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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 국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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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그린비 프리즘총서 35번째 책. 우리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국민주의’에 대한 분석을 담았다. 저자 마이클 빌리그는 깃발, 스포츠 행사, 화폐 속 인물 같은 ‘일상적 국민주의’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열렬한 국민주의’의 바탕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일상적이고 사소한 기표들을 통해 국민 정체성의 재생산을 연구하여 거대 담론에서 미시 분석으로의 이동을 촉발한 고전.

출판사 서평

세계화 시대에서 국민주의는 유효한가?
국가/국민 개념의 타자화를 비판한 사회학의 고전


북핵 문제에 대해 공조를 외치지만 한미일 간의 행보는 엇박자다. 방향이 같더라도 각국의 셈법이 달라 보폭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대통령 재선을 위한 성과를 보여줘야 하고, 누군가는 평화헌법 개정과 동북아에서의 패권이 중요하다. 그래서 생뚱맞게도 일본은 동맹인 한국에 대해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이처럼 세계화 시대에도 국가의 이해관계는 여전히 최우선으로 고려된다. 요컨대 세계화는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는 한에서만 유효하다. [일상적 국민주의]가 처음 출판되었을 때 사회과학자들은 세계가 전 지구적 시대로 속절없이 이동하는 중이며, 따라서 일상적 국민주의는 일상적 세계화라는 압도적 흐름 속의 섬이 될 것이라고 떠들었다. 그러나 국민주의와 국가들의 세계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 25년 동안 국경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인구 이동이 존재했지만, 이는 국경이 짓밟혀 무너졌음을 의미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경은 강화되고 늘어났다. 트럼프는 멕시코와의 국경 지대에 담을 세우겠다고 공약했고 난민과 이민 법안은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전 지구적 무역과 해외여행이 폭증하는 바로 지금 국경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전 지구적 힘들이 강화될수록 국가들의 특수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은 착각이었다. 국민국가들의 세계는 언제나 국제적 세계였다. 국제주의는 국민주의에 의존하고, 그 역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국민주의와 세계화는 상호연결되어 있다.

‘우리 대 저들’ 이분법을 넘어서

저자 마이클 빌리그는 국민주의에 관한 글들이 대체로 국가의 독립을 안전하게 하려는 폭력적 시도와 관련해서 논의되고, 그것이 정서적으로 격앙된 것으로 개념화되었다고 지적한다. ‘열렬한’ 국민주의에 포함된 것들은 일반적으로 서구에서 거리가 먼 지역에서 발견되거나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정치 운동들로 묘사된다. 예컨대 북아일랜드 사태 동안 국민주의라고 묘사된 것은 영국 정부가 아니라 아일랜드 공화주의자들이었다. 이런 식으로 국민주의는 서구 중심국가들의 의제에서 슬며시 사라진다. ‘저들’의 열렬한 국민주의와 ‘우리’의 보이지 않는 국민주의 간의 이분법을 비판하면서 빌리그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국민주의자로 불리지 않는 확립된 국가들에 사는 우리가 자신의 국민정체성을 잊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빌리그는 국민정체성은 자아의 관점에서 정의된 ‘내부 심리 상태’를 넘어서고, ‘국민국가들의 세계에서 매일 살아가는 삶의 한 형태’로서 개념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국민주의는 정당한 애국이고, ‘저들’의 국민주의는 폭력적이고 위험한 난동이다. 국민주의에 대한 통념이 그렇다. 빌리그는 ‘우리 대 저들’이라는 이분법에 도전하고, 우리 안에 감추어져 내면화된 국민주의를 폭로했다. 서구 국가들이 일상적 방식으로만 국민주의적인 것은 아니며, 일상적 국민주의 과정들이 서구에만 제한되는 것도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이 책의 주제는 국민주의 이데올로기가 전 지구적이라는 것이다. 이데올로기는 특정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너무도 자연스럽고 명백한 것처럼 보여서 정당화할 필요가 없는 믿음들을 지칭한다. 지난 100년 동안 국가들이 존재했고, 세계가 독립된 국가들로 나뉘어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실처럼 보였다. 우리는 세계가 늘 이런 식으로 존재했다고 상상한다. 국민국가는 근대라는 특정한 시대에 속하는 것인데도 말이다. 국가들의 자연스러움은 그 자체 전 지구적이다. 따라서 국가들이 재생산되는 방식으로서 일상적 국민주의는 서구에만 제한되지 않는다. 서구의 국가들은 단일한 형태의 국민주의를 갖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 국민주의와 열렬한 국민주의 모두를 갖는다. 일상적 국민주의는 열렬한 국민주의 운동을 위한 배경이고 전제조건이다. 저자가 흔들리지 않은 성조기와 걸프전의 국민주의적 열정을 연결한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거대 서사에서 미시 분석으로

일상적 국민주의는 일상적 현상, 우리가 의식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사소하고 흔한 것들에 초점을 맞춘다. 그것의 예는 깃발, 스포츠 행사, 화폐 속 인물, 수사적 표현, 일기예보 등 일상적 맥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그 개념을 ‘일상의 삶에서 기존의 국민을 국민으로 재생산하는 이데올로기적 습관들을 아우르기 위해 국민주의를 확장한 것’이라고 정의한다. 예컨대 신문이나 포털사이트에서 날씨는 국가명을 표기하지 않는다. 그냥 날씨다. 함께 읽는다고 상상된 독자들에게 날씨는 공유된 특정한 장소를 전제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지속적인 국가성의 상기를 통해 국민적 청중을 구성하는 방식을 묘사한다. 예컨대 을지로, 충무로, 퇴계로, 원효로 같은 국민성의 참조물들은 너무도 낯익고 지속적이어서 대부분의 시간 동안 국민의 의식 속에 등록되지 않는다. 마치 “열렬히 의식적으로 흔드는 깃발이 아니라, 공공건물에서 눈에 띄지 않고 걸려있는 깃발”처럼. 그러나 이러한 게양은 점차 시민들의 잠재의식 속에 충성심과 소속감이 스며들도록 한다. 전쟁 같은 위기의 순간에 국민은 자신들의 국가에 분명한 지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받을 수 있다. 국가성 게양의 과정들이 조국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이고, 위기가 발생하면 희생할 가치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빌리그의 연구는 국민이란 무엇인가 같은 거대 서사에서 벗어나 재현의 문제라든가 지역화한 의미들에 초점을 맞추면서 경험에 기초한 미시 분석으로의 이동을 촉발했다. 일상적이고 사소한 기표들을 통한 국민 정체성의 재생산을 연구함으로써 국민주의의 가시적 측면을 뒷받침하는 것은 국가들의 세계와 관련해 이해되는 삶의 일상적 형태들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게 만든다. 일상은 사회적 현실의 기반으로서, 정체성 문제를 이해해야 하는 곳은 바로 이 수준에서다. 책이 출간된 후 이것을 적극적으로 참조하거나 비판적으로 전유하면서 행해진 후속 연구들은 셀 수 없을 정도다. 이 점에서 [일상적 국민주의]는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우리 시대의 고전이다. 미묘한 국민 정체성 구성의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방법론적 모델로서 일상적 국민주의는 여전히 매우 유용한 개념이며, ‘국경의 시대’로 돌아가는 우리의 현재를 돌아보도록 한다.

목차

감사의 말 4

1장 서론 9
국민주의와 확립된 국가들 17 | 정체성과 이데올로기 21 | 책의 개요 26

2장 국민과 언어 33
하나의 이데올로기로서 국민주의 연구하기 38 | 국민주의와 국민국가 46 | 국가들의 국제적 세계 50 | 국가와 인민 만들기 55 | 국민성, 그리고 언어의 발전 66 | 언어와 경계 70

3장 일상적 국민주의 기억하기 81
흔들린 깃발과 흔들리지 않은 깃발 85 | 열렬한 국민주의와 일상적 국민주의 93 | 억압된 것의 귀환 99 | 예우받은 깃발 망각하기 107 | 국민주의와 사회학적 상식 110 | 우리의 애국주의-그들의 국민주의 118

4장 국가들의 세계에서의 국민정체성 127
이론과 국민 130 | 정체성과 범주들 138 | 국민공동체로서 ‘우리’를 상상하기 147 | 국민적 고국을 상상하기 155 | ‘그들’을 정형화하기 165 | 국가들 사이에서 하나의 국가를 상상하기 174 | 헤게모니의 문법 182

5장 매일 고국을 게양하기 193
국민투표, 국가, 그리고 국민주의 197 | 애국주의 패 돌리기 204 | 애국주의 패를 넘어 213 | 고국 지시어 218 | 일간 조사 225 | 일간 소식들을 게양하기 229 | 신문, 그리고 고국 만들기의 지시어 236 | 스포츠 깃발을 흔드는 남성의 팔 245 | 스포츠, 전쟁, 그리고 남성성 253 | 끝맺는 고백 257

6장 탈근대성과 정체성 263
탈근대주의와 전지구적 문화라는 논제 265 | 쇠락하고 파편화하는 국민국가 270 | 깊이 없는 심리학과 깊이 있는 심리학 275 | 전지구적 시대의 국가 285 | 나라 곳곳에서 293 | 정체성과 정치학 297 | 전지구화와 미국 304

7장 팍스 아메리카나를 위한 깃발로서의 철학 315
믿음 없는 시대의 현자 320 | 애국심에 대한 요청 323 | 복잡한 국민주의 328 | 우리가 존재하는 곳에서 시작하기 331 | 자민족중심주의를 변호하기 333 | ‘우리’, 그리고 헤게모니의 문법 337 | 억압된 국민성의 귀환 341 | 팍스 아메리카나의 철학 344 | 깃발로서의 텍스트 352

8장 _ 맺는 말 355

참고문헌 363

본문중에서

국민주의는 명백한 동시에 모호한 것이다. 플란데런과 왈롱이 자신들만의 분리된 국민국가를 가지려 할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결국 그들이 서로 거의 소통할 수 없다면, 어떻게 그들이 공통의 정체성, 그러니까 물려받은 유산의 느낌이랄까 아니면 공동체의 감정 같은 것을 공유할 수 있겠는가? 플람스어 사용자들의 반응은 이해할만한 것이다.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벨기에 수상의 관심사도 마찬가지인데, 그는 갑자기 자신의 나라가 반쪽으로 나뉘는 것을 볼 수도 있다. 보다 심각한 질문이 있다. 이러한 명백함의 느낌은 어디서 오는가? 공동체, 국민성, 언어를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인가? 아니면 이러한 자연스러움의 느낌 자체가 문제인가?
(/ p.36)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제기되어야 한다. 인간은 역사의 여명기부터 말을 해왔을 수 있다. 상이한 장소들에서 발전되었기 때문에 서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하기 방식들을 가지고서 말이다. 그러나 이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하나의 언어’로 말한다고 간주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나의 언어’라는 개념 자체는, 적어도 우리에게는 너무도 진부할 만큼 명백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에서, 국민국가 시대 동안 발전되어온 발명된 영속성일 수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언어가 국민주의를 창출하기보다는 국민주의가 언어를 창출한다. 혹은 오히려 국민주의는 ‘우리’의 상식, 곧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견해를 창출하는데, 거기에서는 상이한 ‘언어들’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자연스럽고 문제 없는 방식으로 존재한다.
(/ p.67)

반유대 팸플릿 표지는 나폴레옹을 그린 길레이의 피트의 이미지를 모방하는 식으로, 유대인의 손이 세계를 움켜쥐고 있는 묘사를 담았다. 음모론적이고 인종적인 주제들의 뒤섞임은 나치 이데올로기가 절멸에 대한 내적 동력을 포함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세계는 오직 음모론자들을 파괴함으로써만 구원받을 수 있을 터였는데, 그들은 변하지 않고 변할 수도 없는 자신들의 인종적 본성들에 의해 세계 음모론 쪽으로 이끌리고 있었다. 이러한 기이한 관념들이 초기의 중세적 사고방식으로의 시대착오적인 전환으로 해명될 수는 없다. 나치즘은 국제적 세계에 대한 그것의 국민주의적 묘사에서 본질적으로 근대적이었다.
(/ p.177)

남성성의 문제는 명백히 중요하다. 스포츠면은 남성들의 지면이다. 비록 그것이 그와 같은 것으로 제시되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 지면은 모든 국민을 위한 지면들로 나타난다. 마치 영국의 선술집이 모든 영국인의 관습으로 제시되는 것처럼 말이다. 외국의 경기장에서 남성들은 국가를 위해 전투를 치르면서 트로피를 얻거나 명예를 잃는다. 주로 남성들인 독자들은 이 남성들의 전리품들을 전체 고국의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권유받고, 따라서 남성의 관심사들이 마치 국가 전체의 명예를 결정하는 것처럼 제시된다.
(/ p.253)

저자소개

마이클 빌리그(Michael Billig)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영국의 사회심리학자. 1947년 런던에서 태어났고, 브리스틀대학에서 헨리 타지펠에게 사사했다. 1985년부터 2017년까지 영국 러프버러대학 사회과학부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는 비상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애초에는 타지펠의 사회정체성 이론의 토대가 되었던 극소 집단 실험을 기획하는 데 참여했지만, 이후 그의 관심사는 사회심리학에 대한 담론적 접근으로 향했다. 그는 다른 사회과학들, 특히 언어 연구와 밀접하게 연관된 새로운 형태의 사회심리학을 발전시키는 데 참여했다. Fascists(1978), Ideology and Social Psychology(1982), Ideological Dilemmas(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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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Ryu Chunghyeon) [역]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8~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대안연구공동체 파이데이아 연구위원. 중앙대학교 영문학 박사과정을 수료. [현대 미국소설의 이해](동인, 2002)를 공동집필했고, [현대 문학이론 용어사전](동인, 2003), [루이비통이 된 푸코](난장, 2012)를 공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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