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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민족 사라지는 주체 - 민족 담론의 공존을 위해>는 민족의 다양한 의미가 만들어지는 사회적 맥락을 중시하는 '담론분석' 방법을 통해 이처럼 넘쳐나는 우리 사회의 민족 담론을 체계적으로 살피며 기존의 민족 담론을 분석하고, 각각의 역사적 전개 과정과 특징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나아가 민족 해체인가 보존인가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도식에서 벗어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민족담론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차이를 차별이나 우등`열등의 이분법으로 치환하지 않으면서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추구하는 '차이속의 공존' 저자가 지향하는 새론운 민족 정체성의 모습은 바로 이것이다.

민족 과잉의 시대,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민족은 없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민족은 무조건적인 믿음의 대상이었다. 지배 집단이건 저항 집단이건 관계없이 민족은 그 자체로 종교이자 신화였다. 그러나 민족주의를 반역이라 외치는 최근의 탈민족 담론은 이러한 민족 관념을 거부한다. 기존의 민족 이해 방식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바탕으로 역사적 고안물로서의 민족을 강조하는 탈민족 담론이 등장하면서 우리는 때아닌 민족의 범람을 목격하고 있다. 겉으로는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 민족 중심의 좁은 시각을 탈피해야 한다고 부르짖으면서 속으로는 각자가 바라는 민족 만들기를 고민하는 것이다.

《 넘쳐나는 민족 사라지는 주체 ― 민족 담론의 공존을 위해》(책세상문고?우리시대 091)는 민족의 다양한 의미가 만들어지는 사회적 맥락을 중시하는 ‘담론 분석’ 방법을 통해 이처럼 넘쳐나는 우리 사회의 민족 담론을 체계적으로 살핀다. 이 책은 먼저 기존의 민족 담론을 분석하고, 각각의 역사적 전개 과정과 특징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나아가 민족 해체인가 보존인가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도식에서 벗어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민족 담론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차이를 차별이나 우등?열등의 이분법으로 치환하지 않으면서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추구하는 ‘차이 속의 공존.’ 저자가 지향하는 새로운 민족 정체성의 모습은 바로 이것이다.



민족 담론,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인들은 들쥐와 같아서 누가 지도자가 되더라도 따를 것이고, 체질상 민주주의가 적합하지 않다.” 1982년 주한미군사령관 위컴이 우리의 과도한 집단 지향적 민족 의식을 겨냥해 내뱉은 비아냥이다. 20여 년이 지난 현재, 우리는 이 비아냥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 저자가 민족 담론에서 주목하는 첫 번째 문제는 집단 지향적 민족 관념 속에 도사린 억압성과 배타성이다.

저자는 현존하는 세 가지 민족 담론 중 지배 집단의 민족 담론과 대항적 민족 담론이 억압과 동원의 담론 구조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 이념과 체제의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지배적 민족 담론은 일체감 형성을 위해 애국심에 호소함으로써 구성원을 동일한 민족으로 통합시켰다. 반면 대항적 민족 담론은 지배 담론의 집단주의적?국가주의적 성격을 비판하면서 민족 구성원에게 변혁의 주체라는 임무를 부여했다. 그러나 양자 모두 민족 구성원으로의 끊임없는 호명을 통해서만 개인에게 존재 의의를 부여하는 억압적 측면을 탈피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주도 담론으로서 민족을 불편한 것, 극복되어야 할 유산으로 여기는 최근의 탈민족 담론은 어떠한가. 저자의 관점에서는 민족 담론의 억압성을 해체해야 한다고 외치는 탈민족 담론 역시 문제점을 안고 있다. 민족 해체냐 보존이냐라는 이분법적 담론 전략에 얽매임으로써 민족 담론 공간을 축소하는 한계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새로운 모색 ― 억압에서 공존으로

민족 담론은 언제나 ‘우리’와 ‘그들’을 나누는 구분에서 시작한다. 나아가 우리에게는 특권을, 그들에게는 소외를 선사한다. 그런데 ‘우리’ 속에 모든 민족 구성원이 다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포함과 배제라는 민족 담론의 논리 구조가 다른 민족뿐만 아니라 민족 공동체 내에 또 다른 경계를 설정한다고 지적한다. 우리의 민족 관념 내에 도사린 억압성과 배타성이 민족 구분을 넘어 민족 내 구성원간의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는 의식의 원천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에 대한 차별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이제는 억압성과 배타성에 얽매인 민족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저자는 민족 담론의 생산?유포?소비 과정, 개인이 개별적 주체와 민족의 구성원으로 변화해가는 과정 그리고 민족 문화?민족 정체성의 의미를 하나하나 탐색하면서, 새로운 민족 만들기 전략으로서 ‘민족 담론의 형식과 내용의 변화에 기초한 민족의 탈구축’이라는 지향점을 제시한다. 포함과 배제라는 담론 구조 속에 도사린 민족 관념의 억압성을 해체하여 민족 정체성을 재구축하자는 것이다. 차이 속의 공존, 타자와의 공존은 이처럼 새롭게 형성된 민족 정체성 아래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쓰게 된 동기
들어가는 말
　
제1장 민족 담론, 따져 읽기
　
1.민족은 의미의 정거장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
의미와 사회적 상황, 제도, 구조
　
2.민족은 개인을 끊임없이 일깨운다
이분법적 단순화, 반복, 단정
다양한 개인을 민족의 주체로
　
3.민족 담론과 이데올로기 사이
'A는 B이다'에서 'A는 a, b, c, d…이다'로
담론 읽기의 세가지 전제
　
제2장 민족 담론, 어떻게 생산되고 소비되는가
　
1.한국 사람인 것이 자랑스럽다
알려주기-감동 주기 전략
위기-동원 전략
　
2.우리는 한국 민중의 아들이요, 딸이다
알려주기-분노 일으키기 전략
민족-제국 전략
　
3.나는 개인인 동시에 한국인이다
알려주기-제한하기 전략
구성-해체 전략
　
제3장 인간됨과 민족됨
　
1.인간이 된다는 것
'나' 속의 집단과 '집단' 속의 나
변화하고 운동하는 정체성
　
2.민족이 된다는 것
'민족은 있다' 대 '민족은 없다'
구성되고 만들어지는 정체성
　
3.민족 정체성의 작동 방식
집단 무의식
열림과 닫힘의 이야기
외부 요소와의 교류
　
제4장 민족 정체성과 문화 그리고 젠더
　
1.문화와 민족 정체성
문화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나'되기-'남'되기 거울 놀이
　
2.민족 만들기와 성적 위계
페미니즘으로 민족화 전략 읽기
민족에 기입된 권력과 여성의 현실
민족 담론과 성 정치
여성이 민족 구성원이 되는 두 갈래 길
　
맺는 말-민족 만들기의 새로운 전략을 위하여
주
더 읽어야 할 자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