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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기사 [양장]

원제 : Der schwedische Re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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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연히 만나 신분이 뒤바뀐 도둑과 귀족
운명처럼 얽힌 두 사람의 죄와 사랑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
독일어권 문학의 거장 레오 페루츠의 걸작 국내 초역


레오 페루츠의 장편소설 [스웨덴 기사]가 독문학 번역가 강명순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국내 초역.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64번째 책이다.
오스트리아 작가이자 독일어권 문학의 거장 레오 페루츠는 관념적 주제를 속도감 있게 그려 내는 환상 소설의 대가로, 프라하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나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수도였던 빈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작가다. 역시 프라하 출신의 유대인 작가인 프란츠 카프카와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로, 그와 같은 보험 회사를 다니기도 했다. 작품에 감도는 환상적, 비현실적 분위기도 공통된 점이어서, 페루츠에 대해 [프란츠 카프카와 애거사 크리스티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 같다]라는 평이 있기도 했다. 사후에 주목을 받은 카프카와 달리 페루츠는 당대의 인기 작가로서 큰 명성을 누렸으나, 1938년 히틀러를 피해 팔레스타인으로 망명한 이후 독일어권 독자들로부터 고립되며 그의 이름이 세상에서 잊히게 되었다. 20세기 말에 이르러서야 그에 대한 재조명과 재평가가 이루어졌으며, 그 과정에서 작품 다수가 재출간되었다.
수십 년 동안이나 독자들로부터 완전히 잊혀 있던 탓에 아직 국내에선 페루츠 작품들의 번역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이탈로 칼비노, 앨프리드 히치콕, 그레이엄 그린, 이언 플레밍 등 세계의 많은 문호와 거장들이 그의 작품을 탐독하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환상성과 서스펜스가 두드러지는 그의 작품들은 환상 소설, 추리 소설, 범죄 소설, 역사 소설 등 오늘날의 장르 문학과 비슷한 특성을 지니며, 문학성과 재미를 두루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그의 소설에선 급박하게 전개되는 모험이 형이상학적 반전과 어우러지곤 한다. 작가이자 뛰어난 보험수학자이기도 했던 페루츠는 절묘하게 계산되고 꽉 짜인 이야기를 만들어 냈는데, 처음에는 단순한 우연으로 보이던 것이 마지막에 필연으로 드러나며 깊은 충격과 여운을 남기곤 한다.
[스웨덴 기사](1936)는 18세기 초 유럽을 배경으로 한 페루츠의 역사적 환상 소설로, 운명처럼 얽혀 신분이 뒤바뀐 도둑과 귀족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아우구스트 대왕과 스웨덴 왕 칼 12세 사이에 벌어진 전쟁으로 세상이 거의 무법천지로 변해 버린 1700년경,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의 두 사람이 차디찬 한겨울에 함께 길을 나선다. 교수형을 피해 달아나는 이름 없는 떠돌이 도둑과, 군대에서 탈영해 도주 중인 스웨덴 귀족 청년. 우연히 동행하게 된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면서 추위와 굶주림과 싸우며 함께 죽을 고비를 넘긴다. 그러던 귀족의 부탁으로 그를 대신해 그의 친척 영지에 방문하게 된 도둑은, 그곳에 있던 귀족의 약혼녀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사랑을 쟁취하기로 결심한 도둑은 영리한 계략을 통해 귀족과 자신의 운명을 바꿔 버리는데....... 운명에 맞서 발버둥치면서도 운명의 절묘한 힘에 이끌려 들어가는 두 남자의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이야기로, 정교한 복선과 반전, 흥미진진한 서사가 돋보이는 걸작으로 평가된다.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러시아,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 작품이 번역되었으며, 국내에서는 이번에 열린책들 판본을 통해 처음으로 독자들에게 소개되는 셈이다. 이 책을 옮긴 강명순 번역가는 속도감 있게 읽히는 페루츠의 문장들을 정갈한 우리말로 세심하게 옮겼다. 또 [적], [나 아닌 다른 삶], [왕국] 등의 작품을 쓴 현대 프랑스 문단의 대표 작가 엠마뉘엘 카레르가 이 작품에 대해 쓴 에세이를 함께 수록하여(전미연 옮김) 독자들의 작품 이해를 돕고자 했다. 카레르는 이 에세이에서 페루츠의 [독자를 궁지로 몰아 백기를 들게 하는 능력]이 작가로서 어마어마한 질투를 불러일으킨다고 언급하며 이 작품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열린책들에서는 지난해 페루츠의 또 다른 장편소설 [9시에서 9시 사이]를 출간한 바 있다.

추천사

저자는 그저 체스판의 폰 하나를, 게임의 마지막까지 하찮아 보이는 폰 하나를 움직이면서 속삭이듯 [체크 메이트] 하고 말했을 뿐이다. 그런데 모든 것이 새로운 각도에서 다시 정렬되고, 이 영민한 이야기에서 운명의 비극이 탄생한다.
- 엠마뉘엘 카레르

완벽한 성공작. 평생 보험 회사에서 수학자로 일했던 작가의 정교하게 계산된 환상 동화.
- [프레세]

20세기적인 주제들을 바로크 시대에 재현한 소설. 페루츠의 소설을 읽으면 독자는 이야기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 [뮌히너 메르쿠어]

[천재]라는 단어가 오용으로 인해 가치를 잃지 않았다면, 나는 그가 쓴 소설을 [그야말로 천재적]이라고 칭했을 것이다.
- 이언 플레밍

비현실적 리얼리즘의 대가, 신을 믿지 않는 형이상학적 작가. 이 점에서 나보코프, 보르헤스와 비슷하다.
- 다니엘 켈만

천재적인 서스펜스를 보여 주는 작가다.
- 테오도어 아도르노

환상 소설의 거장. 프란츠 카프카와 애거사 크리스티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 같다.
- 프리드리히 토어베르크

페루츠의 소설은 긴장감을 자아내는 데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의 소설들은 아주 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사전에 잘 계산된 예술작품들로서, 예술작품이 갖추어야 할 심리적이고 실존적인 깊이와 의미를 갖고 있다.
- 요제프 크바크

페루츠의 책은 고전으로 축성(祝聖)되기에는 너무 흥미진진하고 너무 재미있다.
-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목차

서문
제1장 도둑
제2장 성물 도둑
제3장 스웨덴 기사
마지막 장 이름 없는 남자

레오 페루츠와 『스웨덴 기사』에 대하여 (엠마뉘엘 카레르)
역자 해설: 두 운명의 교차를 통해 완성되는 진정한 정체성
레오 페루츠 연보

본문중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스웨덴 군대에서 열심히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던 그 시기에, 또 말에서 떨어져 죽었다던 그 시기에, 아버지는 어떻게 그리도 자주 한밤중에 내 방을 찾아와 창문을 두드릴 수 있었을까? 만약 아버지가 죽은 게 아니라면, 왜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았을까? 그것은 내 평생 풀리지 않는 어둡고 슬픈 미스터리로 남았다.
( '본문' 중에서/ p.14)

무척 위험한 여정이 되리라는 것은 자명했다. 용기병들한테 붙잡히면 사거리마다 선 어느 교수대에서 즉각 처형당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인생이 언제 단 한 번이라도 위험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 운명은 늘 가혹하게도 굶어 죽는 것과 교수대에 오르는 것,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했다. 바야흐로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고 날마다 빵 한 조각과 따뜻한 잠자리를 얻는 대신 자유를 포기하려는 순간, 도둑은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바깥으로 나가 죽음과 마지막 사투를 벌여 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을 느꼈다.
( '본문' 중에서/ p.44)

<쳐라, 쳐!〉 도둑은 이를 악물고 쇳소리를 냈다. 〈내 비록 고귀한 귀족의 피는 타고나지 못했지만 악독한 고리대금업자는 아니야. 쳐라, 쳐! 내 비록 천민이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돈과 마차와 말을 빼앗지는 않아. 쳐라, 쳐! 귀족이라며 뽐내던 콧수염 남자는 대장의 검을 보고 꽁무니를 내뺐고, 토르네펠트는 전쟁에 참가할 거라고 노래를 부르면서도 손가락이 동상에 걸릴까 봐 겁을 먹지. 쳐라, 쳐! 나는 그런 자들과 달라. 나는 그들보다 훨씬 나은 귀족이 될 거야!〉
거의 혼미해진 도둑의 머릿속에서 엄청난 생각들이 소용돌이쳤다. 그는 자신이 떠돌이 도둑이 아니라 진짜 귀족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반드시 이곳으로 돌아와, 하인들의 기강을 바로잡고 장원을 되살리겠다고 결심했다. 이 장원에 있는 모든 것, 아가씨를 비롯해 저택과 농장과 경작지를 자기 것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그동안 나는 가난한 사람들 속에서만 살았어.」 도둑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이제는 신사들의 식탁에 앉을 때야.」 살을 찢는 고통 속에서 떠오른 생각은 갈수록 강해졌다. 몽둥이가 그의 등을 내리칠 때마다 결심이 마음속에 더 깊이 각인되었다.
( '본문' 중에서/ pp.88~89)

그는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 그의 적인 모든 권력자와 맞서 싸울 것이다. 커다란 주사위 게임이 그를 유혹했다. 그는 다시 한번 운명의 주사위를 던져 볼 작정이었다. 비록 도둑질은 했지만 어렵고 힘들게 사는 농부들의 물건은 한 번도 탐한 적 없는 도둑은, 이제 온 세상의 금이 어서 가져가라며 자신을 기다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본문' 중에서/ p.91)

그녀는 침대에서 빠져나와 두 손을 덜덜 떨며 부싯돌로 램프 심지에 불을 붙였다. 잠자는 남편의 얼굴 위로 불빛이 가물거렸다. 크리스티안은 두 손을 얌전히 가슴 위에 포갠 채 편히 자고 있었다. 그런데도 마음속 공포가 가시지 않았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남편의 얼굴이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얼굴만 같았다. 어딘가 다른 세상에서 온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이유는 정확히 말할 수 없었다.
( '본문' 중에서/ p.201)

이름 없는 남자는 자신이 곧 죽을 것을 알았다. 남은 소원은 하나뿐이었다. 딸 마리아 크리스티네에게 아빠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야만 했다. 아빠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으면 아이는 자신을 잊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 '본문' 중에서/ p.297)>

저자소개

레오 페루츠(Leo Perutz)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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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깊숙이 환상을 끌어들여 역사를 극적으로 재해석하는 작가이자 수학자. 1882년 프라하의 부유한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수도 빈에서 성장했다. 대학에서 수학과 통계학을 공부한 후, 보험 회사에서 일했다. 관념적 주제를 속도감 있게 그리는 환상 소설의 대가로, 사후에 이름을 알린 카프카와 달리 당대에 큰 인기를 누렸다. 나치의 오스트리아 병합으로 1938년 팔레스타인으로 망명한 후, 독일어권의 독자와 동료들로부터 고립되었다. 제2차 세계 대전 후 오스트리아를 오가며 글을 썼으나 전과 같은 명성을 되찾지는 못했다. 그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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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였으며,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와 헬무트 디틀의『로시니』와『사랑』, 샤를로테 링크의『폭스 밸리』,『죄의 메아리』,『속임수』, 헤르만 코흐의『디너』, 헬무트 슈미트의『헬무트 슈미트, 구십 평생 내가 배운 것들』, 파울 요제프 괴벨스의『미하엘』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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