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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황금버스를 타다 : 손현주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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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소년, 황금버스를 타다』는 ‘청소년문학에 꼭 필요한 문제적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은 불량 가족 레시피의 손현주 작가가 쓴 두 번째 청소년소설이다. 전작에서 짜임새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가족’이라는 둘레에 새로운 정의를 제시하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손현주 작가가 이번에는 한부모 가정, 애니멀 호더, 계층 갈등, 교내 집단 괴롭힘 등의 사회적 이슈를 적절한 비율로 반죽해 특별한 미감을 지닌 이야기로 빚어냈다. 사고로 남편을 잃고 우울증에 빠진 엄마와 아빠를 잃은 두 남매, 그리고 가장이 떠난 허전한 공간을 무질서하게 메워버린 떠돌이 개와 고양이. 사람과 반려동물이 부대끼며 결국엔 보듬고 치유하는 과정을 담았다. 전체적으로는 유쾌하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게 그려냈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가 술술 읽히도록 적절히 탄력을 불어넣는 작가의 필치 또한 발군이다.

출판사 서평

『불량 가족 레시피』 작가 손현주의 새로운 대표작!

17마리 개와 5마리 고양이, 막무가내 엄마가 떴다!
“이제 우린 어디서 살지?”


세상에서 소외된 가족, 세상에 버려진 개와 고양이…
서로 부대끼고 보듬으며 위로하다!

출판사 리뷰
『불량 가족 레시피』작가 손현주의 새로운 대표작
17마리 개와 5마리 고양이, 막무가내 엄마가 떴다!


손현주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 『불량 가족 레시피』는 제1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가족의 해체를 통해 가족의 재탄생을 예고’한 쿨하고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콩가루 집안’이라 할 수 있는 한 가족의 사연을 옹골찬 입담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작가가 이번에는 가족의 ‘상실과 치유’에 방점을 찍으며 다시 한 번 청소년들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작품을 내놓았다. 『소년, 황금버스를 타다』는 한 가정의 가장이 세상을 떠난 후 우울증을 앓게 된 엄마가 길에 버려진 17마리 개와 5마리 고양이를 무작정 집으로 끌어들여 벌어지는 이야기가 서글프면서도 따뜻하게 담겨 있다.
이 소설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한 줄 기사로부터 시작되었다. 유기 동물과 함께 사는 가족이 이를 온전히 돌보지 못하고 이웃에게 피해를 줘서 결국은 살던 집에서 내쫓겼다는 이야기였다. 최근 버려지는 유기 동물이 연간 십만 마리에 달하며, 반려동물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수를 늘리는 데 집착하는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른 것도 이 작품의 배경이 된다.
그러나 이 작품의 가치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데 있지 않다. 상실로 인한 슬픔과 분노, 외로움과 무력감으로 인해 갈등하고 결국엔 극복하며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읽는 사람에게 위로가 되어 준다. 소설에서 엄마는 사고로 남편을 잃고 길에 버려진 개와 고양이를 집으로 들이는 데 집착한다. 아들 주노는 아빠의 부재, 엄마가 끌어들인 동물들에 대한 반감, 교내 괴롭힘에서 오는 고통을 잠시나마 잊고자 상상 속 황금버스로 몸을 숨긴다. 황금버스는 주노가 가족과 살고 있는 폐차 직전의 버스와 대비되며 자신만의 피난처가 된다. 이처럼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상실감에 대처하지만 결국에는 현실을 바로보고 서로를 껴안아야 한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사람도 반려동물도 각자는 고독하지만 부대끼고 보듬으며 온기어린 관계를 유지할 때 진정한 치유가 시작된다는 깨달음이다.
자신이 길가에 버려진 개와 고양이 같이 처량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에게 이 작품은 ‘열다섯 인생 처방전’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에서 나만 소외되었다 느껴져도, 혹은 덩그러니 세상에 버려졌다 느껴져도, 나를 지켜주고 위로하는 손길 하나쯤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테니.

목차

열일곱 마리의 개와 다섯 마리의 고양이
우리가 원시인이야?
엄마는 개 수집가
죽일 놈의 학교
외톨이들의 아우성
정글의 법칙
너무 작은 심장
혼자가 아니야!
굴욕의 시간
유기견 파티

본문중에서

“어떻게 그렇게 살아?”
주디는 어이가 없다는 듯 당황한 표정이었다.
“지금은 비상 상황이야. 어쩔 수 없어. 엄마도 이 상황이 맘에 드는 건 아니지만, 도리가 없잖아. 이주노, 다른 방법이 있으면 말해봐.”
엄마는 열다섯 살밖에 안 된 아들에게 언제나 내놓을 수 없는 답을 요구했다. 날 아들이라기보다 남동생이나 남편쯤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 나도 엄마에게 고작 열다섯 살밖에 안 된 아들이고 싶을 때가 많다. 그때 밖에 묶어놓은 개들이 컹컹거리며 요란하게 짖어댔다. (30쪽)

“엄마, 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
난 결국 안 해도 그만인 말을 하고 말았다.
“아, 지 새끼 낳은 날 모를까 봐? 생일인데 라면 줘서 화난 거야?”
“그냥…… 아는지 물어본 거야.”
“솔직히 네 놈 귀 빠진 날인 건 맞지만 난 생일이 도통 이해가 안 된다. 고생은 내가 했는데 축하는 왜 네가 받아야 하냐. 생고생하고 낳은 엄마도 축하받으면 좀 안 될까”
“한 번도 낳아달라고 안 했는데, 난 태어난 게 더 화나는 사람이야.”
“그래, 그럼 쌤쌤하자. 내년엔 미역국 꼭 끓여 너도 먹고 나도 먹자. 해피버스데이 투 유.” (36쪽)

엄마의 개 수집은 새우로 멈추지 않았다. 그 후에도 떠돌이 개들을 하나둘 집으로 끌고 왔다. 개들만 데려온 게 아니라 길고양이들까지 집 안으로 끌어들였다.
“진짜 우리 집이 무슨 동물의 왕국이라도 돼?”
“주노야, 이 겨울만 참아. 엄동설한 지나면 어디든 보낼게.”
엄마는 이런 식으로 내 불만을 잠재웠지만 어느새 우리 집은 열일곱 마리의 개와 다섯 마리의 고양이 차지가 되고 말았다. (62쪽)

열무의 무덤이 모습을 드러내는 동안 마음에 이상한 분노가 일렁였다. 이 녀석도 한때는 주인의 사랑을 받았던 놈인데 왜 버려졌는지, 어디서 왔는지,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다만 열무가 누군가의 체온을 기억하며 무지개다리를 건너기를 바랄 뿐이었다. ……(중략) 세상은 버려진 개들에게는 절대 친절하지 않다는 엄마의 말이 맞았다. 열무의 무덤에 열무가 즐겨먹던 열무 줄기를 흙 속에 꽃처럼 심어줬다. (124쪽)

하늘은 참 파랬다. 그리고 눈이 부셨다. 그 하늘에 다시금 황금버스가 아른거렸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황금버스에 냉큼 올라타고 싶었다. 이번만큼은 내 맘대로 하고 싶었다. 황금버스를 타고 하늘을 날아 절대로 지구로 돌아올 수 없는 곳에 있는 행성으로 달렸으면 했다. 황금버스 안에서 학교와 버스를 내려다보며 깔깔거리며 비웃고 싶었다. 우주에서 본 학교와 버스는 점 하나도 되지 않을 텐데 나는 점 하나도 안 되는 체육관 공터에서 지금 뻗어버렸다. (188쪽)

저자소개

생년월일 -

서울에서 태어났고, 대학에서 역사학을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했다. 200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엄마의 알바'로 등단했고 2009년 문학사상에 단편소설 '당신의 남자'로 신인상을 받았다. 2010년 평사리문학대상과 제1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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