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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0: 갇힌 여인. 2 [양장]

원제 : A la recherche du temps perdu : la prisonni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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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국내 최고의 번역으로 만나는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그 다섯 번째 이야기 「갇힌 여인」
마침내 베일을 벗는 영원의 소녀 알베르틴을 향한 사랑과 질투

1편 「스완네 집 쪽으로」, 2편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 3편 「게르망트 쪽」, 4편 「소돔과 고모라」에 이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5편 「갇힌 여인」이 9, 10권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지난 「게르망트 쪽」에서 “청년기에서 성년기로, 감성에서 지성으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를 경유하여, 환상과 환멸, 환희와 죄책감으로 소용돌이치는 정념의 정중앙, 즉 「소돔과 고모라」에서 발베크의 소녀들과 운명의 여인 알베르틴을 마주하게 된 화자 마르셀은 사랑의 불씨를 감지하는 한편, 신비로운 연인이 비밀스레 품고 있는 ‘고모라적 성향’을 깨닫고 격렬한 질투에 사로잡힌다.
결국 마르셀은 알베르틴을 완전히 소유하기 위해, 도망치듯 파리에 정착한 뒤 결혼까지 결심하지만 연인을 둘러싼 온갖 의혹, 끝없는 거짓과 모호한 진실, 고모라의 여인들이 야기하는 불안 탓에 깊은 번민에 빠진다. 알베르틴을 향한 사랑은 질투와 불신, 격렬한 고통으로 변하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그녀의 일거수일투족, 심지어 과거와 현재의 모든 순간까지 낱낱이 파악하고자 혈안이 된다. 급기야 동요하는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채 알베르틴을 자기 곁에 가두지만 열병처럼 번지는 의심의 연쇄를 끊어 내지는 못한다. 마침내 마르셀은 사랑할수록 커지는 불안, 관심을 거둘수록 흩어져 가는 사랑의 본질을 깨닫고 알베르틴과의 이별을 다짐하지만, 그 순간 그녀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되찾고 새로운 앞날을 기약하려 한다. 그러나 알베르틴은 아무런 예고 없이 사라지는데…….

출판사 서평

갇힌 삶에서 열린 삶으로
「갇힌 여인」은 프루스트 사후 일 년 만에 출판된 작품이다. 따라서 플레이아드가 1954년에 발간한 판본과 1988년에 발간한 새로운 판본 사이에는 상이한 문장 배열이나 단어 표기가 곳곳에서 발견되며, 사라진 인물이 다시 등장하는 등 구성상의 허점도 존재한다. 또한 이 작품은 지극히 내밀하고 사적인 어조, 일종의 독백처럼 서술된다는 점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구성하는 여타의 작품과도 구별된다. 고모라의 핵심, 뱅퇴유 양의 친구에 의해 키워졌다는 알베르틴의 폭탄 같은 선언으로 불안감에 사로잡힌 화자는 알베르틴을 파리로 황급히 데려오고, 그리하여 발베크에서의 바캉스가 끝난 가을부터 다음 해 봄까지 대략 육 개월 동안의 칩거 생활이 펼쳐진다. 장사꾼들이 거리에서 외치는 소리에 잠이 깨는 아침부터, 알베르틴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며 고뇌를 진정시키는 밤에 이르기까지 화자는 알베르틴의 사소한 몸짓이나 시선, 말 한마디에도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지만, 사랑하는 이의 진실에는 결코 이르지 못한 채 이별을 결심한다. 그러나 정작 떠나는 사람은 화자가 아닌 알베르틴이다. 이 여섯 달간의 삶은 대략적으로 ‘5막 구성’의 고전 비극 모델에 따라 각기 다섯 나날로 구성되는데, 첫 번째 날과 두 번째 날은 화자의 깨어남과 잠든 알베르틴의 관조, 감미로운 바깥세상의 유혹과 베네치아로 떠나고 싶은 열망이, 간헐적으로 폭발하는 질투의 순간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행복한 분위기를 띤다. 그리고 세 번째 날은 사건의 변전이 가장 많은 날로, 알베르틴의 트로카데로 공연 관람, 베르고트의 죽음, 베르뒤랭네의 연회에서 뱅퇴유의 칠중주곡 감상, 베르뒤랭 부부의 모략 탓에 샤를뤼스가 모임에서 제명되는 사건으로 이루어진다. 음악과 문학에 관해 알베르틴과 긴긴 대화를 나누는 네 번째 날에 이어, 알베르틴의 떠남을 알리는 전조(화자의 의혹이 알베르틴의 무의식적 폭로에 의해 확신으로 돌변하는 순간), 마지막으로 “알베르틴 양이 떠나셨어요.”라는 운명적인 한마디와 더불어 「갇힌 여인」은 막을 내린다.
「갇힌 여인」을 기점으로 작품의 관념적이고 시적인 어조는 지극히 사실적이고 파편적인 어조로 바뀐다. 거기에는 자전적 체험을 넘어, 포착할 수 없는 타자, 그리하여 이해할 수도 소유할 수도 없는 타자라는 불가능의 지평이, 라캉이 언급한 보다 근본적인 ‘존재의 결여’에 대한 인식론적 체험이 자리하는 까닭이다. 게다가 「갇힌 여인」과 「사라진 알베르틴」은, “질투의 상대가 남성이 아닌 여성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화자는 연적인 남성을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알베르틴을 사랑했던 혹은 사랑할지도 모르는 모든 여성들을 질투한다. 질투라는 주제는 이처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전반에 존재하며(발베크에서의 첫 번째 체류, 특히 두 번째 체류에서), 회고적이며(「갇힌 여인」의 주제이다.), 또 알베르틴의 사라짐 이후에도 격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지속적이다.(「사라진 알베르틴」의 주제이다.)”라는 쿠데르의 지적처럼, 질투라는 긴 갈등 구조 위에 축조되어 있다.
그런데 프루스트적 질투는 타자에 대한 광기 어린 앎의 욕망, 또는 배타적 소유의 욕망으로 정의된다. 사랑하는 이는 우리 이성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거나 포착할 수 없는 타자를 표상하므로 이처럼 환원 불가능한 타자를 대상으로 하는 담론은 필연적으로 오인과 왜곡으로 굴절된 독백의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시도는 끝없이 반복되고 부인되고 해체될 운명에 놓인다. 결국 사실상 ‘갇힌 사람’은 알베르틴이 아니라, 자신의 질투와 의혹에 갇힌 화자다. “질투는 상상력의 실패이며 (……) 질투를 이야기로 구성하는 것은 사랑의 아픔에 맞서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다.”라는 크리스테바의 말처럼, 어쩌면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알고 싶은 그 미친 듯한 욕망, 즉 질투를 통해, 그리고 비록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유효한 지극히 내밀한 몸짓과 시선을 향한 끝도 한도 없는 탐색 작업을 통해 미세한 내면의 사건을 이야기로 재구성하려는 고통스러운 여행을 감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요컨대 「갇힌 여인」의 주제는, 프루스트가 모색한 사랑의 담론을 정의하는 질투와 부재의 의미와, 이런 삶의 질곡에 맞서 열린 삶의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베르고트의 죽음과 뱅퇴유의 칠중주곡 등이 구현하는 의의에 있다고 하겠다. ‘알베르틴 소설’을 특징짓는 또 다른 축인 애도와 망각, 무한한 글쓰기는 6편 「사라진 알베르틴」(2021년 출간 예정)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어지게 되리라.

질투와 부재
알베르틴과 그녀를 둘러싼 사건, 화자의 기억과 감정은 「갇힌 여인」의 중심축을 이룬다. 특히나 화자 마르셀이 알베르틴에 대해 가지는 ‘사랑’은, 5편의 가장 중요한 주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프루스트가 이야기하는 진정한 사랑의 출발점은, 알베르틴을 처음 만났던 발베크 해변에서의 행복했던 나날이 아니라, 그녀의 부재가 화자의 마음속에 불러일으키는 거대한 혼미의 소용돌이, 그것이 일어난 바로 그 순간이다. 이처럼 프루스트에게서 사랑하는 연인은 언제나 부재하거나 혹은 지속적인 출발 상태에 놓여 있다. 그리고 ‘나’는 마치 “역 한구석에 내팽개쳐진 수화물처럼” 아무도 찾으러 오지 않는 존재가 된다. 그러므로 “항상 현존하는 나는 끊임없이 부재하는 너 앞에서만 성립된다.”라는 바르트의 언급은, 부재하는 대상을 향한, “지시물로서는 부재하지만 대화 상대로서는 현존하는” 존재에 대한 끝없는 독백이 사랑의 담론임을 확인하게 해 준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대상을 완전히 소유하지 못한다는, 완전히 알 수 없으리라는 사실 때문에 괴로워하며, 그리하여 이제 그의 모든 열정과 관심은 오로지 자신이 모르는 그 미지의 세계를 탐독하는 데 집중된다. 사랑의 대상이 지닌 은밀한 생각, 고백하지 않은 욕망, 상상할 수 없는 쾌락, 항상 다른 것을 향한 시선까지도, 간단히 말해 사랑하는 이의 본질과 관계되는 것은 모두 의혹과 배신의 기호가 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런 질투와 의혹이 사랑을 부양한다. 화자는 알베르틴이 끊임없이 거짓말을 했다고 상상하거나 환각하며, 또 이런 상상과 환각을 통해서 사랑의 감정을 키우고 유지하며, 또는 신뢰할 수 없는 동조자들인 앙드레와 운전사, 프랑수아즈에게 감시를 맡기면서 알베르틴에 대한 의혹과 질투를 증폭시킨다. 앙드레와의 관계가 단순한 우정인지 관능적인 사랑인지, 운전사의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이제 알베르틴의 진실은 영원히 어둠 속에 파묻힌 채로, 사랑의 주체와 대상 사이에 놓인 그 아물지 않는 상처만이 무한대로 벌어질 따름이다. 이런 질투의 소용돌이 속에서 잠시 안식을 얻는 순간은 잠든 알베르틴을 응시할 때뿐이며, 이는 다시 완전한 소유(완전한 앎)가 사랑의 종말임을 환기한다.

베르고트의 죽음과 뱅퇴유의 칠중주곡
「갇힌 여인」의 또 다른 주제는 베르고트의 죽음과 뱅퇴유의 칠중주곡이 암시하는 예술의 참된 가치다. 2부 서두에서부터 화자는 스완의 죽음을 비롯하여 신문 삼면기사를 장식하는 수많은 타자의 죽음을 환기한다. 프루스트가 죽기 일 년 전 ‘죄드폼 미술관’에서 열린 네덜란드 회화 전시회에 갔던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기술된 이 일화는, 마치 작가 자신이 꿈꾸는 죽음인 듯, 또는 모든 예술가들의 열망인 듯, 처음부터 예술의 무용성과 삶의 아름다움을 대조하려는 시도에서부터 출발한다.
베르메르의 「델프트 풍경」(1660) 중에서도 ‘작은 노란 벽면’이 그토록 잘 그려졌다는 비평가의 글을 읽고, 베르고트는 미술관을 장식하는 수많은 그림들을 건너뛰어 자신이 간절히 보고 싶어 하던 그림 앞에 선다. 한산하고 일상적인 도시 풍경을 담은 이 그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하늘과 구름, 햇빛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구교회와 신교회의 첨탑과 건물들, 정박 중인 배와 강물에 비친 건물의 그림자, 그리고 모래밭에서 산책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달리 별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비평가가 지적한, 그래서 베르고트가 찾아가서 보고자 열망한 그 ‘노란 벽면’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가?
가령 “작가에게 문체란 화가에게 색채와 마찬가지로 기법의 문제가 아닌 비전의 문제이다.”라고 「되찾은 시간」에서 화자 마르셀이 단언하였듯이, 예술 작품에서 표현 방식은 작품의 내용 못지않게 중요하며, 아니 형식과 내용의 이분법적 구별은 프루스트에게서 더 이상 무의미함을 말해 준다. 여기에 비추어 베르메르가 그려 낸 ‘작은 노란 벽면’을 응시한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분홍색 모래밭과 푸른색 옷을 입은 작은 인물들, 즉 한가로이 산책하는 델프트 시민들을 포착하게 된다. 이처럼 베르메르의 그림에서 베르고트를 사로잡은 것은 위대한 신화적 인물의 재현이나 삶 속의 중요한 사건, 특별한 광경에 대한 묘사가 아닌, 햇빛과 공기와 물의 반사를 통해 정교하게 빛을 발하는 어느 순간의 풍경이며, 그리하여 베르고트는 자신이 추구했던 ‘삶의 글쓰기’가 이런 구체적 삶의 진실과 동떨어진, 추상적 진리만을 나열하지는 않았는지, 그래서 아무 감동도 주지 못하는 ‘건조한’ 문자의 열거에 불과하지는 않은지 자문하기에 이른다.(이는 마르셀 프루스트가 품었던 ‘예술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맞닿는다.) 따라서 베르고트의 이런 물음, 혹은 반성을 통해 세부적인 것이나 단편적인 것에 무한한 가치를 부여하는 프루스트의 미학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건조하고 메마른 삶과 일상적이고 친숙한 삶의 풍경을 화폭에 고정시켜 영원한 아름다움을 부여하는 예술의 아이러니는, 더 나아가 자신의 삶을 담보로 진정한 예술를 표방했던 베르고트의 죽음과 아마추어에 지나지 않았던 스완의 죽음 사이에 놓인 간극을 드러나게 한다. 사교계 여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자신이 가진 미학적인 지식이나 능력을 허비한 스완의 죽음은 “석간신문을 위한 전시회 기사거리”에 지나지 않으며, 그래서 뱅퇴유의 칠중주곡 연주와 더불어 곧 사라질 운명에 처하지만, 예술을 위해 삶을 포기한 베르고트의 죽음은, 마치 베르메르의 또 다른 그림인 「저울을 든 여인」(1662)을 연상시키듯, “한쪽 쟁반에는 자신의 삶을 담고, 다른 쪽 쟁반에는 그토록 아름답게 노란색으로 칠해진 작은 벽면을 담은 천상의 저울”에 의해 영원성을 평가받으면서, 후대에 가서도 소멸하지 않는 가치를 획득하게 된다. “장례식 날 밤 내내 불이 환히 켜진 진열창에 세 권씩 배열된 베르고트의 책들은, 날개를 펼친 천사들처럼 온밤을 지새웠고, 그리하여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그에게는 부활의 상징처럼 보였다.”라는 구절은 모욕당한 어느 예술가의 삶에 예술의 불멸성이 응답하리라는 확신을, 열망을 투영한 것은 아닐까?

사라진 연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 「갇힌 여인」과 「사라진 알베르틴」은 ‘알베르틴 소설’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알베르틴을 둘러싼 양가감정, 어쩌면 사랑의 양면성을 주제로 한 정밀한 연구서라 할 만하다. 화자 마르셀은 알베르틴의 고모라적 성향에 강한 의혹을 품고 집 안에 가두지만, 외부의 감미로운 유혹을 향한 그 끈질긴 탈주의 욕망 앞에서, 그것을 저지하려는 화자의 노력은 결국 사랑하는 존재의 떠남으로,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필연성을 가진다. 왜냐하면 ‘움직임’ 자체인 알베르틴의 영원한 항해는 과거에서 미래로,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끝없이 확대되면서 결코 하나의 단일한 의미로 귀결되지 않은 채 무한한 의혹만을 증폭시키는 신기루 같은 움직임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그녀를 볼 때마다 매번 다르게 보인다.”라는 화자의 절규는 알베르틴을 알고자 하는 미친 욕망, 타자의 진실에 가닿으려는 그 절망적인 몸짓이 이제 불가능함을 일러 준다. 사랑의 담론이 타자와의 행복한 결합을 의미한다면, 화자는 알베르틴을 사랑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사랑하지 않는 것은 이미 그 자체로 사랑이며, 포착할 수 없는 것, (……) 그 현존과의 투쟁이다.”라는 레비나스의 말처럼, 알베르틴과의 사랑은 안락하고 충일된 감정이라는,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사랑’을 정의해 오고 수식해 온 모든 신화적 감정들은 해체(해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루스트는 타자에 대한 끝없는 앎의 욕망과 질문을 통해서만, 고통스러운 몸의 흔적을 통해서만 진정한 ‘사랑의 글쓰기’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 프루스트를 읽을 수 있는 최초이자 마지막 기회 그리고 최선의 선택!
프루스트 전공자의 완역본, 갈리마르 플레이아드 판본 번역, 풍부한 주석 작업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모두 7편에 이르는 연작 소설로서, 그 분량을 합하면 수천 쪽에 이르는 방대한 작품이다. 2013년, 1편 「스완네 집 쪽으로」 출간 백 주년을 맞아 첫 권을 펴낸 이래, 민음사에서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7권 완역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국내 최초의 ‘프루스트 전공자’인 김희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가 “프루스트 전공자로서 사명감과 용기를 가”지고 번역에 모든 정열과 노력을 쏟아부은, 필생의 역작이다.
1985년 국내 처음으로 번역된 판본(1954년 판)과는 달리, 1987년 출간된 프랑스 플레이아드 전집 판본을 새로운 저본으로 삼았으며, 현재까지도 계속되는 프루스트 연구자들의 주석 작업 그리고 영미권, 중국과 일본 등 여러 국가의 판본들을 비교, 참고해서 진행하는 이번 번역서는 그야말로 프루스트의 ‘정본’이라고 할 만하다.
옮긴이 김희영 교수는 이번 번역 작업을 통해 “길고 난해한” 프루스트의 문장을 “최대한 존중”하여 “텍스트의 미세한 떨림”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으며, “독자의 이해와 작품의 올바른 수용을 위해 최대한 많은 주석 작업을 하여 문화적, 예술적 차이를 극복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 20세기 최고, 최대의 소설이자 문학적 사건!
프루스트를 읽지 않고 소설을 읽었다 말할 수 없다

프루스트 이전 소설들의 종착지이자, 프루스트 이후 소설들의 출발점이 될 만큼 문학사에 빼놓을 수 없는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타임스》, 《르 몽드》 등 세계 유력 일간지에서 20세기 최고의 소설로 꼽히며, 엘리엇, 모루아, 발레리, 베케트, 보부아르 같은 거장들뿐만 아니라 들뢰즈, 리비에르, 벤야민 등의 비평가, 철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 소설이다.

17∼18세기 소설들이 인간 내면보다는 인간이 자리한 사회의 모습과 대자연의 광대한 힘을 담아내려고 했다면, 프루스트는 오로지 ‘인간’ 그리고 그 인간이 구현하는 ‘의식의 흐름’ 자체에 생각과 펜을 맡긴 채 유례없이 장엄한 대작을 완성해 냈다.

코르크로 문틈을 막은 방에 스스로 유폐되어, 천식과 맞서 싸우며 14년에 걸쳐 써낸 이 작품은 모두 7편, 수천 쪽에 달하는 원고로 이뤄진 “20세기 최대의 문학적 사건”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나’라는 화자의 성장과 세심한 시선, 집요한 기억에 따라 한 인간이 품을 수 있는 극한의 사유를 오롯이 담아낸다. 그 속에 유년기의 추억, 사랑과 정념, 질투와 욕망, 상실과 죽음, 예술, 사회, 문화, 정치, 역사 등 그야말로 ‘인간 삶’의 총체적인 모습들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며, 독자들로 하여금 “진정으로 가장 큰 체험”(버지니아 울프)을 하게 해 준다.

“진정한 삶, 마침내 발견되고 밝혀진 삶, 따라서 우리가 진정으로 체험하는 유일한 삶은 바로 문학이다.”라는 프루스트의 말처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우리가 ‘소설’을 통해 얻고 바라고 체험하고 희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따라서 그 누구도 프루스트를 읽지 않고는 소설을 읽었다고 감히 말할 수 없을 것이다.

■ 유년, 사랑, 정념, 예술 그리고 죽음까지
19세기를 관통해 20세기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르는 인간 삶의 총체적 서술

프루스트는 오랜 시간에 걸쳐 대가들의 작품을 모작하거나 번역하며 이전 세대 모든 문학과 예술을 책이라는 공간으로 끌어들이고자 했다. 이런 시도는 그를 ‘현대 소설의 선구자’라는 영예뿐만 아니라 현대 사유의 중심에 자리하게 했다. 독일 문예 비평가 발터 벤야민에 따르면 프루스트의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삶에서의 실제 ‘체험’이 아니라, 그런 체험의 “기억을 짜는 일”이며 프루스트는 낮 동안 짠 실을 밤이면 풀어헤치는 ‘텍스트’라는 개념을 누구보다도 가장 잘 이해한 작가였다. 텍스트의 어원인 ‘직물’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프루스트는 “끝없는 글쓰기”를 통해 끊임없이 텍스트를 짜고 풀고 덧붙이며 한 권의 책 속에 우리 삶을 모두 담으려 했던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무엇보다 사랑에 관한 담론이다. 어린 ‘나’는 스완의 딸 질베르트를 짝사랑하고, 스완은 화류계 출신 여성 오데트를 욕망한다. 어린 소년의 풋사랑, 환상이라는 옷을 입고 아름답게 채색된 첫사랑, 어머니에 대한 소년의 집착, 질투로 얼룩진 욕망 그리고 금기와 죄의식에 사로잡힌 동성애 등, 이 작품은 온갖 사랑의 형태에 따른 아름다운, 혹은 비극적인 서술로 가득하다.

프루스트는 사랑을 ‘그 사람을 소유하려는 고통스럽고도 미친 욕망'이라고 정의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곧 그에 대한 완전한 소유를 의미한다. 그러나 타자를 완전히 소유하기란 이 세계의 법칙으로는 불가능하다. 이런 소유에 대한 욕망은 주체를 광기와 혼미의 소용돌이로 몰고 가며, 그리하여 사랑의 대상은 쾌락의 대상이 아닌 탐색과 고통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주체를 사로잡는 이 강렬한 질투의 감정은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이 감정은 진실에 대한 열정을 되찾게 해 주며 비록 그 열정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관계되는, 부분적으로 왜곡된 것이라 할지라도 마비된 우리 영혼을 일깨워 자신을 돌아보게 하며 삶의 진실에 보다 근접하게 해 준다. 프루스트의 소설은 이처럼 사랑 또는 정념에 내재하는 고통에 의해 주체가 그 불가능의 지평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우리 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화자는 예술에 대한 성찰을 멈추지 않는다. 스완은 오데트를 사랑하지 않지만 그녀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보티첼리의 그림에 나오는 여인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사랑에 빠진다. 콩브레 시골 부엌 하녀는 지오토의 「우의상」에 나오는 처녀 ‘자비’와 흡사하다. 그뿐만 아니라 모네와 마네, 터너 그리고 베네치아 유파의 카르파초, 플랑드르의 베르메르 등도 작품 속에 자리한다. 회화와 함께 음악 역시, 셸링과 쇼펜하우어 등 독일 낭만주의 철학에 영향을 받은 뱅퇴유의 등장을 통해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하지만 프루스트의 유려한 문체로 말해지는) 세계를 조망한다.

이처럼 생시몽, 라신, 발자크, 플로베르, 보들레르로 이어지는 문학가들, 지오토, 카르파초, 베르메르, 렘브란트, 휘슬러, 모네, 르누아르 등의 화가들, 그리고 바그너, 드뷔시, 생상스, 프랑크 같은 음악가들…… 더 나아가 성당과 채색 유리, 종탑, 장식 융단과 보석 세공, 의복, 화장, 사진, 요리, 저잣거리의 소음과 장사꾼들의 세속적이 노래에 이르기까지 문화와 예술, 사회 풍속 전반에 걸친 성찰과 섬세한 묘사는 “총체적 예술로서의 문학 이미지”를 구현한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한 소년이 유년기를 거쳐 사랑을 알게 되고, 예술을 향유하며 한 시대를 살아 나가는 과정을 보여 줌으로써 인간 내면과 삶의 총체적 모습을 드러내는, 전대미문의 기념비적 대하소설이라 할 수 있다.

■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조이스의 『율리시스』와 더불어 20세기 2대 걸작 중 한 편이다. 이들을 읽지 않고 문학을 논할 수 없다.” -T. S. 엘리엇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 프루스트를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만이 있다.” -앙드레 모루아

“생명력이 가득 넘쳐흐른다.” -폴 발레리

“한없이 다시 읽고 또 읽고 싶은 작품.” -시몬 드 보부아르

“진정으로 내게 가장 큰 체험은 프루스트다. 이 책이 있는데 과연 무엇을 앞으로 쓸 수 있단 말인가?” -버지니아 울프

“한 인간 삶의 가장 완벽한 재현.” -알랭 드 보통

목차

2부
작품 해설

저자소개

마르셀 프루스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8710710

프랑스 작가( 1871- 1922), 아버지 아드리언 프루스트 박사 파리대학교 출신의 외과 의사 였고, 어머니 잔은 유대계 출신이었다. 9세 때부터 천식에 걸렸는데, 이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평생의 숙환이 되었다. 또 어떤 시기부터 자각하게 된 동성애의 습벽이 그의 인생에 어두운 부분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의 대표작 '잃어 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출판사를 구하지 못하여 가까스로 자비출판되었다. 1919년 '꽃피는 아가씨들의 그늘에'로 공쿠르 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서의 문학적 영광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 후 저술 활동에 힘쓰다 파리에서 폐렴으로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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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영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마르셀 프루스트 전공으로 불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및 대학원 강사, 하버드대 방문 교수와 예일대 연구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양어대 학장 및 프랑스학회와 한국불어불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프루스트 소설의 철학적 독서」, 「프루스트의 은유와 환유」, 「프루스트와 자전적 글쓰기」, 「프루스트와 페미니즘 문학」 등의 논문을 발표했고,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과 「텍스트의 즐거움」, 사르트르의 「벽」과 「구토」를 번역 출간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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