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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가인살롱 : 신현수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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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과거와 현재의 두 소녀, 메이크업으로 통하다!
클렌징폼 대신 팥가루, 스킨토너 대신 미안수
21세기 소녀 강체리의 조선 효연 공주 구하기


[조선가인살롱]은 어느 날 갑자기 조선으로 타임 슬립한 21세기 소녀 체리가 현재로 되돌아오기 위해 필요한 미션을 수행하며 자존감과 정체성을 찾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막힘없이 전개되고, 십대 소녀처럼 통통 튀는 유쾌한 문체와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신윤복의 <미인도>를 닮아 ‘오리지널 조선 미녀’로 불리는 강체리. 그러나 21세기를 살아가는 체리는 자신 없는 외모를 성형 화장으로 감추고 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화장품 가게에서 거울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앞에 깜깜한 터널이 펼쳐졌다. 잠시 뒤 정신을 차리니 황당하게도 조선에 와 있었다. 그런데 더욱 황당한 것은 스스로 임무를 찾아내서 1년 안에 완수해야 21세기 대한민국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체리는 심각한 외모 콤플렉스로 실어증에 걸린 효연 공주를 만나고,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가 ‘공주마마 말문 열기’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공주는 무슨 이유인지 체리를 심하게 거부하기만 하는데……. 체리는 과연 효연 공주의 마음을 열고 21세기로 돌아갈 수 있을까?

출판사 서평

실어증에 걸린 효연 공주의 말문을 열어라,
임무를 완수해야 21세기로 돌아갈 수 있다!


‘조선 미녀’라는 별명을 가진 여중생 강체리는 동글납작한 코와 쌍까풀 없는 눈, 통통한 볼을 화장으로 숨기고 다닌다. 엄마의 등쌀에 떠밀려 ‘청소년 자존감 UP 캠프’에도 참가해 봤지만, 외모에 대해서만큼은 여전히 자신이 없고 유튜브를 통해 배운 성형 화장 기술만 나날이 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굣길에 화장품 가게에 들른 체리는 신상 화장품 케이스에 달린 거울을 보다가 블랙홀 같은 곳으로 순식간에 빨려들어 간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변 풍경도, 자신의 옷차림도 어색하게 변해 버린 이곳은 조선?
효연 공주는 21세기에 살았다면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도 남을 법한 외모를 가졌다. 그러나 조선 사람들의 눈에는 추녀로 보일 뿐이다. 저잣거리에는 어린 아이들마저 효연 공주가 추녀라고 놀리는 노래를 부르고 다닌다. 그렇다 보니 효연 공주는 외모 콤플렉스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다가 그 후유증으로 실어증에 걸렸다. 그러니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또래의 조선형 미녀 체리가 곱게 보일 리 없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굳게 닫혀 버린 효연 공주의 말문을 열고 미션을 완수해야만 하는 체리. 끊임없이 다가오려고 애쓰는 체리가 그저 자신의 못난 외모를 놀리는 것 같게만 느껴지는 효연 공주. 두 사람의 사이는 좀처럼 가까워지지 못하고 삐걱대기만 한다. 그러나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고,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 외모보다 중요한 것이 있음을 깨닫는다.
[조선가인살롱]은 사회가 요구하는 서로 다른 미(美)의 기준 속에서 자신감을 잃어버린 두 소녀가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위로하며 진정한 ‘나’를 찾는 여정을 보여 준다. 작가는 21세기 소녀와 조선 시대의 소녀가 각자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렸다. 등장인물들이 외모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기준을 허물고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나는 누구이고, 정말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청소년들의 고민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대한민국에 외모지상주의가 있다면,
조선에는 관상지상주의가 있었다!
세상을 뒤집어놓은 21세기 소녀의 개성지상주의


다른 사람들이 ‘예쁘다’고 말하는 기준에 맞춰 외모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나는 얼마만큼 예뻐져야 행복할까? 외모 문제는 십대 청소년들의 공통된 고민 중 하나이다. 사춘기 소녀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지금보다 더 예뻐지고 싶다고 생각한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들, 화려한 SNS 스타들과 달리 내 외모는 평범함을 넘어 못난 것처럼 느껴져 지금의 외모에 괜스레 불만이 생긴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있어 메이크업은 기본이 되었고, 성형조차 원한다면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
[조선가인살롱]은 외모 문제가 비단 현대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꼬집었다. 조선 시대에 관상을 중시했던 사회 현상이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작가는 외모에 자신이 없는 평범한 21세기 여중생이 우연히 조선 시대로 가면서 겪는 특별한 경험으로 메시지를 전한다. 마치 시대를 잘못 타고난 것만 같은 체리와 효연 공주는 십대들이 느끼는 외모 콤플렉스를 대변한다.
두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는 과정의 중심에는 ‘나다움’이 있다. 그동안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눌려 자라지 못하고 있던 ‘나’를 개성이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면서 자신만의 빛을 찾아 간다. 이 작품은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의 눈으로 스스로를 조금 더 깊이 바라볼 것을 권한다. 체리와 효연 공주가 함께 만들어 내는 시너지는 지금껏 갇혀 있던 외모에 대한 고정 관념을 잠시 내려놓고 나만의 특별함을 찾는 시간으로 다가올 것이다.

작가의 말
누구에게든 청소년기만큼 외모에 민감한 시기도 없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을 외모 문제로부터 조금이라도 자유롭게 할 수 있을까 궁리하다가 조선 시대에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 오늘날의 외모지상주의가 조선 시대에 관상을 중시했던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조선 시대에도 이른바 ‘관상지상주의’와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고통을 겪은 청소년이 분명 존재했을 거라는 상상까지 하게 되었다.
청소년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어느 시대나 외모지상주의와 비슷한 사고방식이 존재했음에 조금이나마 위안받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획일화된 미(美)의 기준을 좇기보다는 타고난 ‘나만의 개성’을 살리고 자존감을 높이며, 스스로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을 가꾸는 방법임을 깨닫게 된다면 더욱 기쁘겠다.

목차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혹시 저 인간이 채홍사일지라도
클렌징폼 대신 팥가루, 스킨 대신 미안수
산앵두처럼 상큼한, 배꽃처럼 환한
그런다고 포기할쏘냐?
그대 같은 천하절색, 나 같은 천하박색
미션명 ‘공주마마 가인 만들기’
조선에서 썸을 탈 줄이야!
네가 단매에 죽어 봐야 정신을 차리겠지?
윤곽 화장술 VS 반(反)윤곽 화장술
실버들을 천만사 늘여 놓고도
조선 규수들의 워너비 모달
강남흔녀는 NO, 개성가인 OK!
광통교 위에 보름달은 떠오르고
한양의 핫플, 조선가인살롱
그대는 나의 정인, 나는 그대의 정인
하늘 가득 먹구름
음산한 추국장
큰칼 쓰고 옥에 갇혀
그날은 오는데
머물까, 돌아갈까?
은파란 반지를 낀……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여기가 어디야? 사이비 종교 신당인가? 나 혹시 제물로 바쳐지는 거?’
체리는 잔뜩 긴장했다.
“잘 들어라. 이곳으로 말할 것 같으면 조선 왕실을 지키는 신성한 성수청이고,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성수청 수장인 도무녀이며, 너로 말할 것 같으면 미래국 대한민국에서 조선으로 왔느니라.”
‘뭐, 성수청 도무녀? 내가 조선 시대로 왔다고? 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장난하세요? 내가 왜 조선 시대로 와요?”
체리는 까무러칠 듯 놀라 소리쳤다. 그러나 도무녀는 못 들은 척 제 말만 할 뿐이었다.
“이에 하늘의 뜻을 알리노니, 아까 그분을 따라가되 누구에게든 미래국 출신임을 발설해선 아니 되느니라.”
체리는 머리끝이 쭈뼛 곤두섰다. 꿈인가 싶어 볼을 꼬집어 봤다. 아팠다. 너무 아팠다. 그럼 꿈이 아니란 건데 도무지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헛소리 말고 얼른 풀어 줘요!”
“어허! 신성한 성수청에서 어찌 목소리를 높이느냐! 너 스스로 원해서 조선 땅에 떨어졌거늘, 이걸 봐도 모르겠느냐?”
도무녀가 쩌렁쩌렁하게 야단을 치며 작고 네모반듯한 초록색 케이스를 열어 보였다.
‘엇, 저것은!’
(/ p.12)

잠시 후, 공주 방으로 들어가 마주 앉자 공주가 체리를 찬찬히 뜯어보았다. 이마에서 눈으로, 눈에서 코로, 코에서 입술로, 입술에서 뺨으로 눈길을 옮겨 가면서……. 그러자 윤 상궁이 효연 공주의 손에 붓을 쥐여 주며 말했다.
“공주마마, 강 규수에게 뭐든 하명하소서.”
그 말이 신호가 된 듯 공주가 갑자기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윤 상궁이 애처로운 눈빛으로 공주의 눈물을 무명수건으로 닦아 주었다. 그제야 공주가 눈물을 그치더니 종이에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한 글자 한 글자 힘들게 쓰고 난 후에는 체리가 볼 수 있게 종이를 돌려 놓았다.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그대 같은 천하절색
나 같은 천하박색
체리는 어리둥절했다. 공주는 ‘그대 같은 천하절색’이란 글을 짚은 다음 그 손가락으로 체리를 가리키고, ‘나 같은 천하박색’이란 글을 짚고서는 자신을 가리켰다.
‘내가 천하절색, 공주가 천하박색이라고? 누구 놀리시남?’
체리는 웃으며 말했다.
“무슨 소리셔요? 공주마마님이 천하절색이시지요. 저야말로 천하박색이고…….”
그러자 공주가 체리를 무섭게 노려보더니 팽 돌아앉았다.
(/ pp.54~55)

체리는 공주의 등허리와 어깨를 꼿꼿이 세워 주고 보폭을 좀 큼직하게 잡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게 했다. 공주는 이제야 알아챈 듯 훨씬 안정된 자세로 당당한 걸음걸이를 선보였다.
“우아! 공주마마 최고! 이제 제대로 하시는데요? 진짜 멋있고 당당해 보여요. 활기차 보이고요.”
“정말? 나 잘했어?”
“그렇다니까요. 지금처럼만 하시면 우리 공주마마 조선 최고 가인 되는 건 시간문제예요.”
체리가 칭찬을 한 보따리 늘어놓자 공주가 해맑게 웃었다.
“가인은 무슨. 그렇게까지 안 되도 좋아. 강 규수 덕분에 이렇게 살도 통통히 찌고 얼굴도 고와지고 자신감도 생기고. 이것만으로도 행복해. 다 죽어 가던 내가 강 규수 덕분에 살았잖아.”
“아닙니다, 제가 되레 공주마마께 감사해요. 아무리 저 혼자 노력해도 마마께서 안 따라와 주셨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니까요.”
정말 지난 한 달은 두 사람에게 참으로 중요한 시간이었다. 반윤곽 화장술이 의외로 잘 어울리자 공주는 체리를 더욱 신뢰하게 되었다. 체리는 체리대로 힘이 나서 장 나인과 함께 이런저런 화장품도 더 만들어 보고, 화장술도 더 열심히 연구했다.
(/ pp.101~102)

“여기가 조선가인살롱 맞지요?”
“그렇습니다만, 무슨 일이시오?”
“우리는 청풍루 기녀들이오. 강 규수님을 뵈러 왔소이다.”
체리는 고개를 갸웃했다.
연화가 어떻게 할지 묻는 눈빛으로 쳐다보자 체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겠니. 들어오라고 해라.”
곧 연화가 빗장을 풀고 대문을 활짝 열었다. 그러자마자 예닐곱은 되는 기녀들이 우르르 쏟아져 들어왔다.
그런데 청풍루 기녀들이 끝이 아니었다. 조선가인살롱에는 연일 여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청풍루와 쌍벽을 이루는 옥영정은 물론 장안의 이름난 기방 기녀들은 죄다 찾아오고, 명문 세도가의 안방 마나님들 모임에서부터 반가 규수들 모임까지 체리를 만나지 못해 안달이었다. 미리 정중히 편지나 사람을 보내 뜻을 묻기도 했지만 청풍루 기녀들처럼 다짜고짜 방문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당연히 체리는 모두 다 돌려보냈다.
물론 조선에서 영영 살아야 한다면 조선가인살롱을 키우고 조선 최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는 것도 해 볼 만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몇 달만 있으면 21세기로 반드시 돌아갈 텐데, 그런 처지에 뷰티 강좌며 시 작법 강좌를 어찌 시작하겠나.
그런데 하루는 공주가 이리 말하는 것이었다.
“내 소문을 듣고 강 규수를 찾는 여인들이 저리 많을진대, 홍익인간 정신을 발휘해 조선의 여인들을 구해 주면 어때? 물론 힘이야 들겠지만.”
(/ p.158)

갑자기 복도에서 인기척이 들리더니 검은 복면을 쓴 자가 불쑥 나타났다. 체리가 깜짝 놀라자 검은 복면은 쉿, 하면서 입 가리는 시늉을 했다. 그러고는 다급히 옥문을 열고 들어와 큰칼을 벗겨 낸 후 체리의 손을 잡아끌었다.
“누구시오?”
체리가 놀라 묻자 검은 복면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진무요. 대군마마께서 하옥되시기 전, 강 규수를 꼭 탈옥시키라고 내게 명하셨소. 어서 여기를 나갑시다.”
복도 끝 옥문을 지키는 옥지기는 진무한테 당한 듯 가슴께가 피로 물든 채 고개를 푹 꺾고 있었다. 둘은 복도와 뒷마당을 지나 담장 쪽으로 갔다.
“내가 위로 올려 줄 테니 담장을 훌떡 뛰어넘으시오.”
진무가 말하는 순간, 갑자기 횃불을 든 옥졸들이 우르르 달려 나오며 소리쳤다.
“거기 서랏!”
체리는 진무의 등 뒤로 바짝 붙었고, 진무와 옥졸들은 한바탕 몸싸움을 벌였다. 진무는 옥졸 여럿을 순식간에 해치웠지만 계속해서 몰려드는 옥졸들을 혼자 몸으로는 당해 내지 못했다. 결국 체리는 다시 옥에 갇히고 진무도 잡히고 말았다. 옥졸들에게 끌려가면서 진무는 체리에게 급히 말했다.
“미안하오, 일이 이렇게 돼서. 그렇지만 절대로 희망을 잃으시면 아니 되오. 누명을 벗고 곧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대군마마께서 전하라 하셨소.”
(/ p.188)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1
출생지 충북 청주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국민일보 기자로 일했으며 2001년 ‘샘터상’에 동화가, 2002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소설이 당선되면서 작가가 되었다. 청소년소설, 동화, 어린이지식정보책, 옛이야기책,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채로운 주제의 책을 두루 쓰며 학교와 도서관 강연을 통해 독자와도 만나고 있다. 펴낸 책으로는 『플라스틱 빔보』 『분청, 꿈을 빚다』 『그해 유월은』 『사월의 노래』 『내 이름은 이강산』 『하람이의 엉뚱한 작전』 『용감한 보디가드』 『호랑이 꼬리 낚시』 『제비 따라 강남 여행』 『내가 사는 집』 『지구촌 사람들의 별난 음식 이야기』 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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