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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가렵다 : 김선영 장편소설[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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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사 : 자음과모음
  • 발행 : 2018년 09월 03일
  • 쪽수 : 256
  • ISBN : 9788954439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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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50만 독자가 선택한 김선영 작가의 베스트셀러
리커버 특별판으로 만나다!

국내 청소년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50만 독자가 선택한 베스트셀러 작가 김선영의 책이 리커버 특별판으로 출간됐다. 김선영의 작품은 성인 독자가 읽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의미 있는 소설이지만 안타깝게도 청소년문학에 대한 편견 혹은, 외형적인 모습으로 인해 그간 일반 독자의 선택에서 다소 멀어졌던 경향이 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개선하고, 김선영의 밀도 높은 작품을 일반 독자에게 널리 소개하고자 리커버 특별판이 탄생했다.

이번 리커버 특별판으로 출간되는 작품은 김선영 작가의 대표작 <시간을 파는 상점>을 비롯해 <특별한 배달> <미치도록 가렵다> <열흘간의 낯선 바람>으로 총 4종이다. 저마다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김선영 특유의 문체로 진중한 주제를 쉽고 재미나게 전달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새 옷을 입은 김선영 리커버 특별판 4종은 기존 독자에게는 의미 있는 선물이, 김선영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새로운 감각을 선사할 것이다.

출판사 서평

가려움, 그것은 살아있는 기쁨!?
각 세대가 겪는 우리 생의 가려운 이야기

살아가는 동안 불안은 늘 우리 곁에 있다. 살아 있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다. 그 불안은 잊는 것이 아니라 극복해야 한다.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수산나고등학교에서 성공적으로 도서관을 꾸려 가던 수인은 울창한 수풀 속에 방치해 둔, 낡은 목조 건물의 도서관이 있는 형설중학교 사서 선생님으로 발령을 받는다. 수인에게는 상위 1%의 엘리트에 속하지만 늘 불안에 쫓기는 연인, 율이 더 나은 스펙을 쌓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것도, 관행에 젖어 있는 새 학교의 시스템과 동료 교사들도, 종잡을 수 없는 아이들과의 좌충우돌 학교생활도 감당하기가 벅차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꿍꿍이속으로 독서반에 지원한다. 여러 학교를 전전하며 전학 다니다 이제는 일진 생활을 정리하려는 도범, 끝까지 도범을 괴롭혀 일진으로 돌아오게 하려는 대호, 가방 속에 망치를 넣어 다니는 해명, 성적 스트레스로 불안에 매몰된 희곤, 책이 말을 한다는 이담 등 가려워 몸살을 앓지 않는 아이가 없다.
수인의 어머니는 듬성듬성한 깃털을 땅에 대고 날개와 목과 부리를 연신 비비는, 이상한 짓을 하는 중닭이 우리의 모습이라고 한다. “그 애들이 지금 을매나 가렵겄냐.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는 못해도 네가 어디가 가렵구나. 그래서 가렵구나 알어주기라도 해야 하는 거 아녀? 말 드세빠지게 안 듣는 놈일수록 가려운 데가 엄청 많은 겨. 말 안 듣는 놈 있으면 아, 저놈이 어디가 몹시 가려워서 저러는 모양인가 부다 하면 못 봐줄 거도 없는 겨.”
김선영 특유의 탄탄한 구조와 섬세한 문장으로 그려 낸 이야기 속에서 나름의 가려움을 견디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인물들. 그들을 통해 우리가 한결같이 앓고 있는 가려움을 조명해 본다.

추천사

타자에 대한 공감의 폭을 넓혀가면서
인간적 소통이 가능한 세계를 창조해 가는 이야기
『시간을 파는 상점』이라는 매혹적인 제목의 장편소설로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김선영은 시간에 대한 감각이 유달리 예민한 작가이다. 자신의 첫 장편소설이기도 한 이 작품에서 그는 온조라는 여학생을 내세워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다시 말해 인간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흘러가는 물리적 시간과 행동하는 주체의 실존적 결단에서 잉태되는 시간을 절묘하게 조화시키며 의뢰인들의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제 세 번째 장편소설로 내놓게 된 『미치도록 가렵다』에서 이 작가는 두 차원의 시간이 경계 없이 어우러져, 생명 있는 존재들을 ‘미치도록 가렵’게 하는 모습을 다채롭게 그려내고 있다. 폭력 사건에 휘말릴 때마다 전학을 할 수밖에 없었던 도범, 끼리끼리 뭉쳐 있는 동아리들 밖에서 배돌다가 독서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이담, 말(언어) 대신 망치를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는 해명, 그리고 스펙 쌓기의 강박에 사로잡힌 남자 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여교사 수인 등, 이 소설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그들 나름의 가려움을 견뎌내며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고 있다. 시골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수인의 어머니도 예외는 아니다. 그녀는 지독한 가려움을 가장 볼품없는 중닭에 빗대어 드러낸다. “가려우니께 땅에 대고 하도 비벼서 털이 빠져서 그랴.” 이러한 가려움이 성장 또는 생명의 보편적 현상으로 의식될 때, 이들이 겪고 있는 불안과 고통은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없는 그들만의 특이성으로 빛을 발하게 된다. 바로 그 지점에서 자신의 삶의 조건을 의미 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김선영은 이러한 성찰을 타자에 대한 공감 쪽으로 폭을 넓혀가면서 인간적 소통이 가능한 세계를 창조해 가고 있다.

목차

여름의 막바지
목신들의 도서관
새와 해머 그리고 깡
헌책 파는 남자, 헌책 사는 여자
첫 대면
그가 떠나다
맞수
해머의 집
은하수의 빛무리를 따르는 쇠똥구리
호접지몽
손가락이 아프다
매몰
도서관의 역습
중닭의 비애
책과 노는 아이
to be continued

특별판에 부쳐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걍 때려, 새끼들아. 달게 맞을게.”
도범이 어지러이 널려 있는 각목 중 하나를 집어 들고 소리쳤다. 상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을 든 채 거들먹거리며 걸었다. 도범은 치러야 할 것은 빨리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는 것을 그간 겪은 일로 훤히 아는 바였다. 도범은 각목을 준비했다. 선고라도 내리듯 강북팸 앞에 각목 꾸러미를 내던졌다. 저수지 쪽에서 불어오는 밤바람이 선듯했다. 밤산책을 하는 몇몇 사람들이 그들을 흘낏거렸지만 누구 하나 참견하지 않았다. 눈알만 되록되록 굴리는 강북팸에게 도범은 말없이 각목을 나누어주었다. 서울서 여기까지 온 것을 알면서도 그들에게 살가운 인사 한마디 건네지 않았다. 그들도 어느 정도 짐작하리라 생각했다. 어쩔 수 없었지만 인사도 없이 전학을 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의사표현이 된 거라는 걸, 알 만한 아이들은 다 안다. 손을 씻으려면 돌림빵은 각오해야 한다. 통과의례이니 저항하지 않고 장렬히 맞아주어야 한다. 그것이 이 세계의 미풍양속이다.
-47쪽

“넌, 뭘 믿고 그렇게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니? 하긴 교사와 공무원은 철밥통이지, 절대 부서지거나 빼앗길 일 없는. 우리같이 민간 자본에 기대 사는 사람들은 정글 속의 먹잇감이야. 잡아먹는 위치가 아니면 곧바로 잡아먹혀버리는. 나는 그런 신세는 되기 싫어. 우리 아버지를 봐. 난 아버지처럼은 절대 살지 않을 거야. IMF 때 잘린 이후 기 한 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늙어버린 아버지를 보라고. 아버지가 한 게 뭐 있어, 세월을 보낸 것밖에. 난 그렇게 내 인생을 쫑내고 싶진 않아.”
“자긴, 누구보다 튼튼한 땅을 딛고 있으면서도 늘 불안해하잖아. 자기만 한 스펙? 대한민국에서 몇 프로나 될 것 같아? 자기야말로 상위 1프로에 속하는 사람 아니었어? 나머지 99프로는 어떡하라고, 아니 아직 기반은커녕 알바나 계약직으로 한 계절 낙엽처
럼 떨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왜 그래? 정해진 각본이라도 본 것처럼?”
-94쪽

“그애들이 지금 을매나 가렵겄냐. 너한테 투정 부리는 겨, 가렵다고 크느라고 가려워 죽겄다고 투정부리는데 아무도 안 받아주고, 안 알아주고 가려워서 제 몸도 못 가눌 정도로 몸부림치는 놈들한티, 대체 왜 그러냐고 면박이나 주고, 꼼짝없이 가둬놓기만 하는데 어떻게 전딜 수 있겄냐.”
수인은 침을 꿀꺽 삼켰다. 어머니 말에 어떤 대꾸도 할 수 없었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는 못해도 네가 어디가 가렵구나, 그래서 가렵구나 알어주기라도 해야 하는 거 아녀? 너라도 알아봐줘야 하는 거 아녀? 말 드세빠지게 안 듣는 놈일수록 가려운 데가 엄청 많은 겨. 말 안 듣는 놈 있으면 아, 저놈이 어디가 몹시 가려워서 저러는 모양인가 부다 하면 못 봐줄 거도 없는 겨.”
-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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