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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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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 : 이상구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7년 09월 25일
  • 쪽수 : 20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4646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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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밖으로는 부부라는 이름이 있고, 가슴 가운데는 지기知己가 보이도다."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기 위해 세상을 속인 이들의 재기발랄한 연대

장군이 되고 싶은 여자와
남자의 아내로 살기 싫은 여자
조선시대 소설에 당당히 등장한 두 여자의 결혼!


[방한림전]은 19세기 말에 창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영웅소설이다. 다른 여성영웅소설과 달리, [방한림전]은 여성 주인공인 방관주가 같은 여성인 영혜빙과 결혼해서 죽을 때까지 함께 살아간다는 독특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회·제도적 제약에 구속되지 않고 남자처럼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고 싶었던 관주와, 남자의 아내가 되어 종속적인 삶을 사는 데는 관심이 없던 혜빙은 의기투합해 ‘눈속임’ 혼인을 유지해나가며 주도적인 인생을 살아간다. [방한림전]은 여성 주인공이 끝내 남성에게 종속된 삶을 거부하고, 파격적으로 동성혼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가부장적 사회체제의 질곡을 가장 심각하면서도 급진적으로 문제삼은 작품이다. 학계에 소개된 지 20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당대의 제약을 훌쩍 뛰어넘은 소설적 상상력으로 근래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한편, [방한림전] 출간으로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은 지금까지 모두 20권이 출판됐다. 2010년 8월 [서포만필]을 시작으로 꾸준히 출간해온 결실이다. 문학동네는 앞으로 발간될 전집 시리즈도 계속해서 준비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동성혼이 등장하는 조선시대 소설

[방한림전]의 작자는 미상이며, 창작 연대는 대략 19세기 말로 추정된다. 여성 주인공의 영웅적 능력과 활약상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성영웅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방한림전]은 여성 주인공이 같은 여성과 결혼해서 죽을 때까지 함께 살아간다는 독특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대명 시절 북경 유화촌에 사는 방공 부부가 뒤늦게 관주라는 딸아이를 낳는데, 그 아이는 천성이 소탈해 어려서부터 남자아이 옷을 입으려고 한다. 부모는 아이의 뜻대로 남복을 입히고 친척들에게도 아들이라고 말한다. 여덟 살 때 양친이 모두 돌아가신 탓에 가사를 책임지게 된 방소저는 입신양명하겠다는 뜻을 품고 계속 남자로 행세하며, 하인들에게도 자신의 본색을 남에게 알리지 말라는 엄명을 내린다. 열두 살 때 남편을 섬기는 아낙네는 되지 않겠다는 뜻을 확고하게 다진 후 장원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된다. 많은 재상들이 방한림의 용모와 재주를 흠모하여 구혼하지만, 방한림은 이러저러한 핑계를 대며 거절한다. 그런데 병부상서 서평후의 간곡한 요청을 거절하지 못해 그의 막내딸 혜빙소저를 만난다.

혜빙소저는 평소 남자에게 종속되는 여자의 삶이 싫어서 남자와 결혼하지 않겠다는 뜻을 품은 여성인데, 방한림은 그녀의 현숙한 면모를 사모해 서평후의 구혼을 받아들인다. 혜빙소저 또한 방한림이 남장을 한 여자라는 사실을 직감하고, 평생지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그와 결혼하기로 마음먹는다. 결혼 첫날, 영부인의 추궁에 방한림은 자기가 여자라는 사실을 고백하고, 두 사람은 명분상 부부이지만 서로 지기가 되기로 약속한다. 이후 방한림은 벼슬이 날로 높아져 나랏일에 공을 세우고, 우연히 별이 떨어진 곳에서 하늘이 주신 아들까지 얻게 되며 혜빙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다 일생을 마친다.

방관주라는 여자와 영혜빙이라는 여자

한편, 당당한 방관주의 캐릭터, 그리고 그와 다정히 지내다가도 가끔 투탁거리는 영혜빙의 쌀쌀맞은 캐릭터도 이 작품의 소설적 재미를 더한다. 그들은 여느 연인들이 그러하듯 토라지며 싸우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한 가지 감정만으로는 규정되기 힘든 끈끈한 연대를 보여준다. 다음은 영혜빙이 방관주를 만났을 때 한 생각을 묘사한 대목인데, 그가 방관주를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고 결혼을 결심하게 됐는지 잘 드러나 있다.

이런 영웅 같은 여자를 만나 평생 동안 지기가 되어 부부의 의리와 형제의 정을 맺어 일생을 마치는 것이 나의 소원이었다. 나는 본래 남편에게 사랑받는 아내가 되어 그의 통제를 받고, 눈썹을 그리며 남편의 환심을 사려고 아첨하는 것을 괴롭게 여겨왔다. 그래서 평소 금슬우지(琴瑟友之, 부부간의 금슬이 좋아 마치 친구처럼 지냄)와 종고지락(鐘鼓之樂, 종과 북을 치며 즐긴다는 뜻으로, 부부 사이의 화목한 정을 이르는 말)을 원하지 않았는데, 뜻밖에 이런 일이 생겼구나. 이를 어찌 우연이라 하리오? 반드시 하느님께서 내 뜻을 헤아리신 것이리라. 평생 남편을 위해 수건과 빗을 관리하는 것은 졸렬하고 구차한 일인데, 그보다는 방씨와 인연을 맺어 지기로 평생을 함께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 p.32)

[방한림전]의 특별한 의미

[방한림전]은 여성영웅소설의 자장에서 창작되었지만, 다른 여성영웅소설과 변별되는 독특한 자질을 내포하고 있다. 대부분의 여성영웅 소설에서 여성 주인공은 남장을 하고 사회에 나아가 큰 공을 세운 이후 한 남자의 아내로 가정에 복귀한다. 이러한 줄거리의 여성영웅소설은, 여성의 사회적 활동을 억압하는 가부장제의 질곡을 문제 삼았으되, 결국 가부장적 사회체제로 복귀하는 결말에 머무는 한계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방한림전]에서는 여성 주인공이 끝내 남성에게 종속된 삶을 거부하고, 대신 다른 여성을 배우자로 선택해 서로 평생지기로 살아가는 길을 택한다. 이른바 여성끼리 동성혼을 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방한림전]은 가부장적 사회체제의 질곡을 가장 심각하면서도 급진적으로 문제 삼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작품은 가부장적 사회의 질곡과 모순을 명시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남다르다.

[방한림전]은 두 명의 여성 주인공을 등장시켜 가부장적 이념과 체제 및 성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혜빙을 통해서는 여성의 자율적이고 주체적 삶을 억압하는 가부장적 이념과 체제의 질곡을 명시적으로 제기하고, 관주를 통해서는 남성적인 젠더를 지닌 여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비교적 생생하게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점만으로도 [방한림전]은 문화사적으로 대단한 의의를 지닌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방한림전]은 관주와 혜빙의 동성혼을 통해 가부장적 이념과 체제 속에서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되지 않고 주체적이면서도 독자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고, 그 결과를 소설로 생생하게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매우 문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목차

머리말

방한림전
딸로 태어난 방관주가 남자 행세를 하면서 자라다
관주가 장원급제하여 한림이 되다
남자와 혼인하기 싫어하는 혜빙
청혼을 허락하다
신랑은 숙녀
혼례를 올려 평생지기가 되리라
방한림이 형주 안찰사가 되어 민심을 안정시키다
우연히 얻은 아들
아들의 혼약, 유모의 간청
방상서가 전쟁터로 뛰어들다
오랑캐를 물리치다
집안의 경사
도사가 예견한 죽음
임금 앞에 본색을 밝히다
한날한시에 세상을 떠난 방승상과 영부인
가문의 영광

원본 [방한림전]

해설|여성의 주체적 삶과 동성혼
참고문헌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8
출생지 전북 남원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순천대학교 사범대학장, 한국고전여성문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고소설학회장을 맡고 있다. 역주서로는 [17세기 애정전기소설] [숙향전·숙영낭자전]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숙향전의 현실적 성격과 문헌적 계보] [구운몽의 형상화 방식과 소설미학] 등 40여 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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