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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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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지금 이대로라면 동물들이 소송을 걸지도 몰라요

[동물들의 소송]은 관념적으로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동물들과 관련해 우리 인간들이 벌이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무심히 질문을 던진다. 사실 동물보호와 관련된 책은 제법 많다. 하지만 이 책 [동물들의 소송]을 읽어야 하는 분명히 다른 이유는 명쾌하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물 변호사'라는 공식적인 명함을 가지고 활동했던 인물이 겪은 생생한 현장 이야기와 고민 그리고 가장 현실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의 공식적인 동물 담당 변호사 제도는 안토니 F. 괴첼이 3년간 근무한 이후 아쉽게도 2010년 사법 시스템의 변화로 인해 폐지되었지만, 여러 나라에 생겨나고 있는 동물 변호단체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출판사 서평

지금 이대로라면 동물들이 소송을 걸지도 몰라요
스위스 취리히에서 공식적인 동물 담당 변호사로 활동했던 안토니 F. 괴첼
그가 이야기하는 동물에 얽힌 흥미진진하고 그로테스크한 사건들과 질문들!

동물에게도 존엄성이 있을까? 동물보호 활동가는 보다 나은 사람일까?
어째서 고양이는 사람의 무릎 위에 앉고 물고기는 프라이팬에 놓이는 운명에 처하는 걸까?
이 사회가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실제로 스위스 취리히의 공식적인 동물 담당 변호사로 3년간 활동했던 안토니 F. 괴첼 Antoine F. Goetschel 이 쓴 책 [동물들의 소송]은 10개의 장에 걸쳐 우리들이 사랑하는 동물과 관련된 다채로운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해 여러 단계로 생각하고 논의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마다 동물에 대한 존중 혹은 존엄성을 바라보는 역사·문화적 기준, 인간의 과도한 사랑 때문에 벌어지는 사건·사고, 대량 사육되는 가축, 트렌디한 아이템처럼 유행에 휩쓸리는 애완동물, 동물원을 힘없이 배회하는 야생동물, 실험실과 서커스 무대로 무지막지하게 동원되는 개와 호랑이, 치료 수단으로 활용되는 돌고래와 말, 좀 과격하지만 현실에서 분명히 벌어지는 동물과의 섹스 그리고 말할 수 없는 폭력, 동물 변호사가 필요한 이유까지 다양하게 짚고 넘어간다.

나는 너무 앞서 나갈 생각은 없다. 예전보다 동물보호의 기반이 단단해졌다는, 작지만 현실적인 성취로도 만족하고자 한다. 또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근거로 동물보호에 대한 개선된 법적인 입지를 마련하는 데 기여하려는 것이다. (안토니 F. 괴첼, 30쪽)

동물에 대한 지나친 사랑과 애완동물에 대한 학대, 동물을 특정한 용도로 사용하는 문제나 동물복지 대 인간복지의 대결 그리고 동물윤리학 등, 안토니 F. 괴첼은 이 모든 주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는 전문가다. [가디언]

우리 사회에서 동물들은 수많은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가족을 대신하고, 식탁에 오르기도 하며, 실험실에서 테스트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스위스에서 선구자적인 동물 담당 변호사로 활동했던 안토니 F. 괴첼박사는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동물들을 대신해 30년 넘게 싸워왔다. 동물에 얽힌 흥미진진하고 그로테스크한 사건들과 각종 법적 허점들에 대해 그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도 없지 않을까.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개와 고양이에 관한 진실은 더이상 개인적인 에피소드에 머물지 않는다. 반려견을 입양하고, 길냥이에게 밥을 주는 행위는 사회 문제로 번지고, 포경선의 과도한 고래잡이와 점점 멸종되어 가는 야생동물은 국제적 사건으로 비화되고 있다. 브라운관에서는 [TV 동물농장]부터 [개밥 주는 남자] [마리와 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등의 예능 프로그램까지 연일 다채로운 동물 관련 이야기를 쏟아낸다. 어느덧 동물은 가족과 친구를 대신할 만큼 궁금하고 친근한 이웃이 된 셈이다. 그런데 우리는 사랑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동물을 제대로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정작 동물들은 때로 과도하거나 더러 이율배반적인 인간의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동물들의 소송]은 관념적으로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동물들과 관련해 우리 인간들이 벌이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무심히 질문을 던진다. 왜 고양이는 무릎 위에 앉히고, 생선은 프라이팬에 놓을까? 귀여운 개 종류 비글을 동물실험 대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조차 생쥐를 무지막지하게 실험 도구로 짓이기는 것에는 별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것이 의아하지 않은가? 원숭이 뇌 요리와 보신탕을 즐기는 사람들을 향해 인상을 쓰면서 곧장 참치 캔을 눈물 없이 따내는 우리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안락한 일상을 보장하는 동물원의 견고한 울타리는 정말 동물을 위한 것일까? 저자 안토니 F. 괴첼은 실제로 스위스 취리히의 공식적인 동물 담당 변호사로 3년간 활동하며 겪었던 흥미진진하고도 그로테스크한 사건·사고와 고민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기를 권한다. 질문들은 때로 아프고 잔인해서 부정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함께 얘기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동물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성큼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안토니 F. 괴첼의[동물들의 소송]은 전체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성경부터 슈바이처, 칸트, 쇼펜하우어 등 근현대 사상가의 이야기 속에서 동물의 존엄성에 대한 기준과 역사적 근거를 찾고, 2장에서는 동물윤리학과 동물보호법을 중심으로 법적 제도가 필요한 이유를 제시한다. 3장에서는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지적하고, 4장에서는 과도하고 비뚤어진 사랑이 동물과의 섹스까지 만들어내는 참혹한 현실을 풀어낸다. 5장과 6장에서는 인간의 치료를 위해 동원되거나 실험실에서 테스트 도구로 험하게 사용되는 동물 문제들, 7장과 8장에서는 동물원을 비롯해 서커스와 사냥에 동원되는 야생동물의 가치를 집중적으로 이야기한다. 9장에서는 동물보호법과 동물 변호사의 필요성을 토론하고, 마지막 10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우리가 현실 속 논쟁에서 이용할 수 있는 동물보호 관련 Q&A를 여러 갈래로 소개한다. 1장부터 10장까지의 차례는 저자에 의해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어느 대목을 먼저 읽는다 해도 무관하다. 영화감독이기도 한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임순례 대표가 추천했듯이 부록으로 덧붙인 동물보호 관련 도서 목록과 데이터뱅크 주소들도 실용적인 가이드가 될 것이다.

사실 동물보호와 관련된 책은 제법 많다. 하지만 이 책 [동물들의 소송]을 읽어야 하는 분명히 다른 이유는 명쾌하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동물 변호사'라는 공식적인 명함을 가지고 활동했던 인물이 겪은 생생한 현장 이야기와 고민 그리고 가장 현실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의 공식적인 동물 담당 변호사 제도는 안토니 F. 괴첼이 3년간 근무한 이후 아쉽게도 2010년 사법 시스템의 변화로 인해 폐지되었지만, 여러 나라에 생겨나고 있는 동물 변호단체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번역가의 리뷰

우리가 동물을 대하는 태도에는 모순되는 점이 많다. 개나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기르면서 인간 이상의 애정과 관심을 쏟는가 하면, 같은 동물인 물고기나 소, 돼지에 대해서는 고기를 공급하는 동물 이상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나겠지만 이러한 태도가 보편적으로 만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숨 쉬며 살아가고 있다. 동물들의 목숨을 담보로 얻은 모피나 동물의 털 혹은 깃털로 된 의류나 장신구를 거부하고 육식 대신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도 점점 늘어가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 그 비율은 미미할 뿐 이다. 이들이 종종 지나친 도덕적 결벽증을 가진 사람들로 비웃음이나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 책의 저자 안토니 F. 괴첼이 말한 대로 동물을 우리의 '필요'라는 관점이 아닌 '동등'한 생명체라는 관점에서 마주본다면 동물을 우리 인간의 필요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대하는 인간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금세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우리의 모순적인 태도를 단순히 지적하고 환기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근본주의자의 시선으로 우리가 동물실험을 거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나 고기를 먹는 것을 일방적으로 비판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동물들이 보다 자유롭고 타고난 환경 속에서 인간에 의해 지나친 구속과 변형을 강요받지 않고 그들의 본성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우리를 조곤조곤 설득한다. 그 주요한 수단 중 하나가 법제화를 통한 동물들의 권리 보장이다.

저자는 스위스의 동물 변호사로서 오랫동안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의 동물들의 위상과 보호받을 권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현행법에서 정해놓은 동물의 권리는 지금까지는 대부분 인간의 우월의식과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진정으로 동물 본연의 가치를 존중하고 이들의 삶을 인정하기보다는 인간의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착취하고 이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제한되어 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이 동물의 존엄성이라는 개념이다. 스위스는 지구상에서 최초로 동물의 생명체로서의 존엄성이라는 개념을 인정하고, 그 개념을 헌법에 명시했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지적한 대로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도 동물의 존엄성을 법의 핵심적인 명제로 제시했다는 점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진일보한 점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실 속에서 얼마나 동물의 권리가 보장되고 법적 권한이 인정되느냐다.

동물보호운동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뤄지지만 동물실험이나 축산업으로 인해 희생되고 있는 동물 개체 수는 오히려 증가 추세라는 통계 자료는 현실의 모순을 잘 드러내는 반증이다. 저자에 의하면 산업화와 대량 축산업의 발달로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양의 고기를 섭취하고 있으며 자연스러운 삶의 환경을 빼앗긴 채 끔찍한 조건을 감내하면서 인간을 위한 먹이나 실험 대상으로 전락한 동물의 숫자는 그 어느 때보다 많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시스템의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 개개인의 의식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동물의 권리나 동물보호를 제대로 향상시키려면 법적인 개선이 무엇보다도 시급하지만 중요한 것은 제도적이고 법적인 개선 이전에 동물을 대하는 우리 인간의 태도와 의식의 전환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다시 말해 법과 윤리가 조화를 이루는 세상에서 동물도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며, 그것이 또한 우리 인간의 삶을 보다 조화롭고 풍요롭게 하는 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동물과 인간 그리고 다른 모든 생명체들은 모두 하나의 우주에 속한 구성원이며 그 생명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려면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동물을 실험 재료로 삼아 온갖 고통을 가하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고 값싸고 풍부한 고기 섭취를 위해 소나 돼지, 닭이 좁은 우리 속에서 고통 받는 것을 모른 척하는 우리의 태도를 다 같이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후에 각자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동물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노력을 하나씩 해 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 그 나라의 도덕적 수준은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 이 책을 읽고 난 후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울림을 줄 듯하다.
- 옮긴이 이덕임 2016년 3월

추천사

제목에서 느껴지는 인상과 달리 이 책의 반가운 장점은 내용이 무겁거나 딱딱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는 이슈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상대를 설득시키는 명확한 언어가 무엇보다 중요한 법률 현장에서 오랜 동안 일했던 저자의 경력 덕분일 것이다. 저자 안토니 F. 괴첼은 스위스에서 공식적인 동물 변호사로서 동물들의 권리 개선을 위해 현장에서 일해 왔던 이가 아니던가.
이 책은 그가 유럽에서 동물 변호사로 일하면서 직접 경험했던 사건이나 법원에서의 이슈를 바탕으로 동물보호 영역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개인적 사유와 고민을 열 가지 질문으로 압축해 놓았다. 열 가지 질문은 '동물의 존엄성'이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동물과 인간의 공정한 관계 정립이라는 구체적 방향이 설정되어 눈길을 끈다. 변호사 출신답게 저자의 주장은 논리적이면서도 이상에만 치우치지 않은 균형 감각이 돋보였다. 독자를 편안하게 토론의 장으로 이끄는 힘이 느껴졌다. 한국에서 동물보호 활동을 하면서 적잖이 답답함을 느꼈던 이라면 여러 토론의 근거와 활동 방향에 대한 유용한 정보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동물보호 운동의 어려움은 사람들이 동물에 대해 갖는 가치 기준이 지극히 상이하기 때문에 벌어지곤 한다. 이에 따라 동물보호의 명분 역시 정말 다양한데, 동물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논리가 힘을 얻거나 인간의 도덕심과 기본 윤리에 호소하는 흐름도 있다. 때로는 특정 종교의 자비심이 그 근거로 등장
하기도 한다. 동물 변호사 괴첼은 동물보호에 대한 개인적 혹은 사회적 윤리의 기초로 동물의 '존엄성' 혹은 '완전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는 이러한 시각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동물 관련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도 보편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마음을 흔든다.
정말 실용적인 가이드도 눈에 띈다. 10장(열 번째 질문)에는 동물보호 활동에서 우리가 종종 부딪히는 의도적으로 공격적이고 불합리한 질문에 대답하는 유용한 방식이 소개되어 있다. 동물보호 관련 주요 조직과 데이터뱅크 주소, 동물보호 운동에 대한 새로운 논문과 저작물에 대한 소개도 부록으로 첨부되어 있어 동물복지와 권리에 대한 시대적 경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
- 임순례 /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 대표

인류는 필연적으로 동물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하지만 각각의 관계들은 동일하지 않다. 어떤 동물은 사람의 가족으로 살다가 주인의 품 안에서 죽지만 가축이라 규정된 동물들은 대부분 열악한 환경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고통스럽게 죽임을 당하고 결국 사람들의 식탁에 오르는 운명을 맞는다. 매우 불공평하고 차별적이지 않은가. 행여 인간이 동물을 도축해서 먹거나 가죽을 취하는 행위가 피할 수 없는 일이라 하더라도 사람들의 습성이나 비용적인 이유 때문에 열악하게 살거나 고통스럽게 죽는 동물들에 대한 고민과 사유 혹은 그런 상황을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자세가 당연하게 필요할 것이다.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인류의 동물 복지와 생명 존중에 대한 인식은 과거에 비해 다양한 논의를 거치며 발전했다. 그런데 공장식 축산 시스템에서 키워지고 도축되는 동물들은 오히려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안토니 F. 괴첼은 사람이 동물을 대하는 태도와 기본적인 인식에 대한 고민, 그 고민을 통해 약자일 수밖에 없는 동물들의 고단한 삶이 조금이라도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다양한 가치관과 본능, 각자의 입장과 이해 관계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는 동물에 대한 생각과 태도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되는 것이 바람직한지 함께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실제 경험과 탄탄한 논리를 통해 동물보호의 당위성을 전달하는 이 책이 이제 막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대한민국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을 좀더 성숙시키
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 김현성 / 동물 복지와 환경을 위한 패션지 [Oh Boy!] 편집장

목차

들어가며
내가 깐깐하게 질문을 건네는 이유

질문 1
사랑이냐, 법이냐 - 무엇이 더 이익일까?

사랑으로 할 수 있는 일
두 개의 주요 기둥 - 동물윤리학과 동물보호법
무엇이 좋은지를 누가 결정하죠?
수단화의 정도

질문 2
커다란 차이 - 왜 고양이는 무릎 위에 앉히고, 생선은 프라이팬 위에 올릴까?

동물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
보이지 않는다 - 그래야만 먹을 수 있으니까

질문 3
이윤의 극대화 - 우리의 태도가 동물들에게 어떤 이득을 줄 수 있을까?

상품으로서의 동물
수백만 마리가 죽었다

질문 4
사랑의 대상 -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 모두 동물애호가일까?

억제되지 않은 사랑 - 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
너무 사랑한다 - 배우자를 대신하는 동물
여기서 잠깐 - 동물과의 섹스(동물성애)

질문 5
모든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 왜 동물이 좋은 걸까?

닥터 플리퍼Flipper - 돌고래 치료의 비용과 효과
말 타는 것이 보약? 치료승마 열풍
사회적 동의가 필요해 - 병원과 요양원에서의 동물을 매개로 한 치료 활동

질문 6
요구의 문제가 아니다 -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실험, 과정, 파괴
본성의 변화 - 형질전환동물
의학과 미용을 위한 신경독소
대안? 있다!
기초 연구를 필요로 하는 과학자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질문 7
동물에게 이로운 것 - 동물을 고문하는 당신은 사디스트인가?

황금 우리 - 종의 특성에 어긋나는 가정 사육 환경
살아 있는 보석과 귀여운 액세서리 - 유행하는 장식 역할을 하는 동물
질병을 야기시키는 이상적 교배
이국적 동물 - 잘못된 장소에서 살고 있다

질문 8
가축이 필요한 이유 - 왜 야생동물을 원래 살던 대로 내버려두지 못할까?

좋은 의도의 문명이지만 - 동물원
인공 자연 - 동물원에서의 번식
공연을 위한 분장 - 서커스에 동원되는 동물들
사냥 - 보호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행위

질문 9
존재에 대한 질문 - 동물 변호사가 정말 필요할까?

법적 지위에 대한 상대적 관점
구체적인 요구 - 동물보호법은 어떤 식으로 개선돼야 할까

질문 10
당장 무엇을 해야 할까?

대화에서 통하는 멋진 논쟁 방식
동시대 시민으로서 우리가 동물을 위한 법과 사회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몇 가지

주석
참고문헌 혹은 추천도서
부록 - 동물보호 관련 주요 조직과 데이터뱅크 주소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정말로 동물이 존엄성을 가진 존재일까? 인간과 견줄 만한 존엄성이 동물에게도 있을까? 이러한 주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오랫동안 고민했다. 동물도 존엄성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은 억지스러울 뿐 아니라 지나치게 학술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이 주장에는 놀라운 사실들이 감추어져 있다.
(/ p.17)

어떤 사람은 눈먼 닭이 더 행복하고 스트레스 없이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희생자에게 더 이득이 된다면 결함을 가하는 편이 오히려 낫다는 논리다. 이를테면 닭이 앞을 못 보게 되면 좁은 닭장 속에서 서로 쪼아대거나 괴롭히는 일이 훨씬 줄어들게 될 것이다. 또한 대형 양계장에서 닭들이 서로를 잡아먹거나 괴롭히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굳이 부리를 자르지 않아도 될 것이다. 분명히 그런 효과는 얻을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에 따른 대가는 어떠한가?
(/ pp.27~28)

만일 고통을 줄여주는 게 중요한 목적이라면 눈먼 병아리를 부화시키는 문제가 윤리적으로 허용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동물의 완전성과 존엄성을 놓고 본다면 이러한 논리는 말도 안 된다. 동물이 가진 선천적 가치와 자율성을 깨닫고 이러한 본성을 제한하는 행동을 자제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포괄적인 윤리적 기초가 돼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동물에게도 존엄성과 완전한 가치를 인정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본래 창조된 본성을 변형시키려는 시도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 p.28)

사람은 대부분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마음이라는 것도 까다롭기 짝이 없다. 토끼나 말, 고양이나 귀여운 물고기 아니면 어린 양에겐 마음이 쉽게 움직인다. 또 아기 북극곰이나 귀한 판다를 보면 우리 마음은 사랑으로 가득 찬다. 그렇지만 다른 동물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돼지를 동반자로 삼으려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돼지는 그저 우리가 도살해 잡아먹는 존재일 뿐이다. 아파트의 한쪽 구석을 거미집으로 내주려는 사람도 거의 없을 것이다. 참치 캔을 따면서 쓰라린 슬픔을 느끼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 p.33)

인도와 네팔 지역에서는 사회적 규율로 소의 도살을 강력히 금지하고 있다. 그와 반대로 유대 문화에서는 돼지를 금기시한다. 유대인과 이슬람교도는 돼지를 무엇보다 불순한 동물로 여겨서 경멸한다. 힌두인들이 소를 금기시하는 것처럼 이들도 돼지고기를 금기시한다. 그런데 이처럼 돼지를 경멸하는 문화가 역설적이게도 돼지에게는 행운으로 작용한다. 아랍 문화권에서는 개를 불결한 동물로 여겨 유럽 사람들로서는 경악할 만한 대접을 개에게 한다. 개가 가까이 가기라도 하면 발로 차거나 돌을 던지는 일은 예사다.
(/ p.37)

아름다움이 없다면 공작새도 거위와 마찬가지로 쉽게 목이 잘리고 금붕어도 송어처럼 프라이팬에 튀겨지는 운명이 됐을 것이다. 그에 반해 추한 생김새는 생존에 무척 불리한 요소라고 볼 수 있는데, 둔하거나 비율이 엉성한 동물의 경우 더욱 그렇다.
(/ p.45)

동물을 키우고 아끼고 보살피며 사랑하는 것은 인간이 자비롭고 관대하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동물을 가두고 상처를 입히거나 죽이고 먹는 것도 우리 인간이 이들보다 우월한 존재이기 때문인 것이다. 동물들에게 마음을 쓰는 이유도 이들이 인간보다 약하고 불완전한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절대로 동등하거나 평등하지 않다.
(/ p.47)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은 바로동 물들이 공장식 농장에서 원자재 취급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돼지와 소, 닭은 더이상 본능대로 살아갈 수가 없다. 이들은 대부분 먹고 소화시키고 살찌우고 번식하는 기능밖에 하지 못하도록 사육된다. 이것은 결코 종의 특성에 맞는 사육 방식이 아니다.
(/ p.58)

독일에서는 2010년 한 해에만 약 1000톤에 달하는 항생제가 가축에게 사용됐다. 인간에게 사용된 항생제 양은 약 300톤이다. 종종 항생제나 약품을 써야 할 분명한 이유도 없이 동물들에게 약이 투여되기도 한다. 수만 마리 가운데 병든 소가 한 마리라도 보이면 전체에 항생제를 투여할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공장식 농장에서 항생제 남용은 불안한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악과도 같은 것이다. 게다가 자기 몫의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수의사 입장에서는 항생제 남용이 반갑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p.61)

수평아리는 태어나자마자 즉시 생산 시스템에서 분리된다. 교미를 위한 수탉은 의미가 없으며 육계로 쓰이기에도 너무 비쩍 말라서 구이용으로도 알맞지 않다. 따라서 줄줄이 늘어선 파이프에 전기가 흐르는 판 위로 들여보내져 폐기시키거나 이산화탄소로 질식사시키거나 특수한 믹서로 갈아버린다. 마취도 하지 않고 살아 있는 상태로 말이다
(/ p.67)

취리히에서 변호사로 일하면서 나는 어긋난 사랑과 보호본능에서 비롯된 사건을 종종 접한 적이 있었다. 집 안에서 149마리나 되는 고양이를 키우는 사례가 있었는데, 이런 얘기를 들으면 보통 사람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한다. 하지만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깨닫게 된다. 2008년에 엘리자베스와 로베르트라는 부부가 동물 학대와 방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집 안 상황을 기록한 경찰 보고서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지저분하고 심한 악취가 풍기는 실내에는 고양이들이 온통 뒤엉켜서 살고 있었다. 좁은 집에 100마리가 넘는 고양이가 우글거리고 있었기 때문에 무엇보다 시급한 격리가 필요했다. 제대로 된 생활이 불가능한 환경이어서 동물들은 끔찍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좁은 공간에서 부자연스럽게 몸을 옴짝달싹 못하고 붙어 있다 보니 동물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끊이지 않았다.
(/ pp.77~78)

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은 동물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인해 동물이 기거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식량을 제공하지 않고 점점 더 많은 동물을 수집하는 행위를 말한다. 애니멀 호더는 동물에 대한 애착이 지나친 나머지 종종 자신이 키우는 동물들이 종에 적합한 환경에서 생활하지 못하고 영양실조로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는 길은 정신과 치료뿐이다.
(/ p.79)

본성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동물을 기르게 되면 해당 동물만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애완동물만이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해준다고 생각한다면 (가령 "내 개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정직한 존재랍니다"라고 말하
는) 이미 그 사람의 정신 상태는 위험하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기르는 새나 개의 본능적인 요구를 무시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주인은 분명히 동물에게 폭력을 가하는 것이다. 군것질 취향이 같다는 이유로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여주인에게서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크림파이를 받아먹고 뚱뚱해진 닥스훈트나 다른 개들이 너무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어울리는 것을 금지 당한 리트리버 종의 개를 보라. 이는 동물의 본능을 이해하지 못한 인간의 행동과 태도가 강요된 결과일 뿐이다.
(/ pp.84~85)

동물과 포르노를 찍거나 남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것 혹은 동물에게 위해를 가하고 죽이는 것 모두 '기물 파손죄'에 해당되어 처벌받는다. 하지만 성행위 자체는 보통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
(/ p.91)

돌고래에 엄청난 고통을 주면서까지 치료를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물론 동물에게는 안됐지만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는 적어도 좀더 나은 삶을 가져다주고 치료에 대한 희망까지도 보여주니 '이익형량'의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솔직히 내 대답은 '아니오'다. 그럴 만한 가치가 없다. 돌고래 치료가 다른 치료보다 훨씬 낫다는 어떤 객관적이고 믿을 만한 자료도 없다. 설령 아프거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육체적, 정신적 병증이 많이 개선됐다는 의사들의 보고서가 있다 하더라도 그런 연구는 과학적인 기준에 부합되지 않았으며 확실한 결과를 보여준 적이 없다.
(/ p.101)

치료승마의 가이드라인이나 '철학' 등을 살펴보면 여느 집단이나 마찬가지로 치료 효과나 치료사의 자격 요건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장황하게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치료 효과와 개선에 있어서 아주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말의 건강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거나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 p.105)

최종 생산품은 약품으로서 사용허가를 받기 위해 흔히 동물에게 실험한다. 하지만 효능성의 입증을 위해 쥐의 생체 실험 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한다는 것은 불확실한 방법이다 사람도 성별이나 신체적 조건 혹은 체질에 따라 보이는 반응이 제각각이다. 하물며 동물의 생체 반응을 인간의 생체 반응과 동일시하는 것은 얼마나 무책임한 일인가?
(/ p.129)

보톡스를 의학적 또는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마다 수만 마리의 쥐가 희생당한다. 독소를 함유한 제품의 위험성과 불안정성 탓에 제품이 생산될 때마다 실험을 거쳐야 한다. 대부분은 반수 치사량 실험이 적용된다. 쥐의 복강에 독소를 주사하면 그중 많은 수가 기간 동안 괴로워하다 죽음을 맞이한다.
(/ p.133)

스위스에서는 2008년부터 개를 기르려면 주인이 자격증을 갖추도록 하고 있는데, 개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있어야만 증명서를 발부받을 수 있다. 처음 개를 기르는 사람은 개 훈련 학교에 출석해야 하고 동물에 관한 기초적인 법규를 이론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 p.145)

기니피그의 천적은 육식 조류인데, 이들은 높은 곳에서 낙하하며 공격해 오는 새들에 대한 공포가 강하다. 따라서 같이 놀자고 몸을 숙여 우리의 문을 열거나 하는 동작은 이들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안겨준다. 또 몸을 쓰다듬을 때 길고 납작하게 몸을 눕히는 것은 좋아서라기보다는 공격을 받으면 죽은 척하는 습성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니피그에게 이상적인 환경이란 가능한 사람의 접촉이 없고, 도망치거나 위장할 수 있는 공간이 많으며, 넓게 울타리가 쳐진 야외 우리와 같은 곳이다. 또한 적어도 한 마리 이상을 키워야 하는데, 기니피그는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 p.147)

패리스 힐턴이 종종 애완견 팅커벨을 데리고 공식석상에 등장한 이래로 한동안은 치와와가 인기를 끌었다. 똑
같은 종류의 개를 키움으로써 패리스 힐턴의 화려한 세계를 조금이라도 흉내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물론 사람들은 치와와 종류를 핸드백에 넣고 다닐 수 없으며, 키우는 것이 무척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패리스 힐턴이 팅커벨과 작별한 이후로 특히 캘리포니아의 동물보호소에는 치와와 유기견들이 넘쳐났다고 한다.
(/ p.148)

동물이 제대로 대우받아야 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바닐라 향이 든 치약으로 이빨을 닦아주기 보다는 개답게 살 수 있는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 p.151)

종종 행인이나 낚시꾼이 늑대거북에게 공격을 당하는 사례가 보도된다. 보통은 심각하지 않은 해프닝으로 그치지만 간혹 손가락을 물어뜯거나 아이들에겐 더 심각한 부상을 입히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거북을 비난할 수만은 없다. 거북은 그저 자신의 본성에 따라 행동한 것일 뿐이다.
(/ p.160)

아무리 동물원이 크다 해도 몇 킬로미터를 돌아다닐 수 있게 하거나 '고향에서처럼' 바다 깊숙이 다이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p.171)

쾌락을 위해 동물을 사냥해 죽이는 것도 나쁘지만 종종 죽이지 않는 것이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사냥을 둘러싼 환경이 잔인하기 때문이다. 포수가 쏜 총에 모든 동물이 다 '맞는' 것은 아니다. 중상을 입거나 총알이 살짝 스친 상태로 도망을 치는 동물들도 많다. 그래서 소위 사냥 후 추적을 통해 사냥꾼들은 동물의 흔적을 찾아내 죽인다. 하지만 사냥 규모가 크거나 복잡한 경우 사냥 후 추적을 하는 것은 더더욱 골치 아픈 문제가 된다.
(/ p.186)

내 경우에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스위스 취리히 주의 동물 변호사로서 일했는데, 그 당시의 공식 직함은 '취리히 주 형사소송 관련 동물복지 변호사'였다. 동물 변호사는 피해를 당한 동물의 입장에서 검찰청과 하부 사법관할 관청을 지원하며 경찰과 공조해서 범죄 수사를 진행한다. 스위스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각 주마다 동물 변호사를 갖춘 나라다. 그 당시에 나는 동물의 입장을 대변해 소송 700여 건을 맡았는데, 피소인은 주로 동물을 의도적으로 학대하거나 방치한 동물 주인이나 동물에게 잔인한 행위를 가한 사람들이었다.
(/ p.190)

동물법 관련 고문 변호사를 두도록 법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지금 당장 시급한 문제는 아니며, 이후에 해도 될 일이다. 근본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헌법에 동물보호를 기본 조항으로 정착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정확하게 무엇을 보호대상으로 넣을 것인가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왜냐면 '단지' 동물에 대한 학대만을 금지할 것인지 아니면 동물의 존엄성과 관련해 동물의 권리를 보장할 것인지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이다.
(/ p.191)

불가리아나 핀란드, 네덜란드, 스위스 그리고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특별 유실물법이 제정됐는데, 유실된 동물을 발견할 경우 어디에 신고를 할 것인지 또 동물들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보살핌을 받을지 등이 명시되어 있다.
(/ pp.197~198)

당신이 만약 동물보호를 옹호하는 편에 서고자 한다면 행동이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는 것도 좋다. 여러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서도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데, 동물보호를 주제로 다각적인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기회를 얻는 셈이다.
(/ p.211)

동물보호와 관련된 대화에서 통하는 멋진 논쟁 방식
Q 동물은 사람에 비해 나은 삶을 누리고 있다. 차라리 사람들을 도와주는 편이 낫지 않은가.

A 많은 사람이 비참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며,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나쁜 환경에서 살고 있다고 해서 동물들을 나쁘게 다뤄도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개선된다면 분명히 사회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Q 사람이 동물보다 더 중요하다.
A 엄마의 눈으로 보면 남의 아이보다는 자기 자식이 귀한 법이고, 자기 지역 사람이 다른 지역 주민보다 더 중요하며, 인간이 동물보다 더 중요하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동물의 관점에서 보자면 동물 자신이나 이들의 새끼들이 무엇보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그런데 동물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자신을 방어할 수도 없으므로 인간이 동물을 대신해 행동하는 것은 도덕적인 임무라고 볼 수 있다.

Q 동물보호 활동가들은 항상 더 엄격한 법 규정을 요구한다.
A 동물보호법이나 규정의 가이드라인을 보면 대체로 동물을 가르는 데 있어서의 최소한의 요건만 명시하고 있다. 법적 모호성부터 수정되어야 한다.

Q 법적으로 동물들에 대한 요구를 들어주다 보니 동물이 점점 인간화되고 있다.
A 동물을 인간과 똑같이 보는 것은 옳지 않으며 동물을 주어진 본성대로 살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인간화시키자는 것은 우리 목표가 전혀 아니다. 인간이 살아 있는 생명체 중 지배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생명체라고 보는 관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며 상대적인 관점을 무시하지 말자는 것이다.

Q 동물 변호사가 생기면 납세자들은 또다른 부담을 지게 된다.
A 상황 개선을 위해 돈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생각하는 것만큼은 아니다. 스위스 취리히 주의 경우 2009년의 동물 변호사 선임 비용은 총 190건에 약 8만 프랑으로 연간 1억 프랑에 달하는 법 집행 비용의 1000분의 1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오히려 비용 절감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동물복지법 관련 변호사가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으므로 외부 평가기관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Q 동물에게 근본적인 권리를 부여하면 앞으로 동물을 이용할 수 없을 텐데, 세상이 어떻게 되겠는가?
A 장기적으로는 좋은 쪽으로 변화할 것이다. 우리 사회를 좀더 도덕적으로 발전시키는 디딤돌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동물을 이용하는 것이 전면적으로 금지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우리가 생명을 좀더 존중하고 동물의 가치를 인정하며 가능한 동물을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해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Q 인간이 살기 위해 다른 생명을 희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A 물론 우리가 인간이나 동물, 식물이나 다른 물질 그 어떤 것도 해치지 않으려 한다면 우리는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동물을 해치는 것을 가능한 줄이고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할 수는 있다. 이는 도덕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에게 주어진 숙제이기도 하다.

Q 살인에 대한 금기에도 예외는 있다. 이는 동물을 죽이는 것에도 마찬가지다.
A 살인에 대한 면책 부여는 아직 사회에서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배아줄기세포나 사형선고, 전쟁 등도 여기에 포함한다. 스스로의 목숨이나 제3자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살인만이 자기방어로써 살인 금지의 원칙에서 별다른 이의 없이 예외로 인정된다. 이 같은 자기방어 원칙은 동물 입장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살인 권리를 도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Q 동물은 죽음을 인식하지 못한다.
A 동물도 삶에 대한 기대가 있으며 미래를 바라본다. 물론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동물은 대부분 본능적으로 죽음을 피하고자 한다. 선택의 여지가 있는 한 항상 삶을 추구한다.

Q 고기를 먹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건강에도 좋다. 어린이들에게 채식만 시키는 것은 몸에 좋지 않다.
A 지구의 꽤 많은 사람들이 오로지 채식만으로 잘 생활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는 영양 결핍 문제가 있지만 채식의 문제라기보다 불균형하거나 불충분한 영양 공급 때문이다. 오히려 산업화된 나라일수록 지나치게 고단백질 식품 섭취로 인해 당뇨나 비만, 여러 알레르기성 질환, 심혈관계 질환, 암 등의 발생률이 높다.

Q 가축을 대량 사육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인간 문화의 일부다.
A 늘 그렇게 해왔다는 것만으로 그 일이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자연적인' 것이라 혼동하지 말자. 여성의 참정권과 노예 제도 등 과거 수많은 일들은 관습과 관행이 되어 왔지만 그중에서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고 중지된 예도 많다.

Q 동물보호소에는 유기된 동물들로 넘쳐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안락사 시키는 것이 좋지 않은가.
A 인간이 더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해서 동물을 죽일 수 있는 것일까? 필요 없는 동물을 죽인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Q 인간이 받을 혜택을 생각하면 잔인하더라도 동물실험을 포기할 수 없다.
A 동물실험을 거친 제품에서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으로 인해 병원 신세를 지거나 죽음에 이르는 사람도 많다. 그러므로 인체와 완전히 일치하는 동물 조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동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연구는 가능하며, 어떤 경우에는 동물을 이용한 연구보다 더 믿을 만하고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Q 동물원은 동물들을 번식시키고 사람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며 보존 프로젝트에 필요한 기금을 조성함으로써 동물을 보존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한다.
A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은 약 4만 7400종에 이른다. 동물원에서 멸종되어 가는 동물을 다시 번식시키는 것은 자연 서식지를 그대로 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동물원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자연 서식지를 훼손하지 않고 보존하는 것이 동물들이 살아가기에 가장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방법이다.

Q 가장 오래된 인류의 옷은 동물의 모피다.
A 버나드 그르지멕Bernard Grzimek의 말을 옮기자면 "진정으로 밍크를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밍크 자신뿐이다"
('10장(질문10)'중에서)

저자소개

앙투안 F. 괴첼(Antoine F. Goetschel)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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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부터 스위스 취리히 주에서 변호사로 일하면서 법과 윤리 그리고 사회 전반에서 동물의 권리를 위해 헌신해왔다. 수많은 관련 서적과 에세이를 출간해 반향을 일으켰으며, 동료들과 함께 '법 체계 내의 동물을 위한 재단Stiftung fur das Tier im Recht'을 설립하고 스위스가 동물의 존엄성을 헌법에 최초로 명시한 국가가 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동물 복지를 위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3년 동안 변호사로 재직했던 그는 취리히 대학에서 조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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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학교 철학과와 인도 뿌나 대학교 인도철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독일어 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행복한 나를 만나러 가는 길 》, 《선생님이 작아졌어요》, 《비만의 역설》, 《구글의 미래》, 《시간의 탄생》, 《내 감정이 버거운 나에게》, 《어렵지만 가벼운 음악 이야기》, 《엘리트 제국의 몰락》, 《안 아프게 백 년을 사는 생체리듬의 비밀》, 《불안사회》, 《세상의 모든 시간》, 《세균, 두 얼굴의 룸메이트》, 《괴짜 과학자와 신비한 안개상자》, 《도시의 미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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