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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리의 삶과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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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욱동
  • 출판사 : 열린책들
  • 발행 : 2020년 04월 25일
  • 쪽수 : 36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329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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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첫 작품으로 이렇게 훌륭한 소설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퍼 리는 삶을 포착하는 가장 생생한 감각과 따뜻하고
진솔한 유머를 지닌 작가다.
『앵무새 죽이기』는 무척 감동적이고 재미있으며
누구나 좋아할 만한 책이다.

- 트루먼 커포티

동시대 미국 소설 중 하퍼 리처럼 사회적 이슈를 자신 있게
다룬 사람은 거의 없었다. 현재 대부분의 문학 작품들은
인종 차별을 모순된 시각이나 서정성에 갇힌 채 바라보기에
그 안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퍼 리는 메시지가 미학에 가려지는 것을
거부한다. 대단히 아름답고 안정적이며 매끄럽고 맑은 글은 현실적인 문제들과의 직면을 피할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한 작품으로 이룬 대성공,
소설가 하퍼 리와 인간 하퍼 리,
그 삶 속 행간에 숨어 있는 의미를 찾아 떠나는 문학 여행

하퍼 리의 인생과 그 작품 세계를 볼 수 있는 저서 『하퍼 리의 삶과 문학』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헤밍웨이, 샐린저, 조지 오웰 등 중요한 고전 문학을 번역하고 소개해 온 김욱동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소설가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하퍼 리의 생애를 조망했다. 하퍼 리 평생의 역작 『앵무새 죽이기』의 매력과 의미를 작가의 삶과 연결지어, 독자가 작품을 흥미롭게 읽고 작가의 삶까지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단 한 작품으로 퓰리처상을 받고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가 된 하퍼 리는 『앵무새 죽이기』 이후 잘 알려졌지만 이 책은 그 이전의 길고 괴로웠던 무명 시절을 통해 오히려 작가의 참 모습을 헤아려 본다. 이 책은 하퍼 리의 가족 관계와 학창 시절의 에피소드, 그리고 작품을 집필하던 긴 시간 동안의 이야기들로 인간 하퍼 리를 이해하려는 포용력을 보여 준다. 작가로서의 정체성에 한 번도 의심을 가져본 적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더 나은, 더 완벽한 작품을 완성시키고자 끊임없이 괴로워했고 견뎌 온 그녀의 시간들을 통해 우리는 화려한 작가 이면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작가의 삶과 문학을 동시에 펼쳐 놓은 <하퍼 리 이해의 교본>
1장에서는 하퍼 리의 삶의 면면을 상세히 다룬다. 미국 남부에서 태어난 그녀는 운명적으로 생애의 처음부터 인종 간의 갈등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 장에서는 그 주제에 천착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삶과 작가로서의 운명을 한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게 보여 준다. 또 트루먼 커포티와의 일화를 통해 하퍼 리의 경쟁자이자 평생의 친구에 대한 우정과 성실함의 면모도 볼 수 있다.
2장에서는 『앵무새 죽이기』를 하퍼 리의 삶과 연결지어 흥미롭게 소개하며 3장에서는 『파수꾼』 의 집필과 출간 당시의 이야기, 그리고 『앵무새 죽이기』와의 연결점을 자세히 짚어 본다.

『앵무새 죽이기』에 대하여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는 1960년 출간 직후 미국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그 이듬해 퓰리처상의 영예를 가져다준다. 지금까지 40개 국어로 번역되어 4천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현재까지도 미국에서는 매년 1백만 부 이상씩 팔리고 있는 스테디 베스트셀러다. 1991년에는 미국 국회 도서관 선정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1위, 1998년에는 미국 「라이브러리 저널」 선정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 1위, 2008년에는 영국 「플레이닷컴」 선정 '영국인들이 꼽은 역사상 최고의 소설' 1위 등 추천 도서 목록의 1위 자리를 차지한 작품이다.미국의 고등학교에서는 교과 과정에 『앵무새 죽이기』를 포함해 학생들에게 읽힐 정도로 미국의 역사와 인권 의식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작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01년에는 시카고에서 선정한 '한 도시 한 책' 운동의 도서로 선정되어 당시 그곳의 큰 문제였던 인종 차별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시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했다.1930년대 대공황의 여파로 피폐해진 미국의 모습과 사회계층 간, 인종 간의 첨예한 대립을 고스란히 녹여낸 작품이다. 호감 가는 등장인물들, 우리네 사는 다정한 모습들을 담아낸 데다가 은둔하는 이웃에 얽힌 괴담, 신경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재판 장면까지 더해 웃음과 긴장을 골고루 이끌어내는 보기 드문 수작이다.

목차

들어가며
1장 하퍼 리의 삶과 문학: 앨라배마의 제인 오스틴
2장 『앵무새 죽이기』: 자아의 벽을 넘어 타자로
3장 『파수꾼』: 환멸을 찾아 떠나는 여행
참고 문헌

본문중에서

나는 이제 내 운명을 개척해야 하는구나, 이제 즐겁게 빈둥거리던 생활을 청산해야 하는구나, 하는 끔찍한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나는 요크 애비뉴 1539번지 아파트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다가오는
해에 입을 버뮤다 반바지 세 벌을 미리 구입했어.
(/ p.62)

이렇게 하퍼 리는 이스트사이트 아파트에서 『앵무새 죽이기』 원고를 고쳐 쓰고 또 고쳐 썼다. 때론 희열을 느낀 적도 있지만 대부분은 실망과 좌절과 절망의 연속이었다. 어느 겨울 밤, 초라한 요크 애비뉴 아파트의 책상에 앉아 타이프로 친 원고 한 페이지를 읽고 또 읽었다. 갑자기 그녀는 지금까지 써왔던 원고를 주섬주섬 모아 창가로 들고 가 창밖의 눈 속에 집어 던져 버렸다. 그러고 나서 테이 호호프에게 전화를 걸어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행동을 설명했다. 호호프는 그녀에게 어서 빨리 밖으로 나가 원고를 주워 모으라고 하였고, 호호프의 말을 듣고 하퍼 리는 대충 옷을 걸치고 어둠 속으로 내려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원고를 주워 모았다. 평소 그녀는 〈작가가 되는 것 말고는 어떤 일에서도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면서도 때로는 이렇게 깊은 절망감에 빠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 p.88)

〈네가 쓰고 싶은 작품이 무엇이든 그것을 쓸 수 있도록 네 직장을 1년간 쉬었으면 해. 메리 크리스마스!〉
「아니,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에요?」
「쪽지에 쓰여 있는 그대로야.」
하퍼 리는 어안이 벙벙하여 몇 초 동안 말문이 막혀 가만히 서 있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엄청난 도박이에요. 무척 위험이 따르는 일이라고요.〉 그러자 마이클 브라운은 미소를 지으며 〈아니, 넬. 모험이 아니야. 이건 아주 확실한 일이거든〉이라고 대꾸했다. 브라운 부부는 하퍼 리가 작가가 되겠다는 청운의 꿈을 품고 뉴욕시에 왔지만 막상 항공사 일에 치여 제대로 글을 쓰지 못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던 터였다. 예나 지금이나 항공사의 티켓 판매나 예약 담당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래서 1년 동안 영국해외항공사를 휴직하고 오직 글 쓰는 일에만 전념하도록 그녀에게 재정적 뒷받침을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무상으로 돈을 준 것은 아니었다. 작가로서 성공하면 갚으라고 빌려준 것과 다름없었다. 하퍼 리는 이 돈을 〈선물〉 대신에 〈빚〉이라고 자주 불렀다. 그러나 아직 작가로 데뷔조차 하지 않고 문단 말석에 자리도 얻지 못한 작가 지망생에게 1년치 생활비를 빌려준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사귄 지 불과 몇 년 되지 않는 친구는 말할 것도 없고 가까운 일가친척도 선뜻 내리기 힘든 결단이다. 하퍼 리가 브라운 부부에게 〈엄청난 도박〉이라고 말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뒷날 작가로 대성공을 거둔 뒤 1961년 『맥콜』 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브라운 부부의 행동을 이렇게 회고했다.
그날 일어난 기적에 어리둥절하여 나는 창가로 다가갔습니다. 새로운 삶을 멋지게 시작할 기회가 완벽하게 주어진 겁니다. 그것은 관대함에서 우러나온 행위가 아니라 사랑에서 우러나온 행위였지요. 〈우린 너를 믿어!〉라는 그들의 말이 정말로 내 귓가에 쟁쟁 울리고 있었습니다.
(/ p.18)

어린아이들이 그렇듯 어린 하퍼 리에게도 어머니의 존재는 무척 소중했다. 그러나 그녀에게 어머니는 육체적으로는 존재할지언정 정신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어머니의 〈부재〉는 어린 하퍼 리에게 깊은 마음의 상처를 남겼다. 그녀가 내성적이고 과묵하고 비사교적인 것도 따지고 보면 어머니의 부재와 관련이 있는 듯하다. 이렇게 어머니로서나 아내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던 프랜시스 리를 대신하여 해티 벨 클로젤이라는 흑인 가정부가 살림을 도맡아 하다시피 했다. 『앵무새 죽이기』에 등장하는 충실한 흑인 가정부 캘퍼니아는 바로 클로젤을 모델로 했다. 하퍼 리는 이 소설에서 스카웃이 두 살 때 그녀의 어머니가 사망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스카웃은 〈우리 엄마는 내가 두 살 되던 해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나는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한 번도 의식해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렇듯 하퍼 리는 소설에서 어머니에게 사망 선고를 내렸다.
(/ p.29)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인천
출간도서 43종
판매수 3,086권

서구 문학 이론을 국내에 소개하고 그 이론을 토대로 우리 문학과 문화 현상을 새롭게 읽어 내는 저술가이자 번역가, 평론가다. 1987년 『세계의 문학』에 「언어와 이데올로기-바흐친의 언어 이론」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과 및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미시시피 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뉴욕 주립 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 듀크 대학교 등에서 교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서강대학교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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