄학을 강의했고 텔레비전과 신문 등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범죄 전문가이다.
1977년 정치계 인사와 성매매 업소가 얽힌 스캔들을 고발했다가 경찰위원회에서 파면되었다.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끔찍한 좌절을 겪은 페르손은 스톡홀름 대학 강사로 복귀해서 회복한 후 전공을 살려 경찰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회파 범죄소설 집필을 시작한다. 1978년 출간된 첫 작품 『돼지 파티Grisfesten』는 스웨덴을 뒤흔든 정치인 성매매 스캔들이 녹아든 작품이다. 페르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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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및 출판 번역가. 옮긴 책으로 에드 맥베인의 [사기꾼], [킹의 몸값], [조각맞추기], 엘러리 퀸의 [탐정 탐구 생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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