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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 : 우리 시대의 새로운 과학 고전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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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는 과학자들과 과학 저술가들이 모여 독자들에게 무궁무진한 과학책의 세계를 탐험하는 길을 제시하는 안내서로서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APCTP)의 월간 웹진 《크로스로드》 발간 10주년을 맞아 APCTP와 ㈜사이언스북스가 기획한 책이다. 또한,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는 35명의 추천 위원과 6명의 선정 위원이 논의를 거쳐 선정한 ‘과학 고전 50’의 서평을 한데 엮었다. ‘과학 고전 50’의 목록을 바탕으로, 내로라하는 대한민국 대표 과학 저술가들이 2016년 한 해 동안 《프레시안》에 연재한 서평들이다. 그뿐만 아니라 특별 좌담을 함께 수록해, 과학 고전의 목록을 단지 알리는 데에 그치지 않고 선정하면서 과학 저술가들이 사유하고 논의한 현장까지를 담아내고자 했다.

출판사 서평

과학의 고전에서 모두의 고전으로 ─남궁원 APCTP 소장
“새로운 것을 즐기려는 태도를 조금이라도 갖고 과학책을 대한다면 새롭고 경이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약간의 두려움과 약간의 낯섦을 각오한다면 그 보답은 ‘경이로움’ 그 자체일 것이다. 약속한다.” ─이명현
“과학도 회의와 반증의 대상이다. 우상이 되는 순간, 그것은 과학이 아니다. 책을 덮으며 나도 감히 회의주의자라 말하겠다고 결심한 이유다.” ─이권우
“우리 인류는 이렇게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능력을 배워 나가고 있다.” ─손승우

과학책 읽기, 이 책으로 시작하라!
가독성과 동시대성을 갖춘 현대 과학의 50가지 이정표


463종, 3,820종.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발표한, 2016년 상반기 대한민국에서 발간된 순수 과학과 기술 과학 신간의 숫자이다. 2015년 1년간 같은 분야에서 출간된 종수가 665종, 4,508종인 것과 비교해 보면 과학 기술 분야 출판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다. 융합적, 통섭적 교양을 갖춘 과학자 출신 필자들이 속속 출현하고 과학책이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며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는 등, 언론과 출판계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가 과학책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과학책이 명멸하며 각축전을 벌이는 ‘과학책 시장의 르네상스’에서, 정작 신빙성 있는 과학 고전 목록을 제안하는 길잡이가 부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큰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에게 가닿지 못하는 과학책이 부지기수였던 것이다. 독자들이 신빙성 있는 과학 고전 목록을 줄기차게 요구해 온 것은 당연했다.
이 같은 독자들의 갈증에 응답하고자 과학인이 의기투합했다. 이번에 (주)사이언스북스에서 발간한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 우리 시대의 새로운 과학 고전 50』은 과학자와 과학 저술가, 과학 기자 들이 직접 엄선한 50권의 과학 고전을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과학책 읽기의 왕도를 가리켜 주는 나침반이다. 세계를 구성하는 기본 원리로서 과학을 이해하기로 마음먹었으나 일견 높아 보이는 진입 장벽 앞에서 막막함을 느꼈을 독자들, 진로 탐색의 과정에서 과학을 염두에 두고 있거나 과학 글쓰기 기술을 연마하려는 청소년 독자들에게 이 책은 든든한 갈피를 잡아 줄 것이다.
이 책은 한국에서 처음 설립된 국제 기구로 이론 물리학 연구를 선도하고 국제 공동 연구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APCTP)가 기획한 ‘과학 고전 50 선정’ 프로젝트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2015년 APCTP가 발행하고 있는 월간 웹진 《크로스로드》 창간 10주년을 기념해 추진된 이 프로젝트는 과학 기술계에서 35명의 추천 위원을 선발해 현대 한국 사회의 시민들에게 ‘현대의 과학 고전’으로 추천할 만한 과학책 520권을 추천하게 하고, 과학자, 과학 저술가,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6명의 선정 위원들이 6개월에 걸친 심사숙고와 치열한 토론 과정을 통해 이 추천 목록에서 50권의 책을 추려 내 2015년 연말에 목록을 공표함으로써 1차적으로 완성되었다. 대한민국 과학계가 합심해 만든 유일무이하며 한국 출판 역사상 최초의 추천 도서 목록이라 정통성과 권위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2016년 APCTP와 (주)사이언스북스의 공동 기획으로 이 50권의 책을 한 권 한 권 깊이 있게 소개하는 서평이 1주일에 한 편씩 웹진 《크로스로드》 등에 연재되었고, 과학책 르네상스가 한창인 2017년 연말 이 연재를 엮은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가 출간됨으로써 최종 완료되었다.
다양한 활동으로 일반 교양 독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김상욱 부산 대학교 물리 교육과 교수가 엮은이를 맡고, 지식 큐레이터로 활동 중인 강양구 코메디닷컴 부사장, 젊은 통계 물리학자로 복잡계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손승우 한양 대학교 응용 물리학과 교수,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으로 입자 물리학의 최첨단 현장을 한국 독자들에게 알려 출판 데뷔작으로 한국 출판 문화상을 거머쥔 이강영 경상 대학교 물리 교육과 교수, 다양한 출판 평론 활동으로 책과 독자, 인문 독자와 과학 독자를 연결하고 있는 출판 평론가 이권우,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프로그램인 SETI의 한국 책임자였으며 현재 과학 저술가로 강연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천문학자 이명현 박사, 서울 시립 과학관 관장으로 과학 저술가로 한국의 과학 문화 사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것으로 평가받는 이정모 관장이라는 일급 과학 저술가 일곱 명이 서평 연재 작업과 이 책 저술 작업에 참여했다. 과학 출판의 ‘어벤저스’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7인 7색의 개성 또렷하고 흥미진진한 글들을 만끽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진가는 충분하다.
여기에 「특별 좌담: 왜 그 책을 고전이라 불렀을까」를 덧붙였다. 현장 과학자로서, 과학 저술가 및 기자로서 한국 과학 도서, 과학 문화 전반에 대해 느끼는 제반 문제를 논의했던 현장에 독자들을 초대했다. 단지 과학 고전의 결과를 제시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과정을 나누고자 했다.

과학책 읽기의 왕도를 가리키다
과학인이 엄선한 50권의 과학책과 독서 길잡이


“과학의 패러다임이 전복된 순간들이 있다. 여기에 소개되는 책들은 그 순간을 목격하고 증언한 책들이다.” ─이정모
“당장의 필요는 아닐지라도, 눈에 보이는 이득은 아닐지라도, 고전 작품에서 얻은 앎은 우리 안에서 씨앗을 틔우고 뿌리를 내려서 자라날 것이라고 믿는다.” ─이강영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는 크게 5부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1부 「과학은 재미!」는 간명하고도 간과되기 쉬운 사실을 유감없이 보여 주는 책들을 한데 모았다. 바로 과학자들이 과학 연구를 하는 원동력이 호기심이듯이, 독자들이 과학책을 읽는 원동력 또한 재미라는 사실이다. 『원더풀 사이언스』와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을 필두로 한 10권의 책은 이를 예증하는 더할 나위 없는 책들이다. 문학 작품을 방불케 하는 필력을 드러내고, 때로는 익살을 내비치기도 하는 서평들은 이곳에 소개된 책들을 빼닮았다. 과학책에 입문하려는 초심자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손색이 없다.

한편 2부 「인간을 사유하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에서는 인류가 오랫동안 인문학의 관점에서 탐구해 온 주제, 인간 자신을 논의하는 과학책을 만난다. 『내 안의 유인원』과 『오래된 연장통』을 비롯한 9권의 책은 인문학과는 다른 과학적 방법론을 취해서 협력과 이타성, 이기심과 인간 본성이라는 영역을 파헤치고 있다. “인간 본성은 답이기도 하다.”라는 스티븐 핑커의 말마따나, 인간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공론장을 형성함으로써 더 나은 삶의 양식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들을 만하다.

3부 「사회의 과학적 조감도」는 논의의 저변을 인간에서 사회로 확장했다. ‘사회적 원자’인 개인이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구성하는 사회를 그 연구 대상으로 삼았거나, 또는 사회와 상호 작용하는 과학의 이야기를 담은 9권의 책들이 이곳에서 소개된다. 『사회적 원자』와 『링크』 등이 전자에 속한다면, 『해커스』나 『몽상의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 20세기를 말하다』 등은 후자에 속한다. 현대 과학은 인류에게 풍요를 가져다주었지만, 환경 오염같이 그에 못지않은 숙제를 안겨 주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인간이 이 숙제를 풀어 가는 것 또한 과학과 함께할 것이다. 과학이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지식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사회 속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일깨워 주는 부이다.

당신의 서재에 과학을 더하는 가장 고전적인 책

“아니, 과학자가 일반인을 위해 쓴 최고 수준의 책을 아직도 안 읽었단 말이에요?” ─강양구
“우리는 왜 과학을 알아야 하는가? 저자의 답은 간단하다. 그냥 재미있으니까.” ─김상욱

4부 「고전의 어깨 위에 올라 과학을 보다」는 과학이 인간의 세계관을 뒤흔든 ‘조용한 혁명의 순간’에 주목한다. 이를테면 『눈먼 시계공』은 진화론과 창조론 사이에 치열하게 벌어진 논쟁에서 진화론의 파수꾼을 자처해 온 리처드 도킨스의 사상을 집대성했다. 한편 『양자 역학』은 “세상은 실재적이지 않으며 양자 역학이 옳다.”라고 선언하며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에 충격을 가져온 양자 역학의 역사를, 『부분과 전체』는 20세기 양자 역학을 태동시켰던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는 자연스레 과학에 발을 디디고 서서 사유를 키워 나간다. 독자들은 과학이 이미 우리의 사유를 이루어 왔다는 이 사실을 이곳에서 눈치 채게 된다.

5부 「과학의 길, 책의 길」은 과학과 책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과학은 여태껏 해 왔듯이 미지의 영역을 앎의 영역으로 변화시키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 행보에 과학책이 함께할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코스모스』와 『시간의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우주 생명 오디세이』는 아직 연구 대상 자체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역설적으로 무수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우주 생물학을 소개한다. 한편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은 대형 강입자 충돌기라는 도구가 어떻게 이론과 상호 작용하며 과학의 발전을 견인했으며 어떤 연구를 앞두고 있는지를 소개한다.

가독성과 동시대성, 이 두 가지는 ‘우리 시대의 과학 고전을 표방하는 목록에는 어떤 기준이 적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과학인들이 이 책을 통해 내놓은 해답이다. 과학의 대중화에 관해 국내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국내 과학자들의 책을 20퍼센트가량 배치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된다. 더구나 현장에서 대중과 소통하는 과학자와 과학 저술가, 과학 기자 들이 꼽은 목록인 만큼 이 목록이 갖는 신빙성은 확고하다.

한편 이 책은 각종 영상·음성 매체를 통해 과학 지식이 전파되는 오늘날 과학책이 우리 사회에서 갖는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한다. 활자를 통해서만이 독자에게 가닿을 수 있는 과학의 경이로움을 전하고, 또한 독자와 독자 사이에 공론장을 형성하는 가교 역할을 그간 과학책이 해 왔다면, 이 책에서 강조하는 가독성과 동시대성은 과학책의 본령에 이르는 가장 정확한 디딤돌이라 할 만하다. 그렇다면 이 책은 대한민국 과학계가 그간 과학의 대중화에 헌신한 저자들에게 보내는 찬사이자, 과학을 사랑하고 책의 가치를 믿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인 셈이다.

머리말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에서 발간하는 월간 웹진 《크로스로드》는 2015년 발간 10주년을 맞이해 ‘과학 고전 50’을 선정했다. 선정에는 처음부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과학에서 고전이란 무엇인가’부터 논의해야 했기 때문이다. 인문학의 고전은 원전을 그대로 읽는 것에 큰 가치를 둔다. 하지만, 19세기 이후 과학에서 대부분의 중요한 저작들은 논문의 형태로 출판되었다. 인문학 고전과 달리 과학 논문을 일반인이 읽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실 그런 논문은 세부 분야가 다른 과학자가 읽기도 힘들다.

드물지만 일부 초일류 과학자는 일반인을 위한 책을 쓰기도 한다. 찰스 로버트 다윈의 『종의 기원』, 스티븐 와인버그의 『처음 3분간』,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 등이 그 예다. 하지만 과학의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해 일반인에게 알리는 것은 대개 다른 이의 몫인 경우가 많다. 제임스 글릭의 『카오스』는 카오스 이론을 설명하는 탁월한 책이지만, 글릭은 과학자가 아니라 기자다. 그는 많은 과학자를 인터뷰해 책을 썼다. 브라이언 그린도 초일류 과학자는 아니지만 『엘러건트 유니버스』라는 고전을 썼다. 어쨌든 이들은 인문학의 관점에서 볼 때 『국가』의 플라톤, 『존재와 시간』의 하이데거, 『철학적 탐구』의 비트겐슈타인과는 저자의 격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대학생이 읽어야 할 고전 100권’ 같은 것을 결정할 때, 오해나 혼란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과학에서의 고전도 뉴턴, 갈릴레오,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이 쓴 책만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갈릴레오의 『대화』나 뉴턴의 『프린키피아』가 고전으로 선정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는 고전이라면 그 사상이나 이론을 만든 본인이 쓴 책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하지만 이런 책들을 읽는 것은 그 이론의 역사적 의미를 이 해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과학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과학 이론은 처음 제안될 때의 모습이나 형식 그대로 쓰이지 않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고전 역학을 제대로 알기 원한다면 『프린키피아』를 읽는 것보다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를 읽는 것이 더 좋다는 말이다.

물론 이에 대해 반론이 있을 수 있다. 『프린키피아』를 읽음으로써 뉴턴의 이론을 정확히 아는 것은 그 자체로 유익할 수 있다. 실제로 뉴턴은 『프린키피아』에서 미적분이 아니라 기하학적 방법을 사용해 자신의 이론을 전개했다. 하지만 미적분이라는 좋은 방법을 굳이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모든 사람이 과학 이론을 만들어질 당시의 모습 그대로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프린키피아』는 그래도 예외적이다. 보어의 원자 모형 논문, 슈뢰딩거의 파동 역학 논문, 겔만의 쿼크 논문을 일반인이 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논문들은 전문가를 독자로 가정해 쓰인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 고전이 일반인도 읽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면 인문학 고전의 관행과는 다른 기준이 적용될 수밖에 없다. 오랜 논의 끝에 과학 고전은 그것이 출판된 당시가 아니라 그것을 읽는 지금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따라서 이 책에서 제시된 ‘과학 고전 50’은 2015년 선정 시점에서 비전문가인 일반 독자들이 읽을 가치가 있는 가독성 높은 책들로 정했다. 우리나라 독자를 염두에 둔 것이라 국내에 번역·출판된 책으로 한정했으며, 절판 여부는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행여 절판되었다면 이번 선정으로 재출간될 수도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각계 35명의 추천 위원으로부터 추천받은 책을 대상으로 여섯 명의 선정 위원이 수차례의 회의를 거쳐 선정했다. 과학의 여러 분야가 고르게 선정되도록 노력했으나, 수학과 화학 분야의 책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의도적으로 국내 저자의 책을 20퍼센트가량 넣었다. 이는 국내 과학 저술 활동을 지원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이제 국내 과학책의 수준이 외국 서적에 비교해 손색이 없는 경우도 많다는 자신감의 발로이기도 하다.
이미 많은 기관 및 단체들이 고전 목록을 발표하고 있으며, 그 목록에는 과학도 일부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목록과 차별성을 찾자면, 일반적인 명성이 아니라 그 책 자체의 가치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대부분의 고전 목록에 단골로 등장하지만, 너무 오래된 책이고 가독성이 높은 책이 아니다. 그래서 과감히 제외하고, 같은 저자가 쓴 『눈먼 시계공』을 선정했다.

분야를 나누기 애매한 것도 많지만, 대략적으로 말해서 물리학 14권, 진화론·인류학 10권, 생명·뇌과학 8권, 우주론 7권, 화학 3권, 수학 1권, 기타 7권이었다. 기타에는 마이클 셔머의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나탈리 앤지어의 『원더풀 사이언스』 등이 포함된다. 수학에서는 모리스 클라인의 『수학의 확실성』 1권만이 선정되었다. 추천 및 선정 위원 가운데 수학자가 없는 것이 큰 이유일 것이라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책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였다. 한국 저자의 책 가운데는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이 책은 현재 절판 상태라 이번 선정으로 재출간되기를 기원해 본다.

과학 고전 목록 같은 것이 과연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에게는 필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책 읽기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선정된 도서는 추천 및 선정에 참여한 위원들의 취향이나 주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0년 뒤에 다시 이런 목록을 만든다면 분명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이것을 시작으로 자신만의 과학 고전 목록을 만들어 가 보면 어떨까. 과학 고전은 인문 고전과 같지 않다.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책을 읽고, 우주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우주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당신도 우주의 일부니까.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은 적어도 이 책에서는 식상한 표현이 아니다. 우선 소중한 시간을 내어 책을 추천해 주신 35명의 추천 위원이 있다. 나와 고재현 선생님, 국형태 선생님, 권원태 선생님, 김경진 선생님, 김범준 선생님, 김보영 선생님, 김승환 선생님, 김우재 선생님, 김웅서 선생님, 김항배 선생님, 노승영 선생님, 도영임 선생님, 박용태 선생님, 백정숙 선생님, 서민 선생님, 손승우 선생님, 안상현 선생님, 안희곤 선생님, 윤신영 선생님, 이강영 선생님, 이은희 선생님, 이정원 선생님, 이한음 선생님, 이형열 선생님, 전대호 선생님, 전중환 선생님, 정재승 선생님, 정진수 선생님, 정하웅 선생님, 최무영 선생님, 한정규 선생님, 홍승수 선생님, 황인준 선생님, 황재찬 선생님이다. 또 선정 과정에서 치열하게 논의하고 고민한 여섯 명의 선정 위원들이 있다.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한 나와 손승우 선생님, 이강영 선생님, 이권우 선생님, 이명현 선생님, 이정모 선생님이다. 이 분들이 아니었으면 ‘과학 고전 50’은 없다. 선정된 목록을 가지고 일곱 필자가 번갈아 가며 1년간 매주 한 권씩 《프레시안》에 서평을 연재했다. 한 사람당 일곱 편씩 글을 썼다는 뜻이다. 이 분들 아니었으면 이 책은 없다. 참고로 7 곱하기 7은 49니까 여덟 편을 쓴 사람이 누군지 궁금할 수도 있겠다. 바로 나다. 일곱 필자들이 제때 글을 쓰도록 독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강양구 기자가 아니었으면 이 책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을 것이다. 모든 결과물에는 먼저 기획이 있는 법이다. 박상준 대표의 (주)사이언스북스가 제안을 해 주었기에 ‘과학 고전 50’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서평집 출판을 염두에 둘 수 있었다. (주)사이언스북스 편집부는 전기 신호로 된 파일들을 종이에 잉크로 적힌 물리적 실체로 만들어 주었다. 끝으로 이런 기획 자체가 있게 해 준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의 지원에 감사한다. 무엇보다 과학 고전을 집필한 50명의 저자들에게 가장 큰 감사를 드린다.
─김상욱(부산 대학교 물리 교육과 교수)

목차

5 발간사 / 남궁원(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 소장)
7 머리말 /김상욱(부산 대학교 물리 교육과 교수)

1부
과학은 재미!

19 원더풀,『원더풀 사이언스 』! / 『원더풀 사이언스 』 / 김상욱
25 모든 사람에게 건넨 ‘무한 우주’로의 초대장 /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 』 / 이명현
35 벼려진 별 먼지, 인간을 짓다 / 『마법의 용광로 』 / 이명현
41 세상의 모든 것을 이루는 이야기 / 『사라진 스푼 』 / 김상욱
47 다윈주의자들의 ‘향연’ / 『다윈의 식탁 』 / 이권우
53 개미에게 배워라 / 『개미 제국의 발견 』 / 이정모
61 처음 그곳에 초파리가 있었다 / 『초파리 』 / 강양구
67 대한민국의 ‘문화’를 연결할 다리 /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 / 손승우
75 대한민국 베스트셀러 과학책의 맏이 /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 / 이권우
81 우주의 가속 팽창에 도달하기까지 / 『우주의 끝을 찾아서 』 / 이명현

2부
인간을 사유하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

89 우리 마음은 보노보와 침팬지의 전쟁터 / 『내 안의 유인원 』 / 이권우
95 협력의 자서전 / 『초협력자 』 / 손승우
103 협력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 / 『이타적 인간의 출현 』 / 손승우
111 인간의 마음은 오래된 연장통이다 / 『오래된 연장통 』 / 강양구
117 왜 그 과학자는 물벼락을 맞았나 / 『인간 본성에 대하여 』 / 강양구
123 뇌의 비밀, 달팽이는 안다 / 『기억을 찾아서 』 / 김상욱
129 ‘노무현 혐오’와 ‘박정희 공포’, 닮았다 / 『스피노자의 뇌 』 / 강양구
135 틱타알릭, 태초와 인간을 잇다 / 『내 안의 물고기 』 / 이정모
141 회의주의자 선언 /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 / 이권우

3부
사회의 과학적 조감도

149 물리학에서 찾는 사회 과학의 미래 / 『사회적 원자 』 / 손승우
155 응답하라, 네트워크! / 『링크 』 / 손승우
163 세상물정의 동기화 / 『동시성의 과학, 싱크 』 / 손승우
171 시대와 과학이 충돌하는 곳 / 『원자 폭탄 만들기 』 / 이강영
179 문제적 인간의 노벨상 수상기 / 『이중나선 』 / 강양구
185 컴퓨터는 인간에게 과연 무엇인가 / 『해커스 』 / 이강영
193 스물여섯 구달이 침팬지를 만났을 때 / 『인간의 그늘에서 』 / 강양구
199 몽상의 과학자 / 『몽상의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 20세기를 말하다 』 / 이강영
207 지구의 신음을 들어라 / 『침묵의 봄 』 / 이권우

4부
고전의 어깨 위에 올라 과학을 보다

215 진화는 진보 아니다?! / 『풀하우스 』 / 이정모
221 도킨스 사상의 거대한 저수지 / 『눈먼 시계공 』 / 이권우
227 20세기 물리학의 세 번째 대혁명 / 『카오스 』 / 손승우
235 생명 현상에 깃든 보편성의 비밀 / 『생명의 도약 』 / 김상욱
241 진화가 낳은 무수한 가능성 / 『생명 최초의 30억 년 』 / 이정모
247 교양 과학책의 새로운 지평 / 『물리학 클래식 』 / 이명현
255 통계 역학, 우주를 이해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 / 『볼츠만의 원자 』 / 김상욱
261 양자 역학 창시자의 회상 / 『부분과 전체 』 / 이강영
269 세상에서 가장 괴이한 이론의 탄생 비화 / 『양자 혁명 』 / 김상욱
275 빅뱅 우주론,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 『빅뱅 』 / 이명현
281 다윈이 대화를 나눌 우리 시대 단 하나의 과학자 / 『이보디보 』 / 이정모

5부
과학의 길, 책의 길

289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애 편지 / 『코스모스 』 / 이명현
303 왜 시간은 과거에서 미래로만 흐르는가 / 『시간의 역사 』 / 김상욱
309 역사적이자 동시대적인 단 하나의 책 / 『종의 기원 』 / 이정모
315 현대 수학은 어디로 가는가 / 『수학의 확실성 』 / 이강영
323 젊은 학문, 화학 / 『화학의 시대 』 / 이정모
331 우리는 묻는다, 우주에 우리만 있냐고 / 『우주 생명 오디세이 』 / 이명현
339 더 많이 알수록 더 흥미로워질 최고의 과학책 / 『블랙홀과 시간여행 』 / 이강영
347 이론과 도구, 과학의 향방을 묻다 /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 』 / 강양구
353 우주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 대하여 / 『우주의 구조 』 / 김상욱
359 지혜의 책, 논쟁의 책, 그리고 실용서 / 『최종 이론의 꿈 』 / 이강영
367 ‘노벨상 메이커’ 이휘소를 바로 보다 / 『이휘소 평전 』 / 이권우
373 특별 좌담 왜 그 책을 고전이라 불렀을까 / 강양구, 김상욱, 손승우, 이명현

본문중에서

발간사
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APCTP)가 웹진 《크로스로드》 출간 10주년을 맞이하여 ‘과학 고전 50’을 선정하고, 이를 토대로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를 발간한다. 《크로스로드》는 어려운 물리학적 발견이나 이론을 일반 독자들도 이해할 수 있게끔 중간 해설자 역할을 하며 시작되었다. 이번 ‘과학 고전 50’에서는 물리학을 넘어, 과학 전반으로 범위를 확대하여 읽을 만한 도서를 추천하였다.
예로부터 독서를 장려하는 말들은 귀가 따갑도록 들어 왔지만, 현대에는 지식 습득의 수단으로서 영화, 방송, 만화 등이 독서를 제치고 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내용이 재미있으면 책을 보게 되지만, 반대로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게 되면 뒷맛이 씁쓸한 경우가 많다. 지식을 얻는 데에 있어서, 여전히 우리에게는 책만 한 것이 없다고 하겠다.
관심이 있을 때에는 누가 추천하지 않아도 스스로 독서를 한다. 또한 교양을 쌓으려는 의무감으로 고전을 읽는 학생도 있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 생활에서 경험하는 주변의 자연 현상을 쉽게 설명해 주는 과학의 해설이 귀에 와 닿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일이 쉽지는 않은데, 내 용이 흥미롭다면 모를까 더구나 고전이라고 분류되면 선뜻 다가서기 어려 운 것이 사실이다. 이때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가 많은 도움이 되 리라 믿는다. 이 책을 통해 ‘과학의 고전’이 ‘모두의 고전’이 되기를 바란다.
강양구 선생님, 김상욱 선생님, 손승우 선생님, 이강영 선생님, 이권우 선생님, 이명현 선생님, 이정모 선생님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_남궁원(아시아태평양 이론물리센터 소장)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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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목포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어릴 적부터 줄곧 '과학기술자' 를 꿈꿔오다 대학을 다니면서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고민하게 되었다. 함께 고민하던 이들이 모여 '과학기술 민주화' 를 위한 실천을 모색하다, 그 인연으로 1997년 참여연대 과학기술 민주화를 위한 모임(현 시민과학센터)이 결성될 때 막내로 참여했다.
2003년부터 '프레시안' 에서 과학·환경 담당 기자로 일하고 있다. 부안 사태,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갈등, 대한적십자사 혈액 비리, 황우석 사태 등에 대한 기사를 썼다. 특히 황우석 사태 보도로 '앰네스티언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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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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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에서 물리학으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포항 공과 대학교, 카이스트,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연구원, 서울 대학교 BK 조교수를 거쳐 2004년부터 지금까지 부산 대학교 물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도쿄 대학교, 인스부르크 대학교 방문 교수를 역임했다. 주로 양자 과학, 정보 물리학을 연구하며 60여 편의 SCI 논문을 게재했다. 저서로 『과학 수다』(공저), 『김상욱의 과학 공부』, 『과학하고 앉아 있네 3』(공저), 『과학하고 앉아 있네 4』(공저), 『영화는 좋은데 과학은 싫다고?』, 『EBS 탐스런 물리 2』(공저), 『헬로 사이언스』(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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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입자 물리학으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 중이던 1993년, LEP가속기의 L3실험 그룹의 멤버가 되어 CERN에서 1년간 머물렀다. 1996년 힉스 입자를 비롯한 기본 입자 사이의 대칭성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이론 물리학 연구 센터, 연세대학교 자연과학 연구소, 고등 과학원 등에서 연구했고, KAIST와 고려대학교 물리학과의 연구교수를 지냈다. 또한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3년간 학생들을 지도했다. 지금까지 여분차원, 힉스입자, CP대칭성, B메손, 게이지 이론, 암흑물질 등 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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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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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자라다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고향을 떠났다. 책만 죽어라 읽어 보려고 경희대 국문과에 들어갔다. 4학년 때도 대학도서관에서 책만 읽다 졸업하고 갈 데 없어 잠시 실업자 생활을 했다. 주로 책과 관련한 일을 하며 입에 풀칠하다 서평전문잡지 『출판저널』 편집장을 끝으로 직장생활을 정리했다. 본디 직함은 남이 붙여 주어야 하거늘, 스스로 도서평론가라 칭하며 글 쓰고 방송하는 재미로 살고 있다. 단 한 번도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하지만, 희망을 열어 가는 대열에는 늘 끼어 있고 싶었다. 책 읽어 홀로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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