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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브 폰팅의 세계사 1~2권 세트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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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역사 서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차세대 세계사의 고전


환경이 인간의 역사를 어떻게 규정했는지 파고든 세계적 베스트셀러 『녹색 세계사』로 ‘빅 히스토리’의 개척자라는 찬사를 받은 역사가 클라이브 폰팅의 또 다른 대표작이 국내에 출간된다. 앞서 인간 중심주의에 문제를 제기했던 폰팅은 이번에 두 권으로 나뉘어 소개되는 『클라이브 폰팅의 세계사』를 통해 균형 잡힌 시각의 세계사란 무엇인지 보여 준다. 유럽인이 도착하기 이전의 태평양과 아메리카에 유라시아와 동등한 지위를 부여하고, 대서양 세계에서 눈을 돌려 인도양 세계에 주목하며, 르네상스와 대항해시대, 산업혁명 같은 화려한 수사에 밀려난 ‘동양’의 세계사적 역할을 재발견한다. 『클라이브 폰팅의 세계사』는 서양 중심의 세계관에 본격적으로 반기를 든 최초의 세계사로서 이후에 나온 수많은 역사서의 ‘레퍼런스’가 되었다. 인류의 기원에서 시작해 현대 세계의 탄생에 이르는 장대하고 극적인 과정을 선입견을 깨는 접근법과 명쾌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풀어낸 역작이다.

당신은 지금까지 누구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봤는가?
세계사의 근본부터 뒤흔드는 기념비적 대작!


세계사란 무엇인가? 각국의 역사를 한데 엮는다고 해서 세계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구상에 존재해 온 국가와 제국, 문명을 관통하는 공통의 경험과 주제를 담아낼 수 있어야 비로소 세계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클라이브 폰팅의 세계사』는 21세기라는 시대에 걸맞게 새롭게 쓴 세계사다.
기존의 세계사 대부분은 ‘문명’을 위주로 내용을 구성하는데, 특히 ‘서양(서구) 문명’을 중심으로 삼는다. 아널드 토인비나 윌리엄 맥닐 같은 당대의 역사학자들도 이러한 접근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 결과 서양에 속하지 않는 세상 사람 대다수의 역할과 경험은 간과되고 무시당했다.
폰팅은 세계사를 움직인 주된 동력이 서양 문명에서 나왔다는 관점을 거부한다. 서유럽이 세계의 패권을 쥔 것은 최근 몇 세기의 일일 뿐이고, 그마저도 과대평가되었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클라이브 폰팅의 세계사』에는 전통적인 주제 중 하나인 르네상스를 위한 자리가 없다. 그보다는 고전 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켜 서유럽에 전해 준 이슬람 세계에 페이지를 할애함으로써 뿌리 깊은 유럽 중심주의의 연원을 (서양 독자들이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하나하나 깨부순다.

어떤 세계사를 읽을 것인가?
대변혁의 기원과 과정을 망라한 최고의 통사!


‘역사 전쟁’ 또는 ‘기억 전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역사는 현대 세계에서 이해관계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영역 중 하나다. 그런데 한국사에 기울이는 관심에 비하면 세계사에 관한 우리의 이해는 빈곤하다. 이른바 서양 문명의 원류라는 고대 그리스와 고대 로마의 중요성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세계사에서 자국의 역사가 가볍게 취급되는 것에는 별다른 의문이나 반감을 품지 않는다. 어째서일까?
근대에 형성된 서양 중심의 역사관을 극복하려는 노력은 20세기 후반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권위 있는 세계사가 이미 여럿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편향된 역사관을 탈피한 새로운 세계사를 쓰는 과업에 섣불리 도전하는 사람은 없었다. 애초에 세계사를 쓰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 광범한 숲에 집중하다 보면 중요한 나무 한 그루를 놓쳤다는 비난을 듣기가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작인 『녹색 세계사』의 서문에서 “꼭 필요한 책인데 없기 때문에 이 책을 썼다.”라고 밝힌 폰팅이 특이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클라이브 폰팅의 세계사』는 『녹색 세계사』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폰팅이 두 번째로 집필한 세계사다. 다루는 범위나 분량으로 보면 『녹색 세계사』는 이 책을 쓰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편견 없는 시선과 깊이 있는 통찰, 읽기 쉬운 문장과 유기적인 구성은 이 책이 왜 차세대 세계사의 고전이자 결정판인지 보여 준다. 폰팅에 따르면 세계사에는 몇 차례의 전환기가 있었는데,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도 그중 하나다. 지금의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클라이브 폰팅의 세계사』는 인류가 겪어 온 대변혁의 기원과 과정을 한눈에 보여 주는 최고의 통사로서 시대를 초월하는 경험과 장기적인 관점을 선사할 것이다.

1권 ‘선사시대에서 중세까지’

『클라이브 폰팅의 세계사 1』은 선사시대에서 중세까지의 세계를 조망한다. 아프리카에서 출발한 인류가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가는 과정을, 농경의 시작과 함께 초기 제국이 탄생하는 과정을 다룬다. 또한 고립된 채 자기들만의 고유하고 독자적인 문명을 이룬 아메리카와 태평양에 주목하고, 중국과 이슬람의 번영이 가져다준 영향을 논한다. 몽골의 흥기는 세계사에 어떤 전환을 가져왔을까? 폰팅은 근대와 현대를 서술하기 위한 서론이 아닌, 세계사 그 자체로서 선사시대와 고대, 중세를 밀도 있게 그려 낸다. 1권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과 포인트를 몇 가지 짚자면 다음과 같다.

이집트는 문명의 발상지가 아니다?
문명의 요람은 어디인가

최초의 전환은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기원전 1만 년 무렵에 일어났다. 몇몇 집단이 기나긴 이동 생활을 끝내고 정착해 농경을 시작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폰팅은 농경을 채택한 이유보다는 그로 말미암아 발생한 변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초기의 농경은 채집과 수렵보다 단점이 많았는데도 생산력만큼은 높았다. 인구가 점점 늘어나자 ‘톱니 효과’가 나타났다. 농경을 일단 채택하고 나자 다시는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세계 4대 문명이라는 용어가 있다. 문명이 최초로 태동했다고 여겨지는 큰 강 유역의 네 곳, 즉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황허의 문명을 지칭하는 용어다. 그런데 폰팅의 주장에 따르면 초기 문명의 본거지는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계곡, 중국, 메소아메리카, 안데스산맥 중앙이다. 이집트는 없다. 흥미롭게도 폰팅은 유럽 남동부와 이집트를 메소포타미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류한다.
각 문명은 독자적으로 시작되었고, 출현한 시기도 크게 차이가 났다. 문명의 출현으로 이어지는 인간 사회의 복잡한 변화를 단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하려고 했던 후세 사람들의 노력이 의미가 없는 이유다. 세계사는 제각각 달랐던 그 모든 인간 사회가 차츰 긴밀해져 하나로 뭉치는 과정이었다.

위기를 맞이한 세계,
위대한 종교들이 확산되다

우연이었을까? 기원후 200년을 기점으로 유라시아의 동서에 있는 두 제국이 비슷한 시기에 혼란에 빠졌다. 중국에서는 후한이 무너져 소설 『삼국지연의』로 알려진 시대가 시작되었다. 로마 제국은 오현제 시대로 알려진 전성기를 끝내고 군인 황제들이 다투는 내전의 시대로 돌입했다. 국경 바깥에서는 ‘야만인’들이 두 제국을 호시탐탐 노렸다. 위기는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폰팅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이 시기가 세계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본다. 불교와 기독교가 널리 전파되었기 때문이다.
혼란이 위대한 종교의 확산을 부추긴 것일까? 북중국을 지배한 이민족 왕조인 북위의 치하에서 불교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로마 제국에서는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기독교를 우대함으로써 옛 종교들을 ‘이교’로 만들었다. 이제 종교는 사회를 통합할 수도, 위협할 수도 있었다.
이러한 흐름은 이슬람의 발흥으로 절정에 올랐다. 7세기 초반에 아라비아반도에서 탄생한 이슬람교는 스페인에서 인도 북부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을 아우르는 이데올로기였다. 폰팅은 이슬람 제국을 지중해 세계와 인도양 세계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한 최초의 제국으로 규정한다. 이후 1000년이 넘게 전 세계의 종교 중 가장 큰 규모와 위세를 자랑하게 될 이 종교는 디나르가 동일한 화폐단위로 통용되고, 아라비아어가 국제어로 쓰이는 광대한 세상을 탄생시켰다.

11세기는 중국의 세기였다!
산업혁명의 직전까지 간 중국

10세기 무렵에 유라시아 전역을 통틀어 가장 발달한 지역은 단연 중국이었다. 당이 멸망한 후의 혼란과 분열도 중국의 성장하는 경제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중국이 유라시아의 서쪽과는 다른 흐름 위에 있었음은 거센 변화의 속도를 봐도 알 수 있다. 960년에 건국된 송은 경쟁 왕조들을 잇달아 공격해 20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오늘날 프랑스 면적의 일곱 배에 달하는 지역을 통일했다.
여기서 폰팅은 최근의 연구를 통해 나온 획기적인 주장을 소개한다. 송이 유럽보다 먼저 ‘상업혁명’과 ‘산업혁명’을 달성할 뻔했다는 주장이다. 그 주장대로라면 유약한 제국으로 알려진 송을 바라보는 관점은 바뀌어야 한다. 그만큼 송의 부는 어마어마했고, 기술적으로도 첨단을 달렸다. 철 생산량만 봐도 1076년에 들어 12만 5000톤에 달해,(산업혁명 전야로 일컬어지는 1788년에 잉글랜드의 철 생산량이 약 7만 6000톤이었다.) 11세기 말에 이르면 주요 철 생산지에서는 목재 부족으로 용광로에 불을 지필 숯을 만들 수 없을 정도였다.(18세기의 잉글랜드도 똑같은 일을 겪었다.) 그리하여 중국의 철 생산업자들은 7세기 후의 잉글랜드와 똑같은 노정을 밟아, 용광로에 숯 대신 코크스를 집어넣는 방법을 이용하게 된다.

2권 ‘근세에서 현대까지’

『클라이브 폰팅의 세계사 2』는 근세에서 현대까지의 세계를 조망한다. 유럽이 희망봉을 돌아 인도양 세계와 직접 만나고, 대서양을 가로질러 아메리카를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갖가지 우연과 정복, 약탈을 통해 유럽은 세계사의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도약한다. 그런데도 폰팅은 유럽이 세계에 미친 영향이 일시적이고 제한적이었다고 단언한다. 또한 두 차례의 ‘내전’이 끝나고 성립된 오늘날의 세계와 그 미래를 『녹색 세계사』의 저자다운 탁월한 통찰로 진단하고 예측하며 대응책을 제시한다. 2권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과 포인트를 몇 가지 짚자면 다음과 같다.

세계사의 주역은 어떻게 바뀌었나?
정복과 약탈로 일어선 유럽

포르투갈의 탐험가 바스쿠 다 가마가 희망봉을 돌아 아프리카 동해안을 따라 북상한 시기는 1498년 초였다. 다 가마는 오늘날 케냐에 속하는 말린디 항구에서 인도양으로 향하는 길을 안내해 줄 항해자를 고용했다.(이 안내인은 다 가마의 조악한 항해 장비들을 보고 비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5월에 인도의 캘리컷에 도착한 다 가마는 현지의 통치자를 알현해 유럽에서 가져온 물건들을 펼쳐 보였다. 그러나 통치자와 그의 신하들은 웃음을 터뜨릴 뿐이었다.
폰팅은 당시의 아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어서 ‘서양’에 바라는 것이 없었다고 설명한다. 반면에 유럽인들은 ‘동양’의 생산품을 원했다. 서쪽의 금과 은이 끊임없이 동쪽으로 유출된 까닭이었다. 그렇다면 유럽의 도약을 가능하게 한 원인은 무엇일까? 폰팅은 ‘지리적 우연성’이라는 답을 제시한다. 유라시아의 서쪽 끝에 있었기 때문에 아메리카 대륙의 부를 약탈해 다른 유라시아 지역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유럽인들의 태도가 친절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도 큰 역할을 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첫 항해에서 만난 아라와크족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적었다. “이들을 개종시키기란, 우리의 노예로 부리기란 얼마나 쉬울까?” 1500년 3월, 리스본에서 출발한 포르투갈 함대는 그해 말에 캘리컷에 도착해 이틀 동안 포격을 퍼부었다. 이슬람 상인들을 쫓아내려는 시도였다. 이렇게 해서 1000년이 넘게 유지되어 온 인도양 교역 세계의 평화는 무너졌다.

아시아가 잠에서 깨어나다
변화하는 균형과 공통의 과제

1815년에 워털루에서 나폴레옹이 몰락한 이후, 유럽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200년 가까이 이어질 보기 드문 평화였다. 안정을 깨뜨린 것은 유럽인들 본인이었다. 20세기 전반기에 벌어진 두 차례의 파괴적인 ‘내전’으로 유럽이 세계 위에 군림한 짧은 시대는 끝났다.
폰팅은 20세기 후반에 일어난 아시아의 대두가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고 진단한다. 1750년 이후 ‘일시적으로’ 잃었던 지위를 되찾는 과정으로 본다. 한때는 유럽에서 뻗어 나온 미국이 세계 유일의 강대국인 것처럼 보였지만, 이제는 중국이 부활했다. 유럽의 산업은 한국과 일본 같은 신흥 경쟁국들에 기술적으로 압도당해 우위를 잃은 지 오래다. 대서양 세계는 쇠퇴하고 태평양으로 힘의 축이 이동했다.
이러한 변화를 폰팅은 “세계가 좀 더 정상적인 균형 상태로 돌아오는 듯” 보인다고 표현한다. 그러면서 국가의 통제에서 벗어난 ‘흐름’을 주시한다. 인구 폭발과 식량 문제, 빠르게 전파되는 질병, 산업 발달과 도시화로 인한 오염, 빈부 격차, 화석연료의 사용에 따른 기후변화 등은 이제 전 세계가 공유하는 문제다. 이러한 문제들은 유럽이 세계의 패권을 장악한 1750년 무렵부터 눈에 띄게 드러났고, 상황은 점점 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목차

1권 차례

서론 세계사

1부 인류 역사의 99퍼센트(기원전 1만 년 무렵까지)
1장 기원
2장 채집과 수렵

2부 대전환
3장 작물과 동물
4장 문명의 출현
5장 고립: 아메리카 대륙과 태평양

3부 초기 제국들(기원전 2000~기원후 600년)
6장 초기의 유라시아 세계
7장 상호작용(기원전 2000~기원전 1000년)
8장 확장(기원전 1000~기원전 200년)
9장 유라시아 세계의 연결(기원전 200~기원후 200년)
10장 위기(기원후 200~600년)

4부 거대 제국(600~1500년)
11장 이슬람의 발흥(600~1000년)
12장 후기 유라시아 세계
13장 중국의 시대(1000~1250년 무렵)
14장 몽골 제국(1200~1350년)
15장 회복(1350~1500년)

2권 차례

5부 세계의 균형(1500~1750년)

16장 콜럼버스의 발견 이후의 세계
17장 초기 세계경제: 대서양과 인도양
18장 화약 제국과 국가들
19장 17세기의 위기와 그 후

6부 근대사회의 탄생(1750~2000년)
20장 근대의 경제와 사회의 기원(1750년 무렵~1900년 무렵)
21장 유럽과 세계(1750~1900년)
22장 유럽의 내전(1815~1945년)
23장 현대 세계의 경제
24장 변화하는 균형(1900~2000년)

참고 문헌
옮긴이 후기

본문중에서

현대 인류의 조상은 약 20만 년 전에(어쩌면 그보다 약간 이후에) 동아프리카의 어딘가에서 진화했다. 이들이 약 10만 년 전 무렵에 호모사피엔스로 진화했고, (……) 동아프리카에서 출현해 이후 전 세계로 퍼져 나간 초기 인류의 집단 중 극히 일부에서 우리 모두가 나왔다는 사실이 바로 세계사의 근본적 통일성을 설명한다.
( '1권' 중에서/ p.57)

아메리카 대륙이 고립되어 있었다는 것은 곧 이곳에 발달한 문명들이 유라시아에서 발견되지 않는 독특한 특징을 여럿 가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 이곳에는 양, 염소, 돼지는 물론,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들로서 소, 말, 당나귀 등 축력(畜力)을 제공해 줄 동물이 전혀 없었다. 안데스 지역에서 라마와 알파카를 길들이기는 했으나, 고작 짐을 운반하는 데에나 쓰였을 뿐이었다. 그 결과 바퀴의 제작 원리를 알아 장난감에 달기까지는 했어도, 그것을 활용해 육상 수송 수단을 발달시키지는 못했으며 농사의 모든 활동도 오로지 인력에 의존해 이루어졌다.
( '1권' 중에서/ pp.197~198)

중국의 경우 기원전 10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먼 옛날 고전 문헌도 얼마든 원문 그대로 손쉽게 읽어 낼 수 있다. 문헌이 쓰인 당시의 언어가 정확히 어떤 것이었든 상관없이 말이다. 따라서 지중해와 유럽 세계의 언어가 그리스어, 라틴어, 갖가지의 현대 로망어, 영어, 독일어 등으로 갈라지면서 서로의 말뜻을 못 알아듣게 된 데 반해, 중국은 이런 식의 복잡한 변화를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 언어 변화 때문에 ‘상실’을 경험한 유럽과 달리 중국은 예로부터 쌓인 방대한 양의 지식과 전통을 온전히 지켜 올 수 있었다.
( '1권' 중에서/ p.326)

기원전 90년 이후의 약 한 세기는 한과 로마 제국 모두 내부 위기를 겪은 시기였다. 그러나 두 곳 모두 나라의 영토가 크게 줄지는 않았으며, 위기를 겪고 난 뒤에는 새로운 통치 체제를 출현시켜 기원후 2세기 말까지 오래도록 번영과 안정을 누렸다. 한과 로마처럼 멀리 떨어진 두 나라가 어떻게 이 단계에 들어 대략 비슷한 정치 노정을 걸었는지 그 이유는 확실치 않다. 아마도 우연의 일치였을 가능성이 크지만, 유라시아 대륙 각지의 상호 연결성이 깊어진 결과 한 지역에서 빚어진 분란이 다른 지역들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일 수도 있다.
( '1권' 중에서/ p.437)

5세기에 로마 제국이 몰락한 이후 3세기 동안 서유럽은 규모도 작고 힘도 매우 약한 일련의 왕국으로 잘게 분열되었다. 이곳의 인구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으며, 주민들이 드문드문 흩어져 살던 촌락들은 대체로 나무가 우거진 숲 사이에 고립된 채 거의 모든 생활을 자급자족으로 영위해 나갔다. 몇 군데에 성읍도 자리하고는 있었지만, 성읍이라고 해야 그 규모는 촌락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지역 내의 아주 근거리가 아닌 곳으로는 교역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통신 상황은 열악했고 군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원도 최소한이었으며, 국력은 대체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아야 했다. 전반적으로 당시 서유럽의 경제 및 정치는 일본만큼이나 발달 수준이 낮았다.
( '1권' 중에서/ pp.577~578)

기원전 2000년에 3000만 명가량이던 세계 인구는 1000년 후 5000만 명가량으로 증가했다. (……) 기원전 500년에는 인구가 두 배로 불어났고 기원후 1세기에는 또다시 두 배가 늘어 세계 인구는 약 2억 명을 헤아렸다. 하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돌연 상대적인 정체가 시작되어 장기간 그 추세가 이어졌다. 이제는 추가로 경작할 만한 땅이 거의 없었던 데다, 기술 발전도 전반적으로 정체를 보였고, 아울러 유라시아 대륙이 하나로 연결된 결과 질병이 널리 확산되면서 인구 증가에 심각한 제약이 찾아왔던 것이다. 그리하여 기원후 1000년 무렵에 세계 인구는 약 2억 5000만 명 수준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 '1권' 중에서/ pp.615~616)

역사에서 몽골족은, 어떤 동기나 일관성도 없이 요란하게 정복, 약탈, 분탕질, 파괴를 일삼은 민족으로 묘사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는 실상에서 많이 벗어난 이야기다. 몽골족은 유라시아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제국을 이룩한 민족이었다. (……) 1200년 이후 약 150년 동안의 유라시아 역사는 대부분 몽골족의 영향을 논하지 않고는 그 이해가 불가능하다.
( '1권' 중에서/ pp.752~753)

역사상 중대한 의미를 갖는 두 가지 발전이 한반도 내부에서 일어난 것도 조선 왕조 초창기의 일이었다. 그 첫 번째는 가동 활자 인쇄술이 세계 모든 곳을 제치고 한반도에서 제일 먼저 이용되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한글 창제다. (……) 하지만 모음 열한 개와 자음 열일곱 개로 이루어진 이 한글도 한자를 완전히 대체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 '1권' 중에서/ p.806)

유라시아의 서쪽으로 갈수록 화약 무기의 영향은 훨씬 더 위력적이었다. 1420년대부터 오스만 제국이 부활해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점령하고, 1480년대 즈음에 발칸 지역의 대다수를 장악할 수 있었던 것도 대체로 신무기들을 제대로 이용한 덕분이었다. 16세기에 인도에서 무굴 제국이 흥기할 수 있었던 저변에도 역시 화승식 머스킷 총과 (유럽보다 약 30년 앞선) 야전 대포의 도입이 있었다. 일본에서 화약 무기는 16세기 말에 영토를 통일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지역은 유럽이었다.
(/ p. 98)

유라시아 전역에 영향을 미쳤던 네 번째 위기는 ‘17세기’의 위기로, 1560년부터 1660년까지 지속되었다. 오스만 제국과 무굴 제국은 최악의 문제들을 모면했고 일본은 상대적으로 아직 고립되어 있었지만 별다른 시련을 겪지 않았다. 중국은 극심한 혼란에 시달렸다. 17세기 중엽에 300년간 이어져 온 명 제국이 무너지고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가 중국을 통일해 1911년에 중국 제국이 쇠망할 때까지 명맥을 유지했다. 유라시아에서 ‘17세기의 위기’로 최악의 영향을 받은 지역은 단연 유럽이었다. 1560년부터 1660년까지 유럽은 전쟁과 내란, 기근, 그리고 숱한 농민반란으로 특징지어진다.
( '2권' 중에서/ p. 170)

영국의 경제는 산업 생산 분야에서 점점 더 증가하는 노동력을 부양하기는커녕 인구 성장을 떠받치기에도 부족한 식량 문제의 덫을 어떻게 벗어났을까? 해결책은 가장 가까운 식민지였던 아일랜드에서 식량을 수입하는 것이었다. (……) 18세기 말엽에 아일랜드는 영국이 수입하는 곡물과 버터, 고기의 절반가량을 공급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들 물량은 영국의 전체 소비량의 6분의 1에 달해, 증가하는 인구의 수요를 충족하기에 실패한 영국 농업에 매우 중요한 보완책 역할을 했다. 아일랜드로부터 식량을 수입하지 못했다면 19세기 영국은 경이적인 인구 증가도, 실질적인 산업화의 시작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 '2권' 중에서/ p. 253)

18세기 초부터 유럽은 스스로를 특별한 지역으로 여기며, 세계의 다른 지역들보다 우월한 독특한 특질을 체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오랜 반(反)이슬람 세계관 및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대륙에서 노예로 삼은 흑인들보다 본질적으로 우월하다는 강한 신념 외에도 유럽 상류층은 새로운 개념을 발전시켰다. 특히 그들은 ‘진보’를 신봉하기에 이르렀다. 유럽의 귀족들에게 진보란 인간이 궁극적인 완전함에 도달할 가능성과 자연을 지배하고 사회를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유럽은 천부적으로 진보의 담지자였다. 유럽은 ‘문명’이라는 개념을 탄생시켰고, 조금씩 다른 여러 사회를 유럽의 이상에 비추어 서열화했다.
( '2권' 중에서/ p. 302)

실상 선진 산업국들이 지닌 혁명에 대한 두려움은 대체로 상상이 만들어 낸 공포였다. 1920년대 초엽에 유럽은 강력한 보수층에 기초해 정치적으로 안정된 상태였다. 대부분의 경우 과거 19세기에 자유주의 정당들은 (영국의 경우처럼) 분열되거나 지지 기반을 보수당들에 빼앗기고 위축되었다. 사회주의 정당들은 이런 정치 환경 안에서 승승장구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선거 지지율의 상승세도 20세기 초엽에는 매우 확고해 보였지만 곧 둔해졌고, 유럽 사회에서 노동계급이 비율적으로 최고점에 도달한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득표율은 어디서든 절반을 넘기지 못했다.
( '2권' 중에서/ p. 434)

중국 경제가 거둔 성과는 여느 신흥 산업국가들의 경제적 성과와 대등했다. 전체 성장률은 1930년대의 소련과 1960년대의 브라질, 1970년대의 한국만큼 높았고 훨씬 더 오래 유지했다. 산업 생산량은 1950년대 초엽 이후에 30년 동안 연간 10퍼센트 이상 증가해 세계의 산업 생산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몫은 두 배로 증가했다. 1980년대 초엽에 중국은 영국과 프랑스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철강을 제조했고, 투자 수준 역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아이들의 교육에 들어가는 평균 연수도 같은 기간에 두 배로 증가했다.
( '2권' 중에서/ p. 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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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역사가. ‘빅 히스토리’의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크림 전쟁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 윈스턴 처칠 등 여러 가지 주제를 다룬 저서들로 명성을 얻었다. 특히 방대한 인간 문명사를 지구 환경의 관점에서 정리한 세계적 베스트셀러 『녹색 세계사』는 환경사의 명저이자 고전으로 꼽힌다.
마거릿 대처 행정부에서 국방부 고위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중에 포클랜드 전쟁 관련 문서를 노동당 의원에게 건네 은폐된 진실을 밝히려고 했다. 결국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행동이었다고 스스로 변호함으로써 배심원들이 유죄 판결을 거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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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에서 철학과 역사를 공부하고, 주로 인문 분야의 영문 도서를 맡아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더 타임스 세계사』(예경)와 『문명이야기 1, 4』(민음사), 『바른 마음』(웅진지식하우스), 『인포그래픽 세계사』(민음사), 『수잔 바우어의 중세사』(부키)(출간 예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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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자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곰돌이 푸 1―위니 더 푸》, 《곰돌이 푸 2―푸 모퉁이에 있는 집》, 《빨강 머리 앤》, 《에이번리의 앤》, 《비밀의 화원》, 《소공녀 세라》, 《자기만의 방》, 《퀸―불멸의 록 밴드 퀸의 40주년 공식 컬렉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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