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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영국 여인과 대륙

원제 : LES DEUX ANGLAISES ET LE CONTIN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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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두 영국 여인과 대륙』은 앙리 피에르 로셰가 《줄과 짐》에 이어 집필하고 발표한 두 번째이자 마지막 소설이다. 두 소설 모두 자전적 요소가 강하며 삼각관계의 사랑과 욕망을 그린다.

출판사 서평

삶을 방해하는 건 사랑이 아니라 사랑의 불안이에요

“생각해봐요, 클로드.
앤이 지난 몇 해처럼 가끔씩 당신과 함께 지내고,
나도 당신을 열렬히 사랑하니까
두 사람의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당신을 나눠 갖는다 쳐요,
당신은 우리를 번갈아가며 차례로 받아들일 건가요?
다른 사람이 불행할 때 자기 혼자만 행복할 수 없을 우리는요?”

삼각관계 소설의 거장, 앙리 피에르 로셰가 그린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우리들 첫사랑의 민낯


『두 영국 여인과 대륙』은 앙리 피에르 로셰가 『줄과 짐』에 이어 집필하고 발표한 두 번째 소설이자 완성된 형태로는 마지막 소설로, 그가 죽기 3년 전인 1956년에 발표됐다. 로셰는 1900년~1920년에 작성한 수첩과 일기, 편지를 토대로 1954년~1956년에 이 소설을 집필했고, 소설도 온전히 일기와 편지로만 구성되었다. 다분히 주관적이고 감상적일 소설의 태생적 한계를 구하는 것은 간결함과 속도감이다. 접속사와 형용사를 최대한 배제한 채 달리듯 이어지는 간략하고 단선적인 문장들로 로셰는 섣부른 설명을 피하며 등장인물들의 내밀하고 치열한 감정들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데 성공한다.
『두 영국 여인과 대륙』은 출간 시기와는 반대로 연대상 『줄과 짐』에 앞서 있다. 실제로 전작에서 삼각관계에 있는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이미 원숙한 사랑과 우정과 욕망을 그렸다면, 이 소설은 막 사랑을 시작하는 두 여자와 한 남자를 통해 미지의 감정인 격정과 이 격정을 애써 잠재우려는 의식적인 억압의 되풀이 속에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랑의 감정을 이야기한다. 처음이고 청춘이기에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시작도 되기 전에 지레 끝을 냄으로써 함께 삶을 관통하지 못한 사랑의 회한을 특유의 아름다운 시적 문장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소설은 로셰의 작품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깊이 이해했던 프랑스 누벨바그의 거장 프랑수아 트뤼포에 의해 1971년 영화화됐다.

사랑에 서툰 두 여자와 한 남자의 30년 일기와 편지로 쓰인 연서

프랑스인 클로드는 열아홉 동갑내기 영국인 앤을 만나고 호감을 느낀다. 앤 역시 클로드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넘을 수 없는 벽이었던 언니에게 마치 충직한 사냥개가 주인한테 새를 물어오듯 클로드를 바친다. 삼총사가 된 세 사람은 묘한 끌림을 부정하며 함께 산보하고 공동의 취미를 향유하며 모국의 문화와 언어를 서로에게 가르친다. 무르익을 대로 익은 상태라고 판단한 클로드는 뮤리엘에게 자신의 감정을 고백하지만 뮤리엘은 사랑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며 편지도 만남도 없이 떨어져 지내는 1년이라는 형벌 기간을 갖기로 한다. 그리고 누이가 아니라 여자로서 클로드를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오히려 클로드는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절교 선언을 해온다. 대신 클로드는 동생 앤에게 사랑을 느끼고 두 사람은 자유연애를 이어간다.
청교도적인 뮤리엘과 차츰 사랑과 성에 눈떠가는 앤, 뮤리엘에 이어 앤과 차례로 사랑을 나누는 클로드의 기나긴 삼각관계는 앤이 제3의 인물과 앤이 결혼하면서 막을 내린다. 언니 뮤리엘은 첫째들이 으레 그렇듯 한 집안의 중심이자 문학, 그림, 철학 등 교양과 지식을 두루 갖춘 지식인이지만 태어난 곳을 떠나 넓은 곳으로 나갈 수 없는, 자발적 억압에 가까운 요조숙녀의 삶을 지향한다. 반면 동생 앤은 파리의 동료 조각가들과 자발적 연애를 하면서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진보적인 여성으로 그려진다.
소설은 클로드가 앤과 뮤리엘을 추억하는 것으로 시작해, 세 사람의 일기와 주고받은 편지가 1899년에 시작 1927년까지 무려 30년 가까이 이어진다. 그동안 두 여성은 성장하고 각자 다른 곳에서 정착하고 뿌리를 내리지만, 채 어른이 되지도 못하고 늙어버린 클로드만은 여전히 홀어머니와 함께 쓸쓸하게 살아간다.

누벨바그의 거장, 트뤼포 감독이 연출한 영화 「두 영국 여인과 대륙」의 원작 소설

로셰가 남긴 소설 두 편을 영화화했으며, 로셰의 이름이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에 알려지는 데 결정적 공헌을 한 주인공은 누벨바그의 거장 프랑수아 트뤼포다. 트뤼포와 공동으로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장 그뤼오에 따르면 트뤼포는 ‘『두 영국 여인과 대륙』 촬영에 몰입함으로써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했고, 그래서 이 영화는 그가 매우 영감을 받은 영화가 되었’다.
“사랑에는 더러 진짜로 폭력적인 감정이 존재하는데 나는 그것을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 내가 날것 그대로 객관적으로 다루고자 했던 남녀의 부둥킴뿐만이 아니라, 등장인물들을 토하고 실신하게까지 만드는 고백이며 자백이며 파경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었다. 개봉 당시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열띤 호응을 얻지는 못했지만 나는 어쨌든 이 영화를 찍으며 영화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삶과 사랑과 폭력적인 감정과 서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의도치 않게 가해지는 잔인한 타격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프랑수아 트뤼포)
이 소설은 우리에게 조금 앞선 시대의 낯선 사랑 이야기이기에 앞서, 모호하기만 한 인생의 여러 갈래 길에 들어선 젊은 청춘들의 고뇌를 각자의 시선으로 통찰해낸 점에서 시대를 관통해온 사랑에 대한 훌륭한 메타포이자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에로티시즘과 욕망을 말하는 그책의 문학 시리즈, 에디션D

인간에게는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수많은 욕망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오이디푸스 신화, 나보코프의 『롤리타』,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같이 원초적 욕망과 금기를 소재로 다룬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날 불멸의 고전으로 남아 있습니다. 에디션D는 이처럼 인간 내면에 숨겨진 은밀한 욕망의 세계를 탐험하고, 나아가 인간이라는 가장 불가해한 존재에 대해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1. 데미지
조세핀 하트 지음?공경희 옮김

2. 크래시
제임스 발라드 지음?김미정 옮김

3. 나인 하프 위크
엘리자베스 맥닐 지음?공경희 옮김

4. 비터문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함유선 옮김

5. 부영사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장소미 옮김

6. 줄과 짐
앙리 피에르 로셰 지음?장소미 옮김

7. 엠마뉴엘 1
엠마뉴엘 아산 지음?문영훈 옮김

8. 엠마뉴엘 2
엠마뉴엘 아산 지음?문영훈 옮김

9. 캐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김미정 옮김

10. 두 영국 여인과 대륙
앙리 피에르 로셰 지음?장소미 옮김

목차

1부 삼총사
2부 뮤리엘의 거절
3부 앤과 클로드
4부 뮤리엘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기둥들 사이의 유리창을 통해 스며든 햇빛을 받은 뮤리엘은 더 한층 아름다웠다. 견딜 수 없었다. 조금 전에 나는 그녀를 멀리서 지켜보았는데, 이제는 그녀가 나를 가시 달린 장미꽃 줄기로 후려치고 있었다. 더는 그녀 없이 살 수 없었다. 나는 뮤리엘에게 처음으로 육성으로 물었다. “뮤리엘, 언젠가 당신과 내가 ‘우리’일 수 있을까요?”
- 142~143쪽

“생각해보니 클로드는 프랑스만 되는 게 아니야. 우리한테 돈키호테와 단테의 시를 읽어주었고, 그리스도 생생하게 알려줬잖아. 그뿐이야? 쇼펜하우어니 크누트 함순이니 입센이니 톨스토이에도 눈뜨게 해주었어. 클로드는 차라리 우리 영국인들에게는 영국을 제외한 유럽 대륙이야. 클로드를 대륙이라고 부르자.”
다음 날, 자매가 내게 말했다. “봉주르, 대륙!”
- 209쪽

스위스에 있을 때 어느 날, 뮤리엘이 결혼 케이크 한 조각을 건네며 말했다. “우리 이거 먹어요. 그럼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꿈을 꿀 수 있대요.” 다음 날 아침, 뮤리엘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 꿈을 꿨어요. 하지만 무효예요. 우리가 케이크를 바꿔 먹었으니까.” ……사실이었다. 그것은 뮤리엘이 유일하게 애교를 부린 순간이었다.
- 214~215쪽

내 사랑은 클로드의 사랑만큼 강렬했던 적이 없지만, 일단 한번 불이 붙자 꺼질 줄을 모른다. 그의 사랑이 기쁨의 폭죽이었다면, 내 사랑은 나도 모르게 불이 지펴진 아궁이라고 할까. 그의 사랑은 완전히 사그라졌다. 내 사랑은 영원하기만 한데.
- 270쪽

당신의 편지! 그러니까 웨일스에서 밤중에 강을 건너며 내가 툴툴거렸을 때, 나한테 키스하고 싶었단 말이지? 다른 날도 기억나? 함께 술래잡기를 하던 날. 내가 정신이 얼얼하도록 나뭇가지에 세게 부딪쳤는데, 당신이 넘어지지 않도록 내 손목을 붙잡았던 거. 당신은 목이 메더니 얼굴도 다른 사람이 되었지. 난 당신의 손을 뿌리쳤어. 그때를 떠올리자니 한없이 즐겁기만 해……
-301쪽

첫 두 해는 누이로서 사랑했어요. 당신은 그보다 넘치는 사랑을 주었지만 내가 거절했죠. 이어지는 다섯 해 동안엔 내가 빠져들었고요. 당신은 인식하지 못한 채 구명줄로 나를 끌어당겼고, 나는 당신에게 끌려갔어요. 그런데 거기엔 앤이 있었죠, 가슴속에 불을 품고서. 당신도 있었어요, 가슴속에 불을 품고서. 결국 그 불에 구명줄이 활활 타버렸죠.
- 370쪽

저자소개

앙리 피에르 로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879

1879년에 출생하여 문학, 그림, 여행, 음악을 두루 섭렵하며 자유로운 방랑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제1차 세계대전 동안에는 1861년부터 1942년까지 발행되었던 프랑스 일간지 ‘르 탕’의 통신원으로 있다가, 워싱턴 주재 프랑스 고등판무관청 담당관으로 근무했다. 수년 동안 미국, 영국, 독일, 그리스 등지에서 생활했다. 페터 알텐베르크, 아르투어 슈니츨러, 헤르만 카이저링의 작품들을 번역했고, 알베르 루셀과 프레드 바로우가 음악을 입힌 중국 시들을 영어판으로 중역했다. 장 록(Jean Roc)이라는 필명으로 라 시렌느 출판사에서 『돈 주앙』을 출간했다. 그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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