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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푸른 잿빛 밤 : 볼프강 보르헤르트 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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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죽은 자는 꿈속에서 깊이 절감하지,
자신의 죽음이 삶과 똑같다는 걸
무의미하고, 보잘것없고, 잿빛이란 걸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볼프강 보르헤르트의 강렬한 언어!

‘폐허문학’으로 지칭되는 독일 전후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 볼프강 보르헤르트Wolfgang Borchert의 전집 [사랑스러운 푸른 잿빛 밤]이 대산세계문학총서 157권으로 출간되었다.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의 한가운데 놓여, 빛나는 젊음을 참혹한 전쟁터와 차가운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보르헤르트는 암울한 시기의 처절한 고백을 자신의 작품에 담아내었다. 전쟁으로 인한 인간의 절망적 상황을 격정적으로 그려낸 그의 작품은 당시 폐허가 된 독일은 물론 동시대 젊은이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 세상의 절망과 불의에 저항하는 커다란 외침은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여전히 우리에게 강렬한 울림을 선사한다.
보르헤르트의 [전집Das Gesamtwerk]은 1949년에 로볼트 출판사와 함부르크 문고에서 공동으로 처음 나와, 특별한 수정이나 보완 없이 최근까지 계속 발행되었다. 여기엔 그의 첫 시집 [가로등과 밤 그리고 별](1946)과 첫 산문집 [민들레](1947), 희곡 [문밖에서](1947), 그리고 작가가 사망한 직후에 나온 단편집 [이번 화요일에](1947)에 더해 미발표 시들과 단편들이 「유고 시집」 「유고 단편집」의 형태로 선별되어 수록되었다. 그러나 작가가 사망한 지 채 2년도 안 되어 출간된 탓에 원전 비평의 관점에서 부족한 점이 적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오기도 했다. 이에 로볼트 출판사는 2007년에 새 [보르헤르트 전집]을 편찬했다. 이것은 1949년 전집의 개정 증보판으로, 전체 텍스트를 작가의 육필 원고와 초판들에 비추어 비판적으로 다시 검토하고, 1949년 당시에 제거된 구절을 복원하고, 이전 전집에 빠진 다수의 초기 시편들과 단편들은 물론, 유고 시집 [슬픈 제라늄]에 실린 시들을 추가로 수록해 전집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독문학자 김주연이 단편소설 25편과 시 14편을 번역한 [이별 없는 세대]를 통해 처음 보르헤르트를 소개한 이후 크고 작은 형태로 꾸준하게 번역되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이 책은 2007년에 새로 나온 개정 증보판 보르헤르트 전집을 원본으로 삼은 최초의 번역서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사랑스러운 푸른 잿빛 밤]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보르헤르트의 여러 단편과 초기 시 들을 국내에서 처음 만나는 특별한 책이다.

“그것은 고발이고, 역경에 처해서 내뱉어진 절규이고, 반란이었다”

매일 저녁 그녀는 잿빛 고독 속에
행복을 기다린다, 그리워한다.
아아, 그녀의 두 눈에 슬픔이 깃든다.
그는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어느 밤 시커먼 바람의 마법으로
그녀는 가로등이 되었다.
그녀의 불빛 아래 행복해진 사람들
나지막이 속삭인다. 사랑해……
( '전설」 전문

단행본으로 출간된 보르헤르트의 첫번째 작품집이자 첫 시집인 [가로등과 밤 그리고 별]은 베른하르트 마이어-마르비츠가 운영하는 함부르크 문고에서 출간되었다. 1940년에서 1945년 사이에 쓴 60여 편 중에서 14편을 추린 이 시집 이후로 보르헤르트는 더 이상 시를 쓰지 않았고, 시를 모두 없애고 출판도 하지 않았다. 이번 전집에는 첫 시집에 실린 14편 외에 그의 초기 시 51편도 모두 실려 있다. 시집이 출간된 1946년에는 이미 그의 창작의 중심이 시가 아닌 산문이 되어 있었지만, 삶을 받아들이는 작가 특유의 감정을 솔직하고 생생하게 반영하는 이 시집은 보르헤르트의 예술적 개성을 드러내는 거울로 평가받았다.

더 고백할 게 있다. 나 자신에게 솔직하고 싶어서다. 내가 가발이라고 부은 사내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치고 그가 졌음을 느낀 순간, 나에 대한 패배가 아닌 생에 대한 그의 패배를 느낀 바로 그 순간 미움은 해변의 파도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내겐 텅 빈 공허감만이 남았다. 목책에서 말뚝 하나가 꺾어진 것이다. 죽음이 휘익, 스치듯 내 곁을 지나갔다. 그래서 그렇게들 착해지려 조바심을 내었나 보다. 이제 나에 대한 가발의 승리를 인정했다.
( '민들레' 중에서)

보르헤르트는 본격적으로 쓴 첫 단편소설 「민들레」를 1946년 4월에 [함부르크 자유 언론]에 발표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 작품에서 자신이 직접 겪은 일들을 기록했다고 밝힌 보르헤르트는 다소 어두운 배경이지만 이야기의 내부에서 빛을 주는 것으로 궁극적으로 긍정적인 힘을 부여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어둠은 건설적일 수 없다”는 그의 신념은 “독자에게 결정을 내리고 입장을 취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는 새로운 화법으로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만들어갔다. 뉘른베르크 군 교도소에 수감되었던 고통스러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민들레」 이후, 스몰렌스크 전선에서의 고통스러운 경험은 「예수는 더 이상 함께하지 않는다」 「아주아주 많은 눈」 등 여러 단편소설의 주제가 되었다. 또한 동부 전선에서 영하 40도를 넘나드는 러시아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두 발에 심한 동상이 걸려 야전병원에 입원했다가 황달과 발진티푸스까지 발병해 스몰렌스크 전염병원으로 이송되었던 경험을 「이번 화요일에」에 잘 묘사하고 있으며, 연합군의 공습으로 도시 대부분이 파괴되었던 참상을 「빌브로크」에 적나라하게 적기도 했다.
이번 전집에는 이렇듯 널리 알려진 그의 단편들을 비롯해 생전에 발표하지 못한 유작 단편 24편과 에세이, 서평, 미완선 작품, 잡문 등을 모은 17편까지 그야말로 보르헤르트의 모든 글이 실렸다.

사람들은 죽음을 그냥 지나쳐버러, 부주의하게, 체념하여, 둔감하게, 구역질을 느끼면서, 그리고 무관심하게, 무관심하게, 너무나 무관심하게! 그리고 죽은 자는 꿈속에서 깊이 절감하지, 자신의 죽음이 삶과 똑같다는 걸. 무의미하고, 보잘것없고, 잿빛이란 걸. 그런데도 너는― 너는 나더러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거야! 어째서? 누굴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나는 죽을 권리도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권리도 없어? 계속 살해당하고 살인해야 하는 거야? 나더러 어쩌라고? 내가 무슨 힘으로 살아? 누구와? 무엇을 위해서? 이놈의 세상에서 우리는 대체 어디로 가야 해! 우리는 배반당했어. 아주 끔찍하게 배반당했어.
( '문밖에서' 중에서)

1946년 늦가을에 단 며칠 만에 완성한 희곡 「문밖에서」는 말 그대로 그의 문학적 출세작이 되었다. 1947년 2월 13일, 이 작품을 북서독일방송에서 라디오극으로 들은 수많은 젊은이는 보르헤르트를 “우리의 작가”로 여겼다. 이 작품이 같은 해 11월 21일 함부르크 극장에서 초연되었을 때에도 관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 극은 파괴된 나라의 버림받은 젊은이를 위한 장송곡과도 같았다. 하지만 보르헤르트는 자신의 작품이 무대 위에서 상연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함부르크 극장 초연 하루 전날인 1947년 11월 20일 오전 9시에 바젤의 성 클라라 병원에서 숨을 거둔다.

짧은 생의 영원한 기록

너희, 마을과 도시의 남자들아. 그들이 너희에게 내일 찾아와 징집 명령을 내리면, 그러면 결론은 오직 하나,
아니라고 말하라!
너희, 노르망디와 우크라이나의 어머니들아, 너희, 샌프란시스코와 런던의 어머니들아, 너희, 미시시피강 변의 어머니들아, 너희, 나폴리와 함부르크와 카이로와 오슬로의 어머니들아, 지구 모든 곳의 어머니들아, 이 세상의 어머니들아, 그들이 너의에게 내일 아이를 낳으라고, 야전병원에서 일할 간호사와 새 전쟁터에서 싸울 신병을 낳으라고 명령하면, 이 세상의 어머니들아, 그러면 결론은 오직 하나,
아니라고 말하라! 어머니들아, 아니라고 말하라!
너희가 아니라고 말하지 않으면, 너희가 아니라고 말하지 않으면, 어머니들아, 그러면,
그러면,
[……]
그러면 마지막 인간은, 갈가리 찢긴 내장과 오염된 폐로, 아무 말 없이, 독살스레 작열하는 태양과 흔들거리는 별들 아래를 홀로 헤매고 다닐 것이다. 한없이 넓은 공동묘지의 무덤들과 거대하고 거친 콘크리트로 뒤덮인 황량한 도시의 차가운 우상들 사이를 홀로, 마지막 인간은, 말라비틀어지고 미쳐버리고 욕하고 탄식하며, 헤매고 다닐 것이다―왜?라고 절규하는 그의 끔찍한 탄식은 들리지 않은 채 황무지로 흘러가버리고, 허물어진 폐허 사이로 흩날리고, 부서진 교회의 파편들 속으로 스며들고, 토치카에 찰싹 부딪치고, 피 웅덩이에 잠길 것이다. 들리지 않은 채, 아무 말 없이, 마지막 짐승 인간의 마지막 짐승 같은 절규는. 이 모든 일은 내일, 아마도 내일, 아마도 오늘 밤에 벌써, 아마도 오늘 밤에, 도래할 것이다. 만약에…… 만약에……
만약에 너희가 아니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 '그러면 결론은 오직 하나!' 중에서)

이 책의 마지막에 놓인 볼프강 보르헤르트의 마지막 작품은, 죽기 불과 며칠 전에 쓴 「그러면 결론은 오직 하나!」이다. 전쟁과 폭력이 지배하는 세상의 어둠에 맞서 “아니!”라고 끝까지 저항할 것을 촉구하는 이 글은 작가의 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보르헤르트는 26년의 짧은 생애 동안 20여 편의 단편과 한 줌의 시 그리고 희곡 「문밖에서」가 전부인 빈약한 규모의 작품으로 독일 전후 문학의 가장 중요한 작가가 되었다. 그의 작품은 인생의 가장 좋은 시기를 전쟁에 빼앗기고 병든 몸으로 귀향한 작가가 전후의 폐허 속에서, 항시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힘겹게 써내려간 고통의 기록이라 하겠다.
전쟁의 고통스러운 경험에서 기인한 허무주의적 감상과 이를 극복하려는 작가의 실존주의적 노력은 특히 젊은 세대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폐허문학’으로 분류되는 다른 작가들의 작품 대부분이 당시의 시대사적 맥락을 넘어서는 의미를 획득하지 못하고 잊혀간 것과 달리 여전히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 새 전집의 발간은 그의 문학 세계를 깊이 동경해온 독자들에게 더욱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다.

목차

가로등과 밤 그리고 별―함부르크 시집

가로등의 꿈
저녁 노래
함부르크에서
전설

입맞춤
아란카
이별
폭풍의 서막
조개껍데기, 조개껍데기
바람과 장미
잿빛 빨강 초록의 대도시 연가
대도시
골동품

민들레―우리 시대의 이야기들

넘겨진 자들
민들레
까마귀는 밤이면 집으로 날아간다
밤에 허공에서 들리는 소리
지붕 위의 대화: 베른하르트 마이어-마르비츠를 위하여

길 위에서
이별 없는 세대
오후와 밤의 열차가지 말아요, 기린지나가버렸다
도시

도시, 도시: 하늘과 땅 사이의 어머니
함부르크
빌브로크엘베강: 블랑케네제에서 바라봄

문밖에서―공연하려는 극장도, 보려는 관객도 없는 작품

서막
꿈1막
2막
3막
4막
5막

이번 화요일에―열아홉 편의 이야기

눈 속에, 새하얀 눈 속에
볼링장
네 명의 병사
아주아주 많은 눈
창백한 내 전우
예수는 더 이상 함께하지 않는다
고양이는 눈 속에서 얼어 죽었다
밤꾀꼬리가 노래를 한다
세 명의 검은 동방박사
라디
이번 화요일에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른다
무슨 맛인지 모르겠는 커피
부엌 시계
그녀는 아마 분홍색 속옷을 입었을 거야
우리의 작은 모차르트
캥거루
밤엔 쥐들도 잠을 잔다
그도 전쟁 때문에 힘든 일이 많았다
5월에는, 5월에는 뻐꾸기가 울었다
길고 긴 길을 따라

사랑스러운 푸른 잿빛 밤―여기저기 남겨진 유작 단편소설

친구를 위한 레퀴엠

투이 호
마르그리트
슬픈 제라늄
늦은 오후
체리
내일 쓸 나무
모든 우유 가게는 힌슈네 가게라고 불린다
틀니, 혹은 내 사촌이 더 이상 크림사탕을 먹지 않는 이유
뇌우
담벼락
일요일 아침
교재용 옛날이야기들
사랑스러운 푸른 잿빛 밤
이상해
프로이센의 영광
파리 칭링
마리아, 모두 마리아 덕분이야
창문 너머는 성탄절이다
교수들도 아무것도 모른다
외삼촌의 웨이터 쉬쉬푸쉬
저편에서 저편으로신의 눈

거울을 본다―초기 시


기병의 노래
사포
중국의 사랑 시
목표
여름 저녁
합주협주곡
가을의 시
참새들은 오물 속에서
겨울
불쌍한 부엉이

침묵의 시간
격려
심각한 웃음
다리가 천 개나 달린
뻐꾸기
개구리
달팽이
시인들에게
한밤중의 시
자연의 찬가
함부르크
돈 후안
회전목마
함부르크 1943
매 순간
도시
북독일 풍경모아비트 교도소
나는 안개다
진혼곡
스몰렌스크 대성당
전투의 막간에
동요
노력해봐

러시아에서 온 편지
달의 거짓말

슈타인후더 호수 여인숙 창가에서
바깥
겨울 저녁
밤에

사랑 노래
사랑의 시
이별
열대 과일
너에게
저녁

우리의 선언―에세이, 서평, 미완성 작품, 잡문

헬무트 그멜린의 50회 생일
『스탈린그라드』
투홀스키와 케스트너
내일을 위한 책들
함부르크 출판계 소식
감자 파이, 하느님, 철조망―수용소 문학
함부르크 60년―아돌프 비트마크 『묄러 영사의 유산Konsul Mollers Erben』
『행운의 자비로움에 관하여Von des Glucks Barmherzigkeit』
『엉겅퀴와 가시Disteln und Dornen』
가로등 아래서

도공 그림Grimm에게로 가는 길
우리의 민들레 삶
작가
우리의 선언
볼프강 보르헤르트에게 던지는 여섯 가지 질문
그러면 결론은 오직 하나!

옮긴이 해설 · 볼프강 보르헤르트의 생애와 작품
작가 연보
기획의 말

저자소개

볼프강 보르헤르트(Wolfgang Borchert)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21 ~ 1947
출생지 독일 함부르크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독일 함부르크의 에펜도르프에서 태어났다. 열다섯 살에 시를 쓰기 시작해 고등학교 시절 함부르크의 유력 일간지에 시를 발표하고, 졸업 후에는 서점 직원으로 일하며 연극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불온한 시를 쓴 혐의로 게슈타포에게 체포되어 신문을 받기도 한 그는, 1941년 7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징집되어 그해 12월 동부전선 칼리닌의 겨울전투에 참전한다. 군 복무 중 자해 혐의로 체포되어 투옥되었고, 감옥과 전장을 오가는 가혹한 생활로 인해 병을 얻는다. 복무불능 상태로 전역해 전선극장에 배치될 예정이었지만 몇몇 동료들이 전역 하루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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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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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독어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에어랑겐-뉘렌베르크 대학교에서 독문학, 철학, 연극영화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사랑, 그 혼란스러운],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악의 종말], [왜 그 사람이 더 잘 나갈까?], [행복한 커플로 사는 법], [심리학의 모든 것], [나의 상처는 어디에서 왔을까], [노벨상 스캔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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