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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 전윤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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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전윤호
  • 출판사 : 북인
  • 발행 : 2020년 06월 27일
  • 쪽수 : 120
  • ISBN : 979116512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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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제30회 편운문학상 수상한 전윤호의 새 시집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2020년 제30회 편운문학상을 수상한 전윤호 시인이 새 시집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를 현대시세계 시인선 114번으로 출간했다. 1991년 『현대문학』으로 시를 추천받아 등단하여 30년 동안 10여 권의 시집을 출간한 전윤호의 이번 시집은 제2의 고향인 춘천에서 4년 가까이 생활하며 춘천과 관련한 시를 한 권으로 엮었다.
전윤호 시인의 문장은 놀랍게도 시인 자신으로부터 물러나 있다. 밤의 사물들이 정적 속으로 물러나 주위의 빛과 소리들을 더욱 환하게 열어놓는 것처럼, 그의 문장은 존재들을 온전히 받아들임으로써 그들의 실존을 스스로 증명하게 한다. 물론 시인의 문장은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와 이념, 지향과 생각들이 강하게 스며든 생활세계 그 자체라 할 수 있지만, 그는 이 같은 통상적 언어세계를 반성하고 성찰하며 돌려세움으로써 자신의 문장을 완성해왔던 것이다.

출판사 서평

제30회 편운문학상 수상한 전윤호의 새 시집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2020년 제30회 편운문학상을 수상한 전윤호 시인이 새 시집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를 현대시세계 시인선 114번으로 출간했다. 1991년 『현대문학』으로 시를 추천받아 등단하여 30년 동안 10여 권의 시집을 출간한 전윤호의 이번 시집은 제2의 고향인 춘천에서 4년 가까이 생활하며 춘천과 관련한 시를 한 권으로 엮었다.
전윤호 시인의 문장은 놀랍게도 시인 자신으로부터 물러나 있다. 밤의 사물들이 정적 속으로 물러나 주위의 빛과 소리들을 더욱 환하게 열어놓는 것처럼, 그의 문장은 존재들을 온전히 받아들임으로써 그들의 실존을 스스로 증명하게 한다. 물론 시인의 문장은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와 이념, 지향과 생각들이 강하게 스며든 생활세계 그 자체라 할 수 있지만, 그는 이 같은 통상적 언어세계를 반성하고 성찰하며 돌려세움으로써 자신의 문장을 완성해왔던 것이다.
전윤호의 ‘물러남’이란 자기를 돌아보고 마음 쓰며 자신에게 집중하는 침잠과 고립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면서도 타자들을 받아들이고 완전히 스며드는 몰입과 매혹이다. 시를 쓸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타자를 향한 그의 몰입과 매혹은 명백하고 또한 강렬하다. 그는 “더 갈 수 없어 의자 찾아 앉으면/ 멈춰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이제 그만 가시라 나는 돌아갈 테니/ 향 냄새 풍기는 안개 속에서/ 뜨거운 기침이 목을 타고 오른다/ (중략) 멀리 버스 오는 소리 들리는데/ 나가는 길이 보이”(「샘밭에서 산책하기」)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다. “쓰임새가 존재를 가리는 삶”(「문을 닫으며」)이라도, 다시 말해 일상으로 퇴락한, 도구화된 존재들의 눅눅한 바닥이라도 그는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물러나며, 곁을 내어주고, 기대라고 물끄러미 어깨를 비우는 것이다.
전윤호의 언어는 생활세계를 감추지 않으며, 그렇다고 비켜가지 않는다. 그의 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생활세계에 직립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모든 타자들 혹은 사물들의 실존을 의미 없이 흘려보내지 않는다. “가을 배추밭을 보면 안다/ 내 안의 설움은/ 때를 기다리는 노란 고갱이”(「단단함에 대하여」)라는 문장처럼, 그는 ‘노란 고갱이’와 직접 대면하면서 그것의 충만한 의미를 낱낱이 드러낸다. “나로부터 발해지면서도 나를 넘어서 나에게로 오는”(하이데거) 이 타자들의 중단 없는 밀려옴이란 요컨대, 내 안의 ‘설움’덩어리가 ‘고갱이’라는 환한 속살로 변하고, 타자가 우리에게 완전히 열리는 순간이다.
전윤호 시인에게 ‘춘천’은 타자가 실존으로 발현되는 자기완성의 장소다. 그곳은 윤리와 책임이 존재함의 조건이 되며, 시와 음악이 근원적으로 개시되는 곳이다. 세계 속으로 나타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함께 살아감의 단호한 태도를 취하는 곳이다. 시인의 타자들은 ‘살아 있음’의 어찌할 수 없는 퇴락을 견뎌야만 하는 존재들이다. 나의 이웃이자 가족이고 곁을 지키는 소중한 자연과 사물들이다.
표제작 시에서 보듯 그에게 목숨이란 “영하 십칠 도의 아침/ 29억 톤짜리 악몽에서 깨어/ 서리꽃 핀 산을 바라”(「소양댐」)보는 힘이다. ‘악몽’을 흔들어 깨우며 존재함의 그 놀라운 부름에 답을 하는, 시인이 자산의 삶으로 증명하는 그것은 존재함의 위대한 인내다. 바로 여기서 시인은 자기 자신과 만나게 된다. 타자로 향한 모든 언어들이 타자와 함께 완성되며 시인에게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시인은 여기서 타자들에게 고여 있던 자신의 단호한 이념을 꺼낸다.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그렇다.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지는 것이다. 작고 은밀하고 부드러우며 사소한 목숨들이지만, 그것을 보듬고 같이 울어주고 인내하며 더불어 깊어지는 것은 온전히 시인의 몫이어야 한다. 물러설 줄 알기 때문에, ‘함께’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고, 그 슬픔의 깊이와 힘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목차

1부
봄의 왈츠 · 13
상형문자 · 14
겨울 샘밭 · 15
꽃전사 · 16
고운 밥 · 17
단단함에 대하여 · 18
마지막 모퉁이 · 19
못난이 분재 · 20
물속의 나무 · 21
병 속에 담은 편지 · 22
안개 · 23
서면 호수 · 24
샘밭에 시가 내린다 · 25
동면 · 26
봄눈 · 27
삼월 · 28
감기가 오는 저녁 · 29

2부
파르티잔 · 33
사막여우 · 34
샘밭 막국수 · 36
신매대교 · 38
부정 탄 봄 · 39
소양3교 · 40
소양댐 · 41
소양사 · 42
환한 이별 · 43
오미나루 · 44
안개영농법 · 46
열매의 내력 · 47
왕벚나무 · 48
착한 밤 · 49
한밤의 자전거 · 50
풍물시장 · 52
하중도 · 53

3부
시인 · 57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 58
불온한 겨울 · 60
봄비 · 61
샘밭에서 산책하기 · 62
안개곰 · 64
안개 연대기 · 65
안개의 근황 · 66
오래된 정원 · 68
이 별의 속도 · 69
춘천역 · 70
젖은 샘밭 · 71
하얀 새 · 72
흐르는 마을 · 74
해장아파트 · 76
비 오는 가을 · 77
십일월 · 78

4부
바람 자전거 · 81
멈춘 것을 위하여 · 82
감자꽃 · 83
그 해의 돌림병 · 84
OST · 85
강에게 · 86
기별 · 88
달빛사 · 89
도깨비아파트 · 90
문을 닫으며 · 92
바다 공소 · 93
동면에 내리는 비 · 94
무서운 연애 · 95
겨울 · 96
겨울 하늘 · 97
물속의 자전거 · 98
민물뱀장어 · 100

해설 슬픔에 직립한 문장들, 혹은 봄의 탄력처럼 다시 충만해지는 / 박성현·101

본문중에서

소양댐
--
영하 십칠 도의 아침
29억 톤짜리 악몽에서 깨어
서리꽃 핀 산을 바라본다
123미터도 부족한가
평생을 가둬놓기엔
자갈과 모래로 다진 530미터 벽 아래
여전히 얼지 않는 저 거대한 슬픔
강으로 흘리는 눈물 천 리를 가는데
후회로 묶여 흔들리는 배 한 척
이제는 알겠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평생을 돌아오지 못한다 해도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

[대표시]

환한 이별
--
벚꽃이 이리도 환하게 지다니
오늘은 이별이 있어도 되겠네
차마 손 흔드는 가지에서
젖은 길바닥까지
하얀 이 드러내고 웃는 꽃잎들
세상이 이리도 예쁘니
슬프다 울 수도 없겠네
이제 낡은 다리 건너 떠나니
그대는 맘 편히 열매 맺으시라
잎 지는 가을 돌아와 꼭 껴안고
얼어붙어 겨울을 함께하겠네
--

봄의 왈츠
--
함께 춤출 사람 있을까
세상 지운 안개 속에
다시 찾을 노래 있을까
나를 잊은 꿈 사라지고
두통만 남은 아침
짧은 머리 묶고 뒤꿈치 든 채
손을 내밀 사람 있을까
부모도 없고 형제도 없는
창문 밖은 추운데
남들은 모르는 걸음으로
호수 위를 미끄러지는
몇 장 남지 않은 악보들
이 안개 걷혀
입 없는 마을 드러나기 전에
함께 춤출 사람 있을까
--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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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수 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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