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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탄

원제 : Une deso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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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가족 안에서의 갈등과 불화를, 그로 인한 고독과 삶의 무상함을,
긴 독백으로 풀어낸 탁월한 실존적 코미디.


삶을 바라보는 조금 다른 시선이 야기한 가족 안에서의 갈등과 불화를, 그로 인한 고독과 삶의 무상함을 작가 특유의 냉소와 풍자를 동원하여 흥미진진하게 변주한 소설이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 대한 비탄이 책 한 권을 채우고 있는데도 인간에 내재해있는 한계에 대한 냉정하고 암울하면서도 희극적인 시선이 우리의 마음을 흔든다.
[아트] [대학살의 신] 등의 희곡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야스미나 레자는 20대부터 몰리에르상, 로렌스 올리비에상, 토니상, 세자르상 등을 석권한 극작가답게, 주인공 사뮈엘의 긴 독백을 통해 삶이라는 실존적 코미디를 한 편의 연극처럼 소설로 펼쳐 보인다.
레자는 1997년에 발표한 첫 소설 [함머클라비어]를 필두로 1999년에 이 작품 [비탄], 2013년 현장감 있는 오늘날의 커플에 대한 고찰과 인간 조건의 탐색이 돋보이는 [행복해서 행복한 사람들] 등을 발표했고, 2016년 필멸의 삶속에서 좌충우돌하는 인물들 간의 연대성에 주목하는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장 리노?]로 르노도 상을 받았다. 그중 이 작품 [비탄]은 뮤진트리가 네 번째로 국내에 출간하는 레자의 소설로, 짧은 소설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작품이다.

출판사 서평

너 내게 ‘행복’이란 게 도대체 무슨 뜻인지 좀 설명해주렴. 일흔 살을 넘긴 한 사내가 아들에게 이야기한다. 그의 아들은 행복한 젊은이이다. 누나가 보기에는 행복해 보이는 동생이고 새엄마 눈에는 이제야 아버지로부터 벗어나 제 길을 찾아가는 아들이고 이웃들 눈에는 요즘 트렌드대로 자유롭게 사는 젊은이이다. 그런 아들과 불화하는 사람은 오로지 이 책의 주인공 사뮈엘뿐이다. 서른여섯 살의 그 아들은 하릴없이 세계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아주 오랜만에 집에 다니러 온 참이다. 사실 사뮈엘이 불화하는 건 아들뿐만이 아니다. 하나뿐인 딸, 두 번째 아내 낭시, 가정부 다시미엔토 부인, 이혼한 첫 아내, 오랫동안 좋은 친구였던 아르튀르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 중 절반 이상과 불화한다.
그가 좋아하는 것도 있다. 자신의 전부인 정원, 단 한 시간이라도 뭔가에 홀린 상태로 살고 싶은 격렬한 감정, 조바심을 내며 욕망해야하는 삶, 목숨을 걸고 뭔가를 창조하고 싶은 기개, 바흐의 [푸가의 기법] 중 콘트라푼크투스 14번, 그리고 삶의 마지막에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주느비에브의 웃음소리.

일상의 평범한 사건들 속에서 삶에 대한 사유를 이끌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레자는 이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개인 간의 소통과 공감의 부재, 그로 인한 소외와 고독을 소설의 언어로 박진감 있게 풀어놓는다. 레자의 작품에 등장하는 화자들은 설령 범죄자라 하더라도 기꺼이 귀를 기울여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 사뮈엘 역시 시종일관 못마땅함을 드러내고 실망을 토로하고 한숨 쉬며 투덜거린다. 세속적인 성취에 무심한 채 유유자적 세상을 떠도는 아들도 마뜩찮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조간신문을 읽고 말리의 불법체류자들을 돕는다고 나서는 아내가 못마땅하며, 파리에 살면서 이스라엘에 아파트를 사고 유대인 트레킹 클럽에 가입하는 친구와 사위를 비난하고, 가정부 다시미엔토 부인과 자신은 속한 층이 다르다며 차별적인 발언을 겁내지 않는다. 그가 위악적으로 말하는 것뿐인지 실제로 괴팍하고 악한지 판단하는 것은 독자 몫이다.

그가 아들에게 긴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혼자 170여 쪽 내내 떠들어대는 동안 아들은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는다. 그는 대답 없는 아들에게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매일같이 그를 조여오는 세상에 대하여, 그 조여듦에 맞서 끊임없이 싸웠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시작부터 진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전쟁은 그게 어떤 거든 안락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점차 영역을 넓혀가는 죽음에 관하여, 삶의 어떤 시기에 갑자기 닥치는 낙담에 대하여, 그것에 맞서 싸우기 위해 머리를 염색했다고 털어놓는다. 세상은 자기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에 있다고, 한 사람의 고독과 또 한 사람의 고독을 연결하는 다리 같은 건 정말 드물다고, 욕망과 관계된 것은 모두 절박하고 무한하다고 엄살을 부리는 것도 불사한다.
그는 어떻게든 아들의 반응을 끌어내려 애쓰지만 아들의 눈 속에서 몰이해를 읽고 그 자신의 노쇠를 읽는다. 그래서 마음먹는다. 몇 십 년 만에 우연히 꽃 관련 행사장에서 만난,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가 사랑했던 여자 주느비에브에게 이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기로.

인간의 심리를 깊이 이해하는 레자식 은유와 통찰이 돋보이는 이 모놀로그는 기본적으로는 섬처럼 따로따로 존재하는 사람들 간의 고독에 관한 것인 동시에, 기성화 된 도덕에 대한 꼭 필요한 비판이기도 하다. 레자는 사뮈엘이라는 사내를 통해 우리의 관심을 끌고 우리를 주인공의 의식 속으로 이끌면서 계속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든다. 긴 독백으로 풀어내는 이 책 [비탄] 속의 이야기는 나이듦과 분노에 대한 호소력 있고 세련된 탐구이자 탁월한 실존적인 코미디이다.

[뮤진트리에서 펴낸 야스미나 레자의 책]

[함머클라비어]

이십대 후반에 이미 극작가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를 받은 작가가 마흔 즈음에 발표한 단편소설집. 자신과 주변의 인물들을 바라보며 일상의 삶 속에 포진된 무상성無常性, 체념의 결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행복해서 행복한 사람들]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18명의 인물을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공기 같은 가벼움과 기품과 세련미와 위트로 풀어낸 소설. 행복이란 무엇인가? 종양처럼 삶을 조금씩 잠식해가는 타성과 체념 속에서 사랑을 말할 수 있는가?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장 리노?]
2016년 르노도 상 수상작. 상실감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초상을 범죄 소설 형식으로 풍자한 소설. 디너파티의 수다처럼 가볍지만, 서늘한 아포리즘이 빛나는 문장들. 그리고, 툭 건드려오는 삶의 질문들.

본문중에서

네 나이에 나는 정복을 경험했지.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때 이미 상실이 뭔지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야. 왜냐하면 내가 뭔가를 정복한 것은 결코 그것을 소유하기 위해서가 아니었거든. 난 어떤 사람이 되었든 간에 거기에 머물려 하지 않았어. 그 반대였지. 일단 내가 어떤 사람이 되었다면, 그 다음 순간 바로 그에게서 벗어나야 했지. 그게 누구이든 다음 차례에 될 바로 그 존재가 되어야 하는 거야, 얘야. 바람이 있어야 만족이 있으니까.
(/ p.14)

내 아들은 뭔가를 짓고 싶어하지도, 창조하고 싶어하지도, 만들어내고 싶어하지도 않아. 내 아들은 무엇보다도 세상의 질서를 바꾸고 싶어하지 않아. 내 아들은 만사가 평온하기만 원하지. 모든 것이 가능한 시기에, 나라면 먹고 살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숨을 걸었을 시기에 내 아들은 고요와 감미로움을 원해. 내 아들은 평화 속에서 대수롭지 않은 그의 영혼의 상처를 돌보기를 원한다고.
(/ p.62)

죽음은 우리 안에 있어. 죽음은 점차적으로 영역을 넓혀간단다. 조금조금 모든 것이 섞이고 서로 비슷해지지. 얘야, 어떤 나이부터는 모든 것이 똑같아지고 더이상 목적지를 갖지 못하게 돼. 만약 신이 나로 하여금 권태를 그렇게 못 견디도록 만들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나는 결국 공공장소의 긴 의자에 앉아 시간의 승리에 대해 곱씹고 있는 저 얼빠진 노인들 중 하나가 되었을 거야. 그 점에 대해 난 신에게 감사해.
(/ p.77)

오, 신이여, 나로 하여금 단 하루만이라도 다시 살게 해주소서. 한 시간이라도 뭔가에 홀린 상태로 살게 해주소서! 나를 다시 뭔가에 홀딱 반한 사내가 되게 해주소서. 미친놈이 되어도 좋고 범죄자가 되어도 상관없나이다. 그 어떤 형태든 간에 평온과 안정을 두려워하던 과거를 내게 다시 돌려주소서.
(/ p.78)

얘야, 넌 네 행복한 삶 속에서 치유불가능한 고독을 느껴본 적 없니? 롱샹의 꽃공원 한가운데서 봄의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네가 엄청난 동질감을 느끼는 한 여자가 이야기를 하고 있어. 균열을 더듬어가는 것 같은 이야기를. 넌 알아, 그 여자와 다시 만날 거라는 그 어떤 희망도 없고, 영혼은 혼자 살아가며, 상대방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 p.91)

지성이라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우리는 삶 앞에서 그토록 무방비 상태인데 말이에요.
(/ p.111)

삶을 붙잡고 흔들렴. 그래, 나는 그렇게 했단다. 하지만 보렴, 이 일에는 주어진 규칙 같은 건 없어. 그리고 삶이란 말이다, 얘야, 만만하게 흔들려주질 않는단다. 인간은 안락을 바라지. 삶을 뒤흔든다는 것은 정말이지 필사적인 길로 접어드는 거란다.
(/ p.115)

이런 상황에서 내가 내 자손의 어리석음에까지 적응해야 할까, 여보? 어떤 존재의 세계관이 나로 하여금 욕지기를 불러일으키는데, 그 존재를 내 유전자를 받았다는 이유로 용서해야 할까? 한마디로 말해서 어느 누구와의 싸움에 말려들지 않는 것을 이상으로 삼고 있는 못난이를 마지막 대면이라는 이유로 인정해야 할까. 할 수 있었다면 난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겠지. 낭시, 난 아들이 세상의 나머지와 닮지 않는 게 좋다는 철학을 갖고 있어. 내 철학 속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것은 아들에게는 좋은 게 아니라고.
(/ p.123)

일단 청춘의 격변기가 끝나자 넌 다시 평균치의 대열 속에 자리를 잡았어. 반항의 흔적 같은 것은 더이상 찾아볼 수 없었지. 복수의 흔적도 더이상 없었고, 열정의 흔적도 더이상 없었어. 한 남자를 만들 자양이 되는 모든 것, 그를 강하게 하고 그로 하여금 자신의 조건을 넘어서도록 이끌어줄 모든 것을 너는 망각의 뒤안길 속에 던져버렸어.
(/ p.125)

여러분에게 내 아들을 소개합니다. 잘린 꽃다발에서 나온 한 송이 잘린 꽃 같은 녀석이죠. 나는 네가 차라리 범죄자거나 테러리스트이기를 바라. 행복의 투사보다는 말이야.
(/ p.126)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는 상대와 함께하는 것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큰 결핍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니? 넌 그걸 느꼈니? 너는 상대가 네 말을 듣고 있고 네가 사랑받고 있다고 여기지만 사실 상대는 줄곧 그 자리에 없었던 거야. 네 방심은 말이다, 아들아, 지독하단다. 나는 네 손을 잡을 수 있지만, 그 순간 네 마음은 까마득히 먼 곳에 가 있지. 우리는 최소한의 것도 함께 할 수 없단다. 네 눈 속에서 나는 너의 몰이해와 나의 늙음을 읽는다. 포기를 읽고, 고독을 확인하지.
(/ p.132)

저자소개

야스미나 레자(Yasmina Reza)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야스미나 레자는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랑스의 극작가, 소설가로서 그녀가 쓴 작품은 모두 상을 받았고, 비평가들이나 일반 대중에게 찬사를 받으며 국제적 성공을 거두었다. 그녀의 희곡 [장례식 후의 대화] [겨울나기] [아트] [뜻밖의 남자] [인생×3] [스페인 연극] [대학살의 신] 등은 세계 곳곳에서 연출되고 35개국어로 번역되었다.

[아트]는 1995년 파리에서 초연되어 몰리에르 최고 작가상을 수상했다. 이후 이 작품은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었다. 런던 공연은 1996~1997년 로렌스 올리비에상과 이브닝 스탠더드상을,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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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60~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현대 프랑스 문학과 영미 문학을 주로 번역해 왔다. 옮긴 책으로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마』, 『녹턴』, 『우리가 고아였을 때』, 『창백한 언덕 풍경』,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슬픔이여 안녕』, 로맹 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여자의 빛』, 『솔로몬 왕의 고뇌』, 『가면의 생』, 야스미나 레자의 『행복해서 행복한 사람들』, 『함머클라비어』, 『비탄』, 『지금 뭐하는 거예요, 장리노』, 벨마 월리스의 『두 늙은 여자』 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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