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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참모습을 살펴보는 책. 신적인 존재로서 관념적인 신앙의 대상으로 전락한 예수의 모습은 교회 권력에 의해 순치된 예수일 뿐이라고 비판하며, 예수의 참모습을 찾기 위해 1세기 팔레스타인에서 사회적 소외자들과 같이 호흡했던 역사적 예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역사적 예수 연구의 다양한 성과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그의 가르침이 지니는 역사적 의미를 되짚어본다.

신앙의 그리스도에서‘ 인간 예수’로

금발에 푸른 눈, 부드러운 수염을 기르고 고뇌에 잠긴 듯한 슬픈 얼굴의 서양 청년.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예수의 이미지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의 유골함에서 발굴된 두개골을 기초로 복원해낸 예수 당시 유대인의 모습은 뭉툭한 코와 갈색 피부, 갈색 머리카락을 지닌 울퉁불퉁한 아시아인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이미지의 균열에서도 보듯, 예수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서구화와 관념화라는 시각에 의해 굴절되어 있다.《예수, 역사인가 신화인가》(책세상문고?우리시대 093)는 지난 2,000년 동안 서구 교회와 신학의 역사 속에서 종교적 기호로 전락한 예수상을 비판하고, 역사적 존재로서의 예수를 추적하는 가운데 참된 신앙의 모습을 고민하는 젊은 신학자의 시도를 담고 있다.

저자는 안락한 삶과 구원을 담보해주는 그리스도는 교회 권력에 의해 순치된 예수일 뿐이라고 지적하며, 예수의 참모습을 찾기 위해 1세기 팔레스타인에서 사회적 소수자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역사적 예수’에 초점을 맞춘다. 갈릴리의 방랑 설교가 나사렛 예수의 변혁적인 실천과 신앙을 그가 살았던 시대의 문맥에 기초해 복원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오늘날 한국 교회에 만연한, 예수의 보혈로 구원받고 천국 간다는 개인주의적 신앙 행태에 대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다. 시대의 모순과 치열하게 대결한 예수의 삶은 오늘의 안락한 중산층 기독교도들의 값싼 믿음을 반성하게 하며, 그의 철저한 이타행(利他行)은 십자가조차 욕망의 기호로 전락시킨 현대의 물신주의적 삶을 비춰보는 거울이 될 것이다.



'1세기 팔레스타인 땅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꾼‘고대인 예수’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역사적 예수 연구’의 다양한 성과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역사적 예수 연구란 신앙적으로 해석된 그리스도와 구별되는 역사적 존재로서의 인간 예수를 학문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을 가리킨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예수를 섣불리 현대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서구의 신학계는 시대의 가치관에 따라 윤리적 개혁가, 도덕 교사, 유대의 종말론적 예언자 등 다양한 예수상을 내놓았으며, 때로는 예수를 인권 투사로, 여성 해방의 기수로 포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수는 오늘의 우리와는 전혀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지닌 2,000년 전 팔레스타인에 살았던 고대 지중해 세계의 유대인이었다. 따라서 현대의 시각이 아니라 1세기 팔레스타인의 사회·정치·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예수의 가르침과 실천을 이해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역사적 예수 연구는 ‘예수를 예수답게’ 만드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 예수의 가르침과 실천

1장과 2장에서 역사적 예수 찾기의 의미와 이를 위한 여러 사료들을 분석한 저자는, 3장과 4장에서 예수가 살았던 시대의 모습을 재구성한 다음, 역사적 예수는 무엇을 가르쳤고 무엇을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그리고 마지막 5장에서는 ‘누가 예수를 죽였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예수를 죽였는가’라는 시각에서 예수의 십자가 처형이 지니는 의미를 성찰하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나사렛 예수는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묵시 사상에 입각해 종말론적인 하느님 나라를 대망했던 존재다. 예수는 민중의 일상에 기초한 비유들을 가지고 유대의 인습적 세계관을 전복시키며 하느님 나라의 새로운 질서를 역설하는 한편, 초월적이고 제왕적인 야훼 하느님의 이미지를 내재적이고 친근한 ‘아빠’의 이미지로 전환시킴으로써 하느님에 관한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했다. 또한 그는 당시의 엄격한 식탁 교제 관행을 깨고 사회의 소외자들과 평등한 밥상 공동체를 실천했으며,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을 수용했다.

이렇게 예수의 가르침과 실천을 추적함으로써 역사적 예수를 재구성하는 작업은, 교회가 예수의 머리에 씌운 도그마의 금관을 벗겨내고 그의 신앙이 지닌 해방적이고 변혁적인 메시지를 되찾는 일이다. 이를 통해 우리 시대에 필요한 예수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그의 가르침이 지니는 역사적 의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쓰게 된 동기
들어가는 말
　
제1장 '역사적 예수' 찾기의 어려움
제2장 '역사적 예수'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제3장 예수는 어떤 시대를 살았나
제4장 '역사적 예수'는 무엇을 가르쳤나
제5장 '역사적 예수'는 무엇을 하였는가
제6장 무엇이 예수를 죽였는가
　
맺는 말 - 우리는 왜 역사적 예수를 찾아야 하는가
주
더 읽어야 할 자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