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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고 있는 소녀를 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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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소녀가 깨운 것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

사라진 아이들이 있다. 끔찍한 뉴스가 전파를 타기 전까진 한 톨의 관심도 받지 못한 아이들.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그 일은 서로에 대한 방관, 관심 없음이 만들어낸 끔찍한 사고이다. 우리집 앞에 아홉살 꼬맹이가 매일 나와 앉아 있는다면,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할까? 인사를 건네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이들이 집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을 것이다. 우리와 다르지 않은 소설 속 '어른'들이 아이의 눈과 귀를 통해 재생된다! 자신을 가두고 의연한 척하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가? 당신의 마음을 깨울 주인공을 만나보자.

출판사 서평

어른이라도 혼자 걷기 싫은 위험한 골목
매일 그곳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는 아이


그레이스는 오늘 학교에 가지 못했다. 학교에 데려다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엄마를 사랑하지만, 엄마는 너무 자주 약을 먹고 너무 오랫동안 잠을 잤다. 사회복지사들은 호시탐탐 그레이스와 엄마를 떼어놓으려고 하고, 누구 하나 진짜 관심을 주진 않는다. 그래서 소녀는 오늘도 이곳에 나와 있다. 보호자 없이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 아파트 현관 계단에 앉아 도움을 기다린다. 그리고 지금, 얼굴 한 번 본 적 없던 이웃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전직 브로드웨이 댄서였던 빌리. 그는 10년 넘게 광장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 오직 유리창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알고, 커튼 뒤에 숨어 이웃들을 훔쳐본다. 그런데 어느 날, 문제가 생겼다. 10살도 안 되어 보이는 소녀가 매일매일 몇 시간씩 아파트 계단에 나와 혼자 앉아 있는 것이다. 이 문제적 상황에 빌리는 창문턱을 넘어 발코니로 나가는 모험을 감행한다. 부들부들 떨며 겨우겨우 기어나간 빌리는 소녀에게 물었다. 넌 왜 이 위험한 곳에 혼자 나와 있니?

"집 안에 있으면 아무도 내게 문제가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해요.
......저를 도와주실래요?"


LA의 어느 변두리 뒷골목, 도움이 필요한 소녀 그레이스와 자신도 책임질 수 없는 빌리. 그리고 각자의 소중한 무언가를 잃고 살아온 다섯 명의 외로운 이웃들이 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레이스는 간절히 도움이 필요했다. 엄마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도와줘야만 했다. 소녀는 자신이 먼저 손 내밀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걸 알 정도로 똑똑했고, 사람들이 다가오길 기다려 말을 걸었다.
하지만 그 아파트에 사는 이들은 그런 사람들이었다. 너나없이 혼자인 아웃사이더, 사회 부적응자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게 버거운, 도움을 청해본 적도 받아본 적도 없는 그런 사람들.

소녀가 깨운 것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

한국에도 사라진 아이들이 있다. 끔찍한 뉴스가 전파를 타기 전까진 한 톨의 관심도 받지 못한 아이들. 그런 일이 그렇게나 자주 일어났다는 것에 어안이 벙벙했고, 몰랐다는 것에 죄스러웠다. 하지만 그런 일들이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서로에 대한 방관, 관심 없음이 만들어낸 끔찍하고 안타까운 사건 사고들이.
우리집 앞에 아홉살 꼬맹이가 매일 나와 앉아 있는다면, 나는 어떤 행동을 했을까. 말을 걸었을까? 적극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나섰을까? 스치듯 인사를 건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대로 집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을 것이다.
[흔들리고 있는 소녀를 보거든]에는 나와 다르지 않은 '어른'들이 등장한다. 온갖 공포증에 사로잡혀 자신을 집에 가둔 빌리, 어린 시절의 힘든 기억으로 사람과의 관계를 끊어버린 레일린, 괴팍한 성정으로 자식들마저 등돌린 래퍼티,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아온 펠리페....... 아이의 눈과 귀를 통해 보는 '어른'들의 모습은 창피하고 부끄럽지만 정말 공감이 간다. 경험적으로 알게 된 두려움들 때문에 다시 시작하지 못하고, 자신을 가두고, 의연한 척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그저 살아가며 상처받기 전에 사람을 차단해버리는. 그레이스의 눈에 비친 낯설지만 친숙한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우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두려움에 가득 차 자신을 지키기에 급급한 이들 앞에 나타나, 당당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자신의 힘으로 더 나은 삶을 만들어낸 소녀, 그레이스. 어른들이 가진 이유 없는 두려움을 이해하진 못하지만 충분히 알고 있는 아이, 너무 일찍 커버려 오히려 눈물 나게 하는 아이. 그레이스는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어 있던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깨운다.
이 놀라운 소녀는 단숨에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내내 유쾌하고 웃기며, 우리에게 낙관적인 삶의 진면모를 보여준다. 내 '이웃'의 얼굴조차 떠올릴 수 없는 지금, 내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두려운 지금, 이 책이 관계에 대한 새로운 용기를 만들어줄 것이다. 별을 닮은 소녀가 당신을 기다린다. 당신의 마음을 반짝임으로 채우고, 더 따듯한 미소를 짓게 해줄 아이가.

본문중에서

그는 커튼 뒤에 숨어서 다시 밖을 내다보았다. 여자아이는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후……."
빌리는 파자마 위에 걸쳐 입은 낡은 목욕 가운을 바짝 잡아당겨 꼬챙이처럼 마른 몸을 꽁꽁 감싸고 허리띠를 꽉 묶었다.
그렇다.
빌리 샤인이 지금 밖으로 나가려 하고 있다.
물론 집 밖이나 거리로 나가는 건 아니다. 그렇게 정신 나간 짓은 하지 않는다. 빌리가 나가려는 '밖'은 그가 살고 있는 작은 연립형 아파트 1층의 발코니다. 베란다든 발코니든 내키는 대로 불러도 좋을 그 코딱지만한 공간에는 녹슨 접이식 의자 두 개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빌리는 다시 밖을 내다보았다. 폭풍우나 전쟁, 외계인 침공의 때가 다가오는 걸 바라보는 듯한 표정으로. 그는 미닫이문에 방범용 빗장처럼 끼워두었던 빗자루를 밀어냈다. 손가락에 먼지와 보푸라기가 뽀얗게 묻어났다. 빌리는 부끄러워졌다. 평소 청결하게 지낸다고 자부했던 탓에 더욱 창피했다.
"빌리, 명심해." 그는 소리 내어 혼잣말을 했다. "모든 걸 깨끗하게 해야 해. 당장 사용할 일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것도 예외는 아니란 말이지.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유리문을 밀어서 아주 조금 열었다. 차가운 바깥 공기가 느껴졌다. 빌리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문제의 여자아이가 고개를 들어 흘깃 빌리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곧 다시 고개를 돌려 자기 발치에 시선을 고정했다.
아이의 머리는 형편없이 헝클어져 있었다. 일주일은 족히 빗질을 안 한것 같았다. 파란색 가디건 단추도 비뚤게 채워져 있었다. 기껏해야 열 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는 두 팔로 무릎을 감싼 채 계단에 앉아 자기 신발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영 싱거운 반응이다. 빌리는 아이가 자신의 존재를 알게 되면 뭔가 극적인 리액션을 보일 것이라 예상했다. 정확하게 어떤 걸 예상했냐고 물으면 딱히 대답할 수는 없지만.
빌리는 크게 세 번 심호흡을 하고 부들거리는 몸으로 힘겹게 발코니로 한 발을 내딛었다. 발코니 바닥에 발이 닿는 순간 어찔 하고 현기증이 났다. 겨우 한 발을 더 내딛여 녹슨 의자 가장자리에 아주 조심스럽게 앉았다. 잠시 숨을 고른 후 발코니 난간 너머로 몸을 숙였다. 그곳에서 1미터 정도 거리에 있는 아이의 머리를 내려다볼 수 있었다.
"안녕, 정말 좋은 저녁이지?" 빌리가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_5~6쪽

"힌맨 할머니와 펠리페 아저씨가 나를 돌보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를 알아요." 그레이스가 말했다. "우리한테 뭐라고 말했는지 알지만 그건 진짜 이유가 아니죠. 하지만 난 진짜 이유를 알아요. 그건 나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레이스의 말을 들은 레일린은 걸음을 멈췄다.
레일린은 놀란 얼굴을 숙여 그레이스를 보았다. 그레이스가 방금 뭔가 끔찍한 말이라도 했다는 듯이. 그레이스는 그런 레일린을 보면서 자신이 뭔가 나쁜 말을 했는지 머릿속으로 재빨리 되짚어 보았다. 하지만 나쁜 말은 없었다.
"그레이스, 어째서 그렇게 말하는 거니?"
"그게 사실이니까요."
"왜 그 사람들이 너를 좋아하지 않는데?"
"사실 나도 확실하지는 않아요. 내 목소리가 너무 커서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건지도 모르죠. 사람들이 늘 나보고 시끄럽다고 하거든요. 사람들은 그런 걸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람들은 시간을 너무 많이 뺏기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다른 아이들과는 몇 마디 나누고서 엄마에게 바로 돌려보내면 돼요. 그런데 나는 우리 엄마에게 쉽게 돌려보낼 수 없어서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레이스는 레일린의 얼굴을 똑바로 보면서 이 모든 말을 했다. 레일린의 표정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그레이스가 상심하게 만들기라도 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레이스는 레일린이 왜 그러는지 정말 알 수가 없었다. 그냥 사실을 말했을 뿐이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캐서린 라이언 하이드(Catherine Ryan Hyde)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95~
출생지 미국
출간도서 8종
판매수 7,261권

미국의 베스트셀러 소설가.[트레버(Pay It Forward)],[말들의 장례식(Funerals for Horses)],[대이변의 기후(Earthquake Weather)],[두 번째 심장(Second Hand Heart)]등 세상을 더욱 따뜻하게 바꾸려는 의지와 희망을 담은 소설들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트레버]는 2000년에 할리 조엘 오스먼트가 주연을 맡은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로 제작되어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작가 홈페이지 www.catherineryanhyde.co.uk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숙명여자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교육대학원 영어교육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현재 출판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인생에 행복한 작별을 고하다], [다시 하나님], [한계를 뛰어넘는 삶], [세상의 도시], [로마제국쇠망사]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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