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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맨 : 속은 여리디 여리면서도 진짜 사나이를 부르짖는 찌질남의 대명사

원제 : BATAMANN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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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독일 소설은 진지하고 재미없다는 편견은 버려라
여기 당신을 웃다 울게 할 매력덩어리 소설이 찾아온다

속은 여리디 여리면서도 진짜 남자를 부르짖는
찌질남을 만날 준비 되셨나요?


진지함을 유머로 풀어내는 매력덩어리 소설이 찾아왔다. 속은 여리디 여리면서도 진짜 남자를 부르짖는 찌질남을 지칭하는 [베타맨]이 소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소설인 척 소설이 아닌,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것이다. 두 저자 슈테판 보너와 안네 바이스는 자신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를 진행하며 서로 다른 시각을 통해 차별화된 성역할과 옛날부터 오늘까지 그 역할이 어떻게 변천하여 왔는지 숙고해보게 한다.
여친의 갑작스런 임신 소식에 마냥 기뻐할 수도 슬퍼할 수도 없는 슈테판의 모습과 앞으로 먹고살아 갈 문제도 고민스러운데, 여친의 전 남친인 진짜 남자 토르스텐의 등장과 예비 장인어른에게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진짜 남자, 진짜 남편, 진짜 아빠가 되기 위한 슈테판의 노력이 눈물겹다. 또 진짜 남자가 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생부를 찾아가는 과정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여 한편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받는다. 전체적으로 술 한 잔 걸쳐야 할 만큼 엄청 진지하지도, 무미건조하지도 않고, 코믹한 상황과 풍부한 유머가 이야기에 깔려 있다. 입은 웃고 있지만 오히려 저 깊은 곳에서 씁쓸함이 묻어나오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웃음 뒤에 삶을 다시 반추하게 하는 묘한 마력이 있다.

여성 삼대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란 슈테판, ‘진짜’ 남자가 되기로 결심하다!
똑똑하고 독립적인 안네, ‘진짜’ 남자 찾기를 결심하다!


이 소설은 두 명의 남녀 주인공이 각자 다른 시각을 통해 펼쳐진다. 아버지 없이 여성 삼대의 틈바구니에서 자란 슈테판의 ‘진짜’ 남자를 찾아가는 여정과 독립적이고 강인한 교육을 받으며 자라나 똑 부러지는 알파걸 안네의 내 ‘진짜’ 남자 찾기 경험담이다.
안네와 슈테판은 한 출판사에서 근무하게 된다. 안네는 베타맨의 전형인 무능력한 남자 친구와 막 헤어진 참이었다. 슈테판의 첫인상을 보고 자기의 이상형에 부합되는 것 같아 설ㅤㄹㅔㅆ던 안네는 난해한 패션과 건강차 찾아 마시기, 마지막으로 여친의 존재까지 확인 사살하게 되자 좋은 동료로 지내기로 한다.
3년 후. 절친인 마르코가 곧 아빠가 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자신이 곧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자신의 사랑스런 여자 친구 마야가 임신했다는 말에 슈테판은 큰 충격을 받는다. 자신이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의 역할을 잘해낼 수 있을까? 더구나 구체적인 아버지상도 확립이 되어 있지 않은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예비 장인어른은 자신을 못마땅해하고, 진짜 사나이의 전형으로 꼽는 마야의 전 남친 토르스텐까지 나타난다. 마야는 슈테판에게 진짜 남자로서의 면모를 기대하지만, 슈테판은 과연 진짜 남자가 무엇인지 알기 위한 방법으로 생부를 찾아가게 된다.
안네는 전 남친 올리버와 헤어진 이후로 산드라와 쉐어하우스를 하며 싱글 생활을 즐긴다. 그녀가 보기엔 제대로 된 남자들이 주위에도 없었거니와 산드라가 만나는 남자들처럼 청결과는 담쌓고 사는 그런 남자들만 있는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꿈에 그리던 남자를 만나게 될 거라는 바람도 갖고 노력한다. 30대 중반에 들어선 나이에 생체 시계역시 멈추어 서서 기다려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산드라가 소개팅도 주선하지만 눈치없는 떠벌이에 마마보이가 나오고, 술에 취해 냄비에다 오줌을 사는 찌질이에, 매너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좀팽이에, 성추행하는 늙다리 욕망아재만 꼬인다. 이러다 혼자 늙어 죽는 건 아닐까? 고민하는 차에 산드라가 나간 쉐어하우스에 새로운 남자가 나타나는데……. 과연 안네는 이 남자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까?

성 역할에 대한 무거운 주제를
유쾌하고 거침없는 문체로 풀어내다
진정한 남자, 진정한 여자를 구분 짓는 기준은 무엇일까?


진정한 남자와 진정한 여자, 특히 베타맨에 관한 진지한 문제제기를 위트 있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가는 것이 이 소설의 장점이다. 화자가 전환될 때마다 각 장의 주제에 맞는 글을 신문, 책, 잡지, 뉴스에서 인용하여 논리적이고 신뢰감을 주게 한 점도 완성도를 높였다.
진정한 아버지가 되기 위해, 진짜 남자를 찾는 슈테판의 눈물겨운 노력은 유머로 순화되어 있긴 하지만, 높은 이혼율로 알게 모르게 한부모 밑에서 자라난 젊은이들이 부모가 되기 위해 앓게 될 성장통을 가늠하게 해준다. 그렇기에 이 미워할 수 없는 베타맨 슈테판을 어느새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알파걸이라 할 수 있는 안네는 또 어떤가. 뭐든 똑 부러지는 이 30대 여성은 유독 남자 복만 더럽게도 없다. 5년이나 동거한 남자 친구는 반반씩 부담하는 월세도 내지 못할 정도로 무능력하다. 그렇다고 가사노동에 힘쓰지도 않는다. 안네의 주위에는 이런 베타맨들만 꼬인다. 어느새 우리 한국 여성들을 많이 닮은 이 안네라는 캐릭터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만다. 책을 덮었을 때에는 수많은 베타맨을 만나며 성장하는 안네의 스토리에 박수를 보내게 될 것이다.
알파와 베타라는 다이어그램은 어울릴 수 없는 극명한 단독체임에도 함께 하는 시간 내내 둘 사이엔 교집합이 형성되는 묘한 현상을 연출한다. 안네와 슈테판으로 대변되는 알파걸과 베타맨의 속성이 우리 속에 있는 분리불가의 알파성과 베타성을 들여다보게 하는 힘으로 작용하여, 우리 삶에서 알파인 척 베타였던, 혹은 그 반대의 사건이나 상황들을 살펴보게 만드는 것이다.
베타맨을 사랑하는 여자들, 베타맨인 남자들, 베타맨 그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재미와 다양한 생각을 가지게끔 만드는 일석이조의 소설이다.

목차

프롤로그 _ 그의 이름은 보너은 보너, 제임스 보너

1. 사람 살려, 내가 ‘남자’가 되어야 한대!
2. 사람 살려, 그렇게 해야 남자라고?
3. 남자와 양
4. 베노, 변함없는 화병 유발자
5. 남성들을 위한 세미나
6. 냄비에 오줌 누는 남자
7. 슈테판, 세 므와(C’est moi)
8. 숫토끼
9. 언제나 캐비아여야 한다
10. 슈니트헨 슐라이허
11. 누가 옆에서 망치질을 하는지 봐봐!
12. 브레이킹 벤
13. 프랄리네 컬렉션
14. 나는 어떤 사람을 원하는 걸까?
15. 난산(難産)
16. 기저귀 견문록
17. 차일드 위스퍼러
18. 과호흡증
19. 위대한 순간
20. 러브 미 펜더(Love me fender)
21. 조끼주머니 속의 행운
22. 의사 선생님, 안네보다 제가 더 아파요!
23. 길 끝의 집
24. 본질로 들어가라
25. 남자들만의 룰

에필로그 _ 일 년 후

맺음말
참고 도서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나는 일부러, 절대로 그냥 보고 지나칠 수 없도록 복도 한가운데에 빨래 바구니를 세워두었다. 올리가 몇 번이나 그 바구니를 그냥 넘어 다니는 걸 본 후, 나는 그의 가슴에 총구를 겨누었다. 한 마디로 그에게 압력을 넣은 것이다. 다음 학기에는 공부를 마치라고, 그래야만 아이며 집이며 그 외 부수적인 것들까지 우리가 함께 할 미래를 향해 스타트할 수 있다고, 그렇지 않으면 나와는 끝이라고. 나는 애원하다가, 욕을 퍼붓다가, 결국엔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올리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고, 소파에 엉덩이를 들이밀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결론을 내렸고, 우리 관계를 매듭지었다.
(/pp. 12~13)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 당신,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어?” “모르긴 뭘 몰라?” “아침마다 헛구역질을 하고, 으깬 소시지를 발라서 한 상 가득 아침을 차려 먹는데……. 난……, 난 내가 말하지 않아도 당신이 분명히 알아차릴 거라고 생각했어. 당신은 내가 왜 병원에 다녀왔다고 생각해?” “그야 예방 차원에서 건강 검진 받으러 간 거라며. 당신이 그랬잖아.” “당신, 정말! 그건 당신을 놀라게 해주려고 그랬던 거지!” 마야는 그 말을 한 다음 계속 흐느껴 울더니, 지갑을 뒤적여 영수증 종이에 인화한 구깃구깃한 흑백사진을 꺼낸다. “나 임신했어.” 정말? 정말 좋다~! 원래 그녀가 임신하면 나는 그렇게 말하려고 했다. 그녀에게 “사랑해”라고 말하고, 또 앞으로 우리 둘이 힘을 합쳐 그 상황을 잘 헤쳐 나갈 거라고, 확신을 심어주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 내 머릿속을 떠도는 생각은 온통 이것뿐이다. ‘이런. 제기랄. 진짜로 지금 같은 때?!’
(/pp. 31)

헬무트의 계획을 보면 아이가 딸일 가능성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와 반대로 나는 마르코처럼 아들을 얻게 되리라는 건 상상만으로도 이상하게 속이 메스꺼워진다. 여자아이는 생각만 해도 훨씬 기분이 좋다. 여자아이면 된다. 무조건 남자아이만 아니길! 여자아이들은 훨씬 보살피기 쉽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말썽을 부리지도 않는 데다 학교에서도 훨씬 낫다. 이건 일반적으로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어쨌거나 독일의 새내기 부모 중 절반 이상이 딸을 원한다. 아무튼 나에게 장난감 덤프트럭, 카약 투어, 등반, 이런 건 버겁게만 보인다. 첫아이로 여자아이를 얻는다면 남자아이보다는 훨씬 더 많은 걸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의 세 분 어머니들이 남자아이인 내가 여성적인 면도 발달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니 말이다. 나는 축구 연습 대신 발레 수업을 들었고, 활과 화살 대신 인형을 모았다. 그리고 모터 달린 자전거 대신 덜거덕거리는 낡은 여성용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그래서 나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사내아이에게진짜 남자란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가르쳐줘야 하는지 모르겠다.
(/pp. 69)

분명해진 건 내가 원래 찾고 싶은 타입은 알파맨이면서도 함께 어울려 뒹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나를 깍듯이 대해주고, 자신의 자동차를 이리저리 손볼 줄 아는 남자, 그리고 세상을 구한 후, 껍데기처럼 두르고 있던 청바지를 훌훌 벗어던지고 화려한 몸매를 드러내는 남자, 그것도 벽난로 앞에 있는 곰 가죽 양탄자 위에서 내가 거의 정신을 잃을 지경이 될 때까지 사랑하려고 말이다. 잠시 청소년기에 보았던 『브라보』 잡지의 센터폴드가 떠오른다. 근육질의 젊은 남자가 아기를 안고 있는 흑백사진이었다. 이 장면은 내 해마 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여성주의적 교육을 받은 깨인 여성이 예전의 롤 모델에 따라 남자를 찾도록 어떤 기능을 할 수 있는 걸까?
(/p. 134)

식당 밖으로 나오자, 나는 악수를 청하며 말한다. “감사합니다, 당신과…….” 더 이상은 이어서 말을 할 수 없었다. 베르트가 나를 끌어당기더니, 내 입술에 그의 입술을 포갠 것이다. 그런 다음엔 내 입술을 벌려 자신의 혀를 들이미는 동시에 내 가슴과 엉덩이를 움켜잡는다. 그리고 뜻하는 바가 분명하게 둔부를 움직이면서 자신의 노력을 배가시킨다. “으으음, 산양은…… 찔러야 산양이지.” 그가 씩씩거리며 말한다. “베이비, 이래 봬도 내가 진짜배기 남자라네.” 그러곤 꿀꿀거리는 돼지처럼 끄응끄응 소리를 낸다. 나는 마침내 온몸을 굳게 했던 충격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린다. 감기! 치석! 죽은 소의 잔여물! 그리고 무엇보다 이 남자하고는! 나는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버둥거린다. 하지만 베르트가 여전히 그의 둔부를 나에게 들이밀고 있어서 멀리서 보면 꼭 날개를 다친 두 마리의 왜가리가 짝짓기를 위해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일 것 같다. “괜찮아요?” 누군가 그렇게 묻고는 베르트를 움켜잡아 힘껏 건물 벽으로 밀친다. “술이 좀 과하셨던 것 같네요, 선생님.”
나의 구원자는 베이지색 코르덴 재킷에 청바지 차림의 남자였다. 코르덴 재킷과 청바지 차림의 그는 정말 몸이 좋았다. 그는 베르트를 떼어낸 다음 팔을 뻗어 그를 더 이상 나에게 다가오지 못하게 하였다. “그럼…… 난 이만 가보겠네.” 베르트는 재빨리 자리를 뜬다. 육중한 체격에 그렇게 빨리 움직일 줄은 예상도 못했다.
(/pp. 165~166)

“얘야, 돈이 곧 세상이야! 그리고 책으로는 돈을 벌 수 없어. 적어도 규모에 맞춘 제대로 된 돈은 못 번다. 너는 이제 곧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데.” “마야가 출산 후에 다시 일하러 나갈 거예요.” 나는 그에게 이의를 제기한다. “지금은 옛날과는 달라요. 마야는 자기를 먹여 살릴 남자를 원하진 않거든요.” “그거 다 헛소리다! 어떤 여자가 달랑 카레 소시지 한 개밖에 사줄 수 없는 놈을 원한다던. 캐비아 정도는 되어야지. 물론 여자들이 그걸 공공연히 인정하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소피를 봐라. 우린 만난 지 3개월도 안 되어 결혼했어. 너, 내가 아주 친절한 사람이라서 그녀가 결혼에 응했다고 생각하니?” 나는 당황스러웠다. 그녀는 내 연배가 아닌가. “우리 마야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나는 말을 하면서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바로 이 순간 나는 그녀가 정원 딸린 전원주택을 꿈꾸고 있다는 걸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빌렘이 나를 저지하고 나선다. “한 가지는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여자들은 진짜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 말이다. 그리고 진짜 남자란 성공한 남자라는 걸. 남자는 돈이 있어야 진짜 남자지. 손아귀에 재물을 쥐고 있는 남자. 나 같은 남자 말이다.”
(/pp. 193~194)

그녀가 내게로 와 부드럽게 입술에 키스를 한다. “아유, 슈테판.” 그녀가 내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며 말한다. “그렇게 질투할 필요 없어. 수잔네와 나디네도 같이 잤어. 하지만 함께하니까 좋았어. 우리 이제 곧 정원이 있는 주택으로 이사 갈 거야.” “뭐?” “토르스텐이 일 층을 세놓을까, 생각 중이래. 자기는 그렇게 많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고. 당연히 그 말을 듣자마자 내가 말했지. 우리가 이사 들어가겠노라고 말야.” “아버님이 돈을 좀 빌려주신다고 하셨어.” 나는 소심하게 의견을 내어본다. “두 사람이 화해해서 다행이에요.” 마야가 말한다. “하지만 집 때문에 우리가 당장 아빠한테 손 벌릴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슈테판도 함께 결정권을 행사해야지.” 헬무트가 말한다. “어쨌든 이젠 슈테판이 이 집안의 주인이니까.” “아빠!” 마야가 신경질을 내며 말한다. “요즘 그런 걸 누가 따져요? 우리는 우리에게 가장 최선인 것을 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pp. 227~228)

마르코가 고개를 젓는다. “안 돼, 이봐, 나 결혼할 몸이야.” 나도 그의 의견에 동조한다. 나도 총각 파티 날 밤엔 스트립 걸을 만날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스트립 걸이 있는 룸살롱에서 총각 시절과의 이별을 고하는 것으로 파티가 끝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는 것쯤은 잘 안다. 하지만 셋이 함께? 우리 중 두 명이 곧 아빠가 되는 이때에? 뵈른이 바지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눈이 아릴 것처럼 색감이 화려한 웹사이트를 화면에 띄운다. “여기, 맨디즈캔디즈, 여기가 독보적인 사우나 클럽이야, 여자들이 전부 다 젊고 탱탱하거든. 여기서 멀지도 않아. 나는 거래처 사람들과 이미 갔다왔어.” 뵈른은 스크롤바로 사이트를 죽 내리더니, 적나라한 사진들이 차례로 뜨는 슬라이드쇼 링크를 클릭한다. 뜨는 사진들마다 여자들이 자신의 주요 짝짓기 기구들을 보여준다. 팝업창엔 관심 있는 방문자에게 여자들이 해줄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함께 뜬다. ‘성교, 성기 핥기, 항문 자위기구 사용(남자의 경우), 풋에로틱, 역할놀이 등.’ 여기서 말하는 역할놀이란 시 소유의 숲에서 사람들이 전부 요정과 마법사로 변장하고 노는 그런 라이브 액션 역할놀이는 분명히 아닐 것이다.
(/pp. 268~269)

알파걸? 평가절하하는 듯한 뉘앙스가 풍기는 말이다. 대체 어떤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지? 하루 종일 정장 차림으로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점잔 빼는 속물적인 파티는 빠짐없이 참여하고, 컨버터블을 타고 다니며, 사석에서도 상사 티를 팍팍 내고 다니는 그런 여자? “나는 그런 사람 아니거든!” 나는 버럭 화를 내며 소리친다. “단지 경제적으로 누군가에게 종속되기 싫어할 뿐이지. 내 인생에 관해선 나 스스로 결정하고 싶고. 우리에게 아이가 생긴다면, 볼프강도 가사와 육아의 일부분을 넘겨받아야지. 내 돈은 내 손으로 벌 수 있도록 말이야.” 산드라가 풉! 하고 물 뿜는 소리를 낸다. “볼프강이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잖아. 괜한 소리는!” 나는 카오스 상태가 된 집 안 꼴을 다시 한 번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아이 둘과 장난감 박스들까지 들어가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예전엔 나도 여자들이 아이와 경력, 두 가지를 다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 카챠가 말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론 그게 제대로 되지 않더라고. 오히려 스스로를 갉아먹기만 할 뿐 아무것도 제대로 되는 일이 없어. 맨 정신으로 찬찬히 살펴보니까, 직장과 가정을 병합한다는 건 꿈같은 일이더라. 동화이지, 동화.”
(/pp. 314~315)

“남편분은 왜 도와주시지 않죠?” 내가 묻는다.“괜찮아요.” 그녀가 말한다. “남자 항상 아파, 항상 아파. 나한테 말해. 내가 일해야 한다. 나는 라시 못 만들어요.” “그렇다면 나도 애플 소다로 할게요. 그게 더 간단하다면요.” 슈테판이 말한다. “여기서도 전형적인 모습을 보네.” 그녀가 자리를 뜬 뒤 내가 말한다. “여자는 일하고, 남자는 아픈 척하고.” “그걸 자기가 어떻게 알아.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는 슈테판을 바라보며 눈썹을 치켜 올린다. “나는 그걸 이해 못 하겠단 말이야. 자기네 남자들은 평균적으로 우리 여자들보다 돈도 더 많이 벌어, 직장에서 더 좋은 자리도 차지해, 서서 오줌도 눌 수 있어. 그런데도 자기네는 늘 여기저기 다니며 푸념을 늘어놓잖아.”
(/pp. 416~417)

“그렇게 애를 쓸 정도로 탐탁지 않았으면, 그냥 다른 사람을 찾아보면 됐잖아? 왜 안 그랬어?” 나는 자기 남자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에 대해 어딘가 늘 반감을 품고 있었다. 그
래봤자 아무 소용도 없고, 두 사람 모두 불행하게만 할 뿐이라고 생각해왔던 것과는 별개로 하고라도 말이다. “아, 너 그거 아니. 어떤 남자도 완벽한 남자는 없어. 요즘 같은 시대엔 더더욱. 요즘 남자들은 모두 뭘 본보기로 삼고 따라 가야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지. 그리고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라는 여자는 잠재력이 보이지 않는 남자에겐 별로 심혈을 기울이지 않아. 막스는 겉보기엔 낡은 궤짝처럼 보여도 그 속에 진짜 잠재력을 장전하고 있었지. 위생적인 부분이나 청소, 예의 바른 행동 같은 것들은 빨리 습득하더라고.” 나는 내려가는 내내 믿기지 않아 고개를 휘휘 젓는다. 자기 자신을 위해 누군가를 사랑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는 일 아닌가? 그렇다면 나도 볼프강을 교육시켜야 했던 걸까? 어쩌면 나는 그에게 정식으로 기회를 주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배신한 사람을 용서해줄 구실 따위는 찾을 필요가 없다.
(/pp. 456~457)

저자소개

슈테판 보너(Stefan Bonner)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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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에 태어나 여자들만 사는 집에서 자랐다. 남자의 특성과 더불어 남자들의 세계 자체가 지금도 종종 수수께끼처럼 여겨지곤 한다. 그래서인지 안네 바이스와 함께 바스타이 뤼베 아카데미를 이끌면서 하루에 여덟 시간씩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즐겁다. 독문학과 여러 외국어를 전공했고, <비즈 앤드 임풀스>에서 편집자로 일하며 소설을 번역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델 하이디 클룸의 고향(베르기쉬 글라드바흐)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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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 바이스(Anne Weiss)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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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브레멘에 있는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언어 및 인문과학을 공부한 뒤 한 대형출판사의 원고편집인으로 일하면서 실용서 및 소설과 아울러 슈테판 보너 씨도 함께 담당하고 있다. 유치원에서 남자아이들과 처음으로 대결한 후로 남자라는 존재를 늘 신기해하며 살고 있다. 공동저자인 슈테판 보너와 본서인『베타맨』을 비롯하여 『제너레이션도프(멍청이 세대)』『우리는 원래 얼마나 모자라나?』『성스러운 똥. 종교가 없었더라면 더 좋았을까?』『마음껏 멍청하세요. 제너레이션 도프(멍청이 세대)를 위한 응급조치』등등의 공저를 내놓아 신세대에게 유머러스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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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66~
출생지 강원도 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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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자대학교와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독일에서 방송 활동과 더불어 재외동포교육기관에서 일했으며, 지금은 번역 및 외서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 《핵폭발 뒤 최후 아이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토록 달콤한 재앙》《‘좋아요’를 눌러줘!》《코끼리는 보이지 않아》《모네, 순간을 그린 화가들》《레크리스:거울 저편의 세계》등 여러 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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