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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에 사는 네 여자 : 우리에겐 외로움의 지옥 말고 함께하는 맛과 따스함과 사건이 있다

원제 : あの家に暮らす四人の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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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에게는 외로움의 지옥 말고,
함께하는 맛과 따스함과 사건이 있다!
- 갓파 미라의 정체로 밝혀지는 어느 가족 이야기! -

도쿄의 한 오래된 주택에 일흔을 앞둔 쓰루요와 딸 사치, 두 모녀가 수위실의 야마다와 산다. 이 집에 동거인으로 사치의 친구 유키노와 후배 다에미가 들어온다. 가족인 듯 친구인 듯 서로 보듬으며 지내던 네 여자의 평온한 일상에 갑작스러운 스릴러 사건이 생긴다. 물난리를 계기로 잠겨 있던 방문이 열리고, 갓파 미라가 등장하고, 가족의 비밀이 밝혀지는데…….

출판사 서평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모두 받은 최초의 작가,
‘일본 최고의 젊은 소설가’ 미우라 시온이 말하는 ‘가족’

미우라 시온은 일본 문단에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문학성을 인정받는 소설가로,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재미와 감동을 모두 놓치지 않는 작가로 꼽히며 현재 일본에서 ‘인간’을 묘사하는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 미우라 시온이 이번 작품에 담은 주제는 가족이다.
미우라 시온은 그동안 나오키상을 받은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서점대상을 받은 『배를 엮다』, 일본식물학회 특별상을 받은 『사랑 없는 세계』 등 여러 작품에서 무언가에 몰두하는 사람들을 특유의 유머 감각과 애정을 담아 그려 왔다.
『그 집에 사는 네 여자』의 주인공 사치가 몰두하는 일은 자신의 생업이기도 한 자수다. 가느다란 실이 서로를 엮고, 자잘한 일상의 행복을 촘촘하게 쌓아 하나의 큰 그림을 완성하는 주인공의 시선을 빌려 소설을 완성했다. 자수 작품을 완성하듯, 현대인에게 동반자와 같은 외로움을 극복하는 한 방법으로 우리 시대에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모습을 그렸다.


우연이 겹쳐 필연처럼 만나게 된
조금 특이한 네 여자

벽돌로 쌓은 벽, 백오십 평 부지의 2층 주택, 커다란 녹나무. 이 집은 호화 저택이라고 불려도 지장이 없으나 실상은 낡아서 삐걱삐걱 소리가 나며, 마당에는 잡초가 마구잡이로 자라 귀신의 집이라고도 불린다. 이 집에는 열리지 않는 방이 하나 있다. 물난리로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방치됐던 그 방문이 열리고 상자 하나가 발견된다.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인간이 아닌, 요괴. 갓파 미라.
아버지의 얼굴을 모르는 집주인 딸 사치와 동거인 유키노, 다에미는 사치의 엄마 쓰루요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야기가 밝혀질수록 이 집의 풍경은 점차 뚜렷하게 그려진다.
이 집안의 하나밖에 없는 딸이자 주인공 사치는 평범한 인물이다. 나이는 마흔에 가깝고, 앞으로 부자가 될 일은 없고, 결혼은커녕 연애도 쉽지 않다. 의지할 가족이라곤 엄마뿐. 나이가 들면 자수 작가로서의 삶도 어쩔 수 없이 그만둬야 할지도 모른다. 사치는 불안과 두려움,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간다.
사치의 엄마 쓰루요는 고고하고 제멋대로인 성격이 돋보이는 노인이다. 그녀는 집과 재산을 물려받아 평생 동안 직장에 다녀본 적이 없다. 일기예보 보기, 백화점 구경하기가 취미이며 남편 없이 혼자 육아를 했다. 엄마와 살인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낱말의 조합은 남편 또는 아버지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는데, 금남의 구역 마키타카에도 수수께끼에 쌓인 남자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여든 살이 된 야마다가 그 인물이다.
야마다는 마키타가에 고용된 부부의 자식으로 나이가 들어서도 결혼하지 않고 주택에 딸린 작은 별채에서 산다. 사치와 쓰루요가 매정하게 대해도 늘 충성심을 잃지 않아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안심을 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러나 아버지 없이 자란 사치와 그 관계를 옆에서 보는 이들에게는 미심쩍은 대상일 수밖에 없다.
우연한 계기로 사치와 친구가 된 유키노는 대학생 때부터 고향을 떠나 얼마 전까지도 혼자 살았다. 언제 망할지 모르는 보험회사에서 일하며, 허름한 빌라에서 15년을 버텼다. 그러다 어느 날 어쩔 수 없이 이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사치는 친구 유키노에게 서슴없이 손을 내민다. “우리 집에 올래?”
유키노의 후배 다에미는 귀여우면서 일솜씨도 있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27세 여성이다. 다에미는 자신을 꿈을 꾸는 데 서툴다는 이유로 ‘하고 싶은 일’을 마음속의 목표로 살아가는 남자에게 이끌린다. 그녀의 이런 바람은 불행히도 생활력이 없는 혼조 소이치라는 남자를 만나 폭력, 스토킹에 시달리는 위기를 맞이한다. 그런 다에미를 걱정 반, 사심 반으로 유키노가 회유하면서 얼떨결에 네 여자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혼자가 되었기 때문에 이어질 수 있었던 다섯 명의 이야기는 한 편의 시트콤 드라마처럼 엉뚱하고 발랄하게 전개된다. 한편으로는 웃음을 선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서로에게 기대며 지내게 된 사정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남자 없는 네 여자의 삶으로 바라보는 세상

외로움이라는 지옥. 그런데 이때까지 인간이 천국에서 살던 시대가 있긴 했던가? _60쪽

쓰루요는 젊었을 때 대학교에 다녔으나 취직하지 않고 집안을 지탱하기 위해 신부수업을 받았다. 결혼이라는 의무를 거부하고 원하는 사람과 결혼했으나 책임감 없는 남편을 만나 결국 이혼했다. 사치는 아버지 때문에 자신이 연애나 결혼에 관심이 덜한 것이 아닐까 남몰래 고민하면서 이른바 집순이처럼 살았다. 유키노는 서른일곱 살에 독신이 끝장난 취급을 받는 것에 진저리를 치며 연애를 포기했다. 가장 젊은 다에미는 상사에게 성희롱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돈 때문에 빌붙으려는 전 남자친구를 피해 다니는 처지다.
한마디로 남자 운이 없는 네 여자의 이야기는 웬걸, 우리 삶과 별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미래가 불투명해서, 좋은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자처하는 삼포세대 또는 사포세대.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며 살아가는 삶은 의지와 상관없이 찾아오곤 한다. 네 여자의 상황이 바로 그렇다.

사람 수만큼 있는 수많은 종류의 쓸쓸함 중에서 너는 그 누구와도 연결되지 않는 쓸쓸함을 선택할 거니? 매우 특수한 선택 아닐까. 그러나 생각해보면 사치 자신도 벌써 몇 년이나 아무와도 연결되지 않았다. _170쪽

네 여자는 나이도, 성격도, 지내온 삶도 다르다. 하지만 같은 여자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혼자가 되어본 적이 있기 때문일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동시에 각자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배려한다. 이렇게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 마키타가만의 독특한 울타리가 만들어진다.
혈연 아닌 사람들이
가족이 되어가는 풍경

사치와 유키노와 쓰루요는 다에미에게 여전히 가족도 연인도 친구도 아니지만, 굳이 언어로 표현하자면 ‘식구’로 변했는지도 모른다. 1년 이상 거의 비슷한 것을 먹고 거의 비슷한 공기를 마시며 잤다. 몸의 조성이 비슷해졌을 것이다. 다에미는 자신을 포함한 네 사람을 미개척지에서 특별한 관습을 유지하며 사는 부족 같다고 여겼다. _221쪽

다에미의 말처럼 네 여자의 관계 그리고 마키타가 모녀와 야마다 노인의 관계는 ‘흔히 말하는 가족’과는 거리가 멀다. 혈연이나 법률에 얽매이지 않았기에 언제든지 끝날 수 있다는 불안이 잠재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같은 집에 사는 사람이라고 설명할 수도 없다.
이들은 동거인 그 이상의 관계를 보여준다. 여름날 밭일을 돕기 위해 이른 아침에 준비하고, 스토커가 찾아올까 싶어 집 주변을 경계하고, 반찬을 사러 갔는데 늦게 돌아오면 걱정한다. 세준 방에 물난리가 나니 오히려 미안해하면서 방 한구석에 이불을 깔고 함께 잠을 잔다.
어렸을 때 친한 친구와 함께하는 삶을 꿈꿔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꿈을 실현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잘 알 것이다. 서로를 잇는 가느다란 실은 언제 끊어질지 모를 만큼 미덥지 않다. 관계를 유지하는 능력은 유키노의 말처럼 어려운 일이다.

양보하기도 하고 부대끼기도 하면서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야말로 어른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바뀌었다. _48쪽

언젠가 이별이라는 쓴맛이 찾아오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때가 닥쳐오지 않는 한, 마키타가 사람들의 동거는 지금의 ‘외로움’을 극복하기엔 충분하다.

언젠가 싸워서 헤어질지도 모른다. 특별한 이유 없이 언젠가 점점 소원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젠가’ 미래를 두려워해 꿈을 꾸는 것을 그만둔다면 동화는 영원히 동화일 뿐이다. 부화하지 못하고 화석이 된 알처럼 현실이 되는 길이 막힌다. 사치가 생각하기에 그건 너무 바보 같았다. 꿈을 꾸지 않는 현자보다 꿈을 꾸는 바보가 돼 믿고 싶다. 만끽하고 싶다. 동화가 현실로 바뀌는 날을. _279쪽

지금 당신의 곁에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선택하거나 포기한 끝에 다시 연대하기를 갈망해본 적이 있는가? 『그 집에 사는 네 여자』는 함께 사는 즐거움 즉,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마음속에 새롭게 새겨주는 소설이 될 것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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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대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유키노는 뭐든지 다 혼자 해왔다. 어른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닐지도 모른다. 경제적으로 자립해 혼자 사는 것은 어른이 됐다는 증거가 아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혼자 살 수 있는 인간은 없고, 돈도 어차피 천하를 돌고 돈다. 어디까지나 노동한 대가로 남에게 받는 것이지 유키노 본인의 가치를 나타내진 않는다.
양보하기도 하고 부대끼기도 하면서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야말로 어른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바뀌었다. _48쪽

유키노는 그때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에 나오는 한 구절을 떠올리고 있었다.
‘자유와 독립, 자기 자신으로 가득 찬 현대에 태어난 우리는 그에 대한 희생으로 모두가 이 외로움을 맛봐야 한다.’
그러나 거들먹거리지 않고 친밀감을 표현해주는 사치를 보면 외로움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남자나 가족 제도 따위가 아니라,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느슨한 연대, 왜 같이 사는지조차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운 지금 우리 같은 생활 내면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수 실보다 가늘고 미덥지 못한 연결 안에 말이다.
외로움이라는 지옥. 그런데 이때까지 인간이 천국에서 살던 시대가 있긴 했던가? _59~60쪽

그렇다면 신혼 시절의 쓰루요 부부는 어디를 자기들 방으로 삼았을까. 유키노는 열리지 않는 방이 의심된다고 추리했다. 누수 사태로 사치에게 폐를 끼치게 돼 유키노가 책임감을 절실히 느낀 것은 사실이지만, 열리지 않는 방을 청소할 생각이 든 것은 이곳이라면 사치 아버지의 흔적이 남아 있을지 모른다고 추측했기 때문이다.
사치는 아버지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지 화제로 꺼낸 적이 거의 없다. 그렇다고 사치가 아버지를 생각하는 순간이 전혀 없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지금까지 유키노는 우연한 순간에 사치가 아버지를 신경 쓰는 듯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그래서 괜한 오지랖 같지만 열리지 않는 방을 청소하기로 했다. 사치의 방에 빌붙어 사는 상황을 타개하는 동시에 아버지의 인물상에 다가가는 실마리를 찾는다면 일거양득이리라 계산했다. _108~109쪽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여자의 신경에 거슬리지 않는 남자는 없고, 남자의 신경에 거슬리지 않는 여자도 없다. 인간은 언어가 있는 까닭에 서로 이해할 수 있다는 환상을 품지만 남녀 사이에 대화가 성립하는 일은 드물다. 그건 기적이다. _147쪽

“그래도 나는 역시 이해하고 싶어. 꼭 남자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니고.”
너는 오로지 거기에서만 꿈과 희망이 태어난다고 믿고 있잖아. 사치가 만드는 아름다운 자수를 떠올리며 유키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나도 그러고 싶다,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비슷하게 느끼고 바라는 사람이 아마 성별에 상관없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해의 도래는 번개처럼 한순간이고 대부분의 시간은 암흑이 가득할 뿐이다. 암흑 속에서 더듬거리며 누군가와 손이 닿을 때를 꿈꿀 뿐이다.
밤이 길기 때문에 빛을, 이해를,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바랄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인간이란 쓸쓸하면서 사랑스러운 영혼을 품은 생명체다. _207~208쪽

그러나 1년 반 넘게 함께 생활하는 동안, 마키타가는 단순한 장소가 아니게 됐다. 다녀왔다고 말하면 어서 오라고 맞아주는 사람이 있다. 잔소리가 심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 이런 공간을 ‘우리 집’이라고 하는 것 아닐까.
사치와 유키노와 쓰루요는 다에미에게 여전히 가족도 연인도 친구도 아니지만, 굳이 언어로 표현하자면 ‘식구’로 변했는지도 모른다. 1년 이상 거의 비슷한 것을 먹고 거의 비슷한 공기를 마시며 잤다. 몸의 조성이 비슷해졌을 것이다. 다에미는 자신을 포함한 네 사람을 미개척지에서 특별한 관습을 유지하며 사는 부족 같다고 여겼다. _221쪽

언젠가 싸워서 헤어질지도 모른다. 특별한 이유 없이 언젠가 점점 소원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젠가’ 미래를 두려워해 꿈을 꾸는 것을 그만둔다면 동화는 영원히 동화일 뿐이다. 부화하지 못하고 화석이 된 알처럼 현실이 되는 길이 막힌다. 사치가 생각하기에 그건 너무 바보 같았다. 꿈을 꾸지 않는 현자보다 꿈을 꾸는 바보가 돼 믿고 싶다. 만끽하고 싶다. 동화가 현실로 바뀌는 날을. _2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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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미우라 시온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76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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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시온은 1976년 도쿄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을 졸업했다. 2000년에 취직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장편소설 <격투하는 자에게 O를>로 데뷔했다. 이후 <월어> <백하도> <비밀화원> <로맨스 소설의 7일간> <내가 이야기하기 시작한 그는> <옛날이야기>등 화제작을 잇달아 발표했다. <내가 이야기하기 시작한 그는>은 제18회 야마모토슈고로상 후보에, <옛날이야기>는 제133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 그 외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 <사부로는 그리고 문을 나왔다> <취미가 아니야> <꿈같은 행복> <망상작렬>등이 있으며, 에세이집 <시온의 시오리>가 있다.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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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에서 철학 공부를 하다가 일본어 매력에 빠졌다. 읽는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책을 우리말로 아름답게 옮기는 것이 꿈이고 목표다. 옮긴 책으로 『도코짱은 학교를 쉽니다』 『동물을 지키고 싶은 너에게』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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