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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생활 : 송지현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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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송지현
  • 출판사 : 민음사
  • 발행 : 2020년 08월 21일
  • 쪽수 : 288
  • ISBN : 978893747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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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젊음의 숨가쁜 열기!
속수무책 꿈꾸고 긴긴 밤 울고 웃으며 지새우던 시절,
또다시 붙잡을 수 없지만 언젠가 가닿았던 그곳,
우리는 지금 동해로 간다

출판사 서평

“젊음이 지나가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
삶이 유별나게 즐겁지도 딱히 절망적이지도 않지만,
단지 살아 있음으로 주춤할 때 우리는 바다로 향한다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2019년 소설집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를 출간하며 문단과 대중으로부터 크게 주목받았던 작가 송지현의 첫 번째 에세이집 『동해 생활』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지난해 ‘민음사 블로그’를 통해 격주로 열 차례 연재되며, 이미 많은 독자들에게 회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던 화제의 에세이 「송지현의 동해 생활」이 전면적 개고와 새로 쓴 원고, (동생 송주현이 직접 촬영한) 마흔여 장의 사진을 더하여,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엮인 것이다. 첫 번째 소설집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에서 비참한 현실에도 어쩐지 웃음이 나던 행복한 시절의 끝과 달콤 쌉싸래한 젊음의 여운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서”로 다정하고 바삭하게 그려 냈던 송지현 작가는, 이번 첫 에세이집 『동해 생활』에서도 작가 자신의 체험, 그리고 가족과 친구, 모든 소중한 인연 사이를 가로지르는 섬세한 기분과 감정을 바탕으로 기나긴 성장통의 아픔과 찬란한 청춘이 끝나 가는 과정을 담담하고 유머러스한 문장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라고 노래한 최승자 시인의 글처럼, 송지현 작가의 ‘동해 생활’도 2013년 등단과 2019년 첫 소설집 출간, 그리고 이십 대를 떠나보내고 삼십 대를 맞이하는 시기에 포개져 있다. 아무래도 남다른, 이를테면 세상의 흐름과 불화하는 자기만의 ‘속도’를 지닌 송지현 작가에게 ‘이제 어른이 되어야 한다.’라는 당위는 어쩌면 그 나이에 걸맞은 ‘과업’이 아니라 ‘질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녹록하지 않은 작가 생활과 ‘어쨌든’ 먹고살아야 하는 준엄한 현실 속에서 불현듯이 고개를 드는 우울과 절망, 어느 순간부터 홀로 때늦어 버렸다는 자괴감이 저자의 영혼을 잠식해 갔다. 성장과 성숙의 경계에서 송지현 작가는 지나치게 많이 잤고, 너무할 정도로 집에만 머물렀으며, 대책 없이 무기력해졌다. 뭐라 명명할 수 없는, 고독한 생활에 빠져들면서 저자는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자책과 반성을 되풀이하게 되었다. 바로 그 순간, 송지현 작가는 (위대한 현자 권민경 시인의 조언에 따라) 다시 기대어 쉴 수 있는, 진솔하게 내면의 어둠과 그늘을 털어 내고 또 ‘내일’을 살아가게 하는, 삶의 ‘담벼락’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한다. 도피가 아니라 자기만의 ‘속도’와 ‘균형’을 되찾기 위해, 언제나 그렇듯이 뭍으로 밀려드는 파도와 매일매일 의연하게 태양을 토해 내는 수평선이 자리한 동해로, 거침없이 액셀을 밟는다.
긴긴 우울증 치료, 얼큰한 술기운과 엉뚱한 실수로 빚어진 갖가지 사건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 나서는 도전,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와 뜻밖의 만남들, 많이 사랑해 주지 못해서 늘 미안하다고 하는 엄마 그리고 격무에 시달리느라 번아웃된 동생과 함께하는 치유와 화해의 순간들, 끊길 듯 느슨하게 이어져 온 인간관계의 소중함, 미처 고맙다고 말하지 못했던 가슴 뭉클한 우정들, 끝으로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느끼게 해 주는 글쓰기의 따뜻한 맥박…… 켜켜이 쌓인 『동해 생활』의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저 먼 바다로 떠난 송지현 작가의 붉고 푸르고, 때때로 시리고 뜨겁고, 한없이 영롱하고 찬란한 나날들이 온기 가득한 글줄로 메아리치고 있다. 웃음 덕인지 슬픔 탓인지 녹녹하게 젖어 든 송지현 작가의 유머와 통찰은, 우리 모두가 ‘그렇고 그렇게’ 살아 낸, 그럼에도 계속되는 생활과 조금은 우습고 역시나 서글픈 삶의 면면들을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

추천사

권민경(시인)
별것도 아닌 추억들이 별것이 되어 가는 과정을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이라 부를 수 있을 터다. 사리에게 ‘동해 시절’이 중요한 한 시기가 되어 책에 담기는 것처럼, 나에게도 하나의 포인트가 되어 인생에 콕 박혀 있다. 그리고 동해라는 지역도 사진 한 장처럼 동쪽에 남아 있다.

박상영(소설가)
집에 가는 날에는 조금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이미 다녀온 적 있는 동해였음에도 마치 고향에 왔다가 떠나는 기분이었다고 할까? 언젠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마음, 지현과 함께하는 짧은 동해 생활 동안 한 번도 가져 본 적 없는 고향이라는 감성이 내 가슴에 새겨진 듯한 기분이었다.

백은선(시인)
내밀하고 재미있는 누군가가, 마음속에 바다 하나쯤 품고 있는 절친이, 바로 동해에 살고 있기를 바란다면, 그런 천국 같은 곳이 그립다면 여러분은 지금 『동해 생활』을 읽어야만 할 거야. 그럼 다시 돌아올 동해 생활을 기다릴게.

목차

변화들
동해, 더 비기닝
동거 남녀 1
동거 남녀 2
동거 남녀 3
짐은 고양이 두 마리면 충분해
실업자 셋이 모이면
취미의 왕 1
취미의 왕 2
생일 같은 거 아무도 모르고 넘어갔으면
동해에서의 첫 친구
장미색 비강진
고난의 시작 1
고난의 시작 2
고난의 시작 3
외로워도 슬퍼도
테이킹 망상 그린플러그드
10월엔 마지막 서핑
여름의 냄새
나이트클럽 연대기 1
나이트클럽 연대기 2
티켓 투 라이드
의미로부터
둘이 꾼 꿈
전쟁이 나면 은선이네로
빠이빠이, 손을 흔드는
마지막 이벤트

동해는 동쪽에 있다(권민경)
동해가 우리에게 남겨 준 것들(박상영)
동해입니까? 사랑입니다(백은선)

본문중에서

“우리 예전에 같이 살았을 때 기억나? 그때 학교 담벼락에 기대서 밤새 귀신 얘기하고 그랬잖아. 우리는 앞으로 살면서 그 담벼락을 다시 찾아야 할 것 같아.”
그 얘기를 듣고, 나는 동해에 가야겠다고 결심했다.응급실을 나섰을 때는 새벽 3시였고, 나는 ‘지금’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이라는 것밖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어둠 속으로 계속, 계속 액셀을 밟았다.

종종 잊고 살곤 한다. 앞으로도 내 인생에 수많은 ‘첫’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내가 누군가의 ‘첫’이 될 수 있음도. 그 뒤로 나는 동해에서 많은 친구들을 만났다. 몇몇의 친구들과는 정해진 수순처럼 연락이 끊겼다. 그래도 더 많은 친구들이 남아 있다.
그래서 말인데, 언젠가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저는 친구가 많답니다!”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한낮의 해변에 앉아서 몇몇 사람들이 걷는 모습과 몇몇 사람들이 물속으로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걸 멍하게 보고 있자니,
언제 또 이런 풍경을 매일 보면서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깨가 약간 가벼워진 기분이었고. 혹시나 하고 피부염이 일어난 곳을 보니,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화상을 입었던 레이저 치료의 효과일지도 몰랐으나, 그냥 이 순간의 기분 덕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동해를 떠난 지금도 이 카페에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던 낮을 생각한다. 카페는 바다 전망인데도 불구하고 지독히도 손님이 오지 않았는데, 덕분에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글을 쓸 수 있었다. 노트북을 꺼내 놓고 뭔가를 쓰고 있으면 몇 안 되는 단골손님들이 묻곤 했다.
“무슨 일을 해요?”
“보시다시피 카페 아르바이트요!”
“아니, 맨날 노트북으로 뭐 하던데?”
“그냥 메신저 하는 거예요.”
이곳에서 그동안 쓴 소설들을 수정했고, 첫 책을 냈다. 그래서인지 어떤 때는 바다보다도 이 카페가 더 그립다. 카페는 우리 자매가 공유할 수 있는 담벼락 중 하나로 남아서, 우리는 아직도 이 카페에서의 나날들을 이야기하며 자주 웃는다.

튜브는 한 철만 쓰는 물건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빨리 망가져 버렸다. 동생과 나의 지난여름 한 철처럼. 우리는 이제 동해를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떠나는 까닭이, 여기가 지긋지긋해서라든가 일을 너무 많이 하게 돼서라든가, 그런 이유는 아니다. 그냥 이제는 우리 삶 속에서 동해라는 곳을 대여하는 시간이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타투이스트의 작업이 끝나고, 내 타투의 발색도 확인하고, 훗날 받을 타투 도안에 대해 잠시 논의도 한 뒤 우리는 다 같이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르던 사람들이 모여서 양꼬치를 먹고 있는 모습이 웃겨서 술이 자꾸 들어갔다. 불가해한 순간들, 의미 없는 만남. 삶이 고작 그런 것들로 구성된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왕 태어난 김에, 즉흥적으로 타투도 해 버렸고, 어쩌다 동해까지 내려가서 이렇게들 만나 웃고 있지 않나, 를 생각하면 삶이 고작 그런 거라서 다행이다.

저자소개

송지현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87

송지현은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펑크록 스타일 빨대 디자인에 관한 연구」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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